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시타 파크는 공원이에요. 건물 옥상에 있는데 규모가 꽤 크죠. 길이가 약 330m, 부지 면적은 약 1만 740㎡로 길게 뻗어 있는 모양이에요. 축구장 1.5배 크기 정도라 보면 돼요. 건물이 이렇게 크냐고요? 그렇지 않아요. 엄밀히 말하면 2개 건물 사이에 있는 폭 15m 정도의 도로 윗 공간을 브릿지로 연결한 거예요.
15m가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짧은 거리를 이으니 완전히 새로운 공원으로 탈바꿈했어요. 옥상 공원이 아니라 ‘공중 공원’으로 바뀌었죠. 자연스럽게 공원에도 스케일감이 생겼고요. 그뿐 아니에요. 건물과 건물 사이에 브릿지를 놓으면서 공원과 그 아래의 상업 시설이 하나의 공간처럼 연결됐죠.
이렇게 공원을 공중부양시켜 공원에 입체감을 주자 공원의 역할도, 활기도, 수익도 달라졌어요. 단순히 공원의 위치가 높아져서 그런 게 아니에요. 이 변화를 이해하려면 공원 아래의 풍경을 관찰해 봐야해요.
미야시타 파크 미리보기
• #1. 옥상 공원을 ‘공중 공원’으로 바꾸는 15m의 힘
• #2. 장소에 ‘장면’을 더해주는 50m의 룰
• #3. 푸드코트를 ‘골목길’로 만드는 1m의 틈
• ‘혼’과 ‘돈’을 혼돈하지 않는 지혜
도쿄의 시부야는 키높이 경쟁 중입니다. 2012년에 도큐 부동산이 33층 규모(182m)의 복합문화공간인 ‘히카리에’를 지으면서 시부야 재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죠. 이후 시부야 스트림(2018년),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2019년), 시부야 후쿠라스(2019년) 등 대형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갖춘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면서 시부야의 스카이라인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렇다면 시부야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는 높이가 몇 m일까요?
예상 밖에도, 0m예요. 시부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가 있는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230m)지만, 가장 상징적인 랜드마크는 건널목인 ‘시부야 스크램블’이기 때문이에요. 이 건널목은 비틀즈가 앨범 자켓 촬영을 해서 유명해진 애비 로드(Abbey road)만큼이나 유명하죠. 아니, 어느 도시의 어느 거리건 건널목이 없는 곳이 없는데 도대체 어떤 이유로 시부야 스크램블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걸까요?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입니다. ⓒWikimedia
시부야 스크램블은 보통의 건널목을 살짝 비틀었어요. 일반적으로 교차로에서는 도로와 도로가 교차되는 라인에 건널목을 놓아요. 차량과 사람이 같은 시간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런데 시부야 스크램블에서는 추가로 사거리를 가로지르는 건널목을 하나 더 놓았어요. 그리고는 사람이 건너는 시간과 차량이 이동하는 시간을 구분했어요. 사람이 건널 때는 사람만 움직일 수 있고 모든 차량은 대기 중인 거예요.
ⓒUnsplash
이렇게 하니 신호가 바뀔 때, 사방에서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건널 수 있어요. 여기에다가 하루 평균 유동인구 300만명을 자랑하는 시부야 상권의 집객력이 맞물리면서, 최대 3천명 정도가 동시에 건널목을 건너는 장관이 펼쳐지게 됐죠. 이렇게 수천명의 사람들이 제 갈 길을 찾아 거대한 흐름을 만드는 풍경에 상징성이 생긴 거예요.
이제 고층 빌딩이 즐비해졌으니 랜드마크가 바뀔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시부야 스크램블의 입지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아요. 시부야 스크램블은 유동인구가 만드는 풍경인데, 시부야에 고층 빌딩이 늘어나는 만큼 유동인구도 많아지니 시부야 스크램블을 건너는 사람들의 풍경에 밀도가 더 생길 테니까요. 그렇다면 고층 빌딩들 중 하나가 시부야 두 번째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글쎄요. 두 번째 자리도 쉽지 않을 수 있어요. 2020년 7월에 17m 높이의 ‘미야시타 파크(MIYASHITA PARK)’가 새로 오픈했기 때문이죠. 빌딩 높이만 보자면 시부야 고층 빌딩들의 1/10도 안되는 수준임에도, 이곳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요. 건물로 보자면 17m 높이에 불과하지만, 공원으로 보자면 17m 높이에 공원이 공중부양해 있는 셈이거든요. 이 공원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고층 빌딩들을 대신해 시부야를 대표하는 두 번째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하나씩 살펴볼게요.
©Nacása & Partners Inc.
#1. 옥상 공원을 ‘공중 공원’으로 바꾸는 15m의 힘
미야시타 파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공원이에요. 없었던 공원을 새로 만든 게 아니라 1966년부터 있었던 공원을 재개발한 곳이죠. 공원을 재개발했다는 개념이 낯설 수 있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공원의 구조를 알아야 해요. 원래 공원은 공영 주차장 위에 있는 도쿄 최초의 옥상 공원이었어요. 낙후된 시설과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민관이 협력하여 주차장과 공원을 포함한 일대를 전체적으로 재정비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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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시부야구는 민간 부동산 개발 업체에 파격적인 혹은 조건 없는 제안을 했어요. 도시 공원을 다른 시설들과 함께 정비 가능하도록 만든 ‘입체도시공원제도’를 적용해서 규모나 용도에 대한 특별한 제약 없이 재개발을 해보라는 거였죠. 2004년에 제정된 입체도시공원제도를 시부야구에서는 처음 적용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이에 미츠이 부동산은 공원, 상업시설, 호텔, 주차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공간을 기획했어요. 4층은 공원, 1~3층은 상업시설, 공원의 한쪽 끝에는 호텔과 주차장이 위치해 있죠. 공원이 부대 시설이 아니라 중심 시설이라는 것을 제외하고 구성만 놓고 보면, 여느 복합몰과 다를 바 없어 보일지 몰라요. 하지만 미야시타 파크에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혁신적인 요소들이 숨어 있어요.
먼저 공원으로 가볼게요. 공원은 과거의 공원이 그러했듯, 건물의 옥상에 있어요.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공원의 규모예요. 길이가 약 330m, 부지 면적은 약 1만 740㎡로 길게 뻗어 있는 모양이죠. 축구장 1.5배 크기 정도라 보면 돼요. 건물이 이렇게 크냐고요? 그렇지 않아요. 엄밀히 말하면 2개 건물 사이에 있는 폭 15m 정도의 도로 위 공간을 브리지로 연결한 거예요. 원래는 도로 위 공간의 점유에는 제약이 있는데, 브리지 역할을 하는 공원 시설로 설계해 허가를 받을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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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m가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짧은 거리를 이으니 완전히 새로운 공원이 됐어요. 옥상 공원이 아니라 ‘공중 공원’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공원에도 스케일감이 생겼죠. 축구장 크기보다 더 큰 이 공원에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스케이트장,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볼더링 시설, 비치 발리볼을 비롯해 다목적으로 이용 가능한 샌드코트 등 다양한 스포츠 시설을 넣었어요. 여기에다가 곳곳에 잔디와 벤치를 설치해 자유롭게 산책하고 쉴 수 있게 했죠.
ⓒWikimedia
그뿐 아니에요. 건물과 건물 사이를 연결한 부분이 공원과 상업시설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해요. 2층과 3층에도 브리지를 놓고, 공원의 브리지와 각 층의 브리지 사이를 계단으로 연결하니, 층간 이동이 쉬워져요. 별도의 통로를 찾을 필요 없이 공원을 거닐다가 상업시설로 이동할 수도, 상업시설에서 쇼핑을 하다가 공원으로 올라갈 수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공원을 둘러보다가 물 흐르듯이 상업시설로 내려가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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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소에 ‘장면’을 더해주는 50m의 룰
최근에 생긴 도쿄의 상업시설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매장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거죠. 일본에 처음으로 상륙하는 해외 브랜드의 매장, 지역의 강호이지만 아직 도쿄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의 매장, 이미 여러 곳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지만 실험적으로 기획한 플래그십 매장, 그리고 새롭게 기획해서 런칭하는 매장 등이 대표적이에요. 그래야 온라인 시대에 사람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으니까요.
미야시타 파크의 상업시설인 ‘레이야드 미야시타 파크(RAYARD MIYASHITA PARK)’도 이 암묵적인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요. 뉴욕에서 시작해 일본에 처음 소개되는 패션 브랜드 ‘키스’ 매장, 킷캣 최초로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는 플래그십 팝업 매장인 ‘킷캣 쇼콜라토리’, ‘루이비통’의 첫 번째 맨즈 플래그십 스토어, 지브리 스튜디오의 굿즈를 파는 브랜드 ‘GBL’ 등을 입점시켰죠.
이 중에서 눈여겨볼 곳은 ‘스타벅스’예요. 스타벅스 미야시타 파크점은 일본 스트리트 패션의 선구자 ‘후지와라 히로시’가 디자인하고, 그가 만든 브랜드인 ‘프라그먼트 디자인’과 컬래버레이션한 굿즈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에요. 참고로 그는 수영장, 당구장, 주차장, 편의점 등을 패션 매장과 섞는 등 전에 없던 기획을 하면서 업계를 뒤흔든 인물이죠. 이번에는 ‘충전’이라는 공통분모로 주유소와 커피 매장을 섞었어요. 그래서 매장, 유니폼 디자인 등에 주유소 모티브가 담겨 있어요. 상업시설이지만 유일하게 공원이 있는 4층에 위치해 있는 것도 특징이고요.
ⓒ시티호퍼스
이러한 매장들이 미야시타 파크에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준다면, 상업시설의 공간 구성은 머무를 이유를 제공해 줘요. 레이야드 미야시타 파크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거리와의 연속성을 중요하게 여겼는데요. 그래서 어느 곳에서 접근을 하건 위화감 없이 미야시타 파크로 진입할 수 있어요. 여기에다가 노약자,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이용객들을 위해 대부분의 공간을 계단차와 문턱을 없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로 설계했죠.
또한 쇼핑몰을 아웃도어형으로 디자인했어요. 보통의 경우 건물을 세우면 외벽이 생겨 거리와 매장이 단절돼요. 그런데 이곳에선 매장을 안쪽으로 들여서 배치하고 2층과 3층에 거리와 같은 개념으로 6m 정도의 외부 통로를 두었어요. 이렇게 하니 2층, 3층에서도 시부야 풍경이 눈에 들어와 거리를 걷는 기분이 들어요. 눈높이만 다를 뿐이죠. 실내에 거리형으로 구성한 곳에서 쇼핑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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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에요. 거대한 상업시설에 압도되지 않도록 ‘50m 룰’을 적용했어요. 50m 룰은 에스컬레이터, 계단, 이벤트 공간, 코너 등을 50m 간격으로 배치하는 것을 뜻해요. 고객에게 지속적인 시퀀스(Sequence) 변화를 주고, 상하층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걸을 때 시시각각으로 변주가 생겨야 지루하지 않고, 그래야 머무르는 시간도 늘어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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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가 상업시설에 입점하는 매장에도 자유도를 줬어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파사드와 일부 통로 공간을 각 매장이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도록 열어 두었죠. 각 브랜드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자유도를 활용하니 상업시설 공간이 그만큼 다채로워질 수 있어요. 그러면서도 시그니처적인 패턴으로 사이니지를 만들어 전체적인 통일감을 유지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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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의 통로를 비롯해 공간을 널찍하게 쓰던 상업시설에서 쾌적하게 구경을 하다가 1층으로 내려가면 공간의 밀도가 180도 바뀌어요. 어떻게냐고요?
#3. 푸드 코트를 ‘골목길’로 만드는 1m의 틈
1층은 일종의 푸드코트예요. 남쪽 건물의 1층 공간에 19개의 식음료 매장이 입점해 있어요. 최북단 홋카이도부터 최남단 오키나와까지 각 지방에서 엄선한 매장을 옮겨 놓았죠. 전국 각지의 맛집을 경험할 수 있게 한 것도 매력이지만, 음식만큼이나 공간감이 인상적이에요. 설령 음식 맛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분위기에 취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을 꾸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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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요코초 외관입니다. ©시티호퍼스
이곳은 ‘시부야 요코초’라고 불러요. 요코초는 일본어로 골목길을 뜻해요. 특히 식당과 술집이 늘어선 좁은 길을 말하죠. 이름처럼 시부야 요코초에 들어서면 스케일감이 확 줄어들어요. 공간감도 묘해요. 거대한 이자카야 같으면서도 골목길인 듯하죠.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이자카야와 골목길이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Shibuya yokocho
©시티호퍼스
약 100m에 걸쳐 19개 식당과 술집이 있는데, 벽이나 문같은 공간 구분이 없어요. 다닥다닥 이어져 있죠. 자리도 비좁아요. 앉으면 서로 부대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좌석 간 거리가 가까워요. 또한 공간 전체적으로 조명도 맞춰놓았어요. 주황빛이 살짝 아른거리게요. 이자카야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를 1층의 너른 공간에 통째로 구현한 거예요. 그래서 이자카야 느낌이 들죠. 여기에다가 통로 바닥을 1m 남짓한 폭의 아스팔트 도로처럼 꾸며 놓으니 거대한 이자카야 안에서 골목길도 연상되는 거고요.
분명 가짜인데,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요코초예요. 이 시부야 요코초를 기획한 회사는 ‘하마쿠라 상점제작소’. 시대, 세대, 시장의 잠재적 요구를 포착해, 웃음과 에너지가 솟아오르는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상점 제작 그룹이에요. ‘에비스 요코초’로 에비스 지역의 상점가를 부활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시부야 요코초를 기획한 거죠. 하마쿠라 상점제작소 대표인 ‘하마쿠라 요시노리’는 시부야 요코초의 기획의도에 대해 이렇게 말해요.
“시부야 거리에서 사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시부야에서 약속을 잡을 때 첫 번째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그렇게 매일의 페스티벌이 열리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 미야시타 파크 홈페이지 ‘TOPICS’ 인터뷰 중
시부야의 집합소로 기획했다는 뜻이에요. 시부야에서 보기로 했으면 일단 시부야 요코초에서 만나서 식사를 하거나 술 한잔한 후, 각자의 선호와 취향에 맞게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를 바란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이곳을 일종의 커뮤니티 센터로 보는 거예요.
여기서 흥미로운 포인트가 하나 있는데요. 시부야 요코초라는 이름에, 시부야를 대표하는 골목길을 말하는 것처럼 시부야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에요. 그러고보니 시부야 스트림,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 시부야 후쿠라스 등 앞서 설명했던 시부야에 새로 생긴 고층 빌딩들 이름에도 모두 시부야가 들어가 있어요. 그만큼 시부야에 대한 동네부심이 높은 거죠. 그리고 이 동네부심으로 생긴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요.
‘혼’과 ‘돈’을 혼돈하지 않는 지혜
미야시타 파크는 시부야에서 입체도시공원제도를 적용한 첫 프로젝트예요. 이는 도시 공원을 낙후된 시설 등과 함께 재개발하면서, 공원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더 나은 생활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업화해서 수익 창출을 하자는 거죠. 당연히 민간 기업에게만 혜택을 주자는 게 아니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공공기관도 재원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요.
이 정비 사업으로 시부야구는 미츠이 부동산으로부터 235억 2,100만엔(약 2,352억원)을 받기로 했어요. 대신 미츠이 부동산은 공사 기간을 포함해 34년 10개월 동안 사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죠. 시부야구는 연간 6.7억엔(약 67억원)의 재원을 확보한 셈이에요.
그렇다고 돈을 앞세우지는 않았어요. 시부야구는 이 공원을 재개발하면서 미야시타 공원의 명명권(Naming right)도 매각할 수 있었죠. 명명권은 공공시설 등에 기업 이름을 붙일 수 있게 해주는 권리예요. 주로 스타디움, 지하철역 등에서 주로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시부야구는 2009년에 나이키와 명명권 계약을 했었어요. 계약 금액은 연간 1,700만엔(약 1억 7천만원)씩 10년간 총 1억 7천만엔(약 17억원). 하지만 동네부심이 넘치는 주민들이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죠. 결국 시부야 주민의 반대로 공원에 나이키 이름을 붙이지는 못했어요. 대신 공원에서 진행하는 스포츠 행사에만 명칭을 활용하기로 했죠.
그럼에도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게 이어졌어요. 계약이 만료되기도 전에 나이키가 명명권을 사용하지 않기로 선언할 정도였죠. 그래서 이번 재개발에서는, 지난 명명권 계약을 반면교사 삼아 명명권을 매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아무리 시부야구 재원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구를 대표하는 공원의 이름을 기업에 넘길 수는 없었던 거예요.
이처럼 요소요소가 혁신적이면서도 동네에 대한 자부심도 담겨 있으니, 이 정도면 시부야의 두 번째 랜드마크 자리를 차지할 만하지 않나요?
Reference
• Shibuya Hikarie, Skyscraper Center
• SEQUENCE MIYASHITA PARK 홈페이지
• 입체도시공원 개발을 위한 시사점 도출 (송지영/김세용, 대한건축학회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