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리티’ 전략으로 MZ세대의 옷장 필수품이 되다

비욘드 더 바인스

2024.04.17

‘덤플링 백(Dumpling Bag)’. 싱가포르의 젊은층에서 인기인 가방이에요. 중국식 만두인 샤오룽바오의 윗부분처럼 가방 입구 부분이 쪼그라든 모양이라 붙은 별칭이죠. 이 덤플링 백을 선보인 브랜드가 비욘드 더 바인스(Beyond The Vines, 이하 BTV)예요. 


BTV는 실용적이면서도 심미적인 제품을 선보여요. 이를 ‘듀얼리티’ 전략이라고 부르죠. 물론 싱가포르에도 실용적이면서도 심미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곳들은 여럿 있어요. 그중에서도 BTV가 돋보이는 것은 실용성의 배경이 다르다는 거예요. BTV는 제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할 때 싱가포르의 날씨를 고려하죠. 


대체 싱가포르 날씨가 어떻길래, 제품을 만드는데 날씨를 고려하냐고요? 싱가포르 날씨에 대해 알게 되면 BTV의 고민과 시도가 새롭게 보일 거예요. 


비욘드 더 바인스 미리보기

 창업, 어차피 할 거라면 제대로 하자

 기능성과 심미성, 둘 다 잡아 빈틈을 공략하다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페르소나로 커뮤니티를 만들다

 대대적인 리브랜딩으로 영역을 확장하다

 무더운 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적도 바로 위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유난히 덥고 습해요. 달마다 차이가 있기는 해도, 평균적으로 밤에는  23~25℃, 낮에는 31~33℃까지 올라요. 연평균 기온이 약 28℃ 정도인데, 연교차가 거의 없어 1년 내내 더운 편이죠. 비도 많이 내려요. 전형적인 열대 우림 기후로, 1년 365일 중 171일이나 비가 내리고 평균 연중 습도는 82%를 웃돌아요.


덥고 습하게 느껴지는 우리나라 8월의 월평균 기온이 19.7~26.7℃ 사이고, 가장 습한 7~8월의 습도가 78~79%예요. 연평균 습도를 계산하면 59~75% 범위 안에 있어요. 2022년 한 해, 서울에 비가 내린 날은 104일이니, 싱가포르는 1년 내내 서울의 8월보다도 조금 더 덥고, 습한 셈이에요. 싱가포르의 후덥지근함이 느껴지시나요?


이런 열대 우림 기후에선 패션 아이템의 기능성이 특히 중요해요. 무덥고 습한 날씨, 아무리 멋들어진 옷이라도 무겁게 몸에 달라붙어 불쾌함을 유발하면 손이 잘 안 가겠죠. 가방 같은 액세서리도 마찬가지고요. 습기에 약한 데다가 무겁기까지 한 가죽 가방은,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르는 날씨에 대중교통을 타고 뙤약볕 아래를 걸어 다니는 보통의 싱가포르 사람들에게 부담스러운 아이템이에요.


싱가포르의 이러한 기후적 특징을 고려한 상품을 미니멀하게 디자인해 핫한 로컬 브랜드로 떠오른 곳이 있어요. 비욘드 더 바인스(Beyond The Vines, 이하 BTV)예요. BTV 가방은 중국식 만두인 샤오룽바오의 윗부분처럼 가방 입구 부분이 쪼그라든 모양이에요. 만두를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도 ‘덤플링 백(Dumpling Bag)’이죠. 


핸드폰이나 반지갑 정도를 넣을 수 있는 작은 미니 백 사이즈의 마이크로 덤플링백부터 큰 노트북도 충분히 넣을 크기의 XL 사이즈까지 총 4가지 크기로 나와요. 색은 12가지의 단색 모델부터 선명한 오렌지 컬러와 코발트블루를 섞어 담은 팝한 모델까지 다양하고요.


덤플링 백의 인기 요인은 크게 세 가지예요. 첫 번째는 기능성. 방수가 되는 나일론 소재를 써 편하게 들 수 있고, 가벼워요. 작게 접어 보조 가방으로 들고 다니기도 좋죠. 두 번째는 미니멀한 디자인. 여러 자리에 들고 가도 어울려요. 회사나 학교에 갈 때도, 헬스장에 갈 때도, 주말 데이트 자리에 갈 때도 손이 가죠. 마지막으로는 합리적인 가격. 사이즈에 따라 69 싱가포르달러(약 6만8000원)부터 109 싱가포르달러(약 10만8000원) 수준이에요.


적당히 예쁘고, 기능적인데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 이게 곧 BTV의 핵심 전략이에요. 무더운 싱가포르 날씨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부담 없이 들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어요. 2015년 여성복 이커머스 브랜드로 시작해 10년이 지난 지금, 싱가포르 내 5개 매장이 있고, 필리핀과 일본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죠. 지금이야 MZ세대의 필수템으로 자리잡았지만, 시작은 서툴렀어요. 




ⓒBeyond The Vines


ⓒBeyond The V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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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어차피 할 거라면 제대로 하자


BTV 공동창업자인 레베카 팅(Rebecca Ting)과 다니엘 츄(Daniel Chew)는 부부예요. 레베카 팅은 싱가포르에서 옷을 사는 경험이 언제나 불만스러웠어요. 디자인이 근사하다 싶으면 값이 터무니없이 높았고, 가격이 적당하다 싶으면 디자인과 품질이 성에 안 찼죠. 지겨움을 느낀 레베카는 어느날 다니엘에게 사업을 제안해요. 싱가포르보다 물가는 저렴하지만, 기후는 비슷한 방콕에서 적당한 옷을 사입해와 싱가포르에 팔자는 것이었어요. 분명 수요가 있을 것 같았죠.


다니엘은 시장에 수요가 있을 거라는 아내의 의견엔 동의했지만, 사업에 접근하는 아내의 방식이 아쉬웠어요. 그의 눈에 레베카는 다른 사람이 만든 옷을 떼다 파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거든요. 예술가 집안 출신의 레베카가 색을 보고, 주변 사물에서 영감을 받는 걸 보며 다니엘은 항상 아내의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해보고 싶은 일이라면, 우리 부부를 더 잘 드러내는 방식으로 해보자며 레베카를 설득했어요.


2015년, 그렇게 다니엘은 BTV의 대표가, 레베카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어요. 시작은 레베카에게 가장 익숙한 여성복이었어요. 친구의 공장 한편에 책상을 놓고 사무실을 만들었어요. 변변한 사무실도 매장도 없는 온라인 쇼핑몰이었죠. 둘 다 패션 산업에 경험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걸음이 배울 일투성이었어요.


ⓒBeyond The Vines


제품을 디자인할 땐, ‘듀얼리티’ 철학을 고수했어요. 과감하게 창조하고, 심플하게 디자인하기. 즉, 아름답되 기능적이고 미니멀할 것. 그렇게 두 사람은 차근차근 사업을 키워갔어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사업까지 함께 하려다 보니 자연히 디자인 원칙에 더해 사업 원칙이 필요해졌어요. 핵심은 두 가지. 


첫째, 결혼 생활 없이는 비즈니스도 없다. 

둘째, 좋은 사내 문화가 좋은 상품을 만든다.


“결혼 없이는, 사업도 없어요. 그걸 알고 있기에, 늘 제시간에 퇴근하고 초과 근무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 돌아가서 같이 저녁을 먹으려고 노력해요. 아무리 일이 바빠도, 매주 화요일은 둘만 보내는 저녁 시간을 가지고요.”

-레베카 팅, 하퍼스 바자 중


가정과 개인적인 삶을 중시하는 가치관은 자연히 사내 문화로까지 전이됐어요.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그 사람들이 진정으로 좋은 작업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고, 직원들이 개인의 삶을 풍성하게 살도록 돕죠. 회사 안에서 다니엘은 통상적인 회사 대표 역할만 하지 않아요. 결혼을 앞둔 직원의 고민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진로를 고민하는 직원이 삶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해요. 그는 자신을 마치 사내 카운슬러와도 같다고 소개하기도 하고요.


그 결과, 정확한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BTV의 퇴사율은 아주 낮은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레베카는 처음 입사한 직원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는 과정을 함께 겪으며 관계가 끈끈해졌고, 자연히 업무 환경에도 신뢰와 배려가 가득하다고 말해요.


“일상을 보자면, 일은 끝없이 계속되지만 본질적으로 이런 가치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레베카 팅, 하퍼스 바자 중



기능성과 심미성, 둘 다 잡아 빈틈을 공략하다


BTV의 핵심은 듀얼리티예요. 기능적인 동시에, 아름다워야 해요. 레베카는 주로 건축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는데요. 그 결과 BTV의 가방과 의류는 마치 안정적인 건물이 그러하듯, 대칭적인 비율과 모양을 가져요. 또한 레베카는 특히 의류의 기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요. 기능적이지 않은 디자인은 세상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우리의 디자인 강점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형태와 기능 사이의 균형이죠. 지나치게 실용적인 나머지 심미성을 놓치지도, 동시에 완전히 심미적이기만 해 쓸모가 없지도 않아요.”

-레베카 팅, 나일론 싱가포르 중


덤플링 백이든, 리버서블 백(Reversible Bag)이든 마찬가지예요. 리버서블 백 역시 방수가 되는 나일론 재질을 썼어요. 가볍고, 작게 접을 수 있는 것도 덤플링 백과 같아요. 여기에 긴 스트랩과 짧은 스트랩을 달아 겉면과 속 면을 뒤집어 가며 두 가지 방식으로 쓸 수 있게 만들었죠. 가방 겉면엔 버튼이 달린 주머니를 넣어 수납의 실용성을 더했고요. 의류도 마찬가지예요. BTV의 바지와 원피스에는 모두 주머니가 달려 있어요.


ⓒBeyond The Vines


ⓒBeyond The Vines



ⓒBeyond The Vines


BTV가 듀얼리티 전략을 추구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레베카와 다니엘은 패션이라면 응당 어때야 한다는 관념의 껍질을 벗기고 싶었어요. 형태를 과감하게 만들되, 디자인은 심플하게 유지하는 스타일을 고수하죠. 그렇게 했을 때, 비로소 성별이나 나이에 제약받지 않는 디자인이 나온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이루고 싶었던 하나는 나이의 한계를 없애는 거였어요. 우리가 도달하려는 건 삶의 방식이지 인생에서의 나이가 아니에요. 50살이든 17살이든 여전히 같은 덤플링 백을 들어요.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만 디자인하고, 나머지는 사용자에 의해 해석되는 거예요. 다만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하는 여정에 동참하고,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걸 해석해달라고 손짓하죠.”

-다니엘 츄, 나일론 싱가포르 중


그런데 BTV가 정의하는 심플한 디자인은 깔끔하게 뻗은 선이나, 단조로운 색상 같은 게 아니에요. 레베카는 진정한 미니멀리즘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모두 필요한 것이게끔 하려는 의도와 편집이라고 말해요.


“솔직히 말하면, 복잡한 무언가를 디자인하는 것보다 심플한 무언가를 디자인하는 게 더 어렵다고 느껴요. 필요한 것만 남을 때까지 계속 제거하고, 제거하고, 또 제거해야 하니까요. 절대적으로, 편집에 관한 문제예요. 이게 반드시 여기에 있어야 하나? 이게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하지? 만약 그게 거기에 있을 이유가 없다면, 거기에 없어야죠. 동시에, 만약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 그게 들어갈 최적의 자리는 어디일지 물어요.”

-레베카 팅, 나일론 싱가포르 중


덤플링 백으로 대표되는 BTV의 제품들 모두 같은 맥락에서 디자인됐어요. 덤플링 백 역시, 가방에 장식이라고 할 만한 건 키링을 달 수 있는 고리와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스트랩이 전부예요. 가방을 가볍게 해, 노트북과 태블릿PC 같은 게 들어가도 어깨에 부담을 주지 않아요. 입구는 탄성 밴드를 사용해 조일 수 있게 만들어, 내용물이 빠질까 염려하지 않을 수 있죠. 이 디자인 과정 역시, 사용자 중심적 사고에서 출발해 필요한 요소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제거한 결과예요.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페르소나로 커뮤니티를 만들다


인스타그램 속 BTV의 이미지는 어딘가 장난기 많고 쾌활한 친구 같아요. 특히, 라이브 방송 기능을 잘 활용해 영한 브랜드의 느낌이 나죠. 그런데,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에요. 초기 BTV의 온라인 이미지는 전형적으로 잘 만들어져 관리되는 브랜드에 가까웠어요. 세련되고, 고상한 맛은 있었지만 인간적인 느낌은 없었죠.


“2019년에 사업과 관련해 뭔가를 해야 할 필요를 느꼈어요. 사업은 잘 되고 있었고, 어느 정도의 팔로워도 있었지만, 제가 느끼기엔 그냥 물건을 내놓고 있는 게 전부 같았어요. 그저 뭔가를 디자인하고, 만들고, 내놔서 사람들이 사는 거죠. 몹시 거래적이었어요. 브랜드로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지 못했고, 우리의 커뮤니티와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도 없었어요. 좀 지쳤죠.”

-레베카 팅, 화이트보드저널 중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겉보기에 BTV 매장은 분위기가 차갑고 비쌀 것 같은데, 막상 들어와 보니 직원들이 정말 친절하고 따뜻해서 기분이 좋았다는 평을 남기곤 했어요. 브랜드의 페르소나가 고객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거였어요. 고객과 브랜드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레베카는 기존에 하던 일을 완전히 뒤흔들어야겠다고 결심해요.


그렇게 시작한 게 라이브 방송이에요. 때마침 코로나19 팬더믹 기간과 맞물려 사람들은 외출을 많이 하지 못했어요. 오프라인 소매점들은 문을 닫았고, 타격받았죠. BTV는 라이브 방송이 직접 고객을 만날 수 없는 상황의 대안이 되어줄 거라 판단했어요.


특히, 라이브 방송은 필터링을 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어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을 숨길 수도, 삭제할 수도 없죠. 레베카는 바로 이 점이 고객과 브랜드 사이의 벽을 허물어줄 거라고 봤어요.


라이브 방송에서 레베카는 고객들에게 BTV가 상품을 디자인하는 방법, 디자인 비하인드 스토리, 상품 제작 과정, 실패한 샘플, 준비 중인 상품들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어요. 판매나 홍보 목적이라기보다는, 빈틈없는 것처럼 보이는 브랜드 너머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그러자 비로소 고객들도 브랜드에 말을 걸어어요. 살아 있는 대화가 이어졌죠. 레베카는 그제야 커뮤니티가 있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게 됐어요.


“만약 되돌아오는 말이 없다면, 그건 커뮤니티가 아닙니다.”

-레베카 팅, 화이트보드저널 중


라이브 방송 덕에 BTV의 브랜드 이미지가 “보기엔 좋은데 이 사람하고 대화를 하고 싶지는 않아(It’s nice to look at but I will not talk to this person)”에서 “이 사람 내가 아는 사람 같은데(I feel like I know this person)”로 변했다고 레베카는 말해요.


이 과정을 통해 레베카는 자연스레 BTV가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부터 카피라이팅, 제품 사진까지 전부를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향으로 바꿨어요.


ⓒBeyond The V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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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리브랜딩으로 영역을 확장하다


리브랜딩을 결심한 후 2020년 9월, BTV는 돌연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모든 게시물을 삭제했어요. 그리고 창업자가 보내는 편지 컨셉의 영상을 올리며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알렸어요. 이후, 공식 계정의 톤 앤드 매너는 고급스럽고 도도한 게 아닌 친근하고 다정한 느낌으로 변했어요.


이에 맞춰, 다루는 상품군 역시 여성복에서 라이프스타일 전체로 확장해요. 더는 여성복 브랜드가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라고 알리면서요.


“본질적으로 우리는 항상 디자인 스튜디오였어요. 디자인을 향한 우리의 접근법은 항상 문제 해결이고, 사용자 중심적이에요. 우리는 최고의 디자이너는 문제 해결가들이라고 믿어요. 디자인 스튜디오로의 전진은, 그저 우리가 삶의 방식을 디자인하고 있다는 의미일 뿐이에요.”

-레베카 팅, 피메일매거진 중


리브랜딩 시기에 맞춰 싱가포르 타카시마야 쇼핑센터(Takashimaya Shopping Centre) 내 2,216제곱피트(약 62평) 규모의 컨셉스토어도 오픈했어요. 매장 정중앙엔 거대한 파란색 구조물을 배치했죠. 속이 들여다보이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해, 강렬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아요. 나머지 벽면은 모두 매대로 활용하고요. 스웨터, 모자, 문구류, 캠핑 머그잔, 에어팟 케이스까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이 빼곡해요. 일상 속 모든 물건을 디자인하는 BTV의 새로운 정체성을 잘 보여주죠.


ⓒBeyond The V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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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는 정말 많은 요소가 있어요. 우리는 상품 카테고리에 제한받지 않고 우리의 관점을 표현하는 자유를 원했습니다.”

-레베카 팅, 피메일매거진 중


2020년 리브랜딩 후, BTV는 남성복, 아동복, 액세서리, 홈웨어까지 그야말로 일상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만들고 있어요. 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2021년부터 매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죠. 싱가포르의 커피 기술 브랜드 모닝(Morning)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싱가포르 항공, 포켓몬, 케이스티파이와 협업했어요.


ⓒBeyond The V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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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창업자 두 사람은 처음부터 배우면서 사업을 이끌었잖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여전히 매 걸음이 새로운 배움이에요. 특히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배우는 점이 많아요.


처음엔 BTV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과 열대 지방에 적합한 기능성이 싱가포르든, 인도네시아든 똑같이 먹힐 거라고 생각했어요. 작열하는 태양, 습한 우기, 쌀을 먹는 문화처럼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공유되는 것들이 확실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오산이었어요. 인구의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무리 더워도 여성들이 소매 없는 의상이나 캐미솔(Camisole) 원피스를 잘 입지 않아요. 태국 사람들은 스님들이 입는 옷의 색과 비슷한 번트 오렌지(Burnt Orange)색의 옷을 잘 사지 않고요. BTV는 해외 파트너들과 일하며, 이런 국가 간의 차이를 배우고, 반영하며 유연하게 글로벌 확장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BTV가 절대적으로 지키려고 하는 가치가 하나 있어요. 바로 싱가포르가 포함된 열대 기후 지역의 사람들이 입는 옷을 만드는 거예요. 싱가포르는 두 사람이 속한 문화이자, 브랜드가 시작된 곳으로 브랜드의 DNA 그 자체이기 때문이죠.


“우리 커뮤니티가 열대 지방에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뭔가 트렌디한 걸 디자인한다고 할 때도, 여전히 열대 기후에 필요하게끔 만들어요. 극도로 가벼워서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입고 있어도 땀을 뻘뻘 흘리지 않아야 하죠. 작은 브랜드로서, 우리는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에 더 애자일하게 움직일 수 있어요.”

-레베카 팅, 화이트보드저널 중


앞으로 BTV는 동남아시아 지역은 물론, 미국 LA처럼 열대 기후를 공유하는 다른 지역들에 진출할 꿈을 꾸고 있어요. 언젠가 ‘무더운 날, 가볍고 편하고 예쁜 옷’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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