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계의 에어비앤비가 재정의하는 힙한 캠핑

힙캠프

2022.09.05

캠핑은 불편함을 전제에 깔고 있어요. 자연 속으로 들어가서 숙식을 하는 거니까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해야할 일도 많아요. 텐트를 쳐야 하고, 요리를 위한 불도 직접 피워야 하고, 물도 아껴써야 하고, 더위와 추위를 피하기도 어렵고, 화장실도 멀리 다녀야 해요. 호텔이나 리조트 대비 불편한 게 당연하죠.


그렇지만 이러한 불편함을 가지고 캠핑족이 불만을 갖진 않아요. 그게 캠핑이니까요. 불편함보다 자연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황홀함이 더 크니 기꺼이 감수하죠. 정작 캠핑족들을 힘들게 한 건 따로 있었어요. 캠핑 그 자체가 아니라 캠핑장을 찾고, 주변의 부대 시설이나 즐길거리 관련 정보를 얻는게 어려웠죠. 힙캠프가 등장하기 전까지는요.


힙캠프의 창업자 알리사 라바시오는 자신이 캠핑을 하며 겪었던 불편함을 없애고자 힙캠프를 만들었어요. 캠핑 수요가 넘쳐 나는데도 불구하고 정보가 파편적으로 존재하고, 심지어 만성적으로 캠핑장 부족 현상까지 겪고 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힙캠프는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힙캠프 미리보기

• 캠핑의 미래가 밝은 이유, MZ의 여행

 캠핑은 야영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다

 캠핑계의 에어비앤비가 되다

 더 많은 캠퍼를 위한 더 큰 세상으로의 캠핑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캠핑.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레는 일이에요. 운이 좋다면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거나 월식을 맞이할 수도 있겠죠. 밤하늘 아래 캠핑만으로도 좋지만, 희귀한 자연 현상을 관측하는 건 그날의 캠핑을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어 줄 거예요.


이런 동화같은 일을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만들고 싶다면 참고할 만한 가이드가 있어요. 바로 힙캠프(Hipcamp)가 준비한 ‘2022년 별 관측 가이드 및 달력(2022 Stargazing Guide and Astronomical Calendar)’이에요. 2022년 한 해 동안 언제 어떤 현상을 밤하늘에서 관측할 수 있는 정리해 둔 자료예요.


어떤 날짜에 슈퍼문, 별똥별, 초승달 등을 관측할 수 있는지뿐만 아니라, 특정 날짜에 볼 수 있는 별자리와 행성에 대한 정보를 월별로 정리해 두었어요. 9월 9일에는 보름달을, 10월 8~9일에는 드라코니드 유성을, 11월 8일에는 월식을 볼 수 있다는 식이에요.



ⓒHipcamp


별 관측 가이드를 읽고 나면 한 번도 캠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지금 당장 날짜에 맞춰 캠핑을 떠나고 싶어질 지 몰라요. 캠핑 생각에 마음이 일렁일 때 쯤, 가이드 중간 중간에 눈에 띄는 버튼이 있어요. 10월 8~9일의 유성 일정 바로 밑에는 ‘유성우 주말을 위한 힙캠프 찾기(Find a Hipcamp for the meteor shower weekend)’, 11월 8일 월식 일정 아래에는 ‘월식을 위한 힙캠프 찾기(Find a Hipcamp for the lunar eclipse)’ 등과 같은 버튼이죠.



ⓒHipcamp


버튼을 누르면 캠핑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라도 읽은 듯, 해당 날짜에 원하는 밤하늘을 볼 수 있는 캠핑 장소들을 큐레이션해서 보여줘요. 힙캠프는 캠핑 관련 숙박 및 액티비티 플랫폼으로, 캠핑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캠핑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자극해요.


힙캠프는 이름처럼 ‘힙한 캠핑’을 꿈꾸며 출발했어요. 힙하다는 표현은 단순히 트렌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캠핑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반적인 불편함을 해소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즐겁게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뜻해요. 캠핑 라이프를 제안하는 힙캠프의 방식에서 힙하다는 것의 진의를 더 잘 알 수 있죠.



캠핑의 미래가 밝은 이유, MZ의 여행

‘케언 컨설팅 그룹(Cairn Consulting Group)’이 매해 발간하는 ‘북미 캠핑 리포트(North America Camping Report)’에 따르면 이 리포트를 발간한 첫 해인 2014년 이래로 캠핑 인구는 꾸준히 증가했어요. 북미 가정의 약 67%가 한 해에 1번 이상 캠핑을 하고, 한 해에 3번 이상 캠핑을 하는 인구도 지속적으로 늘어났죠. 캠핑 인구와 빈도 모두 증가해 캠핑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해요.


미국은 천혜의 자연 환경 덕분에 캠핑을 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세대를 막론하고 캠핑을 즐겨요. 여행이 주춤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MZ세대들이 꾸준히 캠핑 시장으로 유입되었죠. 특히 캠핑을 하는 밀레니얼 세대 중 무려 44%가 평생 캠핑을 즐길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어요.



ⓒHipcamp


이처럼 미국의 캠핑 시장은 환경이나 트렌드 측면에서 전망이 밝아요. 하지만 캠핑의 인기와는 별개로 캠핑을 즐기기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았어요. 여러 캠핑장의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없었고, 캠핑장의 설비, 주변 즐길거리 등 캠핑장에 대한 정보도 정확하지 않았죠. 2013년에 힙캠프가 등장하기 전까지는요.


힙캠프의 창업자 알리사 라바시오(Alyssa Ravasio)는 자신이 캠핑을 하며 겪었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힙캠프를 만들었어요. 캠핑 수요가 넘쳐 나는데도 불구하고 정보가 파편적으로 존재하고, 심지어 만성적으로 캠핑장이 부족한 문제까지 겪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힙캠프는 미국 전역에 있는 캠핑장들의 정보를 한 데 모으고, 사람들이 바로 캠핑장을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어요. 현재는 3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힙캠프를 이용하고 있으며, 약 40만 개의 캠핑장이 힙캠프에 등록되어 있어요.



캠핑은 야영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다

캠핑은 자연 속에서 텐트를 치고 숙식을 하는 거예요. ‘숙식’은 자고 먹는 것이니, 라이프스타일과 연결될 수 밖에요. 그렇기 때문에 같은 캠핑이라도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즐기는 방법도 형태도 다양해요. 그리고 각각의 차이는 캠핑의 구성 요소인 숙박, 식사, 액티비티, 자연 등의 함수로 결정되죠.


먼저 캠핑의 형태부터 볼까요. 캠핑장에서 텐트를 직접 치는 캠핑, 텐트부터 웬만한 캠핑 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 글램핑, 숲 속 산장(Lodge)에서 숙박하는 캠핑, RV 차량에서 하는 캠핑 등 종류가 많아요. 여기에 반려동물이 있는지, 액티비티로는 낚시, 수영, 하이킹 등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호수, 해변, 농장, 숲 등 주변 환경으로는 어떤 자연을 선호하는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에요.



ⓒHipcamp



ⓒHipcamp


힙캠프는 캠핑 정보가 흩어져 있는 것도 문제지만, 사람마다 다른 캠핑 스타일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도 큰 불편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힙캠프는 캠핑장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요소들을 분류해 고객의 니즈에 따라 검색을 할 수 있게 했어요. 가격, 주차, 어메니티, 액티비티, 자연 환경 등 대분류 아래에 있는 세부 항목들 중 원하는 요소들을 선택하면 조건에 맞는 캠핑장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죠.



힙캠프에서 캠핑장 검색 시 검색 결과에 적용할 수 있는 필터들이에요. ⓒHipcamp


힙캠프는 검색의 필터 기능으로 캠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고, ‘저널(Journal)’로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요. 힙캠프의 저널은 힙캠프에서 발행하는 캠핑 관련 콘텐츠로, ‘초보자를 위한 RV를 렌트하는 가장 좋은 방법’, ‘불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모닥불 대안들’, ‘스포티파이 유저들이 뽑은 베스트 캠프 파이어 노래 100가지’ 등 캠핑을 각자의 취향과 조건에 맞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주제를 잘도 뽑아서 콘텐츠로 발행해요.


힙캠프의 저널은 캠핑뿐만 아니라 캠핑 시 유용한 요리 레시피를 공유하기도 해요. ‘별빛 아래서 보낼 밤을 위한 최고의 캠핑 칵테일 레시피’, ‘캠핑 아침 식사 아이디어 5가지: 계란 에디션’, ‘캠프 파이어 애플 파이 만드는 방법’ 등 캠퍼라면 꼭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은 레시피들이 가득해요. 단순히 캠핑장의 조건 뿐만 아니라, 캠핑의 경험이 더 즐거울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들이에요.



캠핑계의 에어비앤비가 되다

힙캠프 창업 당시 미국의 캠핑장 대부분은 정부 소유로, 이 캠핑장에 대한 정보 및 예약 권한은 몇몇 민간 기업이 과점하고 있었어요. 힙캠프는 정부가 소유한 캠핑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가져와, 기존에는 흩어져 있던 캠핑장 실시간 예약 정보를 힙캠프로 모았어요.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어요. 좋은 공공 캠핑장은 한정되어 있었고, 그런 캠핑장들은 이미 몇 달치 예약이 꽉 차 있었죠. 캠핑 인구는 점점 늘어가는데, 사람들을 수용할 양질의 캠핑장이 부족했던 거예요. 그래서 힙캠프는 사유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캠핑장을 개발하기로 해요.


2015년, 힙캠프는 ‘사유지 공유 프로그램(Land-sharing program)’을 런칭했어요. 기존에는 캠핑장으로 기능하고 있던 부지들을 캠핑장으로 등록해서 사람들이 예약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사유지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캠핑장이 아닌 다른 목적의, 혹은 유휴 사유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호스트로 등록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한 거죠.



ⓒHipcamp


예를 들어 볼게요. 사과 농장에는 사과밭뿐만 아니라 오두막, 유휴 부지 등이 있을 거예요. 이런 경우 이 농장의 주인은 힙캠프에 호스트로 등록할 수 있어요. 농장주는 유휴 시설을 힙캠프에 등록해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죠. 특히 특정 계절에만 사용되는 계절성이 높은 부지나 시설의 경우 힙캠프의 호스트로 등록해 활용도를 높일 수 있어요.


힙캠프에 호스트로 등록하기 위한 비용은 무료예요. 다만 매출이 발생할 경우, 10%의 수수료만 힙캠프에 내면 되죠. 정산도 매주 받을 수 있어 현금화도 바로 가능해요. 가격, 개방 일정 등도 호스트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니 유휴 부지로 부수익을 올리려는 호스트들에게 좋은 선택지예요.


여기에다가 힙캠프의 호스트들은 캠핑장 운영에 익숙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힙캠프가 캠핑장 부대 시설이나 운영 방법 등에 대한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두었고, 호스트들을 도와주는 현장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호스트 대상 안전사고 보험도 가입해 주니 혹시 모를 위험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Hipcamp


다만 호스트로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힙캠프가 캠핑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조건에 부합해야 해요. 땅 면적이 최소 2에이커(약 2,448평) 이상이어야 하죠. 캠퍼들은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고, 자연 속에 머무르길 원하니 광활한 면적은 필수예요. 그 밖에도 호스트와 캠퍼들 모두를 배려한 조건들을 내세워 제대로 된 캠핑 환경을 늘려가면서 캠핑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죠.



더 많은 캠퍼를 위한 더 큰 세상으로의 캠핑


‘더 많은 사람들을 밖으로(Get more people outside)’


힙캠프의 미션이에요. 창업자 알리사 라바시오는 사람들이 밖에 쉽게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고 해요.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꼭 미국 사람일 필요는 없겠죠.


힙캠프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이 캠핑을 가는 시대를 꿈꿔요. 그래서 2020년에 호주에서 힙캠프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캠프(Youcamp)’를 인수하며 해외 진출을 시작해요. 곧이어 2021년에는 캐나다의 ‘피치드(Pitched)’와 파트너십을 맺고, 2022년에는 영국의 ‘쿨 캠핑(Cool Camping)’을 인수하죠.


특히 캐나다는 힙캠프가 발표한 ‘세계 캠핑 인덱스(Worldwide Camping Index)’에서 1위를 차지한 나라로 캠핑에 적합한 환경 및 액티비티가 발달해 있어요. 미국 시장처럼 캠핑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죠. 힙캠프는 이렇게 캠핑이 발달한 영어권 나라를 중심으로 확장 중이에요.


캠핑은 범세계적인 여행 트렌드 중 하나예요. 특히 최근의 코로나19 팬데믹은 캠핑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시켰고요. 앞으로 힙캠프가 언어적 장벽을 뛰어 넘고, 국가별 규제를 극복하며, 캠핑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힙캠프의 무대는 더 넓어질 거예요. 창업자의 꿈이자 힙캠프의 목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캠핑을 즐기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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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힙캠프 공식 웹사이트

 2021 North American Camping Report

 Anna Wiener, How Hipcamp Became the Airbnb of the Outdoors, The New Yorker

 Worldwide Camping Index: The best countries for camping around the world, Hipc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