매장은 사라져도 브랜드는 남는다, ‘자기다움’이 자산이 되는 이유

VVG

2024.02.07

‘고객을 기쁘게 하는 대신 자신을 기쁘게 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밝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있어요. 타이베이의 동취를 근거지로 둔 ‘VVG’예요. VVG의 창립자 그레이스는 고급 침구 회사를 다니며 유럽의 주요 도시들을 드나 들었어요. 이 때부터 그녀만의 세련된 취향을 쌓기 시작했죠. 그리고 자신의 취향을 자산 삼아 VVG를 런칭했어요.


VVG는 어느 한 업종에 갇혀 있지 않아요. 레스토랑, 카페, 서점, B&B 등 라이프스타일의 테두리 안에서 다채로운 매장들을 펼쳐 나가요. 1999년, 첫 번째 매장인 ‘VVG 비스트로’를 시작으로, 벌써 20년 넘게 수십 개의 매장을 런칭했어요. 그렇다고 모든 매장이 살아 남은 건 아니에요. 매장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다 지금은 10개 남짓한 매장들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VVG가 망해가고 있는 걸까요? 정확히 그 반대예요. 오히려 과거에 쌓아온 강력한 VVG만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계속 새로운 컨셉의 매장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사라진 매장들은 여전히 회자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VVG다움’을 각인시켰죠. 덕분에 VVG의 새로운 매장들에 기대를 갖게 하고요. 계속해서 새로움을 선보이고 고객들이 찾게 만드는 힘, VVG는 이 자산을 어떻게 쌓은 것일까요?


VVG 미리보기

 시장 기회를 발견하는 눈, ‘VVG 제국’의 시작을 알리다

 15평 매장이 사라지고도 기억되는 법

 ‘VVG다움’을 굳히는, 사업 확장의 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롱런의 비결은 지식과 재미다




비즈니스를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 혹은 확장하기 위해서 꼭 같은 이름의, 같은 컨셉의 매장을 복제해야 할까요? 소위 말하는 ‘프랜차이즈’라고 부르는 방식만이 성공 방정식은 아니에요. 각기 다른 이름에, 각기 다른 정체성으로도 ‘자기다움’을 쌓아 간다면 사업적 자산을 쌓아갈 수 있어요. 하나의 구심점을 중심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자기만의 영역을 만든다면 더 유리하겠죠.


대표적인 예가 타이베이 ‘쭝샨(中山)’의 골목길, ‘츠펑(赤峰)’거리를 점령한 ‘샤오치(小器 또는 Xiaoqi)’예요. ‘샤오치’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츠펑 거리를 따라 ‘샤오치 캔틴’, ‘샤오치 갤러리’, ‘샤오치 라이프’ 등 다양한 이름의 매장들을 전개하고 있어요. 각기 다른 영역의 매장들이지만, 샤오치라는 이름 아래 일관된 브랜딩으로 ‘샤오치다움’을 쌓아가고 있죠.



ⓒ시티호퍼스


샤오치는 ‘샤오치셩후워따오쥐(小器生活道具)’라고 불리는 일본 그릇 편집숍을 1호점으로 시작해, 현재는 10개가 넘는 매장들을 운영하고 있어요. 타이베이의 츠펑 거리를 넘어 다른 동네에, 심지어는 타이베이를 넘어 타이중까지 진출했죠. 덕분에 샤오치라는 브랜드를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츠펑 거리는 물론,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 잡았어요.


그런데 샤오치와 비슷한 듯 다른,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있어요. 샤오치보다도 훨씬 더 앞선 1999년에 사업을 시작한 ‘VVG’예요. VVG는 쭝샨과 함께 타이베이의 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동네인 ‘동취(東區)’ 상권을 이끌었어요.


VVG는 동취에 ‘VVG 비스트로(VVG Bistro)’라는 작은 식당을 열면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이 작은 식당은 곧 주변의 카페, B&B, 서점, 도서관 등으로 뻗어 나갔어요. 어느 하나 업종도, 컨셉도 같은 것이 없었죠. 역시 ‘VVG OO’의 형식을 빌려 매장 이름을 지었고요. 덕분에 여러 영역에서 ‘VVG다움’을 선보이며 브랜드 정체성을 쌓았어요. 1999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50개가 매장들이 생겨났어요. 물론 그 중에는 문을 닫은 곳들도 있지만요.


VVG의 중국어 이름은 ‘하오양(好樣)’이에요. VVG는 ‘Very Very Good’의 준말이죠.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 브랜드, 뭐가 그렇게 좋기에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VVG 순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걸까요? 다채로운 매력으로 타이베이를 ‘라이프스타일 빌리지’로 물들인 비결을 하나하나 살펴볼게요.



ⓒ好樣VVG



ⓒ好樣VVG



시장 기회를 발견하는 눈, ‘VVG 제국’의 시작을 알리다

먼저 이 인물을 알아야 해요. 1961년생으로 VVG 제국을 건설한 대만 라이프스타일 산업의 대모, ‘그레이스 왕(Grace Wang)’이에요. 그레이스는 사범대를 졸업한 교사였어요. 그러다 원단에 빠져 고급 침구 회사에 재취업했고 고급 직물의 원산지를 찾아 유럽 여러 도시를 날아다녔어요. 파리, 독일, 밀라노 등에 있는 백화점과 가구 박람회를 드나들면서 자연스럽게 유럽의 미학이 그녀 삶에 스며들게 됐죠.


그녀가 침구 회사를 막 그만뒀던 1999년 무렵, 다안에 작은 유럽식 식당이 문을 열었어요. 타이베이에 아직 서양식 레스토랑이 많지 않던 시절이에요. 처음 오픈했을 때는 메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영업 방식도 굉장히 자유로워서서 창업자들은 취미생활을 하듯 요리를 하곤 했어요. 유럽 문화에 친숙했던 그레이스도 이 식당의 일원이 됐죠. 하지만 처음엔 설거지만 했어요. 레스토랑을 키워 근사한 사업을 꾸리겠다는 포부 같은 건 없었거든요.


그런데 1년 뒤 식당 주인들이 셰프를 고용하고, 작은 가게를 라이프스타일 샵처럼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유럽을 돌아다니며 보고 느꼈던 문화적 감성을 타이베이에 이식하고 싶다는 열망을 느꼈죠. 본격적으로 팀에 합류한 그레이스는 레스토랑을 인수하고 ‘VVG 비스트로’라는 이름으로 VVG의 포문을 열었어요.



ⓒ好樣VVG


그레이스는 자신이 요식업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풍부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셰프들과 소통할 방법을 고민했고, 그들과 함께 미식의 나라를 여행하는 방법을 찾아냈어요. 셰프들과 유럽을 돌아다니며 미각을 단련시키고 VVG 비스트로만의 기준을 세워 나갔죠. 이때 그녀는 사업가로서의 촉을 발휘하게 되는데요. 바로 ‘케이터링 비즈니스’에 눈을 돌린 것이었어요.


2006년 즈음, 대만에는 해외 명품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었어요. 명품 브랜드들은 타이베이에서 소규모 패션쇼나 파티를 열었는데, 이 때 필요한 케이터링의 수준이 마땅치 않았죠. 그레이스가 보기에 유명 호텔 레스토랑이 제공하는 샌드위치, 베이글 등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음식이 아니었어요.


케이터링 영역에서 기회를 엿보던 VVG는 우연한 기회에 100명 규모의 루이비통 파티에 핑거푸드를 제공하는 기회를 잡아요. 이 때 그레이스의 안목과 감각이 실력을 발휘했고, 이후 샤넬, 디올, 불가리, 티파니, BMW 등 내로라 하는 럭셔리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잇따라 받게 됐어요. ‘대만 케이터링은 VVG’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질 정도였죠. VVG는 월 평균 3회, 성수기 때는 8회의 케이터링을 진행할 정도로 성장했어요.


케이터링 업계에서의 성공 이후 VVG는 1~2년에 하나씩 매장을 늘려 나갔어요. 똑같은 레스토랑, 똑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하나도 없었어요. ‘우리의 삶이 다양한 부분으로 이뤄져 있듯 샵들도 삶의 모습을 따르길 바란다’는 그레이스의 철학을 반영했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삶과 여행 경험을 비즈니스 컨셉에 녹인 그녀는 200m도 채 안 되는 다안의 한 골목을 카페, 사탕 가게, 양복점, 서점, B&B 등으로 물들이며 VVG 라이프스타일 빌리지를 이룩해 나갔어요.



15평 매장이 사라지고도 기억되는 법

VVG가 지금까지 만든 브랜드는 50여 개에 달해요. 유지되고 있는 곳도 있지만 많은 브랜드가 생겼다 모습을 감추고, 다시 새로운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죠. VVG의 시작을 알린 비스트로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아요. 하지만 물리적으로 자취는 감췄어도 ‘VVG다움’을 간직한 브랜드는 쉽게 사라지지 않죠. VVG가 만든 서점, ‘VVG 섬띵(VVG Something)’처럼요.



ⓒ好樣VVG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VVG 섬띵은 대형서점도 아니고, 흔히 볼 수 있는 독립서점의 모습도 아니었어요. 이 공간은 원래 사실 비스트로에 다 담지 못한 그레이스의 잡동사니로 꽉 채운 개인 창고였거든요. 그녀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온갖 종류의 골동품, 책과 잡지를 가져오곤 했어요. 이런 물건들이 하나둘 창고에 쌓이자, 불현듯 그녀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돼요. 이 엄청난 수집품을 전시하고 책을 판매해보기로 한 거예요.



ⓒ好樣VVG


서점에 전시한 예술품은 오래된 창문부터 금전등록기, 수제 주걱, 타자기, 다리미 등 모두 예상을 벗어났어요. 그레이스가 책을 고르는 기준 또한 특이했죠. 출판사에서 공수한 책은 없었거든요. 오직 자신이 좋아하는 외국 요리책, 사진집, 디자인 서적, 패션 잡지 등으로 가득했어요. ‘시장성은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고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고객이 찾아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린다’는 것이 VVG 섬띵의 지론이었어요. VVG라는 브랜드 명성에 기댄 자신감이었을까요?


“15평에 불과한 이 서점은 너무 작아서 자신다움을 잃으면 손님은 더 이상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레이스는 의외의 대답을 들려줘요. 개성을 잃은 공간은 브랜드로서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15평 남짓한 작은 공간을 사람들이 찾게 만들기 위한 그녀의 전략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 서점의 모든 물건엔 고유한 스토리가 있었어요. 그레이스의 여행, 친구에게서 받은 소중한 선물 등 시간의 흔적이 묻어 있었죠.


2012년, VVG 썸띵은 고유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뉴욕의 예술문화 웹사이트 ‘플레이버와이어(Flavorwire)’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20곳’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현재 VVG 섬띵의 오프라인 매장은 문을 닫았지만, 온라인 사이트로 전환해 더 다양하고 고유한 스토리가 담긴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요. 작지만 강력했던 VVG 썸딩의 정체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시티호퍼스



‘VVG다움’을 굳히는, 사업 확장의 묘

순항하던 VVG에도 위기는 있었어요. 처음 돈을 벌자마자 각기 다른 컨셉의 매장들을 하나, 둘 열기 시작했고 2012년부터는 더 속도를 냈죠. 그런데 자꾸 새 매장을 내다보니 2015년부터는 자금난에 부딪혔어요. 이후 VVG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조직을 재편하고 몇몇 매장을 정리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어요. 그리고 다안 골목에서 벗어나 타이베이 밖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어요.


여러 컨셉의 매장을 운영하다 힘들어 졌으니, 이제는 자기복제를 하며 효율을 추구했을까요? 전혀 아니예요. 오히려 VVG만의 스타일로 매장의 컨셉을 늘려가요. 대신 그레이스의 개인적 취향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기꺼이 즐기고, 소비하고 싶은 매장들을 선보여요. 업종도 먹고, 읽고, 사는 비즈니스와 관련된 영역으로 확장했죠. VVG 답게 사람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사업을 지속하기로 한 거예요.


다안의 골목길을 벗어나 VVG의 새로운 상징이 된 첫 번째 장소는 레스토랑 ‘VVG 하이드어웨이(VVG Hideaway)’예요. 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타이베이 외곽의 양명산(陽明山) 바로 아래에 자리잡고 있죠. 유럽식 정원의 기하학적인 대칭이 조화를 이룬 입구를 지나쳐, 산길을 따라 계단을 오르면 흰색으로 뒤덮인 작은 유리집이 나타나요. 이 레스토랑 안에는 다이닝 공간과 더불어 예술 작품, 온실 정원, 수제 잼과 식료품을 파는 스탠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책장 등이 있어 자연과 문화를 향유하는 은신처 같은 공간이에요.



ⓒ好樣VVG


이번에는 아예 대만의 중부 지역으로 진출했어요. 대만에서 제2의 도시라 불리는 타이중에 위치한 국립 오페라 하우스 안에 요식업장을 냈거든요. ‘VVG 푸드 플레이 앤 바(VVG Food Play & Bar)’와 ‘VVG 극장 카페(VVG Theater Cafe)’가 그 주인공이에요. 음식과 예술 모두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영양분이라는 점에 착안한 발상이죠.



ⓒ好樣VVG


푸드 플레이 앤 바에선 음식을 창작의 원료로 삼아 이탈리안과 프렌치 요리를 선보이고, 매년 굿 푸드 아트(Good Food Art)라는 워크숍과 공연도 개최해요. 푸드 플레이 바는 특유의 유럽식 분위기로 독특한 웨딩을 원하는 커플의 결혼식장으로도 인기가 좋아요.



ⓒ好樣VVG


VVG 극장 카페는 말 그대로 ‘극장’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카페예요. 카운터는 매표소의 라이트 박스에서 영감을 받았고, 시트로엥 자동차는 셀프 서비스 바로 변신하죠. 진짜 자동차 극장에 온 것처럼요. 동시에 오페라 하우스 특유의 곡선 디자인과 좌석을 결합해 살롱같은 식사 분위기를 조성해요. 오페라 하우스라는 공간의 맛을 살려 선과 원으로 악보의 형태를 재현한 디자인도 극장 카페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한 부분이에요.



ⓒ好樣VVG


이 밖에도 VVG는 프렌치 레스토랑 ‘VVG 테이블 NO.5’, 지속가능한 먹거리 ‘VVG 벤또’ 등 또 다른 요식업 매장 또는 브랜드를 런칭했어요. 그런데 VVG가 발을 들인 건 요식업 뿐만이 아니에요. 옛 일본식 목조 기숙사를 리노베이션한 공공도서관 ‘VVG 챕터’, 영국과 미국 고전, 식민지 시대 상하이풍 등 각기 다른 컨셉을 가진 B&B인 ‘VVG BB+B’ 등을 운영하기도 했죠.



VVG 챕터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아쉽게도 현재는 VVG가 VVG 챕터나 VVG BB+B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중요한 건 VVG가 요식업 너머의 비즈니스의 경계를 넘나들며 종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기 위해 시도했다는 거예요. 앞으로 VVG가 확장할 영역도, 새롭게 런칭할 매장들도 기대가 되는 이유죠.



VVG BB+B ⓒ好樣VVG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던 VVG가 2017년에는 아시아 최초, 디자이너를 위한 오프라인 플랫폼을 런칭해요. 이름은 ‘미래 도시’라는 뜻의 ‘웨이라이시(未來市)’. 타이베이의 ‘화산1914 창의문화원구’에 위치해 있죠. 화산1914 창의문화원구는 이름처럼 ‘문화 창조 산업’을 육성하는 복합상업시설로 식당, 카페, 디자인 샵, 음악, 책 등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리테일 매장들이 입점해 있어요.


웨이라이시는 그레이스가 느낀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어요. 그레이스는 VVG를 이끌면서 수많은 대만 디자이너들과 소통하고, 유럽 및 일본의 브랜드를 대만으로 가져왔는데요. 그러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었어요. 능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브랜드를 발전시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이었죠. 아이디어가 뛰어나도 제품 출력부터 디자인, 유통 채널 등 규모의 제약 때문에 프로세스 측면에서 거대 시장에 잠식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어요. VVG가 젊은 브랜드들을 위해 경영관리 측면에서 도울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未來市


그래서 만들어진 웨이라이시는 독립 디자인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이에요. 웨이라이시는 단독 매장을 열고 수십 개의 부스를 마련했어요. 그리고 1개의 브랜드당 1개의 부스를 배정했죠. 개인 브랜드들은 이 부스를 플래그십 스토어 삼아 자신들의 제품들을 선보여요. 이들은 웨이라이시에서 고객을 만나고, 웨이라이시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는 거예요. 영업, 마케팅 등의 영역은 웨이라이시의 도움을 받고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웨이라이시를 전개하는 방식에도 VVG다움이 녹아 있어요. 정형화되거나, 투자가 많이 필요한 매장 대신 가볍고 경제적인 부스를 활용하면서 동시에 ‘미학’을 중요시해요. 흰색 부스들이 브랜드들을 위한 캔버스로 작용하고, 그 캔버스를 각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디자인으로 채우죠. 작은 노점들이 매트릭스처럼 자리해 있지만, 덕분에 전체적인 공간은 활기와 흥미로 가득 차요.


웨이라이시는 이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어요. 공예품, 패션 액세서리, 패브릭, 홈 액세서리, 식품 등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분야의 약 40개 브랜드들이 집결해 있거든요. 원래는 대만 브랜드들을 위주로 선보였는데 지금은 일본 브랜드들도 찾아볼 수 있어요. 앞으로는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로 저변을 넓힐 예정이에요.


“보이는 빈도를 높이면 기회가 생기고, 보이지 않으면 기회는 없습니다. 기회를 만들면 미래가 있습니다. 브랜드에게 '웨이라이시'는 성장의 기회이며, 제품의 잠재력과 미래를 입증하는 판매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레이스가 웨이라이시를 설명하는 말이에요. 영역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가치 있는 작은 브랜드들이 세상으로 뻗어나가길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어요.



롱런의 비결은 지식과 재미다

그런데 이런 VVG를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보면 의아한 부분들이 있어요. 수십 년간 사업을 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내면서도 프랜차이즈 사업은 하지 않아요. 매출을 키우기 위한 할인이나 프로모션도 드물죠. 심지어 내부에 SOP, KPI 등도 없다고 해요. 그럼에도 문화적 장르를 넘나들며 대만의 문화와 창작계를 놀라게 해요. 그 비결이 무엇일까요?


“고객을 기쁘게 하는 대신 자신을 기쁘게 했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대한 그레이스의 답이에요. 날마다 새로움에 반응하는 자신처럼, 어제의 자신을 복제하지 않은 것이 VVG에 새겨진 코드였다고요.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에요. 자신의 취향을 대중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실패 확률이 너무 높기 때문이에요.


그레이스는 여기에 대해 강연이나 인터뷰에서 매번 강조하는 말이 있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사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즉, ‘사장이 되려는 사람은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죠.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구매, 영업, 마케팅, 법률 등 사업의 모든 면을 학습해야 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무작정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모두 갖추어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레이스는 이것이 선행된 다음 장착해야 할 것이 ‘재미’라고 말해요. 재미가 있어야 추진력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요. 그녀는 ‘모든 좋은 것은 내 삶에서 이미 실천되고 있기에, 그것을 꺼내어 대중에게 보여줬다’고 말해요. 사업적 감각과 지식에 더해 지속가능한 힘까지 갖춘 VVG이기에, 미래의 행보가 더 기대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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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VVG 공식 웹사이트

 從好樣VVG到未來市,文創教母Grace打造美學品牌新指標, The News Lens

 2017 GOOD DESIGN AWARD, VVG

 VVG Something, Taiwan’s Beautiful Bookstore, Taiwan Panorama Magazine

 好樣。 美感。 策展學, Archi People 艾波學院

 生活美學教母的創意解密, alive - 商業名人的生活美學

 為設計師創造舞台 優質品牌聚集「未來市」, 台北市進出口商業同業公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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