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 불여일'동', 결과를 바꾸는 체험형 설득의 힘

클리오 어워드 #1.이벤트

2023.12.18

세계 3대 광고제라고 불리는 대회가 있어요. 칸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어워드. 이 중에서 아직 한국에선 덜 주목받고 있지만, ‘광고계의 오스카’ 상이라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대회가 클리오 어워드예요. 1959년부터 시작했을 만큼 역사도 깊죠.


클리오 어워드의 목적은 광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 그래서 시장에 영감을 주고,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창의적인 광고나 캠페인을 수상해요. 2023년도 어김없이 다양한 작품을 선정했는데요. 클리오 어워드 CEO인 니콜 퍼셀(Nicole Purcell)은 총평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미디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추진하거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래 지향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등 대담한 아이디어가 세상의 작동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래서 시티호퍼스가 대담한 아이디어로 세상의 작동 방식을 바꾼다는 관점으로 수상작들을 정리해 봤어요. 어떤 수단으로 세상의 작동 방식을 바꿨는지에 초점을 맞춰 이벤트, 공간, 제품, 가상세계, SNS 등 5가지로 살펴보았죠. 그중에서 오늘 만나볼 수상작은 ‘이벤트’로 세상의 작동 방식을 바꾼 크리에이티브예요.


[클리오 어워드 #1.이벤트] 미리보기

 #1. 플라스틱을 낚아 바다를 지키다 - 글로벌 플라스틱 낚시 대회

 #2. 도시 하늘을 2000명의 노래방으로 만든 영화 트레일러 - 스타라오케

 #3. 애플을 해킹해 고객을 뺏어오다 - 핵 마켓

 소비자의 행동을 이끄는 힘은 체험에서 나온다




길에서 전화벨이 울립니다. 한 번도 울리지 않았던, 공중 전화벨이요. 지나가던 한 행인이 발길을 멈추고 머뭇거리다가, 이내 수화기를 듭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호주의 청소년 노숙 문제를 말하기 시작합니다. 알고 보니 기부 독려 전화였어요. 그제야 행인은 눈치챕니다. 전화 부스 옆에 젊은 노숙인이 앉아 있었단 걸요.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2022년, 호주의 청년 자선단체 화이트라이언이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 오길비와 함께 기획한 ‘The Loudest Call’ 캠페인이에요. 화이트라이언의 미션은 노숙 청소년들을 위한 기부기금을 마련하는 거였죠. 놀랍게도, 호주에는 46,000여명의 청년 노숙자가 있어요. 호주의 전체 노숙자 중 37%가 25세 이하의 청년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거리의 청년들을 못 본채 지나칠 거예요. 보고 싶거나 알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오길비는 호주 전역 15,391개의 공중전화로 동시에 전화를 걸었어요. 사람들이 거리의 노숙인은 무시할지라도, 공중전화 벨소리는 무시 못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 이벤트를 통해 화이트라이언에 72,000호주달러(약 6250만원)가 모금됐어요. 이처럼 화이트라이언의 캠페인은 ‘어떻게 해야 소비자가 진짜 행동하게 만드는지’ 알려주는 사례예요. 마냥 “청년 노숙인을 도와주세요”라는 말이 아닌, 직접 전화를 받는 ‘체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기부를 독려했죠. 그렇게 이 캠페인은 2023 클리오 어워드에서 골드를 수상했어요.



거리에서 울리는 공중전화를 받고 있는 사람들. 한 전화 당 평균 5호주달러가 기부됐다. ⓒwhitelion youth


2023년 클리오 어워드에서는 ‘The Loudest Call’ 말고도 체험형 설득을 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상을 받았어요. 그렇다면 이벤트란 뭘까요? 당첨되면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주는 댓글 이벤트도 이벤트라 볼 수 있는데요. 시티호퍼스는 ‘색다른 체험을 통해 변화를 만드는 캠페인’이라고 봤어요. 그러고는 이 기준을 클리오 어워드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살펴봤죠. 이번 클리오 어워드의 수상작들 중, 남다른 체험형 이벤트를 기획하고, 세상에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 사례들을 소개할게요.



#1. 플라스틱을 낚아 바다를 지키다 - 글로벌 플라스틱 낚시 대회

최근, 어부들이 바다에서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을 더 많이 낚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실제로 UN은 2021년 전 세계 해양 플라스틱이 1,700만톤에 달한다고 발표했어요. 2040년까지는 세 배까지 늘어날 거라고 예측했죠. 게다가 태평양에는 ‘쓰레기 섬’이 생겼을 정도인데요. 태평양에 플라스틱 쓰레기로만 만들어진 섬으로, 그 크기가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해요. 이처럼 해양 플라스틱은 심각한 환경 문제예요.


이 문제를 누구보다 앞서서 고민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멕시코의 맥주 브랜드 ‘코로나(Corona)’예요. 코로나는 2021년, 음료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 제로’가 됐어요. 플라스틱 없이 유리병에만 맥주를 담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그뿐 아니라 2022년까지 코로나는 68,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1,400회 넘게 바다 청소를 진행했어요. 코로나가 청소한 해변만 4,400만 평방미터가 넘어요.



ⓒCorona


그런데, 왜 환경 단체도 아니고 맥주 브랜드가 바다를 지키냐고요? 코로나의 글로벌 부사장 펠리페 암브라(Felipe Ambra)는 말했어요. 


“코로나의 뿌리는 바다와 해변을 보호하는 데에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천국’을 지키는 게 바로 코로나의 책임이죠.” 

-성명서에서


코로나가 바다에 집착하는 이유는 브랜드 포지션에 있어요. 1970년대 이후로 코로나는 ‘멕시코의 해변에서 태어난 라거 맥주’라는 브랜딩을 고수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코로나의 광고에는 늘 해변과 바다가 나오고, 해변 축제 ‘코로나 선셋’도 운영하고 있어요. 이처럼 브랜딩의 정수가 바다에 있으니, 브랜드 미션 역시 바다를 지키는 거예요. 


코로나의 해양 보호 활동 중 가장 독특한 이벤트가 있는데요. 바로, 바다에서 물고기 대신 플라스틱을 낚는 ‘플라스틱 낚시 토너먼트(Plastic Fishing Tournament)’! 코로나는 광고 에이전시 위 빌리버(We Believer)와 함께 2021년 처음으로 플라스틱 낚시 대회를 열었어요. 멕시코 마사틀란 해안에서 80명의 어부들이 참여했죠. 약 369kg의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잡은 대회 우승자는 상금으로 14,800페소(약 85만원)를 받았어요. 이 이벤트를 통해 마사틀란 해안에서는 하루 만에 2.9톤의 플라스틱이 제거됐죠.



코로나의 글로벌 플라스틱 낚시 토너먼트는 총 20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수거했다. ⓒCorona


코로나는 2022년, 플라스틱 낚시 대회를 전 세계로 확대해요. 3월 18일 세계 재활용의 날을 맞아 ‘글로벌 플라스틱 낚시 토너먼트’를 개최했죠. 대회는 멕시코, 중국, 브라질, 이스라엘, 콜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렸어요. 총 150명 이상의 지역 주민들이 15시간 동안 플라스틱 낚시 대회를 즐겼죠. 이 대회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20톤의 플라스틱이 청소됐대요.


바다를 청소한 건 물론이고, 포획한 플라스틱을 창의적으로 재탄생시켰어요. 멕시코에서는 이 쓰레기로 어부들을 위한 벤치를 만들고, 중국에서는 비치웨어를 만들었죠. 더 나아가 코로나는 대회에서 나온 플라스틱이 해안가 마을의 새로운 수입원이 되는 것도 꿈꾸고 있어요. 실제로 어부들에게 멕시코 최대 재활용 회사 멕시코 레시클라(Mexico Recicla)를 연결해줘서, 낚시한 플라스틱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왔고요.


코로나의 플라스틱 낚시 대회는 2023년 클리오 어워드에서 3개의 그랜드를 수상하며, ‘올해의 수상작’으로 뽑혔어요. 클리오 어워드뿐 아니라 2022 칸 라이언즈 수상, 2023 D&AD 광고제 수상 등 수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플라스틱 낚시 대회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좋은 예예요. ‘쓰레기를 낚아 경쟁한다’는 아이디어를 통해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을 개선했죠. 무엇보다 기업, 소비자, 지역 주민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었던 이벤트란 거예요. 코로나는 ‘낚시 대회’라는 이벤트를, 바다를 지키는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죠. 이를 통해 코로나의 브랜드 미션이 견고해진 건 물론이고요.



#2. 도시 하늘을 2000명의 노래방으로 만든 영화 트레일러 - 스타라오케

코로나가 ‘대회’라는 이벤트를 통해 환경 문제를 개선했다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떼창’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미디어 트레일러 방식을 제안했어요. 이탈리아 로마 하늘을 거대한 노래방 화면으로 바꿔서, 2000명의 시민들이 다 함께 ‘떼창’을 하는 하늘 콘서트장을 만들었죠. 하늘 콘서트의 이름은 ‘별’과 ‘가라오케’의 합성어인 ‘스타라오케’. 스타라오케한 마디로 스타라오케는 영화 트레일러예요. 보통 영화의 트레일러는 예고편 영상이 전부죠. 프라임 비디오에게 필요했던 것도 사실 2022년 4월 개봉한 영화 ‘만나서 반갑습니다(Laura Pausini—Piacere di conoscerti)’의 예고편 영상이었어요. 이탈리아의 유명 가수 라우라 파우지니(Laura Pausini)주연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약 파우지니가 1993년 음악 경연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가정해보는 내용이에요.



ⓒPrime Video


프라임 비디오는 영화 홍보를 위해 광고기획사 오길비에 의뢰했어요. 그런데 오길비는 익숙하고 재미없는 방식으로 영화를 홍보하고 싶지 않았어요. 늘 같은 방식으로 홍보되는 미디어 트레일러에 문제의식을 느낀 거죠.


“’이전에는 해본 적 없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마음을 울리고, 도전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

-Giuseppe Mastromatteo, 오길비 이탈리아 셰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clio muse)


우선 오길비는 팬덤 마케팅을 활용하기로 해요. 라우라 파우지니의 팬들이라면 그와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리라고 본 거죠. 마침, 영화의 공식 사운드 트랙인 ‘Scatola’가 막 발매한 뒤였어요. 오길비는 ‘팬들에게 파우지니의 노래를 부르게 하자’고 생각해요. 가수와 팬을 가장 끈끈하게 이을 수 있는 도구는 바로 ‘떼창’이잖아요.


그렇다면 가장 감동적인 ‘떼창’은 어떻게 탄생할까요? 퀸의 1985년 라이브에이드 무대를 생각해보세요. 72,000명 관중의 떼창이 도시를 울리는 듯했죠. 떼창은 이렇게 최대한 많은 사람이, 최대한 큰 소리로 함께 불러야 제맛이에요. 그래서 오길비는 아예 도시 자체를 노래방으로 만들기로 했어요. 로마의 콜로세움 고고학 공원 인근에 파우지니의 팬 2,000명을 초대해, 그들에게 마이크를 주고 노래를 따라부르게 했죠.



콜로세움 고고학 공원에 모여 노래를 부르는 팬들. ⓒPrime Video


그런데 이들이 합을 맞추게 한 방식이 독특해요. 컨셉이 ‘노래방’이잖아요. 오길비는 콜로세움 상공 100m 위에 드론 500개를 띄웠어요. 그러고는 드론이 실시간으로 노래 가사를 하늘 위에 적게 만들었어요. 폭 140m, 높이 65m에 달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 디스플레이였어요.


이를 위해 프랑스 드론 기술 회사 드로니소스(Dronisos), 아테크(Artech)와 협력했어요. 기술자, 안무가, 사운드 엔지니어가 똘똘 뭉쳐서 3주 동안 프로그래밍과 테스트 과정을 거쳤죠. 드론의 이동 공간을 계산하고, 음악과 가사의 완벽한 싱크를 위해 센티미터 단위로 계산을 조정해야 했고요.




로마 상공을 수놓은 드론 자막. ⓒPrime Video


오길비의 일명 ‘하늘 떼창’ 이벤트는 팬덤, 예술, 기술의 영역이 성공적으로 조합된 사례예요. 어떤 팬은 노래를 따라부르다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고, 하늘에 펼쳐진 경이로운 광경에 지나가던 행인들은 영상을 촬영했죠. 주인공 파우지니 역시 팬들의 선두에 서서 열창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이 트레일러를 통해 ‘만나서 반갑습니다’는 공개 당일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영화가 됐어요. 영화 공개 전에 OST ‘Scatola’는 700만번이나 스트리밍 됐고요. 압도적인 이벤트로, 새로운 트레일러 방식을 발명해낸 거예요.



#3. 애플을 해킹해 고객을 뺏어오다 - 핵 마켓

플라스틱 낚시 대회, 스타라오케 모두 뚜렷한 참여 타깃이 있었죠. 참여자들은 본인의 의사로 캠페인에 함께 했고요.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또 다른 클리오 어워드 골드 수상작 ‘핵 마켓(Hack Market)’은 특별해요. 참여자들이 자기도 모르는 새 이벤트에 참여했거든요. 타깃 역시 독특해요. 바로 ‘애플 스토어에서 제품을 구경 중인 애플의 잠재고객’! 핵 마켓을 전개한 ‘백 마켓(Back Market)’은 무려 애플의 잠재고객을 이벤트를 통해 뺏어왔어요. ‘해킹’이라는 이벤트를 통해서요.


백 마켓은 2014년에 프랑스에서 시작한 중고 전자제품 판매 온라인 마켓이에요. 세계 최대 규모의 리퍼브 제품 판매 마켓이죠. 리퍼브 제품이란 판매장에 전시됐거나, 소비자가 반품한 제품을 다시 고쳐 판매하는 제품이에요. 정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있어요. 백 마켓의 제품은 정가의 30~70% 가량 저렴해요.


백 마켓은 중고 기기를 판매하는 판매자, 그리고 구매자 사이에서 중개인 역할을 하는데요. 판매자가 믿을 만한 업체인지 조사하고 등급을 매기는 동시에, 구매자에게는 제품에 대한 보증을 하죠. 구매하고 1년 사이에 결함이 발견되면 무료 수리를 해주거나, 기기를 교환해주고요. 물론, 판매하는 전 제품들은 모두 기능 및 품질 테스트를 거치죠.




백 마켓은 리퍼브 제품을 판매한다. ⓒBack Market


그래봤자 중고 아니냐고요? 사실 백 마켓은 마냥 ‘싼 제품’을 팔기 위한 곳이 아니에요. 백 마켓의 진짜 미션은 리퍼브 제품 판매를 통해 ‘순환경제’를 만드는 거예요. 백 마켓의 진짜 문제의식은 전자기기 생산으로 인한 환경오염에서 출발했거든요. 백 마켓에 따르면, 매년 28억개 이상의 새로운 전자기기가 생산되면서, 8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해요. 그런데 리퍼브 제품을 구매할 시, 탄소발자국을 91%나 줄일 수 있대요.


백 마켓은 이 내용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광고 캠페인을 벌여요. 그 캠페인의 일환이 바로 광고 에이전시 마르셀(Marcel)과 함께 한 핵 마켓이죠. 때는 2022년 지구의 날(4월 22일), 파리, 베를린, 런던에 있는 6개의 애플 매장에서 신제품을 구경하고 있던 고객들은 이상한 ‘에어드롭’을 하나 받아요. 에어드롭을 승인하면 백 마켓의 페이지로 연결되죠. “빨리요! 보안요원이 안 보고 있어요! 더 싸고, 더 친환경적인 리퍼브 제품을 살 때예요.”라는 메시지와 함께요.



ⓒBack Market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핵 마켓 이벤트에 참여하게 된 애플 고객들은 어떤 반응이었을까요? 놀랍게도 5,200명의 고객이 실제로 백 마켓의 사이트에 접속했어요.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intent to purchase)은 27%나 증가했고요. 캠페인을 기획한 마르셀의 부국장 세바스티앙 조프레(Sebastien Jauffret)는 ‘숫자만을 강조해서는 사람들의 구매습관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죠.


“환경오염 수치 등의 숫자를 알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마음을 강하게 먹어도 이미 습관화된 행동과는 싸울 수도 없죠. 특히 신제품과 브랜드 제품을 즐기는 사람들은 구매 습관을 바꾸기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 과정에 있을 때, 제품에 대한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곳에서, 홍보 반향을 일으키고자 했습니다.”

-성명서에서


아무리 그래도 57억 달러(약 7조5000억원, 2022년 기준) 규모의 스타트업이, 애플을 상대로, 애플의 기술을 사용해 도전장을 내밀다니. 그래도 되는 걸까요? 백 마켓의 공동 창업자 비안니 보(Vianney Vaute)는 한 미디어 인터뷰에서 CEO 티보(Thibaud) 덕에 핵 마켓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어요.


“사실 저는 핵 마켓에 동의할 자신이 없었어요. 법적으로 문제는 없었지만, 굉장히 도발적이었죠. 하지만 CEO 티보는 달랐습니다. 티보는 늘 위험을 감수해요. 회사에서 가장 용감해야 하는 사람은 결국 그 브랜드의 책임자입니다. 그래야 위험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아이디어를 추진해 성장하려는 마음과 싸울 수 있습니다.” 

-The Challenger Project


티보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해요. ‘대담한 아이디어’는 다른 무엇보다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거죠.



소비자의 행동을 이끄는 힘은 체험에서 나온다

마르셀의 세바스티앙 조프레가 말했던 것처럼, 숫자와 지표만으로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어요. 그 어느 때보다 ‘체험형 설득’이 중요해졌죠. 가수들은 신곡을 내면 틱톡 챌린지를 가장 먼저 시작하고, 브랜드는 너나 할 거 없이 체험형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잖아요.



‘백업 우크라이나’는 휴대폰 앱을 통해 문화유산을 3D로 디지털화한다. ⓒPolycam x UNESCO


코로나, 프라임 미디어, 백 마켓의 사례 외에도 2023년 클리오 어워드 수상작들 중에는 창의적인 ‘이벤트’가 많았는데요. 또 다른 사례들도 살펴볼까요? 3D 기술 업체 폴리캠과 유니스코가 함께한 ‘백업 우크라이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문화유산을 지킬 수 있었던 캠페인이에요. 휴대폰에 자체 개발한 3D 스캔 앱을 다운로드 받고, 거리의 문화유산을 앱 내 카메라로 촬영해요. 촬영된 문화유산은 3D 형태로 디지털에 저장되죠. ‘백업 우크라이나’는 220만 우크라이나 시민의 휴대폰을 3D 스캐너로 활용해 전쟁으로 훼손됐거나, 훼손 될 뻔한 문화유산을 지킨 전국민적 캠페인이에요.



스키니 모바일은 ‘Phone It In’ 이벤트를 통해 2,560개의 광고 녹음 영상을 얻었다. ⓒSkinny


뉴질랜드의 통신사 스키니 모바일(Skinny mobile)은 대중이 직접 만드는 라디오 광고 이벤트 ‘Phone It In’을 통해, 광고 비용을 절약했어요. 방법은 간단해요. 수백 개의 광고 대본을 지역 신문, 테이크아웃 커피잔, 길거리 포스터 등으로 전국에 뿌렸어요. 대본을 본 사람들은 대본에 함께 적혀 있는 음성사서함 번호로 전화해, 자신의 목소리로 대본을 녹음했죠. 그 음성은 실제로 스키니의 라디오 광고가 됐어요. 이렇게 스키니는 유명 광고 모델이나 녹음 스튜디오에 들어가야 했을 광고 비용을 줄일 수 있었어요.


앞으로의 마케팅 과제 중 하나는 누가, 얼마나 더 색다른 이벤트를 기획하느냐에 있을 거예요. 체험이 주는 임팩트는 보다 강력해요. 그 강력함 속에서 소비자들은 갈수록 더 자극적이고 새로운 체험을 원하게 될 거예요. 과연 어떤 남다름의 소비자의 행동을 이끌어낼지, 어떤 이벤트가 세상을 변화시킬지,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체험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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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Hack Market, Clio awards

 The Loudest Call, Clio awards

 Corona Plastic Fishing Tournament, Clio awards

 Back Market 공식 홈페이지

 ‘Scaling our numbers is a revolutionary act’: Back Market co-founder Vianney Vaute, Jude Bliss, The Challenger Project

 THIS CAMPAIGN HACKED APPLE STORES TO PROMOTE REFURBISHED PHONES, Alexandra Jardine, AdAge

 Corona's Plastic Fishing Tournament: Was it award-winning for the right reasons?, Creative Moment

 CORONA CONTINUES COMMITMENT TO PROTECTING PARADISE BY HOSTING FIRST-EVER GLOBAL PLASTIC FISHING TOURNAMENT, PR Newswire

 Staraoke, Ads of the World

 Quando i droni fanno spettacolo, sono quelli di #Staraoke. Lo show di Prime Video e Ogilvy per la promozione del film Original ‘Laura Pausini: Piacere di conoscerti’, Youmark

 CORONA'S 'PLASTIC FISHING TOURNAMENT' GOES GLOBAL, Alexandra Jardine, AdAge

 Prime Video Used 500 Drones to Host Karaoke in the Sky, Amy Corr, Muse by Clio

 Homelessness & Young People - The Facts, Brisbane Youth Service

 Backup Ukraine, Clio awards

 Phone It In, Clio awards

 SKINNY CLEVERLY OUTSOURCES ITS RADIO ADS TO NEW ZEALANDERS IN NEW CAMPAIGN VIA COLENSO BBDO, CAMPAIGN BR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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