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은 없다'는 말을 믿으시나요? 적어도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믿을 만한 말이에요. 종종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거든요. 글로벌 대기업의 아성을 넘보는 로컬 브랜드가 탄생한다든가, 자연 환경 때문에 불모지였던 곳에서 세계적 브랜드가 탄생한다든가 하는 일이요. 그런데 이 사례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우리가 기적이라고 말하는 일들이 그저 운이 좋아서, 우연히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더 응원하고 싶어지고, 배우고 싶어져요. 오늘은 또 다른 성공기의 힌트가 될, 언더독들의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1️⃣ 프리츠콜라 독일에는 코카콜라만큼 유명하지만, 코카콜라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콜라가 있어요. 독일 제 2의 도시, 함부르크에서 시작한 ‘프리츠 콜라’ 이야기예요. 프리츠 콜라는 2003년, 2명의 대학생이 시작한 콜라 브랜드예요. 콜라에 대해 아는 것도, 음료 업계에 경험도 없이 그저 기존의 콜라보다 더 나은 콜라를 만들자는 일념 하나로 시작한 브랜드예요. 자본금은 약 1천만 원. 초기 3년 동안에는 변변한 사무실 하나도 없이, 오래된 밴에 콜라를 싣고 함부르크 시내를 돌며 일일이 거래처를 찾아 다녔어요. 콜라 자체도 카페인 함량이 높아 어린이나 노약자가 마시기에는 적합하지 않고요.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연예인 모델을 섭외하지도 않아요. 그야말로 언더독, 그 자체예요. 그럼에도 프리츠 콜라의 인기는 식을 줄 몰라요. 독일을 대표하는 콜라 브랜드가 된 것은 물론, 국경을 넘어 넘어 유럽 주요 10개국에 진출해 있어요. 언더독이 정체성인 프리츠 콜라는 어떤 성장 공식을 찾은 걸까요? 2️⃣ 카발란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는 말이 있어요. 위스키 업계에서 쓰는 표현이에요. 위스키를 오크통에 숙성하는 동안 위스키가 증발해 양이 줄어드는데, 이를 천사가 가져가는 몫이라고 낭만적으로 표현한 거죠. 하지만 막상 생산자 입장이 되면 천사의 몫이 아니라 악마의 몫으로 부르고 싶을 거예요. 천사가 가져간 만큼 판매할 수 있는 위스키의 양이 줄어드니까요. 서늘한 기후에서는 보통 1년에 2% 정도가 천사의 몫이에요. 반면, 고온다습한 기후에서는 1년에 10% 이상으로 천사의 몫이 커지죠. 위스키를 10년 숙성한다고 하면, 매해 10%씩 줄어들어 약 35%의 위스키만 남는 거예요. 제품의 65% 정도가 소실된다는 뜻이죠. 그래서 위스키는 주로 스코틀랜드와 같은 서늘한 기후를 가진 곳에서 주조해요. 그런데 고온다습한 기후를 가진 대만에서 위스키를 주조하겠다고 나선 위스키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카발란’이에요. 카발란은 대만의 이런 아열대 기후를 제약이 아닌 기회로 봤어요. 정신승리 아니냐고요? 카발란의 역발상적인 접근을 알고 나면 카발란을 마셔보고 싶어질 거예요. 3️⃣ 푸완 초콜릿 ‘여름 중 가장 덥고 습한 날의 누들 수프 점심’에서 영감을 받은 초콜릿은 어떤 맛일까요? ‘여름 밤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에서 영감을 받은 초콜릿은 또 어떻고요. 누가 이런 초콜릿을 만들기는 할까 싶지만, 이런 맛의 초콜릿을 만드는 브랜드가 있어요. 대만의 ‘푸완 초콜릿’이에요. 푸완 초콜릿이 이렇게 독특한 맛의 초콜릿은 개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대만의 정체성을 초콜릿의 맛에 녹이기 위한 목적이에요. 고온다습한 기후의 대만에서 일상적으로 마주할 수 있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초콜릿을 만든 거죠. 사실 푸완 초콜릿은 ‘대만’이라는 나라의 국가대표급 초콜릿 브랜드예요. 전 세계 최초로 대만산 카카오 빈으로 초콜릿을 만든 장본인이자, 독자적인 초콜릿 가공 기술까지 갖춰 대만을 초콜릿 산업의 신생국으로 발돋움시킨 주인공이거든요. 게다가 초콜릿 관련 온갖 글로벌 어워드에서 상을 휩쓸기까지 했고요. 카카오 불모지에서 초콜릿 세계의 중심이 되기까지, 푸완 초콜릿은 어떻게 자기만의 달콤함을 만들어 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