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도 블렌딩 되나요? 요즘 입맛을 사로잡은 미소 천사

쿠라다이 미소

2023.04.04

일본식 된장인 ‘미소’가 사람들과 함께한 지 어언 1000년. 미소는 일본인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필수 음식이었어요. 하지만 시대가 변했죠. 요즘 사람들에게 미소는 필수템이 아니라 어쩌다 한번쯤 먹어보는 선택지가 된 거나 마찬가지예요. 일본의 미소 연간 소비량은 1979년에 12.7kg이었는데 40년 만에 5.3kg으로 절반도 더 넘게 떨어졌으니까요.


수요가 줄어드니 공급자가 버틸 재간이 없어요. 그래서 지방에 있는 개성 있는 양조장들이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렇듯 미소 양조장들이 미소를 잃어가고 있는데, 그들에게 다시 미소를 안겨줄 수 있는 방법 어디 없나요?


2018년, 교토 한복판에 구원투수가 등장했어요. 미소를 다시 식탁에 올리겠다는 포부를 안은 '쿠라다이 미소'예요. 전국의 엄선한 미소 32종을 페이스트 형태로 판매하는데, 언뜻 31가지 즐거움을 파는 아이스크림 가게 같아요. 그렇지만 단순히 전통이 살아있는 미소를 소개하는 것만으로 서구화된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지는 못하겠죠? 그래서 쿠라다이 미소는 미소 블렌딩을 비롯해 다양한 시도로 미소의 종류와 가능성을 넓히기 시작해요.


쿠라다이 미소 미리보기

 1000년의 미소를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미소의 캐릭터를 상냥하게 소개한다

 나만의 미소를 찾는 방법, 미소 블렌딩

 미소의 스펙트럼이 빚어낸 미소 가게의 감각

 1000년 된 미소를 키워가는 갈색 찬란한 꿈




김치, 요구르트, 치즈, 술, 된장, 간장, 낫토, 가쓰오부시.


이 음식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발효 식품이라는 거예요. 누룩균, 호모균 등 공기 중에 맴도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만들어진 음식이죠. 발효식은 인간이 지구상에 살기 시작한 때부터 존재했어요. 발효를 하면 각종 부패균의 증식이 억제돼 식품을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게 되는데,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인류가 채취한 작물을 장기간 먹기 위해 고민하다 발견해냈어요. 그래서 발효식은 지혜의 산물이라고도 불려요.


일본을 대표하는 발효식은 미소예요. 우리나라의 된장과 유사하지만 들어가는 재료와 발효 기간에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짭조름하고 감칠맛이 깊은 한국 된장에 비해 일본 미소는 맑고 부드러운 느낌이 강해요. 미소가 일본인의 식탁에 오른 지 어언 1천년.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친숙한 음식이 되었고, 풍부한 영양분 덕에 일본의 5대 건강식으로도 꼽히죠.


그럼에도 미소의 소비량은 급감했어요. 세계화 시대에 식생활이 다양해졌으니 당연한 결과 같지만, 감소 폭이 커도 너무 커요. 40년 전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니까요. 1979년 일본의 가구당 미소 연간 소비량은 12.7kg였는데 2016년엔 5.3kg까지 떨어졌어요. 그런데 최근 미소를 포함한 발효 식품 업계에 다시 순풍이 불었어요.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발효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거죠. 일본에선 ‘발효 식품 붐’이라는 용어가 핫 키워드로 떠올랐을 정도예요.


시장 상황이 이러하니 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대표적인 예가 무인양품이에요. 무인양품은 ‘누카도코’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누카도코란 쌀겨와 소금으로 만든 일본 전통 발효식을 말해요. 여기에 채소를 묻혀 먹으면 채소 절임 요리인 ‘누카즈케’가 되고요. 출시 시점은 2018년이지만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치면서 덩달아 인기가 솟았어요. 매장에 진열되자마자 매진이 속출했죠.


미소와는 전혀 상관없는 무인양품이 누카도코를 판매할 수 있었던 데는 파트너가 있었어요. 교토에 거점을 둔 양조 미소 전문점 ‘쿠라다이 미소’예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겨요. 무인양품이 누카도코를 출시한 건 2018년, 쿠라다이 미소가 매장을 연 것도 2018년이에요. 알려지기 전부터 이미 무인양품이 쿠라다이 미소를 알고 있었다는 거죠. 신출내기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무인양품이 일찌감치 파트너로 점찍은, 교토에 위치한 이 작은 미소 브랜드의 정체는 뭘까요?



ⓒ시티호퍼스



1000년의 미소를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쿠라다이 미소를 운영하는 쓰치야 유조의 집안은 대대로 미소 사업을 했어요. 할아버지는 미소를 만들어 파는 상인이었죠. 하지만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쇼와 시대(1926~1988년) 때 공습을 당해 공장도 판매점도 무너졌어요. 이후 살아남기 위해 새롭게 미소 도매상으로 장사를 재개했고요. 할아버지부터 쓰치야 유조까지, 삼대는 지방 곳곳에 남아 있는 미소 양조장을 찾아 도매로 판매를 했어요. 참고로 일본에선 미소의 맛과 종류가 지역마다 다른데요. 이 지역색은 일본 미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예요.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은 1974년생 쓰치야 유조는 과거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어요. 해가 갈수록 양조장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죠. 그에게 미소가 사라진다는 것은 일본의 지역 음식 문화가 사라지는 것과 같았어요. 그래서 그는 미소를 잃어가고 있는 미소 양조장들에게 다시 미소를 안겨줄 수 있는 구원투수가 되기로 자처했어요. 그러고는 2018년에 교토에다가 쿠라다이 미소를 열었죠. 왜 교토였냐면요, 1000년 전 일본에서 미소 가게가 처음 시작된 곳이 교토로 알려져 있거든요.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1000년의 미소를 선사한다.’


미소를 다시 식탁에 올리겠다는 포부를 안은 쿠라다이 미소의 모토예요. 이곳에서는 북쪽으로는 홋카이도, 남쪽으로는 가고시마까지 전국 각지에서 엄선한 32종의 미소를 페이스트 형태로 판매하는데요. 언뜻 보면 31가지 즐거움을 파는 아이스크림 가게 같아요. 그렇지만 단순히 전통이 살아있는 다양한 미소를 소개하는 것만으로 서구화된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지는 못하겠죠? 그래서 쿠라다이 미소는 다양한 시도로 미소의 종류와 가능성을 넓히기 시작해요.



미소의 캐릭터를 상냥하게 소개한다

미소의 색깔은 다 거기서 거기인 거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달라요. 어두운 갈색부터 회갈색, 적색, 밝은 갈색, 노란빛까지 디테일하게 갈라지죠. 쿠라다이 미소는 먼저 취급하는 30종 이상의 미소를 이렇게 색깔로 구분해둬요. 그리고 색깔만 보고 미소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없으니 미소 각각에 대한 정보를 적어놓는데요. 그냥 줄글로 된 단조로운 형태가 아니에요.



ⓒ쿠라다이 미소


축구 게임을 보면 선수의 능력치를 보여주는 육각형 다이어그램이 나오잖아요. 쿠라다이 미소도 비슷하게 미소를 하나의 캐릭터처럼 여겨요. 그리고 미소를 이루는 요소를 ‘생산지, 염도, 누룩 비율, 주원료, 매운 맛과 단맛의 정도’ 등 5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친절히 설명하죠. 우선 미소의 생산지를 밝히는 것은 필수예요. 이때 지역 양조장에서 공수해온 것 말고 쿠라다이 미소가 직접 담근 미소에는 ‘쿠라다이 오리지널’이라는 라벨을 달고요.


누룩 첨가는 다소 생소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된장을 만들 땐 누룩이 필요하지 않거든요. 콩을 발효시켜 메주를 만들고 그 메주에 물, 소금 외 다른 곡물은 넣지 않은 채 최소 6개월 이상 오래 재워두기 때문이죠. 거의 100% 콩으로만 만들어지는 셈이에요. 반면 일본의 미소는 콩과 함께 밀, 쌀, 보리 등 누룩을 첨가해 만들어요. 또한 일본은 온도와 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발효를 길게 하면 원하지 않는 발효, 즉 부패가 일어나요. 그래서 대부분 발효 숙성 기간은 한 달 이내로 우리에 비해 짧은 편이에요.


이렇게 지역마다 미소에 들어가는 누룩이 다르므로, 쿠라다이 미소는 이 누룩의 원료가 되는 곡물도 함께 표시해요. 그리고 어떤 경우엔 ‘보리는 카가와산, 밀은 에히메산, 쌀은 교토산’처럼 각 원료의 생산지까지 적어둬요. 주원료가 다른 만큼 맛에도 차이가 있겠죠? 그래서 쿠라다이 미소는 ‘짠, 적당히 짠, 단, 적당히 단’이라는 네 가지 분류로 맛을 표시하고 있어요.


5가지가 필수 표기 정보라면, 옵션으로 표기하는 정보도 있어요. 한 달 이상의 장기 숙성한 미소에는 ‘빈티지’ 정보를 표시해 두죠. 미소의 숙성은 한 달 안으로 끝나는 게 보통이지만, 특성에 따라 한 달 이상의 숙성이 필요한 것들도 있거든요.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2년 동안 숙성시킨 미소도 있어요. 그런데 만약 이런 정보들에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면 어떡할까요? 쿠라다이 미소는 더 직관적인 정보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각 미소에 부제를 달았어요. 이렇게 하니 주원료, 향미, 식감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담백하게 마시기 쉬운 미소.

2년 이상 천연으로 숙성시킨 농후한 맛의 콩미소.

야채와 먹어도, 된장국으로 해 먹어도 일품인 만능 미소.

콩의 감칠맛에 흰미소의 단맛을 합친 미소.

콩알이 남아 있는 희귀한 빈티지 미소.


그래도 잘 모르겠다고요? 이런 분들을 위해 매장에는 전문가가 있어요. 미소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는, 쿠라다이 미소의 독자적인 미소 연수 프로그램을 통과한 사람들이에요. 이들은 스페셜리스트라는 이름표를 달고 일하고 있어요. 매장에 진열해둔 미소의 역사와 제조법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죠. 손님들의 궁금증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이고요.


쿠라다이 미소를 보면 거기서 거기일 거라 생각했던 미소가 달리 보여요. 이 지역이랑 저 지역이랑, 적미소랑 흰미소랑은 어떻게 다른지 한번 찍어 먹어보고 싶죠. 그렇지만 여전히 미소와 가까워지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에요. 요즘처럼 먹을거리가 즐길 거리가 된 시대에 서구화된 사람들의 입맛을 미소만으로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쿠라다이 미소는 미소라는 본질에 맞춤화와 모던이라는 새 옷을 입혔어요.



나만의 미소를 찾는 방법, 미소 블렌딩

쿠라다이 미소의 모토는 두 가지 축으로 이뤄져 있어요.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1000년의 미소를 선사한다’가 한 축이라면, ‘당신만의 미소를 찾으세요’가 또 다른 한 축이에요. 앞서 매장에는 전문 지식을 섭렵한 스페셜리스트가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들이 손님의 취향에 꼭 맞는 미소를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여기가 미소’예요. 맞춤화를 위해 처음부터 미소를 담그는 게 아니라, 이미 완성된 미소를 섞는 방식으로 적합한 미소를 찾아주죠.


‘여기가 미소’를 예약하면, 약 1시간 동안 스페셜리스트가 테이스팅과 블렌딩을 거쳐 각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미소를 만들어줘요. 이처럼 블렌딩을 하면 쿠라다이 미소의 자체 상품이 되기도 해요. 몇 가지 미소를 섞어 수시로 새로운 ‘쿠라다이 오리지널’ 미소를 제안하는 거죠. 그래서 생산지에 구분에 따른 미소는 32종이지만, 쿠라다이 미소가 취급하는 전체 미소는 블렌딩을 통해 무한대로 변주돼요.



ⓒ시티호퍼스


‘여기가 미소’와 ‘쿠라다이 오리지널’은 미소의 종류를 수평적으로 넓히는 방식이에요. 미소를 섞어 또 다른 미소를 만드는 거니까요. 반면 식품으로서 미소의 가능성을 수직적으로 확장하는 방식도 있어요. 다양한 종류의 사이드 상품군으로 개발하는 거죠. 그런데 상품군을 보다보면 하나 같이 ‘여기에 미소가?’라는 의아함이 생겨요. 장국만으로 끝나지 않는, 의외의 조합이 펼쳐져 있거든요.


예를 들어 볼게요. ‘우엉 씨’라는 상품은 계란말이나 어묵에 섞어 주먹밥으로 먹기 좋게 특제한 미소 소스예요. 우엉의 식감을 남기면서 가열하면 미소의 단맛이 확 올라오죠. ‘카레 씨’는 밥에 얹거나 빵에 넣거나 카레 우동에 뿌리거나 할 수 있는 미소 소스예요. 우엉 씨든 카레 씨든, 원래 용도를 떠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탈리안 음식의 소스로 먹어도 제격이에요. 재밌는 건 상품 뒤에 ‘~씨상, さん’라는 존칭어를 붙인 것인데요. 상품에 대한 쿠라다이 미소의 애착이 두드러지는 대목이에요. 그 외에도 떡이나 두부 등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미소, 미소로 만든 감주, 미소를 첨가한 러스크, 미소를 사용한 생강구이 튀김, 샐러드 드레싱으로 먹을 수 있는 유자 미소까지. 반찬류와 스낵류를 넘나들어요.



(좌)카레 씨 / (우)설탕 대신 국산 쌀 누룩을 사용한 감주 ⓒ쿠라다이 미소


또한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인 흰미소는 교토를 상징하는 미소인데요. ‘설탕 대신에 핫케이크나 크림 스튜에 넣어 먹으면 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진다’고 스페셜리스트가 귀띔하죠. 미소의 종류만큼이나 식품 자체로서 미소의 가능성도 무한대로 변주되는 셈이에요. 미소가 전통적이라서 끌리지 않았다면, 미소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스낵, 양식 등과 조화를 이룬 사이드 제품을 경험해보면 돼요. 이것 또한 쿠라다이 미소가 제안하는 미소를 즐기는 방법이니까요.



미소의 스펙트럼이 빚어낸 미소 가게의 감각

쿠라다이 미소의 매장은 교토에 딱 한 곳 있어요. 가라스마오이케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데요. 교토의 번화가 산조 거리와 니시키코지 거리 한가운데죠. 기념품 숍이 여럿 있고 교토의 특색 있는 매장들이 모여 있어 오다가다 한 번쯤 들러보기 좋은 자리예요. 미소에 새 옷을 입힌 것처럼 매장에도 변화를 줬어요. 전통적인 이미지를 내세우지 않고, 오히려 화이트 앤 우드로 매장을 세련되게 디자인했거든요. 하지만 동시에 은근하게 미소를 연상시키는 요소를 녹여냈어요.


먼저 길쭉하게 뻗은 공간을 3개의 존으로 분할했어요. 안쪽부터 주방 존, 테이스팅 존 그리고 판매 존이에요. 스페셜리스트와 한 시간가량을 보내는 테이스팅 존에선 천장을 살짝 낮춰 공간에 안정감을 줬어요. 판매존의 천장은 미소 곳간을 형상화한 맞배지붕으로 구현했어요. 참고로 쿠라다이 미소에서 ‘쿠라’는 곳간이라는 뜻이에요. 이 곳간이라는 모티브가 매장 디자인과 로고 디자인에 반영됐죠.



ⓒ시티호퍼스


이 판매존에는 30종이 넘는 다양한 미소 페이스트가 개별적으로 냉장고 안에 들어가 있어요. 언뜻 보기에 31가지 맛 아이스크림 가게를 고급 젤라또 숍으로 업그레이드시킨 느낌이에요. 아이스크림 가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달콤한 향 대신 구수한 냄새가 매장 가득 퍼진다는 정도랄까요. 미소의 색깔은 똑같은 갈색이 아니라, 갈색 스펙트럼을 주욱 펼쳐놓은 것처럼 서로 다른 빛을 띠고요.


이렇게 다채로운 미소를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300g 용기에 담아 소량으로 판매해요. 가격은 480엔(약 4,800원)부터 840엔 사이(약 8,400원). 31가지 맛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판매하는 300g 용기의 아이스크림보다 저렴한 가격대예요. 좀 더 큰 사이즈인 500g짜리도 있는데요. 이 경우엔 800엔(약 8천원)부터 1,400엔(약 1만 4천원) 수준이죠. 2개입 및 7개입짜리 선물 세트도 최대 5,000엔(약 5만원) 정도로 비싸지 않고요.


그렇다면 누가 이 매장을 찾을까요? 웹매거진 〈디지스타일 교토〉의 조사에 따르면 고객은 30~50대 주부층이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구매 주기는 빠르면 한 달에 한 번, 대부분은 반년에서 1년마다 한 번쯤이에요. 최근에는 20~30대 남성 고객이 급증했는데요. 매운 미소보다는 단맛의 미소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미소의 현대화를 위한 쿠라다이 미소의 노력이 일부 통했다고 볼 수 있겠죠?


쇼케이스에 30여 종의 미소를 진열해 판매의 목적은 잊지 않으면서도, 전문가의 손길로 개인화된 미소를 만드는 공간을 구성하고, 거기에 미소의 전통적 이미지를 촌스럽지 않게 녹여낸 쿠라다이 미소. 미소에 대한 진심도, 공간 구성도 숙성된 셈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비즈니스에 대한 의문이 속시원히 풀리지 않아요. 이렇게 작은 매장 하나에다가, 자체 온라인 몰만 운영하면서 미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우니까요.



1000년 된 미소를 키워가는 갈색 찬란한 꿈

앞서 쓰치야 유조의 할아버지는 과거 쇼와 시대 때 사업을 미소 도매로 전환했다고 설명했어요. 사실 이 기업은 발효 식품업계에서 오랜 역사와 자본력을 가진 '자포닉스'예요. 현재는 쓰치야 유조가 사장을 하고 있죠. 식품 기획, 개발, 도매, 유통, 운수까지 다양한 하위 그룹을 운영하는데요. 고객사는 2,500개 이상이고, 규모는 2015년에 이미 74억엔(약 740억원)대를 넘어섰어요.


다루는 식품 종류는 다양하지만 자포닉스의 뿌리는 미소예요. 처음부터 미소로 시작해 미소로 일어선 기업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자포닉스는 미소 사업을 슈퍼나 백화점, 레스토랑 등에 도매로 판매하는 일에만 국한하지 않아요. 미소를 발굴하고 재해석해 인기 제품으로 키워나가는 일을 하고 있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냐면요. 지역에서 인정받는 중소규모 식자재 생산자와 협력해요. 규모가 작아 전국 판매 단위의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은, 판매처 개척이라는 과제를 안은 곳들이에요. 이들의 식재료를 ‘팔리는 상품’으로 제안하는 거예요. 마치 쿠라다이 미소에서 하는 것처럼요.


‘전국의 맛있는 미소를 식탁에 전하고 싶다’는 자포닉스의 소명은 비즈니스를 넘어, 사회적 활동으로도 이어져요. 먼저 40회째 개최 중인 박람회 ‘채식전’이에요. 180여 개 지방 제조업체와 소매점이 참여해, 각지의 개성 넘치는 발효 식품들을 제안하는, 그야말로 발효식 페스티벌이에요. 또한 미소가 사람들에게 더 알려질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수십 개의 미소 양조장과 제휴한 간사이 미소 PR 위원회도 운영 중이에요.


이렇게 사회적 활동까지 신경 쓰는 쓰치야 유조는 ‘일상 생활은 미소 연구의 보고’라고 말할 만큼 미소에 진심이에요. 그래서일까요? 코로나19 팬데믹 때 불어온 발효 식품 붐을 타면서 미소를 공장에서 찍어내듯 생산하기보다, 여전히 꾸준하게 지역의 작은 미소 양조장들과 함께 시간과 정성을 들여 미소를 발효시키고 있어요. ‘우리, 맛있는 미소를 식탁에 오래오래 올려봅시다!’라는 갈색 찬란한 꿈을 안고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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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쿠라다이 미소 웹사이트

 자포닉스 웹사이트

 Kuradai Miso, Sharing Kyoto

 第4回 全国各地の味噌で日本を旅してみよう! 「蔵代味噌」さんの「万能みそだれ ごぼうさん」, Digistyle Kyoto Magazine

 発酵食品がブーム。コロナ禍を経て再注目されているワケ, COOKPAD

 みその話|食べものの話をしよう, 無印良品

 若者のみそ汁離れ「1、2カ月飲んでいない」…大阪はみそ購入量最低、食の多様化や個食が背景, 産経ニュー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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