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에 어느 제품을 선택하시겠어요? 100만원짜리 전자제품을 사는데 A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고장이나 파손에 따른 보증기간이 없고, B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무상 수리를 1년간 보증해주죠. 근데 둘의 가격이 같아요. A에 대한 찐팬이 아닌 이상,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면 B에서 사겠죠?
이번엔 조건을 살짝 달리해 볼게요. A보다 B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가가 10%가량 높아요. 근데 만약 전자제품이 고객 부주의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수리비가 제품값의 50%가 넘어요. 이러면 둘 중에 어느 곳에서 사시겠어요? 머릿속이 복잡해 질 거예요. 당장은 A가 싸지만 고장이나 파손을 고려하면 B가 낫죠. 결국 사고날 확률을 얼마로 보는지가 선택의 관건이에요.
이처럼 보증기간은 디자인, 제품 사양, 가격 등처럼 전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구매 결정에 숨은 영향을 미쳐요. ‘익스텐드’는 이점을 파고 들었어요. 어떻게냐고요?
익스텐드 미리보기
• #1. 고객: 마음의 안정을 보증합니다
• #2. 판매자: 추가적인 수익을 보증합니다
• #3. 익스텐드: 전에 없던 혁신을 보증합니다
• 업의 본질까지 보증하겠다는 진심
사고가 안 난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아이폰을 살 때 망설여지는 순간입니다. 이번에 아이폰을 구매하면 2년은 넘게 쓸 거 같은데, 애플케어가 보증 서비스를 해주는 기간은 1년밖에 안돼요. 그것도 고객 과실이 아니라 기계적인 결함이 확인되었을 때 무상 수리나 교체를 해주죠. 그렇다면 1년이 지난 후에 혹은 자기 과실에 의해 아이폰이 망가지면요? 영락없이 수리비 전체를 물어야 하죠.
이렇게 걱정이 앞선다면 ‘애플케어 플러스’를 신청할 수 있어요. 애플케어 플러스는 애플에서 제공하는 보증 서비스로, 추가 비용을 내면 보증 기간을 늘릴 수 있어요. 높은 가격에 선뜻 추가하기가 어렵지만, 일단 가입하면 한결 마음이 놓여요. 보증 기간도 길어지고, 보증의 범위도 넓어지니까요.
예를 들어볼게요.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면서, 149,000을 더 내면 제한 보증 기간은 2년으로 늘어나요. 고객 과실로 파손이 될 경우에도 2년 동안 2번의 파손에 대해서는 정해진 금액만 내면 수리를 받을 수 있죠. 가입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면 수리비 차이가 선명해요. 기타 손상이 발생했을 때 애플케어 플러스를 가입한 경우 5만원, 가입하지 않았다면 15배가 넘는 77만원을 내야해요. 수리비가 제품 정가의 절반이 넘고, 사고가 안 난다는 보장도 없으니 가입할 이유가 있어요. 상위 모델이거나, 맥북 등 더 고가의 제품일수록 애플케어 플러스의 효과도 커지죠.
©Apple
애플케어 플러스는 애플 입장에서도 이득이에요. 전체 제품 수익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애플케어 플러스에서 나오는 수익은 2021년 기준 약 2.9%으로 추정되요. 실제 애플케어 플러스를 보상금으로 지급된 비용의 비율은 0.9%고요. 다시 말해 2.0%는 애플케어 플러스를 가입했지만 실제로 이용하지 않아 생긴 애플의 추가 수익인 셈이죠.
애플뿐만이 아니에요. 여러 기업이 보증 연장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죠. 소비자에게는 심리적인 안정을, 기업에게는 추가적인 수익을 주는 등 이해관계자의 혜택이 분명하기 때문에 보증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어요. 미국에서만 무려 6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증 시스템의 복잡성과 아날로그적인 의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분야기도 하죠. 이때 등장한 것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익스텐드(Extend)’예요.
'모든 제품을 위한 애플케어 (Applecare for Everything)'
익스텐드의 이름과 슬로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추가 비용을 내고 제품의 보증 기간을 연장하거나 제품 파손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을 판매하는 서비스에요. 가전 제품뿐만 아니라. 보석, 악세서리, 가구, 기계 부품 등 카테고리를 넘나들며 서비스를 제공하죠. 그래서 슬로건 처럼 모든 제품들을 위한 애플 케어가 되고 싶어해요.
2019년에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불과 2년만에 300만개의 상품을 판매했고, 누적 투자금액 3억2천만 달러 (4,300억원)을 기록하면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에요. 그 이유는 분명해요. 익스텐드를 이용하는 고객도, 판매자도 심지어 익스텐드까지 모두에게 이득이기 때문이죠.
#1. 고객: 마음의 안정을 보증합니다
제품 보증(Product protection)은 일반적으로 보증 기간 내에 제품의 결함이 확인된 경우 무상으로 교환 받거나, 고객의 실수인 경우 정해진 금액으로 수리받을 수 있는 권리예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제품의 보증기간은 사용기간에 비해 짧아요. 7년 정도 사용하는 냉장고의 보증 기간은 1년에 불과하고 LED TV는 평균 수명이 10년이지만 보증 기간은 3년이 안되죠. 그렇다면 보증기간 이후엔 그냥 비용을 감수해야 하나요? 고장날 확률은 그 이후가 더 높은데 말이죠.
©Extend
그래서 고객들은 같은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더 긴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제품을 선호해요. 설령 고장이 나지 않더라도 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거든요. 같은 이유로 보증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구매할 확률이 더욱 높아져요. 연구에 따르면 보증기간 연장 옵션이 있는 브랜드를 선택할 확률은 옵션이 없는 제품을 선택할 확률보다 47%가 높아요.
익스텐드는 이 점을 파고 들었어요. 바로 제품 보증기간을 늘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익스텐드와 연동이 되어 있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은 클릭 몇번만으로 1년, 2년, 5년 등 원하는 만큼의 보증기간을 추가할 수 있어요. 이 보증기간은 제품의 기본 보증이 끝남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적용이 되고요.
©Extend
보증해주는 분야도 제한이 없어요. 자동차(Auto), 가구(Furniture), 보석(Jewerly) 등 다양한 산업군과 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커버하고 있어요. 그 중에는 주방용품 기기인 쉬 라 테이블(Sur La Table), 음향기기 업체인 하만(Harman), 실내 운동 플랫폼 펠로톤(Peloton) 등 큰 업체들도 함께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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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절차도 편리하지만, 청구 절차는 더욱 편리해요. 보통의 경우 제품이 파손되면 보증서와 영수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구매 이력을 증빙해야 하죠. 거기에다가 여러번 판매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요. 판매자마다 시스템이 다르기에 만약 여러 제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각 판매자에게 따로따로 연락을 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요.
익스텐드에서는 이 모든 과정이 필요 없어요. 익스텐드 시스템이 연동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를 했다면, 어떠한 사이트에서 무슨 제품을 샀더라도 익스텐드 홈페이지에서 일괄적으로 관리 할 수 있으니 이리저리 연락할 필요도 없죠. 영수증이나 보증서가 없어도 괜찮아요. 구매후 이메일로 오는 계약번호만 가지고 있으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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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도 고객 친화적이에요. 고객들은 판매자와 직접 이야기할 필요 없이, 익스텐드 홈페이지에서 채팅을 하기만 하면 되요. 익스텐드에서는 ‘케일리 Kaley’라는 이름의 챗봇을 운영하는데, 여기에 ‘보증 상품’, ‘보증 번호’, ‘요청 사유’ 등을 채팅하듯이 입력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접수 할 수 있어요. 접수가 완료되면 익스텐드의 CS팀이 처리하여 결과만을 고객에게 알려주죠.
챗봇 시스템 덕분에 고객의 요청 중 98%는 45초 이내에 접수가 되어 처리가 진행돼요. 이처럼 제품 보증기간을 늘릴 수 있으니 익스텐드를 쓸 이유가 생기고, 편리해진 클레임 절차를 한번만 경험해보면 익스텐드의 매력에 빠져서 안쓸 이유가 없어지죠.
#2. 판매자: 추가적인 수익을 보증합니다
판매자인 온라인 쇼핑몰에게는 어떠한 이득이 있을까요? 익스텐드는 판매자에게 2가지 다른 형태의 수익을 제공해요. 제품의 구매 전환율을 높여 판매 수익을 높여주고, 보증 연장 플랜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제공하죠.
고객은 보증 연장 플랜을 실제로 추가하지 않더라도 플랜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갖게 되요. 아마존에서 40달러 짜리 백팩과 같은 제품에도 보증 연장 플랜을 넣는 이유예요. 5만원짜리 상품을 구매할 때 추가금을 내며 보증 기간을 늘리지는 않겠지만, 보증 연장 플랜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져 구매할 확률이 높아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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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 보드(Boogie Board)는 어른과 아이를 위한 전자 그림판을 판매하는 브랜드인데 익스텐드를 연동하고 구매전환율이 29%까지 상승했어요. 보석을 판매하는 마이 트리오 링스(My Trio Rings)도 연동 후 11% 가량 높아졌고요. 익스텐드 API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평균 2%의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하니 연동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심지어 연동은 무료예요.
무료 연동에, 연동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이 증가하니 쓸 이유가 충분한데, 여기에다가 익스텐드는 쐐기를 박아요. 보증 연장 플랜 판매 금액의 일부를 판매자와 함께 수익 배분하니까요. 제품 판매로 인한 수익도 증가하는데, 옵션 상품에서 나오는 수익까지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죠.
추가율(Attach Rate)은 상품을 구매하면서 추가 옵션을 구매하는 비율이에요. 익스텐드 서비스의 추가율은 평균 10%에서 많게는 20%까지도 올라가죠. 다시 말해 10명이 구매를 하면 1명 혹은 2명이 보증 연장 옵션을 구매한다고 볼 수 있고, 판매자는 이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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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제품과 상황에 맞게 보증 옵션을 설정할 수도 있어요. 보증기간은 물론이고, 연장 비용, 보증이 커버하는 범위 등 플랜을 디테일하게 설정하여 고객의 만족과 판매자의 이득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죠. 여기에다가 익스텐드의 기술이 결합돼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수 많은 케이스 스터디와 데이터를 분석한 후 판매자에게 최적의 상품을 추천해줘요. 고객뿐만 아니라 판매자 입장에서도 쓰지 않을 이유를 찾기가 어려워요.
#3. 익스텐드: 전에 없던 혁신을 보증합니다
물론 익스텐드가 나오기 전에도 제품 보증을 연장해주는 서비스는 있었어요. 하지만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용과 복잡성 때문에 일부 대기업에서만 가능했죠. 아마존, 애플, 코스트코, 베스트 바이 등 시스템이 갖춰진 상위 1%의 대형 업체에서만 가능한 서비스였어요. 물론 이들은 보증 연장 플랜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었고요.
작은 업체들도 보증 연장 프로그램이 주는 혜택을 알기에 도입을 원했으나, 시스템도 복잡했고 구축하는 비용이 커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익스텐드는 이 소외받던 99%의 업체에 눈을 돌렸어요. 기술을 이용해 시스템 사용을 간편하게 만들고, 비용을 최소화해 누구나 보증 연장 플랜을 도입할 수 있게 한 것이죠.
덕분에 익스텐드는 2019년에 0이었던 수익이 2021년에 3천만 달러(약 415억원)로 증가했어요. 익스텐드를 이용하고 있는 업체의 수도 800개가 넘고 5백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죠. 심지어 1%의 기존 업체들도 기존의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벗어나 현대화된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 익스텐드를 찾을 정도예요. 하지만 이는 익스텐드가 꿈꾸는 혁신의 일부에 불과해요.
“회사와 고객과의 관계는 판매를 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판매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죠.” (The relationship between an eCommerce company and customers doesn’t end with the sale) - PRNewswire 인터뷰 중
익스텐드의 대표 우드로우 H 레빈(Woodrow H Levin)의 말처럼 익스텐드는 궁극적으로 제품 보증과 관련된 모든 일련의 과정을 혁신하고,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에요. 그 첫 단계로 고객들이 가장 불편함을 느낀다고 생각한 보증 연장 및 청구에서 시작한 것이죠.
물론 혁신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아요. 고객은 버튼 몇개만 클릭하는 것만으로 편하게 청구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구현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거든요. 보험사, 고객, 판매자 등 이해관계자도 다양하고 계약, 시스템, CS 등 신경 써야 하는 업무의 범위도 넓죠.
©Extend
그런데 익스텐드는 보증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내부적으로 소화해요. 경쟁사들의 경우 일부 영역을 커버하지 못하는 반면, 익스텐드는 계약, 언더라이팅 등 보험의 전문영역뿐만 아니라 API, 플랫폼 개발 등 개발의 전문영역 등을 넘나들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어요. 2019년에는 세계 최대의 보험 중개사 AON의 계열사인 어피니티 보험사(Affinity Insurance Services)로부터 보증과 관련된 자산 등을 구매해 운신의 폭을 넓혀가죠.
2022년에는 심지어 택배 보증 서비스(Shipping Protection)를 시작해요. 기존의 제품 보증 서비스가 제품 자체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거라면, 택배 보증 서비스는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까지 책임져주는 서비스예요. 고객의 택배가 없어지거나, 파손되거나 혹은 도둑 맞았을 때를 대비한 프로그램이죠. 무려 50%의 고객이 가입하는 등 반응이 뜨거워요.
업의 본질까지 보증하겠다는 진심
2022년에 익스텐드는 또 한 발자국 앞서가요. 이미 만들어진 보증 상품을 연결해주는 것에서 나아가 보증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죠. 미국 내 50개 주에서 보증 상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이 자격으로, 익스텐드는 보증 연장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최초의 기업이 되었어요.
단순히 최초라는 타이틀을 위해 자격을 획득한 것은 아니에요. 덕분에 고객과 판매자에게 딱 맞는 보험 상품을 팔 수 있게 되었죠. 기존 보험사들은 수익성, 리스크 등의 이유로 일정 범위를 벗어난 상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판매하는 것에도 보수적이에요. 그러나 이제 익스텐드는 틀에 박힌 상품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에서, 창의적인 커버리지를 가진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된 거예요.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쉬워졌어요. 외부 보험 업체를 끼고 진행을 해야 했던 이전과 달리 자체적으로 보험 상품을 승인하고, 계약을 진행할 수 있으니 판매자들이 더 빠르게 보증 플랜을 팔 수 있게 되었죠. 시장 변화에 맞게 플랜을 변경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덤이고요.
이처럼 익스텐드는 그동안 혁신이 더디던 보증 시장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켰어요. 고객에게는 구매의 편리함을 제공하고, 판매자에게는 새로운 수익을 제시했죠. 익스텐드는 이들이 제품을 판매하고 구매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해 나가는 거고요. 전에 없던 보증을 판매하는 익스텐드의 미래가 보장되는 이유예요.
Reference
• 애플 홈페이지
• Apple's Product Warranties & AppleCare, Warranty Week
• How Extended Warranties Can Boost Retail Sales This Holiday Season, Mulberry
• Fintech Startup Raises $16 Million, Buys Assets From Aon Affiliate To Administer Extended Warran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