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법만 바꿔도 지구가 숨을 쉰다, 작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구하는 법

클리오 어워드 2024 #2

2024.05.21

지난 5월 1일, 클리오 어워드 2024의 시상식이 있었어요. 클리오 어워드는 세계 3대 광고제라 불려요. 1959년부터 시작된 권위 있는 어워드죠. 


올해는 중복 포함 총 1,249개의 수상작이 나왔어요. 그 중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스페인법인이 출품한 ‘언피어(Unfear)’ 캠페인 역시 총 9개의 본상을 수상하며 이슈가 됐죠. ‘언피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해 스트레스성 소음을 차단하는 갤럭시 버즈용 앱이에요.


클리오의 CEO 니콜 퍼셀(Nicole Purcell)은 올해의 수상작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어요.


“언제나 그렇듯 올해 심사위원단은 어려운 임무를 맡았습니다. 출품작에 담긴 창의력이 정말 고무적이었기 때문이죠. 궁극적으로 그랜드 클리오 수상작이 선정된 이유는 뛰어난 실행력을 보여줄 뿐 아니라, 획기적인 스토리텔링을 구현했으며, 다른 작품보다 더 뛰어난 아이디어를 생생하게 구현했기 때문입니다.”


딥페이크를 통해 여성 축구가 남성 축구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증명한 “WoMen’s football”, 여성을 향한 폭언을 감지하는 앱 “Undercover”, 마텔에서 제작한 바비의 실사화 영화 “Barbie the Movie” 등 총 13개의 그랜드 수상작과 그에 못지 않은 수편의 골드 수상작이 탄생했어요.


시티호퍼스가 영역별로 주목할 만한 올해의 클리오 수상작들을 모아봤어요. 예술, 지속가능성, 기술, 서비스, 참여형 캠페인까지. 오늘은 지속가능성을 통해 브랜드와 세상의 가치를 드높인 수상작들을 살펴볼까요?


클리오 어워드 2024 #2 미리보기

 #1. 윈윈(win-win)하는 업계 생태계를 만든다

 #2. 버리는 것에서 찾은 바라던 기회

 #3. 경각심이 반이다, 행동을 촉발하는 시각화

 지속가능성을 광고하는 이유




한 브랜드가 쏘아 올린, 작고 간단한 캠페인이 범지구적 응원을 받기도 해요. 심지어 같은 업계 경쟁자사들까지도 동참해 뜻을 함께 하죠. 세계 최대 파스타 브랜드, ‘바릴라(Barilla)’의 ‘패시브 쿠킹(Passive cooking)’ 캠페인이 대표적이에요.


ⓒBarilla


패시브 쿠킹이란 19세기 중반부터 사용된 조리 기술이에요. 끓는 물에 2분 동안 파스타를 조리한 후 불을 끄고, 냄비에 뚜껑을 덮어 잔열로 파스타를 익히는 방식이죠. 2분 동안 조리 후 파스타 종류에 따라 1~12분 간 놓아두면 면이 완벽한 알단테 상태가 돼요.


패시브 쿠킹 방식은 최대 12분 동안 익혀야 하는 일반적인 방식 대비 훨씬 적은 가스를 사용해요. 가스비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이는 효과가 있죠.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약 4억4천만인분의 파스타가 만들어진다고 하니, 패시브 쿠킹을 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어요. 가장 오래된 파스타 요리법이 가장 혁신적인 방법인 셈이에요.




바릴라가 재조명한 패시브 쿠킹은 전 세계로 뻗어 나갔어요. SNS를 타고 국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160억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도달했고, 9천만명이 넘는 유니크 뷰어들이 패시브 쿠킹을 실천했죠. 바릴라뿐만 아니라 판자니(Panzani), 베네(Bennet), 가로팔로(Garofalo), 아녜시(Agnesi) 등 다른 파스타 브랜드에서도 패시브 쿠킹을 홍보했고요.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물론 취지가 좋은 캠페인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엄청난 파급력을 다 설명하기는 힘들어요. 여기에는 바릴라의 큰 그림이 있는데요. 바릴라는 애초에 이 캠페인을 기획할 때부터 바릴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화두이자 무브먼트를 만들고자 했어요. 그래서 아예 패시브 쿠킹을 홍보할 때 바릴라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파스타도 가능하니,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패시브 쿠킹을 해보라고 권했죠.


게다가 패시브 쿠킹의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패시브 쿠커(Passive cooker)’라는 도구도 개발했어요. 패시브 쿠커는 패시브 쿠킹을 정확한 과정과 타이밍에 따라 할 수 있도록 돕는 기기인데요. 냄비 뚜껑 위에 붙여 두고 스마트폰과 페어링하면 언제 파스타를 넣어야 하는지, 언제 불을 꺼야 하는지, 언제 파스타를 꺼내야 하는지 알려 주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패시브 쿠커를 오픈 소스로 개발했다는 거예요. 오픈 소스 파일을 바릴라 웹사이트에 업로드 해 누구나 패시브 쿠커를 제작할 수 있도록 허용했죠. 심지어 ‘지구를 위해 이 패시브 쿠커를 개선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어요. 패시브 쿠커를 독점해 수익을 노린 것이 아니라 패시브 쿠킹을 범 세계적인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에요.


바릴라의 패시브 쿠킹은 간단한 조리 방식의 변화로 경제적 효과는 물론 환경을 지켜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바릴라만의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광고 업계에 영감을 주었죠. 그 공헌을 인정 받아 얼마 전 발표된 2024년 ‘클리오 어워드(Clio Awards)’ PR, 환경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어요. 오늘은 바릴라처럼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지속가능성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실천하는 클리오 어워드 수상작들을 살펴 볼게요.



#1. 윈윈(win-win)하는 업계 생태계를 만든다


회사의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일은 ‘비용’일까요 ‘투자’일까요? 장기적으로 보면 물론 투자예요. 어떤 비즈니스든 환경과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도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발생하는 비용이 부담인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가 먼 미래를 위한 비용이 아니라, 당장 광고와 영업에서 효과를 낸다면 어떨까요?


2024 클리오 어워드의 여러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한 ‘하이네켄’의 ‘비어 파워(Beer Power)’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태양열 에너지를 활용해 업계에 선순환을 만들어 냈어요. 


맥주의 생명은 차가운 온도예요. 그래서 하이네켄 맥주를 취급하는 술집들은 맥주 전용 냉장고에 맥주를 늘 시원하게 칠링해 둬야 하죠.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어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전기료는 올라 바들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한 거예요. 특히 연중내내 더운 브라질에서는 그 피해가 더 심각했죠.


이에 하이네켄이 구원투수로 나서요. 전기세 때문에 고생하는 바들을 위해 전기를 공급하는 건데요. 그 방식이 창의적이에요. 먼저 하이네켄이 파트너십을 맺은 솔라 팜(Solar farm)으로부터 태양열 에너지를 도심의 전력망으로 옮겨요. 그리고 바들이 이 태양열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죠.




ⓒHeineken


이 전기를 사용하고 싶은 바들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신청만 하면 되는데요. 설치에 따른 비용이나 로열티도 없어요. 끊고 싶다면 언제든 끊을 수도 있고요. 이를 통해 바들은 최대 20%의 에너지 사용료를 절감할 수 있어요.


ⓒHeineken


한편 하이네켄이 이 비어 파워를 홍보하는 방식이 창의적이에요. 보통 무언가를 홍보할 때 옥외 광고판을 활용하는데, 이 옥외 광고판을 태양열 패널로 만들어 버린 거예요. 이 패널이 생산하는 태양열 에너지 또한 중앙의 전력망과 연결시켜 비어 파워에 참여한 바들이 전기로 사용할 수 있게 했고요. 광고 문구 또한 설명투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해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요.


ⓒHeineken


ⓒHeineken


맥주 업계에서 밸류 체인 상의 파트너들을 위한 행보를 보인 브랜드가 하나 더 있어요. 앤하이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의 ‘나티바(Nativa)’예요. 나티바는 콜롬비아 카리브 해 지역의 카사바를 이용해 만드는 맥주인데요. 문제는 2022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농부들이 490만 에이커 이상의 농작물들을 잃었다는 거였어요.


이에 나티바는 농작물을 보존하고 농부들이 안정적으로 경제적 수입을 얻을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했어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마시는 맥주병으로 강수량을 측정하는 우량계를 만든 거예요. 이름은 ‘나티바 미터(Nativa Meter)’. 평방미터당 강우량을 리터 또는 밀리리터로 표시하는 지표를 개발, 맥주병 라벨 뒷면에 강수량 수준에 따라 농작물에 이익인지 위험인지 알려 주는 가이드를 써 두었어요. 이를 보고 농부들은 언제 카사바를 심고 언제 수확해야 하는지를 결정해 더 효율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어요.




ⓒNativa


농부들이 경험에 의존해 강우량을 예측하는 것보다 더 정확한 것은 물론, 기존 우량계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해요. 단돈 24센트(약 300원)면 구입할 수 있어 부담도 없죠. 농부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강우량을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안정적인 카사바 수확인 가능하고, 나티바도 안정적으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카사바를 공급 받을 수 있어 모두에게 유리한 캠페인이었죠. 나티바 미터는 2024년 클리오 어워드에서 ‘창의적인 데이터 활용(Creative use of data)’ 부문, ‘특정 타깃 오디언스(Specific Target Audience)’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어요.



#2. 버리는 것에서 찾은 바라던 기회


업사이클링은 부산물, 폐자재와 같이 버려지는 것들을 새롭게 디자인해 가치 있는 물건으로 바꿔요. 폐품의 새로운 쓸모를 찾아 쓰레기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함이에요. 여기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하나 있어요. 업사이클링의 과정과 결과물이 모두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2024년 클리오 어워드에서도 버려지는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쓸모를 찾은 사례들이 있었어요. 그것도 영감이 되는 창의적인 방식으로요.


먼저 ‘창의적인 효과(Creative Effectiveness)’ 내 ‘여러 국가(Multi country)’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파인애플 가죽, ‘피냐텍스(Piñatex)’예요. 필리핀에서는 매해 250만톤의 파인애플이 생산돼요. 그런데 1톤의 파인애플이 생산될 때마다 3톤의 파인애플 잎이 버려진다고 해요. 버려진 잎이 썩는 과정에서 메탄 가스가 발생하고, 이는 이산화탄소보다도 20배 이상 해롭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에 세계 최대 파인애플 회사인 ‘돌(Dole)’과 파인애플 비건 가죽을 생산하는 ‘아나나스 아남(Ananas Anam)’이 나섰어요. 돌의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파인애플 잎에서 섬유를 추출해 식물성 대체 가죽인 피냐텍스를 만들기 시작한 거죠.


ⓒPiñatex


피냐텍스는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것은 물론, 기존 가죽과 비교했을 때 훨씬 친환경적이에요. 가공 과정에서 물을 사용하지 않고, 원료를 얻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토양이나 비료를 사용하지도 않고요. 게다가 다른 대체 식물성 가죽들이 대부분 플라스틱 베이스인 것과 대조적이죠. 제조 과정은 물론, 수명이 다하고도 다시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어 온전히 지속가능한 대체 가죽이라고 할 수 있어요. 피냐텍스는 휴고 보스, H&M, 나이키, 폴 스미스 등 내로라 하는 패션 브랜드들을 포함해 100개 이상의 브랜드에서 이미 사용 중이에요.


한편 커피 대기업 중 하나인 ‘네스프레소(Nespress)’의 사례도 있어요. 이번에는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커피 가루를 활용했어요. 매년 1천8백만 톤의 커피 가루가 버려지는데요. 네스프레소는 콜롬비아에 있는 네스프레소 재활용 공장에서 이 커피 찌꺼기를 콘크리트와 섞어 ‘커피 벽돌(The Coffee brick)’로 만들어요. 버려진 커피 가루가 내뿜는 메탄 가스를 줄이고, 동시에 건설 산업에서도 지속가능한 소재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효과를 내요.


ⓒNespresso


ⓒNespresso


네스프레소는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커피 찌꺼기 외에도 소비자, 심지어 스타벅스, 팀 홀튼, 던킨 도너츠 등 커피를 판매하는 경쟁업체들로부터 커피 찌꺼기를 보내 달라고 요청해요. 전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함이죠. 이렇게 모은 커피 찌꺼기는 벽돌로 재탄생하고, 이 벽돌들은 도움이 필요한 곳들에 쓰여요.


첫 번째 주요 프로젝트는 대부분의 네스프레소 커피 농부들의 고향인 콜롬비아에 집과 공공 인프라를 짓는 것이었어요. 줄리아 태풍으로 인해 약 5천 가구가 피해를 본 지역이었죠. 원료, 가공 과정, 결과물까지 지속가능성을 실천한 커피 벽돌은 2024년 클리오 어워드에서 학생 PR 내 환경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했어요.



#3. 경각심이 반이다, 행동을 촉발하는 시각화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환경에 관한 언어로 치환한다면, ‘경각심이 반이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2024년 클리오 어워드 수상작들 중에서도 환경에 대한 이슈를 창의적으로 시각화해,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프로젝트들이 있었어요. 크리에이티브에 영감을 얻고, 사태의 심각성에 정신이 번쩍 드는 사례들이에요.


먼저 ‘디자인’ 내 ‘데이터 시각화’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WWF 독일’의 ‘기후 리얼리즘(Climate Realism)’을 소개할게요. 우리 모두가 지구온난화가 문제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평균 기온이 몇 도가 올라갔다’ 등의 추상적인 숫자는 사람들에게 변화를 촉구하지 못하죠. 그래서 WWF 독일은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프레드릭 에드윈 등 거장들의 작품을 활용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기후 변화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어요.




기후 변화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몇 십 년 뒤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그림 8점 속 풍경이 어떻게 바뀔지를 보여준 것인데요. 각 그림이 그려진 지역의 데이터를 기후 시나리오와 결합하고, 각 화가들의 화풍으로 훈련된 AI 파이프라인에 입력했어요. 그러자 기후 변화에 따라 실제로 벌어질 삭막한 풍경이 거장들의 스타일로 펼쳐지죠. 거장들의 작품 속 풍경이 그림으로만 볼 수 있는 예술로 남을지, 현실에서도 감상할 수 있을지는 우리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거예요.


ⓒWWF


ⓒWWF


ⓒWWF


이 디지털 아트 피스들은 전시회, 디지털 빌보드 등을 통해 독일 전역에 전시되었어요. 사람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죠. 덕분에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전에 없던 관심과 심도 있는 논의, 행동 촉구 등을 이끌어 냈어요. 온도 변화를 나타내는 숫자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결과였죠.


이처럼 시각화는 직관적인 인지를 자극해요. 지구 온난화 만큼이나 전 세계적인 이슈인 ‘깨끗한 물 부족’ 문제에서도 창의적으로 경각심을 일깨운 사례가 있었는데요. 디자인 내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한 ‘드롭스토어(The Dropstore)’예요. 드롭스토어는 2023년 ‘UN 물 컨퍼런스’를 기념해 제작된 슈퍼마켓 제품 콜렉션이에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물이 부족한 세계’를 가정했다는 점이죠.


ⓒThe Dropstore


깨끗한 물이 부족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게 될까요? 마실 물뿐만 아니라, 농산물, 고기, 유제품 등도 귀해질 거예요. 아주 적은 양에도 가격이 치솟는 건 물론이고요. 드롭스토어의 제품들은 단순한 그래픽과 브랜딩으로 이런 위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했어요. 패키지를 투명하게 제작해 한 눈에 봐도 작은 용량을 눈으로 볼 수 있고, 커다란 텍스트로 말도 안 되게 높은 가격을 써 두었고요.


ⓒThe Dropstore


예를 들어 35g의 옥수수 조각가 129.9달러(약 17만6천원)인 식이에요. 심지어 그 옆에 ‘특별가!(Super offer!)’라고 쓰여 있기도 하죠. 19g의 치즈는 109달러(약 14만8천원)인 것도 모자라, ‘가족용(Family package)’라고 쓰여 있어요. 한입 거리도 안 되는 치즈를 가족들이 나눠 먹어야 하죠. 물이 부족해 밀을 제대로 재배할 수 없어 피자는 사라질 것이며, 피자 ‘맛’이 나는 알약 15g이 163달러(약 22만1천원)에 팔려요. 깨끗한 물이 부족한, 디스토피아적인 이 슈퍼마켓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The Dropstore


ⓒThe Dropstore


이런 슈퍼마켓에서 식료품 쇼핑을 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드롭스토어는 우리가 먹고 소비하는 모든 것에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착안, 사람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통해 더 와 닿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에요. 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물을 둘러싼 맥락을 통해 깨끗한 물의 소중함을 보여주고 있어요.



지속가능성을 광고하는 이유


클리오 어워드가 선정한 이 광고들은 작은 아아디어로 조금씩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이처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광고는 지속적인 흐름이 될 거예요. 글로벌 통합 정보 분석 기업인 닐슨은 자체적인 광고 인테리전스에 기반한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제품 및 제조 공정에서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면서 광고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밝혔어요.


과거에는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광고가 에너지, 교통 등 환경에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산업에 국한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산업을 막론하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광고 커뮤니케이션에 녹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죠. 실제로 닐슨이 2022년 초부터 2023년 5월 말까지 독일 광고 시장을 분석한 결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캠페인이 무려 1만8천개 이상이었다고 해요.


“생태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관행이 매우 중요해지면서, 기존 브랜드뿐만 아니라 틈새 산업에서도 지속가능성을 광고 전략에 통합하고 있습니다. 광고 인텔리전스 연구를 통해 이것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소비자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자 하는 기업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가 조만간 사라질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 더크 라인보테 전무, 닐슨 독일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은 브랜드가 고객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방식이에요. 이번 2024년 클리오 어워드에서 수상한 작품들에서도 선한 의지 너머 고객과 연결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어요. 미래에도 분야를 막론한 브랜드들이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광고 캠페인을 지속할 유인이기도 하고요.


더 중요한 건, 지속가능한 캠페인이 필요한 건 대단한 기술이나 대규모의 자본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 그리고 작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는 점이에요. 기획력만 있다면 시도해 볼만한 하죠. 클리오 어워드 수상작들에서 영감을 얻어 자기만의 지속가능한 캠페인 아이디어를 개발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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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Barilla, Passive Cooking, Clio Awards

Passive Cooking, Barilla

Heineken, Beer Power, Clio Awards

Ananas Anam + Dole, Pinatex, Clio Awards

Nespresso, The Coffee Brick, Clio Awards

WWF Germany, Climate Realism, Clio Awards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THE KINGDOM OF THE NETHERLANDS, THE DROPSTORE, Clio Aw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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