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없는 산업에 브랜드를, 의료진들의 룰루레몬

피그스

2024.06.04

간호사, 의사들이 입는 수술복이 힙해질 수 있을까요? 샌프란시스코에는 의료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그 어떤 패션 브랜드보다 트렌디하게 여겨지는 스크럽 의료복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피그스예요.


피그스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중 하나예요. 2013년 설립돼, 2021년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했죠.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한 기업 중 최초로 여성 창업가 두 명이 운영하는 기업이에요. 2023년 연매출은 무려 약 7,500억원. 2023년 12월 31일 기준 활성 고객 수는 260만명에 달해요.


아니, 의료복 시장이라고 하면 틈새시장을 노린 것 같은데 고객이 이렇게 많다고요? 공동 창업자 트리나 스피어는 이렇게 말해요. 이 시장이 틈새라고 생각하는 시선은, 세상에 얼마나 많은 의료진이 있는지 간과하는 거라고요. 피그스는 의료복이라는 생소한 아이템으로 어떻게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자 트렌디한 패션 브랜드가 됐을까요? 


피그스 미리보기

• #1. 응급실 주차장에서 좌판 깔고 시작한 사업 

• #2. 이들을 편안하게만 만들면, 260만 명의 마케터가 생긴다 

• #3. 회사의 사명은 ‘봉사하는 자’를 축복하는 것 

• 브랜딩과 선한 영향력을 두루 갖추다




2024년 파리 올림픽과 2028년 로스앤젤러스 올림픽에서, 미국 국가대표팀 의료진들은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됩니다. 미국 국기에서 영감을 받아, 흰색 배경에 빨간색 마크와 파란색 글씨가 들어간 디자인이에요. 25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입게 될 이 유니폼. 샌프란시스코의 잘 나가는 스타트업이 만들었습니다.


주인공은 ‘피그스(FIGS)’. ‘무화과’라는 이름 뜻을 가진 이 브랜드는 의료진들이 입는 스크럽 의료복을 만드는 곳이에요. 2013년, 헤더 해슨과 트리나 스피어 두 명의 여성 창업가가 만들었죠. 2021년 5월, 피그스는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약 45억 7000만 달러(약 6조 2900억원) 가치로 평가 받으며 상장했습니다.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회사 중, 최초로 두 여성 창업가가 운영하는 회사가 됐죠.


그리고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 국가대표팀 의료진의 유니폼까지 만들게 됐어요. 성장세와 더불어 국가 공인을 받은 브랜드가 된 셈입니다. 이 유니폼은 오는 7월부터 일반인에게도 판매될 예정이에요. 그와 동시에 축하 행사를 통해서 360도 옴니채널 캠페인을 시작할 거라죠. 국가대표팀 의료진의 역할도 알리고, 피그스의 미션도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예요.


이 협업을 두고 미국 올림픽 및 패럴림픽 위원회(USOPC)의 최고 의료 책임자 조나단 핀노프는 말했어요.


“우리는 경기장 안팎에서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들을 지원합니다. 무대 뒤에서 쉬지 않고 일하는 놀라운 의료진들을 존중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피그스와 이런 관계를 맺게 되어 기쁩니다.”


그의 말대로, 피그스의 사명은 ‘의료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들을 축복하는 것’이에요. 브랜드의 시작과 행보는 모두 이 미션 하나로 이루어져 있어요.


ⓒF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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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응급실 주차장에서 좌판 깔고 시작한 사업


피그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생각한 사람은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헤더 해슨(Heather Hasson)이에요. 해슨의 시작은 친구를 위한 의료복을 맞춤 제작한 것이었어요. 그는 10년 전, 간호사 친구와 만나 커피를 마시고 있었어요. 그런데 친구의 수술복이 불편해 보였죠. 품은 너무 크고, 등은 파여 있고, 꺼칠꺼칠해 보였어요. 해슨은 친구에게 “이 옷이 최선이냐”고 물었고,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실제로 판매 중인 의료복을 찾아보니, 친구의 말이 맞았어요. 그때까지 출시되어 온 의료복은 모두 불편해 보였죠. 그 누구도 기성 제품을 바꾸려는 시도는 하고 있지 않았고요. 해슨은 친구에게 말해요. “내가 널 위한 스크럽을 제작해줄게.” 마침 해슨은 이탈리아에서 핸드백 브랜드를 매각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해슨이 친구를 위해 스크럽을 만들자, 그의 고향인 LA에 소문이 퍼졌어요. 동료 의료진들이 ‘내 것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왔죠. 해슨에게는 ‘스크럽 소녀(scrubs girl)’라는 별명이 붙었고요. 해슨은 사업가의 감각으로, 시장이 새로운 스크럽을 원한다고 느꼈어요. 그 길로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던 트리나 스피어(Trina Spear)에게 연락해 사업 아이디어를 말했죠.


“사람들은 왜 운동선수에게 그토록 집중하는 걸까요? 룰루레몬, 나이키, 아이다스는 운동선수가 더 나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성능 좋은 옷을 만듭니다. 하지만 생명을 구하는 의료 전문가에게 집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헤더 해슨, 포브스에서


그렇게 두 사람은 오직 두 사람의 사비로 사업을 시작합니다. 둘은 발로 뛰었어요. 병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의사나 간호사들이 교대하는 시간인 오전 7시나 오후 7시에 주로 출몰했어요. 의료진들에게 커피를 사주며 그들이 만든 스크럽을 홍보하기도 했죠. 4개월 만에 초기 물량 15,000개가 매진되었어요. 


피그스는 승승장구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지인들로부터 200만 달러(약 27억 5700만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2014년에는 300만 달러(약 41억 3500만원)의 시드 라운드를 진행했어요. 2016년에는 룰루레몬이 지원하는 벤처 캐피털 펀드 Campfire의 주도로 시리즈 A 라운드를 추진해 500만 달러(약 69억원)를 모금했죠. 2017년에는 레전더리 픽쳐스(Legendary Pictures)의 창립자이자 유명 투자가인 토마스 툴이 6,500만 달러(약 896억원)를 투자하며 대주주가 됐어요. 이 외에도 윌 스미스, 전 룰루레몬 CEO인 크리스틴 데이 등 투자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 중 하나가 됐어요.


병원 주차장에서 카드 리더기를 긁던 작은 스크럽 브랜드는 이제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한 최초의 여성 공동 창업자에 의한 회사, 매출 7500억원(2023년 기준)의 대기업이 됐어요. 어떻게 이 성공이 가능했냐고 묻자, 해슨은 답했어요.


“어떤 기업가도 ‘이 회사는 성공적인 회사가 될 거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다만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지, 이 세상을 내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지 고민했죠. 의료 전문가는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사람들이지만, 더 나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는 장비며 옷이 없습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직접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새벽 2시, 3시에도 주문할 수 있어야 하죠. 그들은 일하러 가려면 유니폼이 필요합니다.”

-헤더 해슨, [dot.LA](http://dot.LA) 에서


상장을 하며 진행한 인터뷰에서, 피그스는 말했어요. “브랜드가 없는 시장을 브랜드화했다”고요. 시장은 피그스가 틈새시장을 잘 노렸다고 말하죠. 하지만 이들은 스크럽 시장이 틈새시장이 아니었다고, 다만 우리만큼 유니폼의 쓸모를 잘 이해하는 곳이 없었을 뿐이라고 말해요.


“우리는 이를 틈새시장으로 보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 전문가가 얼마나 많은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시장을 틈새시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의료복 시장은 미국에서 120억 달러(약 16조 5000억원) 규모의 산업입니다. 전세계적으로 790억 달러(약 108조 9000억원)에 달하고, 미국의 시장 점유율은 2%나 되죠.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유니폼 산업 전체가 망가졌다고 느꼈을 뿐입니다.”

-트리나 스피어, dot.LA


ⓒFIGS



#2. 이들을 편하게만 만들면, 260만명의 마케터가 생긴다


피그스는 정확히 의료복의 어떤 것들을 바꾸었을까요? 첫 번째는 당연히 제품, 두 번째는 판매 방식, 그리고 세 번째는 마케팅 방식이에요. 제품은 기능적으로, 판매 방식은 의료 종사자 친화적으로, 그리고 마케팅은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직업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식으로 바꾸었죠.


우선, 이들 제품이 어떻게 다른지 먼저 살펴볼게요. 피그스의 스크럽은 4방향으로 신축성을 갖고 있는 독점 원단을 활용해요. 냄새와 박테리아를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향균 기능이 있죠. 또, 주름 방지 기능과 얼룩 방지 기능이 있고요. 옷의 솔기는 인치당 15바늘을 사용해 견고함을 더했어요. 기존의 스크럽은 보통 5~8바늘이 다였죠.


기능뿐 아니라 스타일 면에서도 달라요. 기존의 스크럽은 남성용 여성용이 구분되어 있긴 하지만, 실루엣은 똑같고 사이즈만 다를 뿐이에요. 하지만 피그스는 다양한 신체를 지지하기 위한 디자인을 만들었어요. 꽉 조이는 고무줄 대신 요가 허리 밴드가 허리를 고정하고, 반지나 액세서리를 따로 보관해야 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포켓을 기존보다 많이 넣었어요.


실제로 피그스의 스크럽은 의료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요. ‘한 번 피그스로 갈아타면 절대 돌아오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생겨날 정도죠. 실제로 피그스를 사용해 본 의료진들은 ‘피그스가 조금 더 비싼 데에는 그 가치가 있다. 이는 우리가 16시간 이상을 직장에서 보낼 때 편안함에 대한 투자다’라고 평가해요.


기능이 향상된 만큼, 피그스의 스크럽이 기존 스크럽에 비해 프리미엄이긴 해요. 아마존에서 스크럽 탑과 스크럽 팬츠를 각각 약 20달러에 구할 수 있는 반면, 피그스의 스크럽은 탑은 30달러 대, 바지는 40달러 대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은 제품력을 못 이긴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어요. 피그스의 소비자 중 12%는 학생일 뿐더러, 고객의 3분의 2는 평균 의료 전문가 수입보다 적은 연간 10만 달러(1억 3700만원)를 벌거든요.


ⓒF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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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다음으로는 판매 방식을 바꿨어요. 피그스는 모든 제품을 24시간 오픈되어 있는 자사 홈페이지로 판매해요. 오프라인 매장은 로스앤젤러스의 웨스트필드 센트리 시티 몰(Westfield Century City Mall)에 한 군데 있고요.


피그스가 D2C(Direct to consumer)를 지향하고, 이게 통한 이유가 있어요. 미국 의료진의 85%는 병원에서 제공해주는 유니폼을 입는 게 아니라, 스스로 유니폼을 구입해 입어요. 하지만 기존의 모든 스크럽은 제조사가 소매업체를 통해 판매를 했죠. 때문에 새벽까지 일을 하는 의료진들은 시간을 내서 새로운 스크럽을 사기 불편할 때가 많았어요.


그뿐 아니라 제조사는 소비자를 직접 만날 일조차 없었어요. 스크럽 제조사와 의료진들 사이에 거리감이 느껴지는 건 당연했죠. 


“우리는 브랜드가 없는 산업을 브랜드화했습니다. 기존 회사들이 실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고객의 이름조차 모릅니다. 소매업체가 고객과 만나죠. 산업이 근본적으로 망가졌고, 우리는 그 구조를 고쳤습니다.”

-트리나 스피어, [dot.LA](http://dot.LA) 에서


D2C로 고객을 만나는 것은 커뮤니티 형성으로 이어져요. 사업 초기, 직접 병원 주차장에서 의료진을 만났던 그때의 신조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죠. 피그스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기보다, 의료진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더 힘써요. 피그스가 의료진들을 ‘진짜’ 지지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하죠.


예를 들어, 지난 2024년 5월에는 전국에서 모인 의료진 16명과 함께 국회의사당을 찾았어요. 백악관을 포함해 28개의 의회 및 상원의원실을 통해, 의료계의 현실이 어떻고, 의료계 지원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법령이 통과돼야 하는지 의료 종사자들이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죠.


그리고 5월 6일, 미국 간호사의 날에는 9명의 의료진들을 모아 현장에서 서로의 에피소드를 나누고, 피자 파티를 열었어요. 이들은 뉴욕 증권 거래소 연단에 서서, 간호사 주간을 알리는 종을 울리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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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구글 디지털 마케팅에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 확보 비용을 61% 줄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나이키, 룰루레몬, 나이키가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식처럼, 올바른 방식으로 브랜드를 구축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알고리즘을 알아내는 게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제품을 사랑하고 브랜드를 사랑하도록 했죠. 지금껏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를 타깃한 D2C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의 코드를 어떻게 파악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여겨져 왔어요. 


아니요, 실제로는 직업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실제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사람들이 다시 찾는 제품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이 가장 어려운 방법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해낸 일입니다.”

-트리나 스피어, [dot.LA](http://dot.LA) 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한 피그스. 실제로 피그스의 신규 고객은 60% 이상이 입소문으로 유입된다고 해요. 회사 수익의 약 70%는 단골 고객으로부터 발생하고요. 2023년 12월 31일 기준 활성 고객의 수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260만 명. 이 260만 명이 피그스의 든든한 고객이자, 마케터가 되는 거죠.



#3. 회사의 사명은 ‘봉사하는 자’를 축복하는 것


피그스의 또 다른 중요한 사업은 ‘기부’와 ‘봉사’예요. 피그스는 지금껏 전 세계 의료 전문가에게 50만 개 이상의 스크럽 세트를 기부했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피해를 입은 미국 병원에 3만 개 세트의 수술복을 기부했고요.


특히, 해슨이 케냐를 방문했을 때 의료진이 더러운 티셔츠와 청바지만을 입고 치료하는 모습을 보고, 10년 넘게 케냐 의료진들을 지원해오고 있어요. 2024년 3월, 피그스는 케냐와의 10년 인연을 축하하는 ‘익스트림(Extremes)’ 캠페인을 열었죠. 케냐에서 여성들에게 바이크 운전을 가르치고, 여성 택시 기사를 지원하는 보다 걸스(Boda Girls)와 협력했어요.


피그스는 케냐에 50만 달러(약 6억 9000만원) 이상을 기부해왔어요. 그리고 케냐 우크왈라에 새로운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지었죠. 소외된 지역의 50만 명에게 필수적인 치료를 제공하기도 했고요. 이 외에도 병원의 전산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소아과 병동을 도색하고, 환자의 가정을 방문하는 등 여러 활동을 진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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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명은 현대 의료 전문가를 위한, 기술적으로 진보된 의류와 제품을 만들어 의료 산업에 혁명을 일으키는 겁니다. 우리는 의료 경험을 완전히 변화시켜, 이 중요한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의료진)에게 힘을 실어주고 축하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트리나 스피어, 포브스


익스트림은 피그스가 2024년 1월 말부터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이기도 해요. 다양한 분야에 있는 의료진들이 모두 착용할 수 있는 ‘익스트림’ 라인 제품을 출시하면서 진행한 캠페인이에요. 이 캠페인을 통해 케냐의 여성 드라이버들을 포함해 모터 스포츠 의료진, 야생동물 수의사, 응급 의학 의사 등 다양한 직군의 의료진들을 스포트라이트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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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스의 의료 지원은 계속 이어져요. 2024년 4월에는 비영리 의료 단체 브라이트 아일랜드 아웃리치(Bright Island Outreach)와 제휴해, 9명의 치과 전문의 팀과 함께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갔어요. 그들과 팝업 치과 병원을 열고, 4일 동안 120여 명의 환자들에게 치아 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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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스가 이렇게 의료 지원 사업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주요 사업이 ‘영향력’이기 때문이에요. 그 영향력이 의료 공급자를 넘어 의료 소비자까지 가 닿아서, 모든 의료 업계가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인 거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영향력으로 돌아옵니다. 특히 우리가 훌륭한 인간이라고 부르는 의료 전문가 커뮤니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우리의 핵심 사업은 본질적으로 영향력입니다. 


우리는 의료 전문가가 보기에 좋고, 기분이 좋으면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제품을 만듭니다. 디지털 기반 D2C 플랫폼을 사용해 제품을 원활하게 제공하고요. 또, 의료 전문가들의 놀라운 공헌을 강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들을 기념합니다. 우리가 만든 커뮤니티를 통해 그들을 하나로 모으죠. 이 중 어느 것도 이전에 존재했던 그림이 아닙니다.”

-트리나 스피어, 포브스에서



브랜딩과 선한 영향력을 두루 갖추다


그렇다고 피그스가 선의의 활동에만 초점을 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에요. 피그스는 뉴발란스, 크록스, 스타워즈 같은 유수의 브랜드들과 협업하는 트렌디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죠.


뉴발란스와의 콜라보레이션은 2019년 시작됐어요. 이는 운동화 브랜드가 의료복 브랜드와 협업한 첫 사례였죠. 피그스 X 뉴발란스 컬렉션은 16시간 이상을 바삐 움직이며 근무해야 하는 의료진들, 혹은 레지던트나 의대생들을 위해 가볍고 튼튼하게 제작됐어요. 특히 574S는 반사 디테일, 방수 기능과 향상된 지지력 등을 위해 혁신적인 프레쉬 폼(Fresh Foam) 미드솔로 이루어져 있죠.


ⓒFIGS


2022년에는 크록스가 나섰어요. 원래 크록스는 간호사들의 필수 신발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2020년 3월부터 코로나19 팬데믹에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크록스는 약 100만 켤레의 신발을 기부해왔죠. 그리고 2022년 5월, 간호사 주간을 맞아 이번에는 피그스와 협업해 미국 전역 간호사들에게 크록스 신발 1만 켤레와 피그스 스크럽 1만 벌을 기부했어요.


스타워즈, 디즈니 등 각종 IP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제품도 꾸준히 출시 중이에요. 스타워즈와 믹키 마우스 문양이 들어가 있는 의료복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면서, 의료복으로도 개성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죠. 


ⓒF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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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피그스와 협업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하나일 거예요. 의료 업계를 바꾸는 피그스의 선한 영향력에, 자신들 브랜드 역시 동참하고자 하는 거죠. ‘의료 종사자들을 축복하겠다’는 피그스의 미션 하나가, 피그스를 트렌디한 위치까지 끌어올렸고요.


이로써 피그스는 패셔너블한 브랜딩과 선한 영향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어요.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연매출 7.9% 상승, 순이익 4.1% 증가라는, 지표적으로도 좋은 성장률을 꾸준히 기록 중이에요. 이제 미국 스크럽 업계에서 피그스의 시장 점유율은 10%대를 웃돌아요.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피그스의 의지대로 의료 업계가 더 밝아질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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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FIGS 공식 홈페이지

How Figs Became The Lululemon Of The $79 Billion Healthcare Apparel Market, Forbes

FIGS, the start-up disrupting the 60 billion dollars medicalapparel market, Fashion United

Figs makes innovative, durable scrubs that are popular with medical workers — here's how the brand is giving back to the healthcare community right now, Business Insider

FIGS Scrubs Review By Real Nurses - Men's And Women's Scrubs, nurse.org

Mission Critical? With Coronavirus Pandemic, Scrubs Maker Figs Steps Up Efforts To Spiff Up The Hospital Ward, Forbes

FIGS’s Success Story One of Vision, Dedication by Female Co-Founders, Yahoo! finance

How FIGS Is Making Vital Care More Accessible To Professionals And Patients Alike, Forbes

This Woman Entrepreneur Liquidated Her 401(k) to Co-Found Her Company. Now, It's Bringing in $100 Million., Entrepreneur.

Meet the Startup Backed by Will Smith That Is Trying to Make Ugly Doctors Scrubs Cool, TheStreet

'We've Branded an Unbranded Industry': FIGS Co-CEOs Trina Spear and Heather Hasson on Their Epic IPO, Dot.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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