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성인의 독서율은 43.0%를 기록, 2021년 대비 4.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2013년 81.4%에서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죠. 이렇게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도, 서점은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거나,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책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은 어떨까요? 언뜻 생각하면 서점에 비해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아요. 제품군을 확장하기에도,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보이니까요.
그럼에도 '가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하는 도서관들이 있어요. 유명 작가의 취향을 전시하거나, 새로운 독서 문화를 제안하거나, 니치한 시장을 선점하며 도서관에서의 경험을 혁신했거든요. 이런 도서관이라면 가시겠어요?
1️⃣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예요. 그런데 그는 이제 직업으로서 소설을 쓰는 것을 넘어 소설가로서 전설을 쓰고 있어요. 책의 인기, 문학상 수상 등은 전설의 시작일 뿐이에요. 2021년 가을, 그의 모교에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가 생기면서 살아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라섰죠.
그냥 라이브러리에 그의 이름만 가져다 붙인 정도가 아니에요. 캠퍼스 한 동을 그를 위한 공간으로 통째로 리모델링 했어요. 여기에다가 다른 분야의 전설들의 참여하며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의 가치를 한껏 더 빛냈죠.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디자인한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리모델링 디자인을 맡았고, 12억엔(약 120억원)원 정도의 리모델링 비용을 유니클로의 회장인 ‘야나이 다다시’가 냈거든요.
이렇게 오픈한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는 외관부터 파격이에요. 건물에 터널을 설치했죠. 구마 겐고가 아무 이유 없이 터널을 설치하진 않았을텐데, 그렇다면 책과 터널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걸까요?
2️⃣ 뉴욕 공립도서관
소셜 미디어에서 소설을 읽는다고요? 책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쏟아지는 시대에, 뉴욕 공립도서관(이하 NYPL)이 선보인 아이디어예요. 도서관으로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기 보다, 도서관이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간 거예요. 바로 인스타그램으로요.
NYPL은 인스타그램에서 읽는 소설인, 인스타 노블(Insta Novels)을 기획했어요.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하이라이트 기능을 절묘하게 활용해, 인스타그램에서 고전 소설을 읽을 수 있게 만든거죠. 젊은 세대에서 다가서게 위해 새로운 포맷의 책을 개발한 셈이에요.
반응이 있었을까요? 24시간 만에 1.3만명, 그 이후 추가로 14만명이 팔로우 했으며, 인스타 노블은 30만회 이상 읽혔어요. 이뿐 아니에요. NYPL은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 문화를 혁신하면서 사람들을 도서관으로 불러 모으죠. 그렇다면 NYPL이 이렇게 사람들을 모으는 데 진심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3️⃣ 보벤
좋아하는 잡지가 있나요? 그렇다면 그 잡지의 모든 과월호를 갖고 계신가요?
전자에는 고개를 끄덕여도, 후자에는 고개를 가로 젓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관심사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어 매력적이지만, 모든 호를 구비하고 보관하는 것은 부담이 되는 일이에요. 잡지를 꾸준히 구독하는 사람들에게도 빛바랜 과월호들은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가 많죠.
타이베이에는 잡지 애호가들의 이런 애환을 달래주는 잡지 도서관이 있어요. 바로 '보벤(Boven)'이에요. 게다가 보벤은 공익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보통의 도서관들과 달리 유의미한 수익을 내고 있죠. 그렇다면 보벤이 운영하는 잡지 도서관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