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를 이어온 소바 가게가, 코로나를 대처하는 그럴듯한 방법

쿠로메

2023.01.30

한 번 노포는 그 자격을 잃기가 쉽지 않아요. 단골 고객이 쌓여 기본적인 수요가 탄탄한 데다가 검증받은 맛으로 신규 고객들의 발길도 이어지니까요. 오사카에서 4대째 운영하던 소바집이자, 검은콩 소바를 히트시킨 ‘하나코’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 노포는 큰 타격을 받았어요. 많은 식당들이 배달로 위기에 대응했는데, 이곳도 배달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하나코는 그럴 수 없었어요. 노포라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줄 몰라서가 아니에요. 배달하기에 적절한 음식이 아니어서죠. 소바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면이 풀어지고, 선도가 낮아지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젊은 주인장은 파격적인 대안을 내놓았어요. 식빵 가게를 열기로 한 거예요. 뜬금 없어 보이지만 나름의 공통분모가 있어요. 밀가루를 다루는 장인의 노하우였죠. 여기에다가 검은콩을 더해 검은콩 식빵을 만들었어요.


오사카에 식빵 가게가 넘쳐날텐데, 과연 이 노포에서 새롭게 연 식빵 가게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쿠로메 미리보기

 소바부터 식빵까지, 가장 새로운 색 블랙

 #1. 세분화 : 검은콩 식빵과의 거리를 좁힌다

 #2. 메뉴 : 검은콩 식빵의 활용도를 높인다

 #3. 디자인: 검은콩 식빵을 찾아오게 만든다

 서리를 이기는 검은콩, 위기를 이기는 쿠로메




일본에는 100년이 넘은 노포가 많아요. 그 중에서도 200~3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들도 꽤 있는데요. 무려 1789년에 창업한 도쿄의 소바 가게 ‘사라시나 호리이’도 그중 하나에요. 사라시나 호리이의 소바는 그 색깔이 특이하기로 유명해요. 메밀로 만들어 색이 어두운 보통의 소바와 달리 순백의 자태를 자랑하거든요. 바로 일본의 3대 소바 중 하나로 불리는 ‘사라시나 소바’예요.



왼쪽이 사라시나 소바, 오른쪽이 가장 보편적인 야부 소바 ⓒ사라시나 호리이


사라시나 소바는 서민들과 차별화된 음식을 먹고 싶어 했던 황실에 대접하기 위해 사라시나 호리이의 선대 어른이 개발한 국수였어요. 메밀 열매의 갈색 껍질은 빼고 속만 사용해 흰 가루를 내어 반죽하니 뽀얀 빛깔의 소바가 탄생했죠. 거친 식감의 흔한 소바와 달리 목 넘김도 아주 부드러웠어요. 이 특별한 소바는 대 인기였고, 사라시나 호리이는 아직도 흰 소바만을 만들어 팔고 있답니다.



소바부터 식빵까지, 가장 새로운 색 블랙



검은콩 가루가 콕콕 박혀있는 하나코 소바 ⓒ하나코 


컬러의 기본은 블랙 앤 화이트. 고로 화이트 가는 곳에 블랙이 빠질 수 없겠죠? 도쿄의 사라시나 소바가 소바 계의 ‘화이트’라면, 오사카에는 검은색이 콕콕 박힌 ‘블랙’ 소바가 있어요. 4대째 이어지고 있는 소바 가게, ‘하나코’의 소바인데요. 사라시나 호리이와 마찬가지로 하나코 소바의 특별함도 그 재료에 있습니다. 메밀과 밀가루를 배합해 만드는 기존의 소바와 달리 검은콩이 들어있거든요. 하나코의 4대 주인, 젊은 대표 오노 히로유키의 아이디어였죠.


하나코의 새로운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재료를 바꾼 게 아니라, 같은 재료로 완전히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냈죠. 2021년, 검은 소바의 주재료인 교토산 검은콩을 활용한 식빵 브랜드를 런칭했거든요. 이렇게 낯설면서도 익숙한, ‘블랙’을 품은 검은콩 식빵인 ‘쿠로메’가 탄생했습니다.



#1. 세분화 : 검은콩 식빵과의 거리를 좁힌다

쿠로메의 이름은 일본어로 검은콩을 뜻하는 ‘쿠로마메(黒豆)’에서 따왔어요. 여기서 ‘틈’이라는 뜻을 가진 발음 ‘마(間)’를 뺀 것인데요. 한가할 틈 없이 손님들에게 사랑 받고 싶다는 소망에서 지은 이름이죠. 검은콩 식빵 전문점이라는 컨셉은 분명 색다르지만, 식빵에 다른 재료를 넣는다는 발상은 지금까지도 많이 있었어요. 그렇다면 쿠로메는 어떻게 다른 식빵들과 차별화하면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요?


쿠로메는 언뜻 단순해 보일 수 있는 검은콩과 밀가루의 조합을 정교하게 세분화했어요. 검은콩 식빵을 즐기는 다양한 상황과 방법을 제시한 쿠로메의 메뉴를 보면 ‘검은콩 + 식빵이 이렇게나 다양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죠. 쿠로메에는 재료는 모두 같지만, 맛도 모양도 그리고 먹는 방법도 다른 여섯 가지의 식빵이 있어요. 바로 시로, 쿠로, 초로, 고로, 투, 자라라는 귀여운 이름의 여섯 가족이에요.



ⓒ쿠로메



ⓒ쿠로메


여섯 가지의 식빵은 각각 생김새부터 단맛의 정도, 식감 등이 다양해요. 그러니 아침식사용, 디저트용 등 가장 적합한 용도가 다르고 생으로 먹어서 맛있는 식빵과 토스트해서 먹어야 맛있는 식빵이 따로 있죠. 곁들여 먹었을 때 궁합이 좋은 음료나 음식도 전부 달라요. 쿠로메는 이런 세세한 차이를 아주 꼼꼼하게 제시하고 있는데요. 거의 같은 재료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은콩과 밀가루의 배합률에 따른 맛과 식감의 변화를 얼마나 성실하게 연구했는지 여실히 느껴집니다.



Source: 쿠로메


식사용 빵, 디저트용 빵, 모양이 예뻐 파티 같은 특별한 상황에 내놓으면 모두의 이목을 끌만한 빵과 같이 식빵을 먹는 다양한 목적과 상황을 가정하고 적절한 종류를 추천하고 있는 쿠로메. 이렇게 하니 고객의 소비 욕구가 자극돼요. 식빵은 주로 식사 대용으로 즐기는 일상적인 음식인데, 검은콩이라는 약간의 특별함과 예쁜 디자인, 그리고 단맛을 추가해 고급스러운 디저트용 제품을 만드니 식사용 한 종류만 사 가기는 어려워지죠. 색다른 재료와 꼼꼼한 세분화를 통해 식빵을 먹는 상황과 방법을 확장하고, 고객들의 일상에 더 촘촘하게 침투한 거예요.


여기에다가 친근한 이름을 통한 스토리텔링도 여성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데 한 몫해요. 한국어로 치면 까망이, 콕콕이, 쪼구미 같은 직관적이고 귀여운 이름은 식빵에 캐릭터성을 부여하죠. ‘검은콩 식빵’이라는 간결한 아이디어를 넘어 특별한 상황을 위한 식빵, 그리고 캐릭터가 살아있는 식빵을 만드니 제품과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거예요.



#2. 메뉴 : 검은콩 식빵의 활용도를 높인다



ⓒ도라에몽/ⓒ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지각이다 지각! 개학 첫날 늦잠을 자버려 입에 식빵을 물고 달리는 주인공, 어디선가 본 적 있지 않나요? 일본 애니메이션에 흔하게 등장하는 등교 장면인데요. 2018년에는 초오주쿠(超熟)라는 이름의 대중적인 식빵을 생산하는 일본의 식품 회사 파스코가 이런 클리셰를 이용한 광고로 요미우리 신문이 개최한 광고대상에서 우수작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이 정도로 식빵은 간단한 아침식사용 메뉴라는 인식이 강해요. 점심이나 저녁 때 식빵을 먹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죠.



ⓒ요미우리 신문


반면 쿠로메는 검은콩 식빵을 세분화해 서로 다른 식빵을 먹는 특정한 상황과 방법을 제시했고, 고객의 일상에 더 밀도 있게 스며들 수 있었어요. 하지만 결국 식빵은 식빵이죠. 맨 식빵 하나 가지고는 밥을 주식으로 삼는 사람들의 아침, 저녁, 점심을 모두 책임지기에 역부족이에요. 그래서 쿠로메는 검은콩 식빵을 즐길 수 있는 시간대와 상황을 더 다양화하기로 했어요. 검은콩 식빵을 활용한 다채로운 메뉴를 통해서요.


쿠로메가 제안하는 ‘식빵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오사카에 있는 쿠로메의 오프라인 매장이에요. 드문드문 예쁜 가게들이 들어서 있는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쿠로메는 1층을 식빵 전문점, 2층을 ‘쿠로메 커피’라는 이름의 카페로 운영하고 있어요. 쿠로메 커피에서는 시간대별로 아침식사, 브런치, 티타임, 디너를 모두 즐기며 검은콩 식빵을 먹는 다양한 방식과 상황을 경험해볼 수 있죠. 



쿠로메 모닝 세트 A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가 쿠로메 커피를 찾아간 건 아침이었는데요.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8시부터 11시까지만 준비되는 아침 메뉴를 먹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이 꽤 있더라고요. 모닝 세트는 검은콩 식빵 토스트와 삶은 달걀, 커피나 차 등의 음료로 구성된 A 세트, 역시 검은콩 식빵 토스트에 샐러드와 베이컨, 스크램블 에그, 그리고 음료로 구성된 B 세트가 있어요. 검은콩 식빵은 여섯 가지 중 ‘오늘의 토스트’로 선정된 두 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고, 다양한 맛의 잼도 추가할 수 있고요. 


토스트와 함께 검은콩 티, 검은콩 잼 같이 검은콩을 넣은 다양한 식음료를 함께 즐기니 검은콩의 매력이 더욱 부각돼요. 동시에 이 특별한 재료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고요. 또 모닝 세트에 다양한 곁들임과 잼, 음료를 고를 수 있어 생소한 검은콩 식빵과의 찰떡 궁합을 확인해볼 수 있죠. 2층에서 식사를 마친 후, 1층에서 식빵을 사가지 않을 수 없는 이유예요.



런치 메뉴의 연어 타르타르 샌드위치 ⓒ쿠로메 커피


쿠로메 커피가 바쁜 건 아침만이 아니에요. 식빵은 아침에 먹는다는 틀을 깨니 점심에도, 저녁에도 검은콩 식빵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거든요. 쿠로메의 런치 세트는 검은콩 식빵 위에 단백질 가득한 재료를 올린 샌드위치, 수프, 샐러드, 음료로 구성되어 있어요. 베이컨 에그, 연어 타르타르 등 매일 다른 샌드위치들이 준비되고, 검은콩 포타주 같은 특별한 수프를 즐길 수 있죠.



(좌)앙 버터 토스트 ⓒ쿠로메 커피 / (우)맛차, 딸기, 검은콩 라떼 ⓒ쿠로메 커피


달콤함이 당기는 오후 시간에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우리나라 ‘블록 토스트’예요. 달달한 검은콩 식빵을 두툼하게 썰고, 버터, 시나몬 가루, 허니 치즈, 잼, 명란 마요네즈 등 토핑을 올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간식이죠. 달달한 검은콩 페이스트와, 흔한 타피오카 펄 대신 일본식 모찌가 들어간 검은콩 라떼와 함께 여성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해요.



ⓒ쿠로메 커피


저녁에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쿠로메 버거’예요. 달콤한 검은콩 식빵 가게에서 햄버거라니,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달콤함뿐만 아니라 고소함도 검은콩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걸 잊으면 안 돼요. 덜 달고, 더 고소한 검은콩 번에 두툼한 패티, 건강한 치즈와 야채가 든 쿠로메 버거는 쿠로메 커피의 시그니처 메뉴랍니다.


메뉴의 다양화를 통해 아침, 점심, 티타임 그리고 저녁까지 고객의 하루에 완벽하게 스며든 쿠로메. 가격에서도 고객의 일상에 가까워지고 싶은 쿠로메의 소망이 엿보여요. 모닝 세트 A 500엔(약 5,000원), 런치 세트 980엔(약 9,800원). 매일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로 일상의 음식에서 멀어지지 않았어요. 식빵 자체는 550엔(약 5,500원)에서 1,600엔(약 16,000원)까지로 가격대가 약간 높은 편이지만, 그 식빵을 소개하고 먹는 방식을 제안하는 공간인 쿠로메 커피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간 거예요.



#3. 디자인 : 검은콩 식빵을 찾아오게 만든다

쿠로메를 뒤로 하고, 잠깐 쿠로메를 만든 소바 가게 하나코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새롭게 시작한 브랜드도 아니고, 4대째 이어 내려오던 소바 가게가 갑자기 새로운 재료를 내세우고 완전히 다른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특히 전통과 장인 정신을 중요시하는 일본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나코, 쿠로메에 공급하는 검은콩을 생산하는 시오카이씨 부부와 하나코 대표 오노 히로유키 ⓒ쿠로메 


오래된 소바 가게에 혁신을 가져온 사람은 다름 아닌 하나코의 젊은 주인, 오노 히로유키예요. 오노는 저물어가는 소바 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가업을 물려받았죠. 소바는 800년 전, 가마쿠라 시대부터 일본 서민들에게 사랑 받아온 아주 오래된 음식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설날에 떡국을 먹듯, 일본에서는 12월 31일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소바를 먹는 전통을 지키기도 하죠.


전통이 있는 음식이라는 건 장점이기도 하지만, 분명 단점도 있어요. 젊은 사람들에게 소바는 낡은 옛날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박혀 있었거든요. 오노는 소바를 새롭고 젊은 음식으로 만들고 싶었고, 여러 시행착오 끝에 검은콩 소바라는 시도를 하게 됐어요. 건강하고 맛있는 검은콩 소바는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고, 이렇게 새로운 하나코가 탄생하게 된 거예요.


트렌드에 기민한 젊은 대표의 덕이겠죠? 쿠로메도 4대째의 역사를 지닌 소바 가게에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고 세련된 디자인과 분위기, 센스를 지닌 브랜드예요.



ⓒ쿠로메



(좌)현금 계산 시 지폐를 고정하는 소품 / (우)쿠로메 식빵 매장 인테리어 ⓒ시티호퍼스


개구진 표정을 하고 있는 사진의 검은콩들은 쿠로메를 대표하는 캐릭터예요. 쿠로메의 로고나 홈페이지에 등장할 뿐만 아니라 쿠로메 식빵 매장과 쿠로메 커피 곳곳에 검은콩 캐릭터를 이용한 인테리어 소품이 놓여 있어요. 디테일하면서도 참신한 메뉴와 함께, SNS를 즐겨 하는 젊은 여성 손님들을 충성 고객으로 바꾸는 비결 중에 하나예요.



(좌)쿠로메 식빵 매장 인테리어 / (우)쿠로메 커피에서 제공하는 물티슈 ⓒ시티호퍼스


전체적인 인테리어와 분위기도 훌륭하지만, 사소한 부분에서도 센스가 엿보여요. 검은콩이라는 테마에 어울리게 식전에 내어주는 물티슈까지 검은색으로 맞춘 모습이 인상적이거든요. 쿠로메는 브랜딩부터 인테리어까지 대표 오노 씨가 디자인 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 나갔다고 해요. 하나코라는 노포에서 시작된 쿠로메이지만, 새로운 것을 포용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누구나 두 번, 세 번 찾아오고 싶은 브랜드와 공간이 되었죠.


사실 하나코와 쿠로메의 대표 오노 씨는 2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가업을 물려받기 전에 미용사로 일한 경험이 있어요. 미용사로서 일을 배우면서 체득한 태도가 쿠로메를 만드는 밑바탕이 되었는데요. 바로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때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확고한 의식이었죠. 오래된 전통을 지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유서 깊은 가게라고 해서 그 역사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죠. 도전이 없다면 새로운 것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을 수 없으니까요.



서리를 이기는 검은콩, 위기를 이기는 쿠로메

우리나라에서는 검은콩을 ‘서리태’라고 부르기도 해요. 11월에나 다 익어 찬 서리를 맞은 후에 수확할 수 있으니, 서리를 이기고 자란다고 붙은 이름이죠.


4대째 지켜온 소바집 하나코에도 서리가 내리지 않았던 것은 아니에요. 검은콩이라는 건강하고 새로운 재료와 감도 있는 브랜딩을 통해 낡은 이미지를 탈피했지만, 곧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큰 파도가 업계 전체에 덮쳐왔어요. 외식 제한 정책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식당들은 배달을 대안으로 삼기도 했죠. 하지만 하나코는 쉽게 그런 선택을 내릴 수도 없었어요. 소바는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면이 풀어지고, 선도가 낮아져서 배달하기에 적절한 음식이 아니었거든요.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도전한 것이 바로 검은콩 식빵 쿠로메였어요. 소바와 식빵 모두 대중이 사랑하는 일상적인 음식이라는 것, 그리고 밀가루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장인의 노하우와 검은콩이 결합된다는 공통점이 있었으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검은콩과 잘 어울리는 밀가루를 찾기 위해 수십 가지의 궁합을, 가장 맛있는 식빵을 만들기 위해 수백 가지의 배합률을 시험해 마침내 쿠로메가 탄생했어요.


서리를 이겨내는 검은콩처럼 위기를 이겨낸 브랜드 쿠로메. 앞으로도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어려움이 닥칠 수 있겠죠. 하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자 하는 도전 정신과 자신감이 있으니, 오히려 위기를 이겨내고 유서 깊은 브랜드가 될 쿠로메와 하나코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Reference

 하얀 속살이 매끈하게 후루룩… 목 넘김이 남다른 면발, 조선일보, 송혜진

 하나코 소바 홈페이지

 쿠로메 식빵 홈페이지

 쿠로메 커피 인스타그램

 女性と店をつなぐ, e!ココOs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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