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을 만져 동심을 되찾아주는, 미술관 옆 동물원 옆 수족관

니프렐

2023.11.15

이런 경험 다들 있지 않나요? 어렸을 때는 길가의 꽃이나 벌레, 어항 속의 물고기를 보면 호기심을 갖고 만지고 싶어했던 경험이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것들에 점점 흥미를 잃고 결국엔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죠. 전시관인 ‘니프렐’은 이 점에 주목했어요. 세월에게 빼앗긴 그때의 감성을 다시 살리기로 했어요. 


그렇게 등장한 니프렐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 독특한 단어를 찾을 수 있어요. 바로 ‘인터랙티브 아쿠아주(Interactive Aquazoo)’예요. 여러 단어를 조합한 말처럼 다양한 수중 생물과 동물, 그리고 인터랙티브 아트까지 한 장소에서 만나볼 수 있죠. 기획 초기부터 일반적인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전시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선보인 전시관이에요. 이렇게 상식을 깬 니프렐은 2015년 개관 이후, 4년만에 방문객 500만 명을 기록했어요.


그렇다고 니프렐이 규모로 승부하는 건 아니에요. 니프렐은 연면적 1,058평으로 2개층으로만 이루어진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전시관이에요.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연면적이 2,878평이니, 절반 정도의 크기죠. 아쿠아리움, 동물원, 미술관까지 있는 전시관인데도 불구하고 2층뿐인 작은 면적으로 만든 이유가 뭘까요? 그에 대한 힌트는 니프렐의 전시관에서 찾을 수 있어요.


니프렐 미리보기

 감성을 만져 새로운 풍요를 선물한다

 자연을 만질 수 있는 3가지 구성

 불문율을 뜯어고치는 대담한 시도

 과거의 자리에서 미래를 만지다




1970년, 일본 오사카부 스이타시에서 만국박람회인 엑스포가 개최됐어요. 일본 최초이자 동아시아 최초로 개최된 엑스포였죠. 70년대 일본 고도성장기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 행사에서는 당시 첨단 기술이었던 아이맥스가 최초로 공개되기도 했어요. 또한 이 엑스포는 대기록을 하나 세웠는데요. 6개월간의 개최 기간동안 6,400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오면서, 40년동안 세계 최대 규모 방문객수을 자랑했어요.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서 기록이 깨졌죠.


이 엑스포의 주제는 ‘Progress and Harmony for Mankind’, 인간의 번영과 화합이었어요. 당시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이뤘던만큼 인간이 얼만큼 더 발전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의 시각에서 당시의 소주제들을 살펴보면 시대의 격차를 느낄 수 있어요.



©Tower of the Sun Museum


예를 들어 ‘더 부유한 삶을 통한 건강한 삶 추구‘, ‘더 나은 일상의 디자인’,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와 같은 소주제도 그렇지만 가장 격차가 큰 소주제는 바로 ’인간의 번영을 위한 자연 활용‘이에요. 환경 보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주제죠. 실제로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토지를 개간해서 더 많은 농작물을 수확할지 등 자연 보존과는 거리가 먼 기술들을 전시했어요.


엑스포가 끝난 후, 이 지역에는 1970 오사카 엑스포 기념공원이 만들어졌어요. 당시 엑스포의 마스코트였던 태양의 탑 구조물도 그대로 있어 과거의 엑스포를 느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아 있어요. 그리고 엑스포가 끝난 지 45년이 지난 2015년. 이 지역엔 ‘인간의 번영을 위한 자연 활용’과 180도 다른 ‘자연을 보존하고 함께 상생한다’는 철학을 담은 전시관이 생겼어요. 바로 ‘니프렐’이에요. 45년의 세월만큼 정반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니프렐은 어떻게 사람들을 불러보으고 있을까요?



감성을 만져 새로운 풍요를 선물한다



©NIFREL


니프렐은 그 이름에서부터 독특한 의미를 담고 있어요. 언뜻 들으면 판타지 소설에서 나올법한 이름이지만 그 어원은 의외로 일본어에 있어요. 일본어로 ‘무언가를 만지다’라는 뜻을 가진 니프렐(にふれる)를 소리나는데로 옮긴 이름이죠. 그리고 이 이름에 니프렐의 컨셉이 담겨 있어요. ‘감성을 만지다(Touching Sensibilities)’가 컨셉이거든요. 니프렐의 관장 오바타는 니프렐의 컨셉에 대해 이렇게 말해요.


"누구나 어렸을 때는 길가의 꽃이나 벌레, 어항 속의 물고기를 보고 호기심을 갖고 만지고 싶어했을 거에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것들에 점점 흥미를 잃고 결국엔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죠. 저희는 이 점에 주목했어요. 세월에게 빼앗긴 그때의 감성을 다시 살린다면 관람객에게 새로운 풍요를 선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자연 속에서 생물을 만났을 때의 감각과 감동을 어떻게 전달할지에 집중했어요."

- TouchMedia 인터뷰 중


니프렐은 자연과 동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우리가 잊고 지냈던 동심을 다시 꺼내보고 어렸을 때 느꼈던 감동을 다시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했어요. 전시관은 색깔 (Color), 능력 (Abilities), 유영 (Swim), 놀라운 순간 (Wonder Moments), 위장 (Mimic), 물가 (Waterside), 행동 (Behavior) 그리고 연결 (Biodiversity)까지 총 8개의 컨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모든 전시관의 컨셉 뒤에는 만지다라는 뜻의 니프렐(にふれる)를 붙였죠. 이렇게 구성된 전시관을 돌아다니면서 관람객들은 자연을 8번 ’만지게‘ 돼요. 그렇다면 니프렐이 자랑하는 자연을 만지는 전시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자연을 만질 수 있는 3가지 구성

니프렐을 소개하는 글을 보면 독특한 단어를 찾을 수 있어요. 바로 ‘인터랙티브 아쿠아주(Interactive Aquazoo)’예요. 여러 단어를 조합한 말처럼 다양한 수중 생물과 동물, 그리고 인터랙티브 아트까지 한 장소에서 만나볼 수 있죠. 기획 초기부터 일반적인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전시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선보인 전시관이에요.


그렇다고 니프렐이 규모로 승부하는 건 아니에요. 니프렐은 연면적 1,058평으로 2개층으로만 이루어진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전시관이에요.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연면적이 2,878평이니, 절반 정도의 크기죠. 아쿠아리움, 동물원, 미술관까지 있는 전시관인데도 불구하고 2층뿐인 작은 면적으로 만든 이유가 뭘까요? 그에 대한 힌트는 니프렐의 전시관에서 찾을 수 있어요.


앞서 설명했듯이 니프렐에는 8개의 전시관이 각 컨셉을 가지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아쿠아리움이나 동물원이 다양한 종류를 강조하는 반면, 니프렐에서는 각 컨셉에 맞게 작지만 밀도 있는 전시를 보여주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작은 공간에 다양한 컨셉을 모아놓을 수 있었던 거에요. 그럼 아쿠아리움, 동물원, 미술관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A. 아쿠아리움



‘색깔’ 전시관 ©시티호퍼스


니프렐 1층 전시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색깔 (Color)’ 전시관이 나와요. 이곳은 색이 특이한 수중 생물을 모아둔 아쿠아리움이에요. 총 13개의 어항이 있는데, 수중 생물들의 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생물들이 확대되어보이는 특수 어항에 밝은 조명을 켜두었죠. 어항 뚜껑을 따로 두지 않아 위에서도 관람할 수 있고 조명에 물이 반사되는 모습과 생물들이 가진 다양한 색들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어요.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광대물고기부터 다양한 색깔을 가진 생물들과 아름다운 조명으로 포토존으로도 유명해졌죠.


그런데 어항을 둘러보다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어요. 이 전시관에 있는 모든 생물들에 대한 설명이 일본 전통 시 ’하이쿠‘ 형식으로 되어있거든요. 5음절 - 7음절 - 5음절 형식을 지키는 하이쿠 방식의 설명은 일본에서 유명한 잇츠키 나츠이라는 하이쿠 비평가가 감수해서 만들어졌어요. 덕분에 무미건조한 설명이 아니라 리듬감이 살아있고 촌철살인이 담겨있는 설명이 됐어요.



‘능력’ 전시관 ©시티호퍼스


두 번째 전시관은 ‘능력(Abilities)’ 전시관이에요. 수중 생물 중 몸을 변형하거나 특별한 능력이 있는 생물들을 모아둔 아쿠아리움이죠. 이곳도 각 생물별로 별도의 어항에 배치하고 생물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능력들을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뒀어요. 몸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문어부터 화가 나면 몸을 부풀리는 복어, 지구상 어떤 생물보다 폭발적인 펀치력을 자랑하는 맨티스 쉬림프까지 있어 호기심을 채울 수 있죠.



©일본 공간 디자인 어워드



‘유영’ 전시관 ©일본 공간 디자인 어워드


세 번째 ‘유영(Swim)’ 전시관은 유영하는 모습이 특징적인 수중 생물들을 모아둔 공간이에요. 물 속에서 펼쳐내는 개성있는 움직임을 조명에 비치는 실루엣으로 볼 수 있는 색다른 곳이죠. 이 공간은 니프렐 기획 당시 가장 공을 들인 공간이기도 해요. 세월에 잊고 지내던 동심을 만진다는 컨셉에 맞게, 어릴 적 한 번쯤 햇빛이 강한 여름날 강바닥에 비친 물고기들을 구경하는 경험을 살린 거예요. 


그래서 이 공간은 의도적으로 조도를 낮췄어요. 생물들의 실루엣과 생물의 움직임에 따라 바뀌는 물결을 볼 수 있게 조명 반사를 활용했죠. 광원의 종류와 조명의 각도에 따라 실루엣 모양이 어떻게 바뀌는지 연구하고, 직접 아크릴 수조를 만들어 물결이 퍼지는 속도까지 측정하는 노력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죠. 니프렐의 시그니처 전시관 중 하나인 이 전시관은 2020년 일본 공간 디자인 어워드에서 은상을 탈 정도로 인정을 받았어요.



‘위장’ 전시관 ©일본 공간 디자인 어워즈


네 번째인 ’위장(Mimic)’ 전시관은 이름처럼 위장술이 뛰어난 생물들을 모아둔 아쿠아리움이에요. 첫 전시관이었던 색깔 전시관과 마찬가지로 각 생물들의 개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중 생물이 확대되어 보이는 어항을 사용했죠. 다양한 생물들이 생존을 위해 어떻게 숨는지 자세히 볼 수 있어요. 참고로 이 공간 전체를 덮고 있는 줄무늬는 아쿠아리움에 있는 임페리얼 엔젤 피쉬의 줄무늬를 따라 설계된 인테리어에요.



B. 동물원

이렇게 네 개의 아쿠아리움 전시관을 지나면, 동물들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 등장해요. 가장 먼저 ‘물가(Waterside)’ 전시관에서는 물과 육지의 경계에 사는 동물들을 볼 수 있어요. 악어와 하마 그리고 니프렐의 마스코트이기도 한 백호 ‘아쿠아군’이 있죠. 울타리로 되어 있는 일반적인 동물원과는 달리 통유리창으로 되어있는 전시관 구조로 동물들의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요. 이 공간에는 다양한 먹거리를 파는 곳도 있는데요. 니프렐의 ‘만지다’ 컨셉에 맞게,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물이라는 컨셉의 물젤리를 판매하고 있어서 직접 만져보면서 먹는 경험도 할 수 있어요.



©시티호퍼스



‘행동’ 전시관 ©시티호퍼스


물가 전시관을 지나면 니프렐에서 가장 유명한 ‘행동(Behavior)’ 전시관으로 이어져요. 이곳은 동물과 관람객 사이를 구분하는 울타리를 없애서 인기가 높아요. 펭귄, 구관조 같은 조류와 여우원숭이 같은 영장류까지 다양한 생물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어서 진짜 정글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나죠. 관람객과 동물이 같은 길에 서서 걸어가는 진풍경을 볼 수 있는 거예요. 머리 위로 새들이 날아다니고 원숭이들이 가까이 다가오기 때문에 무섭게 느겨질 수도 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동물들과 직접 교감할 수 있어서 ’감성을 만진다‘는 니프렐의 컨셉에 딱 맞는 전시관이에요. 참고로 이곳을 지날 때 다가오는 동물에 놀라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요. 날아다니는 새들 때문에 새똥도 맞을 수 있으니까 조심해야 하고요.



C. 미술관



‘놀라운 순간’ 전시관 ©시티호퍼스


나머지 두 개의 전시관은 미술관이에요. ’놀라운 순간(Wonder Moments)’ 전시관은 인터랙티브 영상 예술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이에요. 아티스트 타카히로 마츠오의 작품 Water / Sense of Nature / PHENOMENON / UNIVERSE를 상영하고 있죠. 지름 5m의 대형 구 조형물이 공중에 설치되어 있고 조형물과 바닥 전체에 영상이 재생되어서 마치 지구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어요. 또한 9개의 멋진 자연 현상도 볼 수 있어요. 이 영상을 만질 수도 있는데, 그러면 관람객의 행동에 맞게 영상이 바뀌어요. 이곳의 테마는 ’Nifrel Makes’ 라는 공간과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구 조형물과 같은 원형 종이에 직접 그려보고 벽에 전시하면서 미술관을 관람객이 직접 꾸며보는 경험도 할 수 있어요.



‘연결’ 전시관 ©시티호퍼스


마지막 전시관인 ‘연결(Biodiversity)’은 환경과 관련된 영상을 관람하는 공간이에요. 자연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주고 함께 상생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죠. 이 영상도 3D 영상이라서 일반적인 영상과는 다르게 직접 그 공간에 들어가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확실한 컨셉으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는 니프렐. 규모는 작지만 잠시동안 잊었던 동심과 호기심을 깨우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에요. 니프렐을 수식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말처럼 수동적인 관람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그 일부가 되는 경험이 짧은 기간동안 많은 관람객을 불러모을 수 있었던 비결의 핵심이에요.



불문율을 뜯어고치는 대담한 시도

8개의 다양한 전시관으로 유명해진 니프렐이지만 톡톡 튀는 컨셉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어요. 기존에 없던 형태로 만들다보니 전시관들이 불문율처럼 따르던 관습들을 벗어나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야했죠. 그리고 이 과정을 들여다 보면 니프렐의 매력을 더 깊게 느낄 수 있어요. 



©Osaka Aquarium Kaiyukan



©Osaka Aquarium Kaiyukan


니프렐을 만든 카이유칸 컴퍼니는 이전부터 오사카에 위치한 카이유칸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카이유칸은 길이 9m, 넓이 34m에 물 5,400톤을 담은 초대형 수조와 14개의 전시 수조를 갖추고 있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아쿠아리움인데요. 세계 곳곳의 지역을 그대로 재현한 전시관에 다양한 수중 생물들이 있어서 인기 있는 명소가 되었어요. 


카이유칸의 성공 이후, 카이유칸 컴퍼니는 세계적인 규모의 수족관과 고래상어와 같은 대형 생물들의 유명세로 얻었던 카이유칸의 성공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시관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그렇게 니프렐을 기획하게 됐죠. 카이유칸을 함께 만들었던 TotalMedia 사와 함께 다시 한 번 손을 잡았고, 작은 생물들의 개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형화를 추구하는 아쿠아리움 트렌드에 역행하는 기획을 시도한 거예요.


니프렐은 입지 선정부터 기존의 관습을 깼어요. 많은 관람객을 불러모아야하는 전시관은 랜드마크적인 성격을 띌 수 있는 도심지에 만드는 것이 상식적인 접근이겠죠. 하지만 니프렐의 입지는 도시 중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요. 소형화된 니프렐의 전시 구조에 맞게 랜드마크가 되기 보다는 주민들이 언제든지 올 수 있는 곳에 자리잡고자 했죠. 니프렐 관장 오바타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여기에 니프렐이 있어서 좋다’라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해요. 


그렇게 엑스포 시티를 입지로 선택했어요. 전철을 통해 쉽게 올 수 있어 퇴근길에도 들를 수 있고, 엑스포 기념 공원 근처 주민들의 자연스러운 방문까지 유도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판단이었죠. 일상 속에서 자주 오가며 어른들은 어렸을 때의 동심을 되찾고, 아이들은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거예요. 



‘유영’ 전시관의 보강재 없는 수조와 흰 벽. 흰 벽에 비친 물결과 그림자가 포인트입니다. ©일본 공간 디자인 어워즈


니프렐의 파격적인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아요. 니프렐의 다양한 전시관 속에서도 전에 없던 시도를 볼 수 있죠. 대표적인 곳이 ‘유영’ 전시관이에요. 니프렐 기획팀은 조명을 활용해서 생물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던 중 수조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많은 양의 물이 들어가야하는 수조의 특성상 수압을 이겨내기 위해 테두리에 추가적인 구조물을 설치하게 되는데 이 구조물 때문에 조명이 반사되는 모습과 그림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죠. 그래서 아쿠아리움 수조에 당연히 들어가야했던 보강재를 없앴어요.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결과였죠.


이렇게 수조를 만들어냈지만 조명 효과를 위해 조도를 낮춘 까닭에 아직도 원하는 만큼 생물의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수조 뒤에 있는 벽을 천장처럼 연장했고, 이 벽에 조명과 그림자가 비춰지면서 완벽한 전시 형태를 만들어냈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들이 더해져 지금은 이곳이 니프렐에서 인기 있는 포토 스팟이 되었어요.


또한 ‘놀라운 순간‘ 전시관도 새로운 시도 중 하나였어요. 아이들이 많이 찾아오는 전시관들에서는 어두운 환경에서 큰 소리가 재생되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리스크였어요. 아이들이 놀랄 수도 있고 안전상의 문제도 있었죠. 하지만 ‘감성을 만지다’라는 니프렐의 컨셉에 걸맞는 인터랙티브 아트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팀은 대형 체육관을 장기간 빌려 여러 차례 시범 운영을 했어요. 그러고는 일종의 조명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대한 구체 구조물과 차분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작품을 전시하면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이자 가족 방문객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으로 만들었죠.



과거의 자리에서 미래를 만지다

이렇게 상식을 깬 니프렐은 2015년 개관 이후, 4년만에 방문객 500만 명을 기록했어요. 과거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일본 엑스포가 그랬듯 폭발적인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거죠.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으니 니프렐은 새로운 시도를 그만하고 현재에 안주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니프렐이 지역의 명소가 된 지금도 니프렐 팀과 TotalMedia 개발 팀은 지속해서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한 회의를 거듭하고 있는데요. 니프렐 관장 오바타는 이렇게 말해요.


‘감성에 접하는 경험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살아있는 것들의 장점을 전하는 장소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계속해서 변화해 나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그리고 이 변화는 다음 엑스포로 이어져 나갈 거예요. 일본의 첫 만국박람회가 막을 내린지 55년이 지난 2025년, 오사카에서는 다시 한 번 엑스포가 열릴 예정인데요. 슬로건은 ’우리의 삶을 위한 미래 사회를 디자인하다(Designing Future Society for Our Lives)’예요. 1970년 때와는 주제가 사뭇 달라졌죠.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인류가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을 준비하고 있어요. 


과거에 열렸던 엑스포 자리에 있는 니프렐이지만 그 지향점만큼은 새롭게 다가오는 엑스포와 결을 함께 하고 있어요. 작지만 실속있고 개성있는 니프렐의 철학이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흐름의 선봉장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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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The Tower of the Sun Museum 공식 홈페이지

 니프렐 공식 홈페이지

 카이유칸 공식 홈페이지

 第1回プロジェクトインタビュー:生きているミュージアム ニフレル 様, Total Media

 일본 공간 디자인 어워즈 공식 홈페이지

 2025 간사이 엑스포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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