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좋다’가 아니라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무인양품. ‘상표 없는(無印) 좋은 물건(良品)’이라는 뜻을 가진 브랜드다운 지향점이에요. '하라 켄야'가 무인양품의 디자인 수장을 맡으며, 이 컨셉을 잡은 것도 벌써 20년도 더 된 일이에요. 초기에는 이것으로 충분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우리 생활을 제안해 왔어요. 이제는 그 범위가 제품을 넘어 경험으로, 생활을 넘어 사회로 확장되고 있어요. 무인양품이라는 브랜드가 진화할 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도 소매업 밖으로 확장되고 있거든요. 오늘은 무인양품이 선보인 굵직한 자취들을 따라가 볼게요. 1️⃣ 무인양품 2021년 7월, 무인양품은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어요. 핵심은 ‘생활의 인프라’가 되고 ‘지역의 토착화’를 추구하겠다는 거예요. 어쩌다 한 번 ‘이것으로 충분한 물건’을 사러 가는 곳이 아니라 일상 생활의 기반이 되는 존재가 된다는 뜻이죠. 이러한 목표를 내세우면서 무지답지 않게 앞으로의 목표를 구체적인 숫자로 밝혔어요. 일본 국내 점포를 연간 100곳씩 확대하고 매출을 2024년에 7천억엔(약 7조원), 2030년에는 3조엔(약 30조원)으로 설정했어요. 6년만에 4배 이상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건데요. 이는 소매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세븐 일레븐 재팬'의 뒤를 잇는 숫자예요. 구체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무리한 양적 성장만을 목적으로 한 숫자는 아니에요. 그만큼 일상과 지역에 긴밀하게 스며드는, 생활감 있는 확장을 하자는 의미죠. 그리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꺼내든 병기가 ‘식(食)’을 중심으로 한 슈퍼마켓이에요. 그렇다면 무인양품이 만들어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의 스토리는 도쿄의 새로운 뉴스를 배달해주는 ‘야마테센의 뉴스 배달부’와 함께 하는 콘텐츠예요. 2️⃣ 무지 호텔 호텔 가격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위치, 브랜드, 호텔 등급, 서비스, 방 타입, 투숙 시기, 예약 시점, 예약율 등 호텔 가격을 결정하는 변수는 다양해요. 그런데 이를 크게 구분해보자면 상수적 요소와 변수적 요소로 나눌 수 있어요. 상수적 요소는 위치, 브랜드, 호텔 등급, 서비스, 방 타입 등을 말해요. 이런 요소는 잘 바뀌지 않죠. 그래서 상수적 요소가 호텔의 가격대를 결정해요. 물론 상권의 트렌드에 따라 위치의 가치가 달라지고, 브랜드도 가치가 올라가거나 내려갈 수 있고, 서비스 퀄리티도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변하더라도 시간이 걸리죠. 변수적 요소는 투숙 시기, 예약 시점, 예약율 등이에요. 수요의 증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거예요. 이러한 요소를 고려해 가격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져요. 호텔은 고정비가 큰 비즈니스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객실 가동률을 높일수록 수익이 크게 증가하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가격 체계를 바꾼 호텔이 있어요. 바로 ‘무지 호텔’이에요. 이곳에서는 투숙 시기, 예약 시점, 예약율 등에 관계없이 가격이 동일해요. 이유가 뭘까요? 힌트는 고객 관점에서 고객 경험을 설계한 데 있어요. 그리고 이 고객 중심의 고객 경험을 호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죠. 하나씩 살펴볼까요? 3️⃣ 무지 스테이 비전 ‘상표 없는(無印) 좋은 물건(良品)’. 침구, 의류, 식품 등 생활에 쓰이는 거의 모든 상품들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의 의미예요. 일본의 버블 경제 시기에 소비 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등장한 무인양품은 기본에 충실한 것만으로 기분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왔죠. 무인양품을 운영하는 ‘양품계획’은 소매업에서 숙박업으로 업의 경계를 차근 차근 확장해 왔어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무지 호텔’, 자연 속 캠핑 사이트에 마련한 ‘무지 캠프’ 등이 대표적인 예시죠. 그러던 중 양품계획이 ‘무지 스테이 비전’을 발표하며 자신들의 포부를 밝혔어요. 숙박 시설이나 주거에 대한 태도를 재검토해서 라이프스타일에 변혁을 일으켜 보겠다는 것이었죠. ‘무지 스테이 비전’에는 기존에 선보여 왔던 무지 호텔, 무지 베이스, 무지 캠프는 물론이고, 무지 룸이라는 새로운 업태도 포함되어 있어요. 이름도, 형태도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죠. 바로 ‘지역 토착화’예요. 기분 좋은 ‘생활’을 만들어온 양품계획이 기분 좋은 ‘사회’를 만드는 법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그 전략을 자세히 알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