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와인 산지에서 포도알이 아닌 잎에 주목한 이유

홋카이도 티

2023.09.04

무섭게 성장 중인 와인 산지가 있어요. 일본이에요. 2017년에 280개 남짓 했던 일본 전역의 와이너리 숫자는 2022년, 453개로 늘어났어요. 5년 만에 약 60%가 증가한 거죠. 이런 성장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에요. 와인 종주국인 이태리와 가까이 있는 것도, 와인의 역사가 깊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일본은 와인 품종을 꾸준히 연구해 왔어요. 여기에 더해 기후 변화가 뜻밖의 기회를 가져 왔죠. 특히 한랭한 기후가 특징인 일본 홋카이도는 날씨가 점점 따뜻해져 재배할 수 있는 품종이 늘어나고 있어요. 원래는 비주류 품종들만 재배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냉해에 취약한 피노누아마저 재배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홋카이도에 대한 관심은 일본만의 이슈는 아니에요. 2019년에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와인 명가, ‘도멘 드 몽띠유’가 홋카이도에 신규 와이너리를 개장하기도 했어요. 기후변화로 부르고뉴는 포도 생산량이 점점 줄어드는 데에 반해 홋카이도는 오히려 늘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모두가 홋카이도의 포도나무 열매에 주목할 때, 포도나무 ‘잎’에 주목한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홋카이도 티’예요. 홋카이도 티는 포도알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원래 버려지던 포도나무 잎으로 차를 개발했어요. 쓸모없는 재료에서 부가 가치를 만들어 낸 것도 기특한데, 그 이상의 가치가 있어요. 기업, 사회, 환경, 3박자의 지속 가능성마저 찾았거든요. 그 지속 가능성이란 무엇일까요?


홋카이도 티 미리보기

 버리던 것에서 찾은 바람직한 기회

 ‘홋카이도 티’라는 이름의 무게

 사업, 사회, 환경, 3박자의 지속 가능성

 새로운 패턴을 기획하는 회사




‘와인’하면 콧대가 높아지는 나라가 있어요. 프랑스예요. 이태리와 함께 매해 최대 와인 생산국 타이틀을 놓고 늘 다투어요. 해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프랑스는 평균적으로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의 약 17%를 생산해요. 프랑스가 최대 와인 생산국이 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에 지리적, 기후적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에요.


프랑스에는 보르도, 샹파뉴, 루아르, 론 등 수많은 와인 산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부르고뉴는 프랑스 와인의 자존심이자 대표적인 고급 와인 산지예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인 ‘로마네 콩티(Romanée-Conti)’도 부르고뉴 본 로마네의 특급 밭에서 생산되어요. 부르고뉴에는 로마네 콩티를 생산하는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를 비롯해 아르망 후소, 도멘 퐁소, 코쉬 듀리, 도멘 르플레브 등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생산자들이 밀집해 있어요.


‘도멘 드 몽띠유(Domaine de Montille)’도 그 중 하나예요. 약 400년 전, 몽띠유 가문이 부르고뉴 볼네(Volnay) 지역에 세운 와이너리로, 소유한 포도밭 중 75%가 포도밭 최고 등급인 그랑 크뤼(Grand Cru)와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고급 와인들을 주로 생산해요. 프랑스의 미슐랭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도멘 드 몽띠유 와인들을 취급하고 있죠.



ⓒDomaine de Montille



ⓒDomaine de Montille


그런데 도멘 드 몽띠유가 2019년, 일본 홋카이도의 하코다테를 주목해요. 그것도 와인 산지로서요. 와인 산지로서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드 몽띠유&홋카이도’라는 이름으로 하코다테에 와이너리를 개장했어요. 느닷없이 부르고뉴의 명성있는 와이너리가 왜 홋카이도에 새로운 와이너리를 세우게 된 걸까요?



드 몽띠유 & 홋카이도 포도밭 전경 ⓒDe Montille & Hokkaido



드 몽띠유 & 홋카이도에서 출시한 피노 누아 와인 라벨 디자인 ⓒDe Montille & Hokkaido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먼저 일본 와인 산업의 가파른 성장 추세예요. 2017년에 280개 남짓 했던 일본 전역의 와이너리 숫자는 2022년, 453개로 늘어났어요. 5년 만에 약 60%가 증가한 거죠. 이런 성장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고요. 와인 품종에 대한 꾸준한 연구 개발과 와인 산지로서 이름을 알리기 위한 와인 농가들의 노력이 더해져 일본산 와인이 점차 주목 받고 있어요.


사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어요. 바로 기후 변화예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원래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에 좋았던 부르고뉴의 날씨가 예전 같지 않아 생산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요. 먼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나름의 대책을 세워야 하죠. 반대로 변화하는 기후 탓에 일본의 일부 지역들은 과거에 비해 와인 재배에 점점 더 유리해지고 있어요.


홋카이도가 대표적이에요. 홋카이도는 원래부터 야마나시, 나가노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와인 산지 중 하나였지만, 한랭한 기후 때문에 재배할 수 있는 품종이 제한적이었어요. 츠바이겔트, 케르너 등 추운 날씨에서도 잘 자라는 비주류 품종이 대부분이라 인기가 많지 않았어요.



ⓒHokkaido Tea


하지만 홋카이도의 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 동안 2.6도가 증가했고, 4~10월 평균 기온이 14도를 웃돌게 되면서 재배할 수 있는 품종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냉해에 취약해 키우기 어렵지만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피노 누아를 포함해서요. 드 몽띠유&홋카이도도 하코다테에서 피노 누아를 재배하고 있고요.



버리던 것에서 찾은 바람직한 기회

그런데 모두가 홋카이도의 포도나무 ‘열매’에 주목할 때, 포도나무 ‘잎’의 가능성을 본 브랜드가 있어요. ‘홋카이도 티(Hokkaido Tea)’예요. 홋카이도 티는 홋카이도에 있는 와이너리에서 버려지는 포도나무 잎을 발효해 차를 만들어요.



ⓒHokkaido Tea


“버려질 운명이었던 잎에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와인용 포도나무 잎은 원래 포도나무를 위한 거름으로 쓰이는 게 용도의 전부예요. 엄밀히 말하면 거름으로 가공해 쓰는 것도 아니고, 잎을 땅에 버리면 그대로 썩어 토양의 일부가 되는 것 뿐이에요. 하지만 홋카이도 티는 이런 관행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당연히 폐기되는 포도나무 잎의 새로운 쓸모를 조명하고 싶었어요.


그 시작은 홋카이도 요이치에 위치한 와이너리, ‘몬가쿠 밸리 와이너리(Mongaku Valley Winery)’를 운영하는 유코 키하라와의 대화였어요. 그는 매번 포도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새싹이나 잎을 모두 손으로 제거하는데, 더 좋은 활용법이 없을까 늘 궁금했어요. 그래서 포도나무 잎을 튀겨 먹어 보았는데 식용으로도 훌륭하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하지만 포도나무 잎을 튀겨 먹는 것만으로는 많아야 몇 장의 나뭇잎을 소화할 수 있을 뿐, 유의미한 규모의 가치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어요.


유코 키하라의 이런 고민에 공감한 홋카이도 티는 포도나무 잎의 다른 용도를 찾아 개발하기 시작해요. 그러다 찾은 답은 잎을 말려 ‘차’로 만드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홋카이도에는 차를 재배하거나 가공하는 산업이 발달해 있지 않아요. 홋카이도 티 팀도 차를 개발해 본 경험이 전무했고요.


그래서 그들은 ‘홋카이도 리서치 기구(Hokkaido Research Organization)’의 ‘식품 가공 연구 센터(食品加工硏究センター)’를 찾았어요. 식품 가공 연구 센터의 부소장 야나기하라의 도움으로 포도나무 잎을 찻잎으로 가공할 수 있게 되었고, 시음한 결과 맛은 예상을 뛰어 넘는 맛이었어요. 상용화의 가능성을 발견한 홋카이도 티 팀은 본격적으로 차를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어요. 


하지만 그 과정은 역시 쉽지 않았어요. 훌륭한 취지의 프로젝트였지만 그간 포도나무 잎이 버려지고 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거든요. 식품으로서의 안전성, 유통 방법, 제조 기술 등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이 여럿 있었어요. 그래서 홋카이도 티 팀은 상품화를 우선시하기 보다는 와이너리의 현장을 이해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에 집중했어요.


홋카이도 티 팀은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수록 ‘우리의 프로젝트지만 우리를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다’라고 느꼈어요. 홋카이도에서 생산되지만 버려지는 것들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이기에 홋카이도의 환경을 개선하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거든요. 홋카이도 티를 통해 여러 가지 소재나 문화, 기술, 아이디어 등에 대한 영감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거죠.


홋카이도에 내재되어 있던 아이디어를 구현했다는 의미에서 이름도 홋카이도 티라고 지었어요. 이런 생각은 브랜드 로고에도 반영되어 있어요. 홋카이도 지형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홋카이도 브랜드가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기세와 속도를 시각화해 정적이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디자인이에요.



ⓒHokkaido Tea



ⓒHokkaido Tea



‘홋카이도 티’라는 이름의 무게

홋카이도 티라는 이름은 ‘홋카이도의 와인과 음식 문화를 고양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담은 이름이기도 해요. 사실 차나 와인 문화의 관점에서 홋카이도는 재밌는 지역이에요. 차 문화는 일본 사람들의 생활에 깊게 뿌리 내리고 있는 문화이지만, 홋카이도에서는 차가 재배되지 않아요. 반면 새로운 문화인 와인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지역이고요.


그래서 홋카이도 티는 차 문화의 씨앗을 홋카이도에 심고자 해요. ‘다도’는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차 문화예요. 중국 차 문화가 ‘차를 맛있게 마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일본의 차 문화는 ‘환대’, ‘시츠레(失礼)*’, ‘화(和)의 마음으로 대화하는 것’의 미학이에요.


*시츠레(失礼): ‘실례’라는 뜻이지만 진짜 실례한 경우 사과하는 용도보다는 질문, 보고, 통화 등의 상황에서 예의 바르게 말할 때 ‘시츠레이시마스(失礼します)’라고 덧붙인다.


홋카이도 티는 이런 일본의 차 문화에 공감해 한 잔의 차를 마시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특히 찻잎이 재배되지 않는 홋카이도지만, 이 곳에 뿌리 내린 소재의 매력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연구했어요. ‘홋카이도에서 만든 차’라는 관점에서 일본 차 문화의 발전과 계승에 일조하고 싶었거든요.


홋카이도 티는 2년이라는 긴 프로토타입 개발 기간을 거쳤어요. 2019년에는 5종의 포도나무 잎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하며 포도나무 품종마다 색과 맛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포도나무 품종, 분쇄 정도, 추출 온도, 시간 등 차 맛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인을 연구했어요. 2019년 산은 상품화하지 않고 프로토타입으로 남겨두고, 2020년 산부터 상품화를 결정해 2021년 3월, 첫 번째 상용 제품을 출시했어요.



ⓒHokkaido Tea



ⓒHokkaido Tea


이후 2021년 산, 2022년 산도 각각 상품화하는 데에 성공했어요. 같은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같은 이름의 와인이라도 빈티지마다 작황 상황에 따라 맛이 다르듯이, 홋카이도 티도 매해 맛이 달라져요. 블렌딩되는 포도나무 잎의 품종이나 갯수도 다르고, 포도나무 잎을 제공하는 와이너리의 숫자도 다르기 때문이에요.


홋카이도 티가 와인과 닮은 건 이 뿐만이 아니에요. ‘와인처럼 즐기는 차’라는 컨셉으로 와인 글라스에 따라서 마시는 것을 권장해요. 와인잔은 잔에 담긴 음료의 아로마를 잘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어요. 홋카이도 티의 은은한 포도향과 산뜻한 산미를 즐기기에도 적합해요. 와인이 온도에 따라 풍미가 변하듯, 홋카이도 티도 따뜻하게 마실 때와 차갑게 마실 때의 풍미가 달라요.



ⓒHokkaido Tea



ⓒ시티호퍼스


홋카이도 티는 와인과의 공통점을 넘어 홋카이도만의 와인 문화를 양성하고자 하는 목표도 가지고 있어요. 최근 홋카이도 와인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홋카이도만의 와인 문화를 말하기에는 역사가 짧거든요. 그래서 홋카이도 티가 홋카이도만의 와인 문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래요.


예를 들어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과 홋카이도 티를 비교하며 시음하는 문화가 생길 수도 있어요. 와이너리에 차를 가지고 방문했을 때 운전하는 사람은 와인 대신 무알콜이면서 와인과 같은 포도나무 잎으로 만든 홋카이도 차를 마실 수도 있고요. 가족이 함께 하는 저녁식사에서 누군가는 와인을, 누군가는 홋카이도 티를 음식과 페어링하는 문화가 생길 수도 있을 거예요.


아직 대세적인 문화로서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홋카이도 티를 소재로 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홋카이도 티 답게 홋카이도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거예요.



사업, 사회, 환경, 3박자의 지속 가능성

홋카이도 티는 홋카이도의 문화를 풍성하게 만들어요. 그런데 홋카이도 티가 만드는 문화가 더 가치 있는 건, 비즈니스 구조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기 때문이에요. 포도나무 열매 뿐만 아니라 잎까지 사용하게 되니 무농약 농법을 지향하게 되어요.



ⓒHokkaido Tea


포도알은 재배할 때 농약을 사용하더라도 재배 후 물에 씻어내는 것으로 농약의 유해성을 줄일 수 있어요. 하지만 잎은 물로 과하게 세척할 경우 잎이 상하거나 풍미가 사라지기 때문에 무농약 농법이 필수적이에요. 덕분에 자연스레 지속가능한 포도밭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더불어 홋카이도 티는 농촌의 생산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어요. 한 병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작업들이 많은 작업이 필요해요. 그 중 하나가 포도나무 잎을 제거하는 작업이고, 이 과정에서 포도나무 앞은 버려졌어요. 당연하게 버려지던 소재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추가 원료 없이 부가 가치를 창출한다는 뜻이에요. 즉, 농가의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죠.


뿐만 아니라 홋카이도 티는 ‘농복 연계(Agriculture and welfare collaboration)’의 관점에서 새로운 롤 모델이 되기도 해요. 농복 연계는 농업과 복지를 연계한 개념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이 농업 분야에서 활약하는 것을 뜻해요. 농가에서는 안정적인 인력을 수급할 수 있고, 장애인들은 사회 참여와 동시에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일본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농복 연계를 육성하고 있어요.


홋카이도 티는 포도나무 잎 재배부터 차로 가공 및 포장하기까지 필요한 인력을 ‘합동회사 칼레이도스코프(合同会社カレイドスコープ)’를 통해 구해요. 합동회사 칼레이도스코프는 삿포로에 본사를 두고 장애인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회사예요. ‘칼레이도스코프’는 ‘만화경’이라는 의미로, 장애인들이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어 그들이 빛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지은 이름이에요. 홋카이도 티는 칼레이도스코프로부터 안정적으로 인력을 지원 받아 일관된 품질의 티를 생산하고 있어요.



새로운 패턴을 기획하는 회사

홋카이도 티는 사업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었어요. 이렇게 기특한 회사, 누가 만든 걸까요? 짐작했겠지만 원래 와인을 만들던 회사도, 차를 만들던 회사도 아니예요. 오히려 제조에는 문외한이었죠. 홋카이도 티 브랜드를 디렉팅 및 운영하는 회사는 삿포로에 위치한 ‘패턴 플래닝(Pattern Planning)’이라는 브랜드 기획사예요.


패턴 플래닝은 원래 고객사를 위한 브랜드 기획 및 운영과 관련한 컨설팅과 운영 대행을 해 주는 회사예요. 삿포로에 본사를 두고 있기에 홋카이도에 기반을 가진 많은 브랜드들의 브랜드 구축, 또는 리브랜딩을 도왔어요. 특히 쌀, 야채, 우유, 전통 과자, 카페 등 F&B 분야의 회사들을 주로 고객사로 두고 있었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단순히 BI, CI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가 맞닥뜨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필요하다면 제품 개발까지 관여해 왔어요. 그리고 그 방향이 브랜드의 생명력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홋카이도의 식문화에 공헌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홋카이도에 기반을 둔 오래된 과자 브랜드, ‘사카 비스킷(Saka biscuit)’과 함께 개발한 ‘노케(NOKKE)’예요. 사카 비스킷은 수십 년간 홋카이도민들에게 사랑받아 왔지만, 브랜드 노화로 신성장 동력을 잃어 가고 있었어요. 설상가상으로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급격한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었죠.



사카 비스킷의 스테디 셀러, ‘시오 A자’ ⓒSaka biscuit



패턴 플래닝이 사카 비스킷과 함께 개발한 노케 ⓒNOKKE



ⓒNOKKE


패턴 플래닝은 사카 비스킷의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2가지에 착안했어요. 오랜 세월 축적해 온 노하우가 있다는 점, 낙농업이 발달한 홋카이도에 맛있는 치즈나 와인이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사카 비스킷의 노하우를 레버리지해 홋카이도 산의 다른 제품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과자를 만들고자 했어요. 고민 끝에 탄생한 제품이 홋카이도 산 밀 100%로 만든 ‘치즈를 얹어 먹는 크래커, 노케‘예요. 홋카이도산 치즈와 와인의 보완재를 개발한 거죠. 노케의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비주얼 아이덴티티로 노케의 가치를 높인 건 기본이었고요.



ⓒNOKKE


그러다 영역을 점차 넓혀 자사 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 첫 번째 시도는 2018년 ‘테일러(Tailor)’라는 이름의 카페예요. 두 번째 자사 브랜드가 홋카이도 티고요. 패턴 플래닝은 특별함보다는 편안함에 초점을 두고, ‘사무실 안에 카페가 있다면 이런 카페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테일러를 만들었어요.



ⓒTailor


네이밍도 ‘패턴 플래닝’이라는 회사 이름의 연장선에서, 한 벌의 정장을 정중하게 완성해 나가는 재단사를 의미하는 ‘테일러’라는 이름을 선택했어요. 세심하게 옷을 재단하는 방식이 테일러 카페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서였죠. 테일러는 오픈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편안하게 맞이하고 있어요.


패턴 플래닝의 모험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에요. 회사 이름처럼 홋카이도에 새로운 무늬를 구상하고 있어요. 앞으로 패턴 플래닝은 어떤 패턴을 만들어 나갈까요?




Reference

 홋카이도 티 공식 웹사이트

 패턴 플래닝 공식 웹사이트

 捨てられてしまうワイン用ブドウの葉から生まれた「北海道TEA」。試行を重ねさらに進化した2022年産を販売開始!, PR Times

 정영효 기자, 추운 홋카이도서 와인 생산?…佛 명문 와이너리 진출 이유는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한국경제

 日本初!ワイン用ブドウの若葉を発酵させたお茶 「北海道TEA」が3月8日(月)より数量限定で販売スタート, @Press

 Number of wineries in Japan in 2022, by prefecture, Statista

 Nagisa Miyata, 【特集】日本ワイン ワイナリー数400場超に 山梨・長野・北海道に集中, W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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