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회사가 차린 출판사, 미래를 위한 새 판을 짜다

에피그램 커피 북숍

2024.04.16

친구를 도우려다 출판사를 차렸어요. 사연은 이래요. 에드먼드 위는 ‘에피그램’이라는 디자인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한 번은 그의 친구가 찾아와 그에게 하소연을 털어놓았어요. 친구는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해, 그의 경험담을 책으로 출판하고 싶었는데 싱가포르에서 적합한 출판사를 찾기가 어려웠죠. 


에드먼드 위는 가볍게 친구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그의 책을 출판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못할 것도 없는 것이 이미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기업의 연간 보고서나 책자를 디자인했었으니까요.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기도 할 정도로 책자를 디자인하는 건 자신있었죠. 그는 활력을 잃어가는 출판 산업에 어쩌면 디자인으로 숨을 불어넣을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책 한 권을 내고 보니 ‘기자, 디자이너 다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바로 이것, 출판이구나’라는 걸 깨달아요. 그래서 출판사를 독립시켜 본격적으로 출판 사업을 펼쳐나가죠. 그렇다고 단순히 책이 좋아서 시작한 일은 아니에요. 그는 싱가포르 출판업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봤죠. 그가 품은 문제 의식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갔을까요?  


에피그램 커피 북숍 미리보기

 싱가포르의, 싱가포리안에 의한, 싱가포리안을 위한 출판사

 에피그램 소설 공모전으로 싱리트(SingLit) 씬을 바꾸다

 출판은 리테일로 완성된다

 로컬 출판사의 역할을 고민하다




싱가포르엔 네 개의 공용어가 있어요. 말레이어, 중국어, 타밀어, 그리고 영어. 2021년 싱가포르 통계부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싱가포리안은 집에서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쓴다고 해요. 그리고 영어는 그중 가장 빈도 높게 쓰는 언어예요. 모국어가 뭐든 집에서 영어를 쓰는 경우가 많고, 이런 케이스는 점점 늘고 있어요.


읽기에만 국한해서 보면 영어의 영향력이 더 크게 나타나요. 2016년 싱가포르 국립예술위원회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92%가 영어로 된 책을 읽는다고 답했어요. 이때, 영어책은 대부분 영미권에서 출간된 책이에요. 어린이가 읽는 그림책엔 금발의 공주와 성이 나오고, 어른들의 베스트셀러엔 주로 영미권 작가들의 책이 올라요.


싱가포르의 대형 서점인 타임스(Times)의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를 한 번 볼까요? 




10권이 모두 영어책이고, 이중 절반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의 소설이에요. 나머지도 일본과 브라질 소설의 영문 번역판이고요. 싱가포르 작가의 책은 한 권도 없어요. 사전 정보 없이 이 리스트만 보면, 이게 영미권 서점의 베스트셀러인지 싱가포르 서점의 베스트셀러인지 구분이 어려워요. 싱가포르의 다른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도 비슷해요. 해외 도서의 번역본으로 가득하죠.


이런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에 관한 책, 싱가포르 작가가 쓴 책, 싱가포르에서 쓰인 책만 파는 심상치 않은 북카페가 있어요. 바로 에피그램 커피 북숍(Epigram Coffee Bookshop)이에요. 이 북카페는 싱가포르 현대 예술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미술관인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Singapore Art Museum) 1층 한편에 있어요. 싱가포르와 관련성 있는 책만 파는 유일한 서점이죠. 


이 작은 북카페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면 에피그램 북스(Epigram Books)라는 이름의 출판사가 나와요.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1990년대와 2000년대 싱가포르의 잘 나가는 디자인 회사였던 에피그램(Epigram)이 나오죠. 그렇다면 디자인 회사는 어쩌다 출판사를 세우고, 북카페를 운영하게 됐을까요?


ⓒEpigram Bookshop



싱가포르의, 싱가포리안에 의한, 싱가포리안을 위한 출판사


에피그램 커피 북스의 창업자인 에드먼드 위(Edmund Wee)는 12년간 싱가포르의 신문사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The Straits Times)에서 기자로 일했어요. 기자 생활 틈틈이 그래픽 디자인과 마케팅을 공부한 뒤 퇴사해 1991년에 디자인 에이전시 ‘에피그램’을 차렸어요.


에피그램은 주로 기업에서 제작하는 연간 보고서나 책자를 디자인했는데, 싱가포르항공부터 미디어개발청까지 굵직한 고객사들을 확보하며 승승장구했어요. 그 결과, 세계적인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에서 5번 넘게 수상하고, 싱가포르 디자인 어워드 등의 주요 공모전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했어요. 에드먼드 위는 2008년 싱가포르 대통령 배 디자인상(President’s Design Award)에서 올해의 디자이너 상을 받기도 했죠.


ⓒEpigram


그랬던 그가 출판사를 시작한 건 우연이었어요.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한 에드먼드 위의 친구가 자신의 경험담을 책으로 출판하고 싶어 했는데, 싱가포르에서 적합한 출판사를 찾지 못하겠다고 어려움을 호소했어요. 에드먼드 위는 활력을 잃어가는 출판 산업에 어쩌면 디자인으로 숨을 불어넣을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죠. 가볍게 친구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출판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책 한 권을 내고 보니 ‘기자, 디자이너 다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바로 이것, 출판이구나’라는 걸 깨달아요.


에드먼드 위의 책에 대한 사랑은 그의 대학시절부터 시작됐어요. 그가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문학에 빠졌죠. 당시 대학에서 수강하던 심리학 수업에서 미국 작가 에인 랜드(Ayn Rand)가 쓴 ⟪파운틴 헤드(The Fountainhead)⟫를 읽게 됐어요. 가난한 집안에서,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던 그는 책을 읽으면서 난생처음 ‘와, 이거 정말 강렬한 소설이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게 책의 매력을 알게 됐죠.


“그 책을 읽으면서 얻은 교훈은 ‘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너 자신, 즉, 네 지성을 훈련하는 것이다’라는 점이에요. 네 감정이 아니라 논리적 추론(reasoning)이 의사 결정의 길잡이가 되게 해야 한다. 그게 제 삶을 이끌었어요.”

-에드먼드 위, 부티크페어 중


책을 출판해본 후, 출판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2011년에 에피그램 북스를 모회사인 에피그램에서 독립시켰죠. 디자인 회사에서 출발한 강점을 살려 근사한 슬리브 디자인과 엣지있는 마케팅으로 입소문을 탔어요. 싱리트(Sing Lit, 싱가포르 문학)라는 단어를 쓰는 게 어색하던 시절, 에피그램 북스는 빠르게 출판 장르를 다각화하며 싱가포르의 책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아요. 얼마 지나지 않아, 로컬 작가들 사이에서 에피그램 북스는 집 같은 존재가 됐죠.


ⓒEpigram Bookshop


ⓒEpigram Bookshop



에피그램 소설 공모전으로 싱리트(SingLit) 씬을 바꾸다


에피그램 북스는 소설, 비소설, 아동 도서 등의 장르를 아우르며 연간 40여 개의 타이틀을 출판해요. 이중, 특히 소설에 강점이 있죠. 에드먼드 위가 문학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문학이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어요. 엄청나게 드라마틱한 방식으로는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수도, 변호사 같은 특정 직업에 도전하고 싶게 만들 수도 있죠. 소설을 읽는 게 중요한 이유는, 그를 통해서만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다른 인종을 가진 사람,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의 페르소나에 관한 무언가를 알게 되겠어요?”

-에드먼드 위, SBO 인터뷰 중


문학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그에게 싱가포르 문학씬은 처참했어요. 사람들은 어른, 아이할 것 없이 해외 작가의 책만 읽었어요. 대형 서점에 가도 싱가포르 작가의 책을 찾아보기 어려웠죠. 에드먼드 위는 싱가포르에도 문예 창작을 교육받고, 창작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 작가들이 점점 많아지는데 그걸 받아줄 만한 창구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무엇보다 싱가포르 사람이면서 싱가포르의 정서가 담긴 책을 읽지 못하는 환경이 위험하다고 느꼈죠.


“수년간, 싱가포르 사람들 마음엔 외국 서적이 더 좋고, 로컬 서적은 별로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저는 모든 사람을 비판합니다. 문학을 필수로 넣지 않는 학교를 비판하고, 서점들을 비판하고, 로컬 작가 대신 유명한 해외 작가만 인터뷰하기를 원하는 미디어를 비판합니다.”

-에드먼드 위, 글로브 중


그래서 그는 필요한 변화를 주체적으로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어요. 2015년, 그는 자비로 에피그램 북스 소설 공모전(Epigram Books Fiction Prize, EBFP)을 시작했죠. EBFP는 2023년 4월 싱가포르 국립 사회과학 대학교(Singapore University of Social Sciences)가 3만 싱가포르 달러(약 2,990만원) 규모의 공모전을 시작하기 전까지, 싱가포르 내 최대 규모의 문학 공모전이었어요. 첫 해 2만 싱가포르 달러(약 1,993만원)로 시작해, 이후 우승자에게는 2만5,000 싱가포르 달러(약 2,492만원)를,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들에겐 5,000 싱가포르 달러(약 498만원)를 시상했죠.


초기엔 싱가포르 작가들의 문예 창작 활동을 증진하려는 목적이었지만, 2020년부터는 아세안 지역 작가들에게까지 공모전을 오픈했어요. 미국, 영국 같은 먼 나라의 이야기를 알기 전에 가까운 나라의 이야기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결정한 일이죠. 그런데, 매년 상금을 마련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매년 공모전 상금을 위해 모금 활동을 합니다. 대기업부터 개개인까지 스폰서와 기부자를 찾기 위해서요.”

-에드먼드 위, 태틀러 아시아 중


ⓒEpigram


ⓒEpigram


EBFP는 싱가포르 문학의 비포, 애프터를 나누는 하나의 기점이에요. EBFP를 계기로 세계 무대에 데뷔해 활동하는 작가들이 제법 있어요. 또한 시나, 단편을 주로 창작했던 싱가포르 작가들이 EBFP 이후로 장편 소설을 쓰게 됐다고 보는 사람도 있어요. 이에 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만 해도 싱가포르 소설은 희귀한 거였어요. 그게 변했습니다. 에피그램 소설 공모전이 큰 부스트를 만들었고, 다른 출판사들도 뛰어들고 있어요”라고 말해요. 


2022년엔 오디오북 스트리밍계의 거물인 스토리텔(Storytel)과 함께 호러 장르에 집중한 단편 공모전을 시작하는 등 에피그램 북스는 싱가포르와 인근 국가 작가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일을 하는 이유를 묻자, 에드먼드 위는 “한 국가에는 자기만의 이야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죠. 


“더 많은 사람이 로컬의 이야기를 읽고 쓰게 된다면, 종국에는 그게 일반적인 네러티브로 자리 잡아 싱가포리안이 누구인지, 또 어떤 사람들이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에드먼드 위, 러주라이트 중



출판은 리테일로 완성된다


2022년 3월, 에피그램 북스는 싱가포르 책을 로컬에서 영감을 받은 음료, 음식과 함께 선보이는 에피그램 커피 북숍을 열었어요. 그런데, 실은 이게 에피그램 북스의 첫 북카페는 아니에요.


2019년에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URA) 건물에 로컬 카페와 협업해 허그스 에피그램(Huggs-Epigram) 카페를 연 적이 있어요. 당시 에드워드 위는 싱가포르 작가들의 책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펠릭스 청(Felix Cheong) 같은 싱가포리안 작가들의 책 낭독, 출간 기념행사 등을 주관하며 싱가포르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 지원했어요.


ⓒEpigram Bookshop


ⓒEpigram Bookshop


북카페는 싱가포르 로컬 창작물만 취급하는 유일한 서점으로 빠르게 인지도를 쌓았어요. 워낙 직장인과 관광객이 많은 지역인 덕분에 인기도 많았고, 수익성도 좋았어요. 오픈한 해, 전체 에피그램 북스 수익의 20%가 북카페에서 나왔을 정도예요. 북카페의 인기 덕분에 출판사는 2011년 창업한 이후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했죠.


“2011년에 에피그램 북스가 출판을 시작하고 8년 후에, The Art of Charlie Chan Hock Chye 같은 책이 크게 성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서점에 로컬 도서를 진열할 기회를 찾는 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2019년 URA 센터의 빈자리를 봤을 때, 싱가포르 책방을 열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에드먼드 위, 피메일 매거진 중


싱가포르 작가와 싱가포르에 관해 책을 쓴 작가들이 먼저 자신의 책도 북카페에서 팔고 싶다고 제안할 수 있도록, 필요한 양식도 웹사이트에 구비해두었어요. 적극적으로 싱가포르 작가들의 창작을 장려한 거예요.


모든 게 핑크빛인 것 같았던 그때, 코로나19가 터졌어요. 갑작스레 카페 문을 닫는 날이 늘었고, 전반적인 매출이 감소했죠. 에드먼드 위는 자신의 급여를 절반으로 줄였어요. 직원들에게도 양해를 구해 최대 25%까지 급여를 삭감하며 어려운 시기를 버텼죠. 하지만, 끝내 매장 문을 닫게 됐어요. 이에 더해, 에드먼드 위가 싱가포르의 책을 해외에 알리겠다며 야심 차게 도전했던 영국 진출도 접어야 했어요.


책으로 돈을 버는 일이 너무 어려워지자, 사업을 비영리로 돌려야 하나까지 고민했지만, 그는 한 번 더 북카페를 내기로 결심해요. 다행히 코로나19가 완화되기 시작할 무렵, 싱가포르 아트 뮤지엄에서 먼저 이런 공간이 있다며 제안해 왔어요. 그에게 이 기회는 에피그램 북스의 매출을 다시 끌어올릴 방안인 동시에, 로컬 책이 독자를 만나게 할 유일한 길을 다시금 트는 일이었어요.


ⓒEpigram Bookshop


ⓒEpigram Bookshop


북카페를 운영하면 직접 책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싱가포르의 경우, 타임스나 파퓰러(Popular) 같은 대형 서점은 보통 학생들을 위한 교재를 주로 팔아요. 작은 서점들은 진열하는 책들의 교체 주기가 너무 짧고요. 에피그램 커피 북숍은 책장 대부분을 언제나 싱가포르 문학에 할애해요. 저절로 에피그램 브랜드의 강점과 미션이 드러나죠. 자연히, 로컬 작가들도 애정하는 공간이 됐어요.


“리테일은 출판과 글쓰기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만약 완성품인 책이 독자를 찾지 못한다면, 작가나 출판사에 지원금을 주는 의미가 없어요. 책방이 씬을 완성합니다.”

-에드먼드 위, 피메일 매거진 중



로컬 출판사의 역할을 고민하다


에피그램 북스는 어찌어찌 10년 넘게 살아남아 싱가포르의 가장 큰 독립 출판사 중 하나가 됐어요. 하지만, 출판으로 돈을 버는 게 만만치 않은 건 싱가포르도 마찬가지예요. 대부분,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비용을 절감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에드먼드 위는 반대로 출판사를 운영했어요. 출판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인하우스 에디터와 풀타임 디자이너를 고용하고, 질 좋은 종이를 사용했어요. 그런 역할을 하는 출판사가 시장에 있어야, 업계의 다른 출판사들 사이에서 건강한 경쟁이 시작되고, 싱가포르 출판 산업 전반의 품질이 높아질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어느덧 70대가 된 에드먼드 위는 여전히 매일 출근하고, 밤 8시가 넘어서야 퇴근해요. 그의 원동력은 떠오르는 싱가포르 문학을 목격하는 것, 그리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회와 사람들에 관해 새로운 통찰을 주는 이야기를 발견하는 거예요. 


“세계에서 가장 큰 출판사가 되고 싶은 열망 같은 건 없습니다. 싱가포르의 사람들이 우리가 출판하는 책을 읽고, 이 책들을 통해 그들의 삶과 싱가포르 사회 그리고 어쩌면 동남아시아 사회까지 더 풍요로워진다면, 그거면 충분합니다.”

-에드먼드 위, 태틀러 아시아 중


그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싱가포르 곳곳에 에피그램 커피 북숍이 생겨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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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에피그램 커피 북숍 홈페이지

Goodbye Huggs-Epigram Coffee Bookshop, hello Tanjong Pagar Distripark

Edmund Wee of Epigram Books

POWER & PURPOSE | ASIA'S MOST INFLUENTIAL SG - Edmund Wee

Edmund Wee of Epigram Books Has No Ambitions of Becoming the World’s Biggest Publisher

Singapore's Epigram Books to stop publishing in the UK

A Bookstore Dedicated to Revisiting a Reading Culture for Singapore Literature

Despite uncertainties, owners of indie bookstores here find ways to keep going

Edmund Wee, Epigram Books

Independent Bookshops In Singapore Are Fuelling Our #BookTok Obsession

Richest Singapore book prize worth $30,000 launched by SU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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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etermined Singaporean publisher set out on an audacious quest for Booker Prize suc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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