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지 득일지는 한 끗 차이, 소셜 미디어를 득으로 활용하는 법

클리오 어워드 #5.소셜 미디어

2023.12.22

세계 3대 광고제라고 불리는 대회가 있어요. 칸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어워드. 이 중에서 아직 한국에선 덜 주목받고 있지만, ‘광고계의 오스카’ 상이라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대회가 클리오 어워드예요. 1959년부터 시작했을 만큼 역사도 깊죠.


클리오 어워드의 목적은 광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 그래서 시장에 영감을 주고,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창의적인 광고나 캠페인을 수상해요. 2023년도 어김없이 다양한 작품을 선정했는데요. 클리오 어워드 CEO인 니콜 퍼셀(Nicole Purcell)은 총평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미디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추진하거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래 지향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등 대담한 아이디어가 세상의 작동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그래서 시티호퍼스가 대담한 아이디어로 세상의 작동 방식을 바꾼다는 관점으로 수상작들을 정리해 봤어요. 어떤 수단으로 세상의 작동 방식을 바꿨는지에 초점을 맞춰 이벤트, 공간, 제품, 가상세계, SNS 등 5가지로 살펴보았죠. 그중에서 오늘 만나볼 수상작은 ‘소셜 미디어’로 세상의 작동 방식을 바꾼 크리에이티브예요.


[클리오 어워드 #5.소셜 미디어] 미리보기

• #1. 후발 주자에서 ‘핑크 펭귄’이 된 배달앱 - 트렌딩 2 테이블

• #2. 당신의 피드를 해독하세요 - 톡식 인플루언스

• #3. 10살 꼬마가 광고계의 인플루언서가 된 사연 - 챗팟

• 독이냐 득이냐, 어떻게 활용할지는 선택의 문제




시간 순삭. 유튜브나 틱톡 등 SNS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시간이 훌쩍 지나 있어요. 알고리즘이 정교해지면서 맞춤형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해서죠. 알고리즘에 기반한 추천은 개인화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알고리즘 때문에 편협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어요.


그래서 알고리즘에 반항하는 불친절한 캠페인이 나타났어요. 심지어 데이터까지 활용해 고객들에게 평소의 취향과 ‘반대’되는 제품을 추천하는, ‘최초의 반개인화 캠페인’이에요. 이 캠페인은 알고리즘 세상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한 캠페인, ‘Unrecommended by the Algorithm’예요.



©Clioawards


이 캠페인은 ‘Free the culture’란 슬로건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의 리테일 브랜드 ‘FNAC’로부터 시작됐어요. FNAC에 따르면, 우리가 읽고, 보고, 듣는 것의 80%가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요. 나의 선택이 아닌, ‘알고리즘의 선택’일 수 있다는 거죠. FNAC는 고객들이 알고리즘의 거품으로 인해서, 선택의 자유와 문화적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현상이 지속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본 FNAC는 알고리즘과의 전투를 선포해요. 우선 기존의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것과 ‘반대’되는 것을 추천하는 디지털 배너를 개발했어요. 고객 프로필에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알고리즘 방식을 뒤집어 버렸고, 사람들이 좋아할 확률이 2%에 불과한 콘텐츠를 추천해 줬어요. 트위터에는 #UnrecommendedByAlgorithm 해시태그로 최근 사람들에게 많이 공유되는 콘텐츠와 정반대되는 콘텐츠를 함께 올렸죠. 고객들은 이 캠페인을 통해서 평소라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알고리즘 밖의 선택지들을 만나게 되는 거예요.



©Clioawards



©Clioawards


FNAC가 이 캠페인을 통해서 사회에 던지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하루가 다르게 정교해지는 알고리즘 세상 속에서 ‘완전한 해방’은 불가능하겠지만 알고리즘이 우리의 결정을 정의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자는 거예요. 결국 알고리즘도 인간을 위한 ‘도구’일 뿐, 주도권을 빼앗긴 채 압도당해서는 안 된다고 외치죠. FNAC의 진심이 통했는지, 이 캠페인은 2023 클리오 어워즈 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제 광고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아요.


오늘 만나볼 2023년 클리오 어워드 수상작은 SNS로 세상의 작동 방식을 변화시킨 사례들이에요. 알고리즘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SNS는 유용한 도구예요.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견하게 하거나,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는 역할을 하거나, 선한 영향력이 모이는 기부 창구가 되기도 하죠. 그렇다면 이런 도구를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는지 클리오 어워드 수상작을 통해 알아볼게요.



#1. 후발 주자에서 ‘핑크 펭귄’이 된 배달앱 - 트렌딩 2 테이블

요즘 뜨는 레시피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 앱부터 켤 거예요. 한 연구에 따르면, 요리 레시피를 찾을 때 소셜 미디어 앱을 사용하는 경우가 전체 2위를 차지한다고 해요. 숏폼 콘텐츠 시대를 연 틱톡에서는 ‘음식’과 관련된 해시태그가 2,680억 개 이상이 될 만큼, 소셜 미디어에서 ‘요리’ 카테고리의 영향력은 막강하죠. 


레시피의 종류도 다양해요. 초간단 요리부터, 건강 레시피, 특이한 조합의 레시피, 그리고 인기 레스토랑 메뉴를 해킹한 레시피까지. 실시간으로 새로운 레시피가 업로드되고, 변형되고, 확장돼요. 사용자들도 레시피 영상을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아요. #FoodTok #TikTokMadeMeTryIt 해시태그를 사용하며 직접 이 흐름에 동참하고, 퍼트리죠. 요리 경험이 하나의 ‘놀이’가 되는 거예요. 이런 현상은 방구석 셰프, 푸드 인플루언서, 스타 셰프들도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소셜 미디어로 뛰어들게 했는데, ‘푸드 트렌드를 알고 싶다면 틱톡에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Voila


레시피 콘텐츠가 이렇게 급격하게 바이럴 되기 시작한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였어요. 2021년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주방에서 요리하는 인구수가 급격히 늘었어요. 사람들은 집에서 시간을 보낼 ‘놀잇거리’가 필요했고, 그게 바로 요리였던 거죠. 하지만 엔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온라인상에서의 요리 놀이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어요.


이런 트렌드는 자연스럽게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어요. 소셜 미디어가 식품 트렌드를 주도하게 되면서,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더 이상 단순한 콘텐츠 소비자가 아닌,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잠재 고객이 된 거죠. 실제로 소셜 미디어상에서 화제가 된 음식이나 식재료 주문이 급증하고, 품절 대란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거든요.


이런 소셜 미디어 푸드 트렌드를 영리하게 활용해서, 배달앱 계의 ‘핑크 펭귄’이 된 사례가 있어요. 바로 ‘Voilà’의 ‘트렌딩 2 테이블(Trending 2 Table)’ 서비스예요. Voilà는 캐나다의 온라인 식료품 배달 플랫폼으로, 신선한 식료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직접 배송까지 해주는 서비스 모델을 가지고 있어요. 마치 우리에게 익숙한 ‘쿠팡’이나 ‘마켓컬리’처럼요.


하지만 문제가 있었어요. 이런 비슷한 서비스가 이미 시장에 많다는 거예요. 더구나 자체적으로 대형 체인에 유통, 배송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죠. 이미 식료품 배달 업계는 포화 상태였어요.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Voilà는 핑크 펭귄이 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해결의 실마리 소셜 미디어 안에서 찾았어요.


Voilà는 소셜 미디어 안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해요. 보통 요리를 하는 나이대는 30대 이상의 여성일 것 같지만, 소셜 미디어 안에서 푸드 트렌드를 주도하는 건 ‘Z세대’ 라는거예요. 틱톡의 조사에 의하면, #FoodTok 해시태그 사용자 중 65% 이상이 18~24세였어요. Z세대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었는데, 이 세대는 콘텐츠를 소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경험’해 보고, ‘참여’하길 원했죠.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어요. ‘바이럴의 시작점’이 되는 세대인 거예요.


Voilà는 차별화의 해답이 여기 있다고 생각하고, 소셜 미디어 안에서 일어나는 바이럴 현상을 배달 주문으로 전환시킬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획기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게 되는데, 바로 클리오 어워드에서 수상의 쾌거를 이룬 트렌딩 2 테이블이에요. 서비스의 이름 그대로, 고객들은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유행하는 레시피의 재료를 집으로 받아볼 수 있어요.



©Voila



©Voila



©Voila


트렌딩 2 테이블은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을 똑똑하게 활용한 서비스예요.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소셜 미디어 속 트렌드를 예측하고 반응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수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Voila는 ‘트렌드 인덱스’라는 자체적인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만들어서 레시피 트렌드를 예측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수집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갔어요.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문 셰프들과 푸드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서 다양한 오리지널 레시피 콘텐츠도 제공했고요. 식재료를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요리 ‘경험’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된 거죠.


이러한 노력은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져요. 기존 대비 광고 클릭률(CTR)이 200% 증가하고, 자사 주문율은 8배 증가했어요. 신규 사용자는 11배나 늘었고요. TikTok 캐나다는 트렌딩 2 테이블을 ‘궁극의 #FoodTok 경험’이라고 표현했죠. 이처럼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어요. 그리고 사용자들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기존 업계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죠.



#2. 당신의 피드를 해독하세요 - 톡식 인플루언스

2004년부터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꾸준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뷰티 브랜드 ‘도브(Dove)’. 이번엔 #Detoxyourfeed 라는 해시태그를 들고 나왔어요. 당신의 피드를 해독하라니, 무슨 의미일까요? 


의미심장한 키워드와 함께, ‘톡식 인플루언스(Toxic Influence)’라는 다큐멘터리 필름도 공개했어요. 4분 남짓한 영상에서 각기 다른 10대 여학생과 엄마가 함께 등장하고, 이들은 ‘소셜 미디어’에 대한 대화를 나눠요. 소셜 미디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대부분 긍정적인 대답을 하죠. 한 여학생은 “소셜미디어의 인플루언서들에게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을 해요.


그런데 영상은 이후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돼요. 모녀 앞에 있는 커다란 화면에서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소셜 미디어 속 미용 관련 콘텐츠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해로운지 과소평가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보이더니 반전이 시작되죠.


화면 속에는 딥페이크 기술로 구현된 엄마들의 모습이 나오고, “보톡스를 맞기에 어린 나이란 없어요.”, “날씬해지는 건 절대 끝이 없어요.” 등의 말을 쏟아내기 시작해요.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하는 말들이죠. 좀 전까지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던 엄마와 딸들은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해요. 충격을 받은 건 영상 속 엄마와 딸 만은 아니었는지, 이 영상은 2023년 클리오 어워즈 외에 많은 광고제에서 수상하며 화제성을 입증했어요.



©Dove


도브는 왜 딥페이크 기술까지 사용하면서 이런 충격적인 영상을 만들었을까요? 그 이유는 소셜 미디어 피드 속 유해한 정보가 10대 아이들의 정서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 심각성을 알려야 했기 때문이에요.


도브의 연구에 의하면, 어린이 10명 중 9명이 소셜 미디어 속 유해한 미용 관련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고 해요. 콘텐츠 안에는 ‘보여지는’ 아름다움을 위한 정보들이 넘쳐나는데, 검증되지 않은 민간 요법이나 다이어트 식품, 미용 시술을 권하는 내용도 많아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정신 건강은 물론이고, 섭식 장애나 자해 등 신체 건강에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죠.



©Dove



©Dove


도브는 캠페인 필름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며 일관된 목소리를 내요. 소셜 미디어로 파생된 부정적인 현실을 정면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틱톡과 협력하여 #Detoxyourfeed 해시태그 챌린지를 진행했고, 한 쇼핑몰에는 5,000개의 주사기가 꽂힌 대형 광고판을 설치해서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죠. 그뿐 아니라 정신과 의사 및 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자존감 키트’를 공동 개발해서, 부모님과 아이들이 일상에서도 #DetoxYourFeed를 할 수 있도록 워크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


이 캠페인은 효과가 있었을까요? 10대들이 소셜 미디어를 안보게 될리는 없을텐데 말이죠. 그럼에도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도브 캠페인을 본 한 고객의 말을 들어볼게요.


“도브의 캠페인은 비록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이 항상 존재하지는 않더라도 10대들이 사회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도브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긴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문제를 알아야 해결을 할 수 있듯이,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세상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시작점이 될 거예요. 20년 가까이 ‘진짜 아름다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안해 온 도브. 2024년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진짜 아름다움을 전할까요?



#3. 10살 꼬마가 광고계의 인플루언서가 된 사연 - 챗팟

인도에 조금 특별한 인플루언서가 있어요. ‘챗팟(Chatpat)’이라는 어린이인데요, 인스타그램 팔로우는 1.4만명 정도인데, 이미 인도 굴지의 기업들과 여러 편의 광고를 찍었어요. 계속해서 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고요. 인플루언서라고 하기엔 팔로워수가 많아보이지 않는데 무엇이 그를 특별하게 하는 걸까요? 


챗팟은 사실 인도의 비영리 단체 ‘SOS Children's Villages India(이하 SOS)’를 대표하는 얼굴이에요. 인도에는 버려지거나 고아가 된 아이들이 4천만 명이 넘는데 그 문제가 심각해요. 빈곤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져서 인도 정부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 됐어요. 그래서 탄생하게 된 비영리 단체가 SOS예요. 오고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집을 제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주는 곳이죠.


하지만 SOS도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매년 필요한 비용은 증가하는 반면에, 자금 상황은 한계가 뻔히 보였어요. 일반적인 기부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하지 않았죠. 더 크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기부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이런 상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기부처는 규모가 있는 ‘기업’이었죠. 그래서 SOS는 대담하게 목표 타깃을 바꾸고, 그들을 겨냥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돼요. 미래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기부금 모델’이죠. 얼마나 특별한지 이런 평가도 있어요. 


“이 캠페인은 부자에게 기부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거리의 10세 소년을 활용합니다. 이것은 당신이 한 푼도 주기도 전에 무언가를 주는 세계 유일의 기부 캠페인임이 틀림없습니다.”

- FCB India의 크리에이티브 Swati Bhattacharya


그렇다면 SOS는 어떻게 기업에게 기부금을 내도록 하는 걸까요? SOS는 기업들에게 특별한 광고를 찍어주겠다고 말해요. 그대신 기업들의 마케팅 예산 중 일부를 기부로 전환하라고 설득했죠. 그리고 광고 속 주인공은 10살의 거리에서 온 인도 어린이 챗팟이었어요.



©Clioawards


챗팟의 광고가 특별한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요. 첫 번째로는 인도 국민들이라면 모두가 알만한 추억의 광고를 ‘리메이크’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거예요. ‘국민 광고’라고 불리는 상징적인 광고를 챗팟만의 방식으로 재치있게 재현했는데, 이 방식도 창의적이에요. 모든 광고에는 챗팟과 그의 친구들 ‘갱(Gang)’이 조연으로 등장하고, 배경은 언제나 그들이 사는 동네의 길거리예요. 소품 또한 일상적인 것들로 채웠어요. 집에 있는 흰 수건, 바구니, 냄비까지, 어린 아이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거죠. 


두 번째는 광고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인데,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잘 활용했어요. 기업들이 반응할 수 밖에 없도록 리메이크 한 광고의 브랜드와 브랜드 안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태그해서 업로드했어요. 직접 ‘문을 두드리고’ 반응하게 만든거죠. 그리고 영상 말미에는 챗팟이 기업에게 기부를 독려하면서 마무리가 돼요.



©Clioawards



©Clioawards


챗팟이 올린 광고 영상의 반응은 뜨거웠어요. 영상에 하나둘씩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이 이 영상을 퍼트리기 시작했어요. 리메이크한 광고의 브랜드를 함께 태그하면서요. 이러한 현상은 저절로 인도의 기업들 마케팅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고, 수많은 인도 기업에서 자신의 기업의 광고를 만들어 달라는 러브콜이 이어졌어요. 한순간에 ‘기부계의 인플루언서’가 되었죠. 


이 새로운 형태의 기부금 모델은 기업과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임팩트를 남겼을까요? 리메이크 광고 영상으로 인해 브랜드 언급량이 278% 증가했다는 수치가 나왔고, 기업 기부금은 전년 대비 61.5% 증가했어요. 개인 기부도 51% 증가했고요. 


또한 챗팟의 소셜 미디어에는 리메이크 광고 영상 말고도 꾸준히 업로드되는 영상이 있어요. ‘스트리트 위즈덤(Street Wisdom)’이란 영상이죠. 이 영상에서 우리는 10살의 어린이에게서 삶의 지혜가 담긴 조언을 듣게 돼요. 그리고 우리 사회에 ‘선한 임팩트’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알게 되죠. 


챗팟의 캠페인 사례는 우리에게 강한 여운을 남겨요. 10살의 꼬마 인플루언서가 퍼트리고 있는 임팩트가 사회에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 우리는 앞으로 이 현상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들거든요.



독이냐 득이냐, 어떻게 활용할지는 선택의 문제

트렌딩 2 테이블은 소셜 미디어 유저를 콘텐츠 소비자가 아니라 잠재 고객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았어요. 파도처럼 밀려드는 레시피 콘텐츠의 속에서 휩쓸리거나 파묻히기보다 흐름을 읽고 파도를 탄 거예요. 그렇게 트렌드 리포트와 연계 서비스를 만들어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득을 봤죠.


도브는 무심코 지나쳤던 혹은 인지하지 못했던 소셜 미디어의 독에 대해 조명을 비추고 수면 위로 끌어올렸어요. 해결책을 제시한 건 아니지만 문제의식을 부각시키며, 도브가 그동안 일관성 있게 말해왔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메시지를 이어갔죠. 브랜딩에 득이 된 건 물론이고요.


비영리 단체 SOS와 챗팟은 바이럴과 태그라는 소셜 미디어의 특성을 영리하게 활용했어요. 기부금을 받기 위해 후원금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대신 패러디 광고로 담당자들을 불러 들였죠. 소셜 미디어가 아니었다면 할 수 없는 방식으로요.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이 들어오면서 역시 득을 얻었어요.


모든 도구에는 독과 득이 공존해요. 그중에서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는 우리의 선택이죠. 소셜 미디어도 마찬가지예요. 클리오 어워드에서 수상한 사례들처럼 소셜 미디어의 독을 줄이거나 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적절하게 활용하면 소셜 미디어의 쓸모가 더 커지지 않을까요?




시티호퍼스 놓치지 않고 받아보기(클릭)




Reference

 Unrecommended by algorithm homepage

 Voilà Trending 2 Table , Clio awards

 Voila Trending 2 Table, FCB Canada

 Voila Trending 2 Table, Strateg Awards 2023 winner

 How TikTok is changing the food & drink industry, extreme

 TikTok is Becoming a Food Industry Influencer, VICTORIA CAMPISI

 Toxic Influence, Clio awards

 #DetoxYourFeed - Branding expert Andy Rice picks the Dove campaign as his advertising hero of the week on The Money Show.

 #DetoxYourFeed from toxic beauty standards, dove

 A NEW STUDY FROM THE DOVE SELF-ESTEEM PROJECT FINDS 1 IN 2 GIRLS SAY TOXIC BEAUTY ADVICE ON SOCIAL MEDIA CAUSES LOW SELF-ESTEEM, dove

 SOS Children's Villages Chatpat , Clio awards

 SOS CHILDREN'S VILLAGES INDIA CHATPAT, Fcb 150

 Pink Penguin, Bill Bishop

나머지 스토리가 궁금하신가요?

시티호퍼스 멤버십을 시작하고
모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