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은 하나, 매장 컨셉은 N개, '하이엔드 패션 매장'을 지향하다

카페인 잉카페

2024.02.05

‘위안유’는 1985년 설립된 대만의 커피 공급 업체예요. 30년 넘게 대만 전체 커피 생산량의 4분의 1을 담당하고 있죠. 규모는 크지만 B2B 위주의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대중들에게는 알려질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 위안유에서 카페 브랜드를 런칭했어요. 이름은 ‘카페인 잉카페’. 태생이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카페인 잉카페가 대만 카페 씬에서 주목 받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어요.


먼저 카페인 잉카페는 ‘맛있다’의 정의를 확장시켜요. 커피만이 아니라 좋은 식사, 좋은 환경, 재밌는 제품까지 카페를 찾아올 이유를 넓혔어요. 독보적인 맛을 자랑하는 ‘챔피언 커피’는 기본, 카페인 잉카페에선 보고 느끼고 즐길 것들이 넘쳐 나는 이유예요.


그렇다면 즐길 거리는 어떻게 만들까요? 토이스토리, 리바이스, 심지어 콘돔 브랜드 듀렉스 등 유명 브랜드들과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해요. 언뜻 보면 중구난방처럼 보이지만, 각 협업에는 이유가 다 있어요. 심지어 그럴 듯하고, 논리적이죠. 결과 값도 단순히 메뉴나 굿즈를 개발하는 데에 그치지 않아요. 경계 없는 컬래버레이션인만큼, 결과물에는 한계가 없거든요.


카페인 잉카페 미리보기

 #1. 좋은 커피? 혼자만 알면 아무 의미 없다

 #2. 유명 브랜드와 도킹해 더 유명해진 커피숍

 #3. 카페를 하이엔드 패션 매장처럼 다룬다

 포용력이 좋은 사람이 만든, 모두를 포용하는 브랜드




나라를 불문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인들의 성지는 스타벅스예요. 하지만 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커피숍 1위는 스타벅스가 아니에요. ‘루이자 커피(Louisa Coffee)’라는 대만 토종 브랜드죠. 츠타야 서점이 2020년 타이베이에 새 플래그십 매장을 열 때도 선택한 파트너는 오랜 친구 스타벅스가 아닌 루이자 커피였어요.


대만은 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커피 생산국의 명성에 걸맞게, 루이자 커피 같은 토종 브랜드들이 커피 씬을 꽉 잡고 있어요. 국제커피기구 조사에 따르면 대만 사람들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28억 5,000만잔. 1인당 연간 평균 200잔을 마신다고 해요. 일본의 370잔, 한국의 353잔과 비교하면 그리 높은 숫자는 아니지만 대만에서 중요한 건 ‘커피를 마시는 빈도’가 아니에요. 이들이 ‘커피를 즐기는 방식’이죠.


대만 사람들은 좋은 커피에 대한 문화적 밀도가 높은 편이에요.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스페셜티 커피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예요. 카페마다 대만 스타일로 커피를 리메이크할 만큼, 다채로운 메뉴를 보유하고 있기도 해요. 커피에 참외와 계화, 대만 과실인 애옥을 첨가하는 등 현지 재료를 커피와 혼합하거나, 로스팅 방식에 창의성을 발휘해 ‘대만의 그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커피를 개발하는 식이에요. 그런 영향 때문인지 대만은 커피 성지로도 유명해요.



ⓒCAFE!N 硬咖啡


‘카페인 잉카페(CAFE!N 硬咖啡, 이하 카페인)’ 역시 대만의 로컬 커피 브랜드로 현재 대만에 16개 매장을 두고 있어요. 규모로만 따지면 스타벅스나 루이자 커피에 비해 한없이 부족해 보이지만 지금 커피 씬에서 카페인은 그야말로 핫한 키워드예요. 세상에 등장한 지 이제 막 5년이 지났지만, 대만 커피 총 생산의 4분의 1을 주름잡고 있는 30년 경력의 ‘아버지’가 뒤에서, 그 양옆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르 불문의 브랜드들이 도킹해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신생 커피 브랜드가 소비자와 유명 브랜드들을 마구 끌어당길 수 있는 비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1. 좋은 커피? 혼자만 알면 아무 의미 없다

카페인은 2018년 혜성처럼 등장했어요. 등장하자마자 뜨거운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혜성처럼’이란 표현이 정확해 보이지만 그 뒤에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어요. 1985년 설립된 커피 왕국 ‘위안유 엔터프라이즈(Yuanyou Enterprise, 이하 위안유)’죠. 위안유는 오랫동안 커피 생두 무역과 로스팅, 커피 교육 사업을 진행하며 연간 7,000톤의 원두를 로스팅해 왔어요. 30년 넘는 세월 동안 대만 전체 커피 생산량의 4분의 1을 담당해왔죠.



헨리 추 ⓒCAFE!N 硬咖啡


위안유 왕국의 2세인 헨리 추는 어릴 때부터 관심 분야는 넓었지만, 어떤 것에도 깊이 빠져들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가업을 위해 식품과학과 경영학 공부를 하라고 했을 때도 별다른 의견 없이 타협을 택했죠. 2010년 유학길에서 돌아온 헨리는 위안유에 입사했어요. 그런데 1년도채 안 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경영자의 자리를 이어받은 그는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회사를 바라보게 돼요. 위안유가 실은 고객사를 제외하고는 은둔자에 가까운 2차 원자재 공급업체였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 거예요. 위안유는 인지도도 없었을 뿐더러 30년 경력이 무색하게 브랜드 가치도 축적돼 있지 않았어요.


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그는 2014년 세계 최고의 원두를 선보인다는 사명으로 ‘알파블랙커피’를 창업했어요. 스페셜티 커피를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주는 신제품을 자주 출시했죠. B2B를 넘어 소비자와 처음 눈높이를 맞춘 위안유의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1년 반 동안 5개 매장을 운영했는데, 이 커피 여정이 가져다 준 건 뜻밖의 교훈이었어요. 바로 ‘미각은 매우 주관적’이라는 사실이었죠. 기업은 소비자에게 가장 좋은 것만 전달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소비자는 그걸 느끼지 못할 수도 있었어요.



ⓒCAFE!N 硬咖啡


헨리 추는 자신의 두 번째 브랜드인 카페인을 구상하면서는 맛의 범위를 넓혀 나가기로 결정했어요. ‘맛있다’는 건 단지 좋은 커피만이 아니라 좋은 식사, 좋은 환경, 재밌는 제품을 모두 포함할 수 있었어요. 물론 가장 기본적인 건 커피를 최고로 만드는 것이었죠. 그래서 2018년 커피 월드컵 대회 챔피언과 국제 커피 테이스터, 로스터를 불러와 골든팀을 구성했어요. 이들은 다양한 산지의 블렌딩과 독점적인 가공, 로스팅을 거쳐 카페인만의 ‘챔피언 커피’라는 메뉴를 만들었어요. 콜롬비아 커피를 기반으로 부드러우면서 전체적으로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인 커피죠.



현재 챔피언 커피 블랙과 라떼는 각 2,300원과 3,800원으로 여전히 저렴한 가격을 자랑해요. ⓒCAFE!N 硬咖啡


최고의 전문가들이 달라붙었음에도 당시 챔피언 커피 블랙과 라떼는 잔당 40대만달러(약 1,700원)에 불과했어요. 소비자들은 맛 좋고 질 좋은데 값까지 싼 커피에 빠르게 반응했죠. 커피 외에도 일본 야메시의 말차를 이용한 말차 라떼, 대만 흑설탕을 넣은 코코아 라떼, 스리랑카 특선 찻잎을 베이스로 한 홍차 라떼, 신주 어메이의 꿀맛 우롱차 등을 선보이고, 챔피언 베이커 우쯔징과 협력해 대만 현지 재료를 사용한 토스트를 개발하면서 카페인은 더 많은 호응을 얻었어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었어요. 챔피언 커피의 원산지, 로스팅 기기, 커피의 가공과 추출법은 고퀄리티였지만 커피를 잘 아는 사람만 이런 정성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었죠. 게다가 타이베이 동취(東區)에 1호점을 낸 지 한 달쯤 지나자 사람들의 발길도 점차 줄어들었어요. 헨리는 또 하나를 깨달았죠. 대만 F&B 시장의 흐름은 매우 빠르고, 사람들은 조금만 오래되어도 금방 싫증을 낸다는 사실을요.


‘좋은 커피, 좋은 식사로도 소비자의 욕구를 다 채울 수 없다면 카페인의 브랜드 가치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고민 끝에 헨리 추가 내놓은 돌파구는 일러스트레이터 필립 파고스키(Filip Pagowski)와 협업한 커피컵이에요. 혹시 그가 누군지 아시나요? 이름만 들으면 낯설지만 그의 포트폴리오를 들으면 ‘아~’ 하고 기억 속에서 이미지 하나를 끌어올리게 될 거예요. 



#2. 유명 브랜드와 도킹해 더 유명해진 커피숍



ⓒCAFE!N 硬咖啡


필립 파고스키는 꼼데가르송의 하트 마크를 그린 사람이에요. 그리고 별과 달은 그를 대표하는 상징이죠. 필립 파고스키는 별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순간이 일상에서 가장 편안한 순간이자 자신을 즐기는 순간이라 봤어요. 그리고 그런 의미를 담아 카페인 매장과 컵을 수놓았죠. 그가 아시아 케이터링 브랜드와는 최초로 진행한 컬래버레이션이었어요. 


꼼데가르송의 디자이너, 필립 파고스키와의 협업에 시장은 즉시 화답했어요. 이 카페는 뭔가 색다르고 글로벌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거예요. 이를 계기로 헨리 추는 빠르게 카페인의 브랜드 가치를 쌓아나가기 시작해요. 경계 없는 컬래버레이션을, 말 그대로 사람들의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로 시도하기 시작하죠.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볼게요.



ⓒCAFE!N 硬咖啡



ⓒCAFE!N 硬咖啡



① 어른 손님이 찾는 동심의 세계, 토이스토리

토이스토리 25주년을 기념해 카페인은 헝양점 매장을 ‘토이스토리 테마 공간’으로 바꾸었어요. 1층은 토이 스토리의 역사를 기록한 갤러리로, 2층은 캐릭터 장난감이 있는 공간으로, 3층은 애니메이션 속 장면을 재현한 공간으로 만들었죠. 구석구석을 쇼핑과 사진 찍기에 적합한 부스로 만들고, 커피콩 포장에도 토이스토리의 그래픽을 인쇄했어요. 이 팝업 기간 동안 헝양점의 매출은 기존보다 3배나 늘었죠.



ⓒCAFE!N 硬咖啡



ⓒCAFE!N 硬咖啡



ⓒCAFE!N 硬咖啡


그렇다면 디즈니의 수많은 캐릭터 중에서 왜 토이스토리의 캐릭터들을 선택했을까요? 데이터에 의하면 카페인을 찾는 주요 고객층은 25~40세였어요. 이 말은 즉 부모와 아동이 아닌 성인을 타깃으로 동심과 향수를 자극하는 캐릭터를 찾아야 함을 의미했죠. 우디와 버즈 라이트이어는 카페인이 유치하려는 타깃과 정확히 일치하는 캐릭터였던 셈이에요.



② 리바이스의 반항심과 내면의 해방을 담아

리바이스와의 협업도 큰 반응을 얻었는데요. 카페인은 타이중 공익신점 전체를 리바이스 클래식 데님 팬츠 501의 테마 공간으로 변신시킨 바 있어요. ‘CHANGED EVERYTHING’이라는 주제 아래 매장을 그래피티와 패션, 전시 큐레이션이 접목한 독창적인 공간으로 만들면서요. 왜 그래피티였냐고요? 그래피티와 리바이스는 유사한 면이 많거든요. 둘 다 반항적인 서브컬처에 속하면서 ‘진정한 자아’라는 내면의 해방을 추구한다는 점에서요.



ⓒLevi's®



ⓒLevi's®



ⓒCAFE!N 硬咖啡


카페인 역시 대만 소비자들에게 커피 스타일을 신선하게 변화시킨 독특한 커피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 협업을 통해 그래피티와 리바이스의 반항정신과 자유로움까지 더하며, 더 쿨하고 젊은 이미지를 갖게 됐죠. 또 협업 기간 동안 탄닌 블루 윈드 차임 라떼, 사천 고추 치즈 스콘, 골드러시 치즈 눈꽃 비프 샌드위치 같은 메뉴를 개발하면서 새로움도 놓치지 않았고요.



③ 모닝 커피와 모닝 섹스는 관련이 높다, 듀렉스

좀 이색적인 협업도 있었는데요. 콘돔 브랜드 듀렉스와 함께한 발렌타인데이 커피볼 선물 상자예요. 에스프레소 커피볼은 커피 머신이 필요없이 뜯어서 물이나 우유만 넣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카페인의 특허품이죠. 아니, 그런데 커피 회사가 뜬금없이 웬 콘돔 브랜드냐고요? 하지만 이 설명을 들으면 공감이 될 거예요. 모닝 커피와 모닝 섹스는 관련이 높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카페인과 듀렉스는 이 제품에 ‘여러분이 마시는 것은 단순한 커피가 아닌 깊은 애정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아 재치있는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죠.



ⓒCAFE!N 硬咖啡


이 외에도 카페인의 컬래버레이션은 국경과 장르를 넘나들어요. 뉴발란스 574 시리즈의 그레이 요소를 매장 인테리어와 메뉴로 물들이고 라인프렌즈, 하라다 오사무, 산리오 등 다양한 캐릭터 및 아티스트와 크고 작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해요. 케이터링 부문에서는 생토스트의 원조 사키모토부터 레이디엠, 하겐다즈, 현지 유명 디저트 전문점 CJSJ 등과 공동 메뉴를 개발하기도 하고요.



사키모토와 만든 토스트 ⓒCAFE!N 硬咖啡



하라다 오사무와 협업해 만든 테이크아웃컵 ⓒCAFE!N 硬咖啡



ⓒCAFE!N 硬咖啡


커피 혹은 매장 인테리어와 관련된 컬래버레이션만 진행하는 것도 아니에요. 최근에는 하라다 오사무, 그리고 대만의 ‘SAWAA’라는 스킨케어 회사와 핸드크림과 핸드워시를 만들었어요. 제품에는 하라다 오사무의 대표 캐릭터 베티를 그려 넣었죠. 카페인은 이렇게 1년 동안 3~4개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하면서 페스티벌, 테마 스토어를 운영 중이에요.


결국 카페인은 요즘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잘 알면서, 그 부분을 기가 막히게 겨냥하는 ‘멀티’ 브랜드예요. 단순히 핫한 브랜드만 찾아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 이 브랜드가 자신들의 이미지에 어떤 도움이 될지 철저하게 계산하고 그 영향력을 발판삼아 도약하죠. 그 결과 5년 만에 경쟁이 치열한 커피 시장에서 커피의 품질도, 가격도,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까지도 사로잡는 전무후무한 브랜드로 성장했어요. 하지만 여기에만 머물러 있을 카페인이 아니에요. 7호점을 낼 무렵부터는, 매장을 내는 방식에 있어서도 자신들만의 ‘좋은’ 기준을 세워나가기 시작하거든요. 카페인이 내세운 좋은 공간의 기준이란 무엇이었을까요?



#3. 카페를 하이엔드 패션 매장처럼 다룬다

카페인은 현재 대만에 16개 매장을 갖고 있어요. 많은 숫자는 아니에요. 하지만 이 카페들은 닮은 듯 달라요. 헨리 추는 처음부터 단순히 매장을 오픈하거나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만을 추구하지 않았거든요. ‘이 카페 맛있다’라고 느끼기 위해선, 좋은 커피를 즐길 뿐 아니라 아름다운 환경과 분위기에도 푹 빠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역에 따라 다른 입점 계획을 세웠어요.


동취를 포함해 초기 5개 매장은 시먼딩, 난징푸싱 등의 지하철 출구와 상업 지구에 위치해 있었어요. 이때까지는 흑백과 우드 컬러를 위주로 매장을 꾸몄지만 대만에 비슷한 카페가 많아지면서, 헨리 추는 자신이 추구했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리고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시기 타이베이의 또 다른 관광 지구, 민취안에 매장을 열면서는 이전의 화이트만 남겨두고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죠. 담백해 보이지만 많은 정보를 담은 공간을 조성한 거예요.



ⓒCAFE!N 硬咖啡



ⓒCAFE!N 硬咖啡


카페인 민취안점은 얼핏 미술관 같아요.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대형 유리창에 벽은 온통 새하얗고, 나선형 계단 옆에는 카페인의 심볼인 느낌표가 2미터의 크기로 거대하게 달려 있어요. 그렇다면 이 매장에서 카페인은 어떤 정보를 담으려 한 걸까요?


단단한 시멘트인 줄 알았던 계단 옆 벽면을 다시 보면, 미세한 구멍이 가득찬 메쉬 스테인리스인 걸 알 수 있어요. 반복적으로 칠한 페인트에는 알파벳 N이 물결처럼 겹쳐 있고요. 순백과 거친 질감이 공존한다는 걸 느낄 수 있죠. 계단 옆 커다란 느낌표는 친환경 컵홀더로 만든 거예요. 의자는 인체공학적인 각도로 종이처럼 구부려져 앉으면 편안한 느낌을 주죠.



ⓒCAFE!N 硬咖啡



ⓒCAFE!N 硬咖啡


이런 공간의 레이어를 알아차리는 순간, ‘아무것도 없는데?’라고 생각했던 순백색의 공간은 편안함과 감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해요. 게다가 카페가 자리한 위치는 타이베이 사람들에게 추억을 제공하는 곳이에요. 30년 전에는 에스라이트 서점이었고 그 이후에는 스타벅스였거든요. 사람들이 모여 책을 보고, 업무를 하고, 친구를 만나던 곳. 과거의 풍경을 모른다 하더라도 1층이든 2층 유리창을 통해서든 푸른 나무와 차, 직장인,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도심 속에서 작은 휴식 시간을 보낼 수 있죠. 



신주 관신먼점 ⓒCAFE!N 硬咖啡



타오위안 본공장점 ⓒCAFE!N 硬咖啡


또한 모회사 위안유의 보금자리이기도 한 타오위안 본공장점은 핑전 공업 지구에 숨겨져 있어요. 주변에는 차가운 공장 건물들 뿐이지만 100제곱미터가 넘는 커피숍이 지역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죠. 극도의 흰색 톤에서 벗어나 공업 지구의 특성을 살려 회색 빛을 섞었는데, 이게 본공장점의 캐릭터를 더욱 부각시키는 특징이 되었어요.



신뎬 위롱 시티 스토어 매장은 초경량 퍼니처 브랜드 헬리녹스와 협업해, 야외 공간과 헬리녹스 의자를 두고 있어요. ⓒCAFE!N 硬咖啡


이처럼 카페인의 공간은 화이트나 우드를 기본으로 저마다 다른 느낌을 채색해 지역의 소비자들을 맞이하고 있어요. 이에 대해 헨리 추는 ‘공간을 하이엔드 패션 매장처럼 다루기 때문’이라고 말해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있지만, 매 시즌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처럼 서로 다른 느낌의 매장을 선보인다는 거죠.



포용력이 좋은 사람이 만든, 모두를 포용하는 브랜드


‘내가 특별히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 질문은 헨리 추가 젊은 시절 내내 짊어졌던 고민이에요.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아버지 뜻에 따라 유학길에 올랐을 때도 커피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지만 완강히 저항하지 못했어요. 커피가 아니면 뭘 해야 할지 조차 몰랐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는 이렇게 회상해요.


“아버지 직업으로 어릴 때부터 이사를 많이 다녔어요. 초등학교 때는 무려 7번이나 전학을 다녔어요. 근데 돌이켜 보면 그 덕분에 저는 적응력이 좋고 많은 것에 포용력이 꽤 넓은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제 인생관과 사물을 보는 관점에도 이런 역량이 반영되었어요.”


특별한 취향은 없었지만 오히려 이것이 헨리 추의 강점이자, 카페인의 무기가 되어 주었어요. 다양한 것에 골고루 관심을 둔 덕에, 또한 어느 한 가지 취향이나 분야에 꽂히지 않은 덕에 경계 없는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죠. 그렇게 다양한 생활 방식을 가진, 다양한 취향의,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이 찾아들고 녹아들 수 있는 공간도 열 수 있게 되었고요.


다양성이 녹아 있는 카페인 만큼, 사람들이 카페인을 찾는 이유는 하나로 딱 잘라 말할 수 없어요. 특정 브랜드에 자신을 투영하는 문화광, 편안한 분위기가 좋아서 오는 사람, 커피가 맛있어서 오는 사람 등. 대만 사람들이 카페인을 찾는 이유는 카페인의 컬래버레이션만큼이나 다양해요. ‘힙스터만 출입 가능’이라거나 ‘MZ 전용 공간’이라는 감성을 은연중에 강요하지 않고 모두가 어울릴 공간을 조성한 것 또한 카페인의 인기 비결일 거예요.


카페인의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카페인을 찾게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카페인이 사람들을 찾아갈 차례예요. 상업 지구나 넓은 부지를 벗어나 공항, 병원, 고속철도 등 사람들의 일상과 더 가까운 곳들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 생겨날 17호점, 18호점이 더욱 궁금한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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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 카페인 잉카페 공식 웹사이트

 Wake up to high scoring coffees from Taiwan, Coffee Knowledge Hub

 CAFE!N硬咖啡的跨界合作創意, THL 欣臨

 開箱CAFE!N硬咖啡創辦人像家一樣的辦公空間!朱茂亨Henry:「我挑選家具都靠直覺,喜歡用一種美感去貫穿所有選擇」, MOT TIMES

 有品味的好咖啡!持續與世界聯名 CAFE!N玩出咖啡新態度, GQ Taiwan

 CAFE!N 硬咖啡的誕生:一年半開5間店、燒掉3千萬之後,以「品味」和「創意力」重新出發!, Shopping Design

 從聯名回歸純粹,為什麼CAFE!N要打造純白旗艦店?, CommonWealth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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