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 오히려 손해다? ‘도시 재생’에서 찾은 올림픽의 미래

2024 파리 올림픽 위크

2024.07.29





2024년 7월 26일, 파리의 센 강을 배경으로 2024 파리 올림픽이 개막했어요. 1896년에 그리스 아테네에서 최초의 올림픽이 치러진 이래, 이번을 포함해 총 34번의 올림픽이 개최되었죠. 그중 파리는 올림픽을 3번 개최했어요. 자주하는 거 같아보이지만 두번째 개최였던 1924년 이후 딱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거예요. 


그만큼 이번 올림픽을 준비한 파리의 포부와 계획이 남다른데요. 2024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주제는 ‘혁신’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공유’예요.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친환경적인 솔루션을 적극 지향하죠. 또 올림픽 최초로 남성 선수와 여성 선수의 비율이 반반으로 ‘성평등 올림픽’을 표방하고요.


이번 주 시티호퍼스에서는 2024 파리 올림픽을 기념해 올림픽 위크를 열었어요.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을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해석해봤죠. 올림픽을 소재로 마켓, 브랜딩&마케팅, 디자인, 전략, 공간 등에 대해 다룰 예정이에요. 오늘은 올림픽의 과거와 현 주소, 그리고 미래의 방향성까지 짚어 볼게요.


2024 파리 올림픽 위크 미리보기

 올림픽은 손해다?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올림픽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을 유치하는 이유

 ‘도시 재생’ 관점이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만든다

 누구를 위한 도시 재생인가, 다음 과제는?




2024년 7월 26일, 드디어 파리 올림픽이 개막했어요. 파리는 1900년과 1924년에 이어 딱 100년만에 세번째 올림픽을 개최한 건데요. 이번 파리 올림픽은 역대급 개막식으로 시작부터 화제가 되었어요.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경기장 ‘밖’ 개막식이었거든요.


개막식 시작부터 이 차별점을 프랑스만의 감성으로 위트 있게 연출했어요. 프랑스의 희극 배우인 ‘자멜 드부즈(Jamel Debbouze)’가 성화 봉송을 하면서 올림픽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는데, 경기장 안이 텅 비어 있었어요. 으레 그렇듯 올림픽 경기장에서 개막식이 시작할 거라 생각하고 간 그였지만, 이번 파리 올림픽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죠. 당황도 잠시, 이내 프랑스 축구 선수 ‘지네딘 지단(Zinédine Zidane)’이 구세주처럼 등장해요.


지단은 자멜 드부즈로부터 성화를 이어 받아 진짜 개막식 시작 장소인 센느 강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해요. 파리 시내를 뚫고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마치 뮤지컬 같았어요.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그렇게 달려 지하철을 탔지만 갑자기 열차가 멈춰요. 지단은 길거리에서 지단을 보고 그를 따라 달려 가던 3명의 아이들에게 성화를 건네죠.


성화를 건네 받은 아이들은 파리의 지하 세계에서 모험을 시작해요.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지컬 중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을 모티브로, 가면을 쓴 사공이 아이들을 태우고 지하를 탈출해 센 강으로 나와요. 여기까지는 미리 촬영된 영상이 재생되다, 실제로 가면을 쓴 뱃사공과 3명의 아이들이 개막식의 시작점인 센 강의 오스테를리츠 다리에 등장하면서 현장 라이브가 시작되죠.


환영식과 함께 센 강 위로 각국의 선수단이 입장했어요. 올림픽 최초로 배를 타고 개막식에 참석했죠. 선수단 입장 코스는 파리를 대표하는 역사와 건축물들을 지나며 이어졌어요.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앵발리드, 그랑 팔레 등을 지났죠. 파리의 상징이자 낭만이 깃든 센 강이 올림픽 개막식 무대라니, 파리만이 할 수 있는 연출이었어요. 센 강을 따라 앉아 있던 수십만명의 관중들이 그 광경을 지켜봤죠.


이번 개막식에는 볼 거리도 풍부했어요. 아이들을 태우고 지하에서 센 강으로 건너온 가면 쓴 사공이 다음 성화 주자가 되어 로프를 타고 센 강 위 허공을 가로 지르는 장면은 장관이었어요. 중간 중간에 레이디 가가, 물랑루즈 댄서 팀, 나카무라 아야 등 다양한 공연도 펼쳐졌고요. 파리의 문화 유적이나 랜드마크들이 공연의 배경으로 등장해 파리를 다이나믹하게 소개하는 효과도 있었죠.


이 엄청난 개막식은 역사상 가장 큰 제약이 따르는 만큼 위험을 감수한 야심찬 행사였어요. 경기장 밖 행사다 보니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비밀유지를 위해 완벽한 리허설도 해 볼 수도 없었거든요. 이 개막식을 기획한 사람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만한 리스크도 없었을 거예요.


완벽한 리허설을 해볼 수 없었기 때문일까요? 실제로 큰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어요. 우리나라 선수단이 입장할 때 나라 명을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Republique de Corée)이 아니라 북한(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ée)으로 소개한 거예요. 심지어 트로카데로 광장에서는 올림픽기를 거꾸로 게양하기도 했죠.


황당한 사고가 속출해 오점이 남기는 했지만, 개막식의 틀을 깼다는 건 부인하기 어려워요. 마치 하나의 종합 예술 같았던 이 개막식은 프랑스의 연극 배우이자 연출자인 ‘토마스 졸리(Thomas Jolly)’가 기획했는데요. 그는 프랑스 최고의 연극상인 몰리에르 상을 3회나 수상했을 정도로 입지전적한 인물이에요. 특히 높은 수준의 예술을 선보이면서 동시에 청중과의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능력이 탁월해요. 장면과 리듬에 대한 그의 감각, 예술과 대중을 연결하는 그의 균형감이 파리라는 무대에서 펼쳐지면서 이번 개막식도 혁신성과 대중성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었죠. 



올림픽은 손해다?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올림픽


파리는 이렇게 역사에 남을 만한 예술적인 올림픽 개막식을 치를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예요. 하지만 파리 주민들은 올림픽 유치를 그닥 반기지 않았어요. 올림픽이 개최되면 파리에 사는 사람들은 일상이 불편해지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손해를 볼 수도 있거든요. 낭만적인 개막식과 달리, 올림픽의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거죠.


먼저 교통이에요. 이번 파리 올림픽의 경우 약 1,600만 명의 사람들이 파리로 몰려 들 것으로 추정돼요. 버스, 트램, 지하철 등 파리의 대중교통이 이 인파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에요. 수요 증가로 인해 혼잡해지는 것은 기본, 운행 횟수가 늘면서 유지 보수와 인력이 더 필요해요. 이로 인해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대중교통 티켓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요. 실제로 지난 7월 20일부터 패럴림픽이 끝나는 9월 8일까지 파리의 대중 교통 티켓 가격은 기존의 2배가 되었어요.


게다가 올림픽 경기장을 짓기 위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와 관광객 유입은 불가피하게 환경 파괴와 오염을 불러 일으켜요. 이 과정에서 부지 확보나 환경 미화를 목적으로 주택이 철거되기도 하고, 임대료가 급등해 주거 불안정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특히 저소득층 시민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올림픽 개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이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실제로 많은 올림픽이 막대한 적자를 남겼어요. 그중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 올림픽은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인데요. 재정 계획과 예산 관리가 부족했던 것은 물론, 주요 경기장인 올림픽 스타디움 건설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노동 파업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었어요. 그래서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졌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70년대 중반 경제 불황과 석유 파동 등 거시적 경제 상황까지 악화되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어요.


결국 몬트리올 올림픽은 약 15억 달러(약 2조 250억원)의 적자를 기록, 모든 부채를 상환하기 까지 무려 30년이 걸렸다고 해요. 몬트리올 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이 이득이 아니라 손해, 그것도 막대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죠.


이후에도 올림픽은 몇 차례 흑역사를 썼어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애초에 올림픽 특수를 노려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했으나, 약 90억 유로(약 13조 5천억원)의 적자를 남겼어요. 과도한 인프라 투자, 9/11 테러 이후 보안 강화로 늘어난 보안비 등이 원인이었죠. 아테네 올림픽의 여파는 2010년 그리스 재정 위기까지 이어져 국가부도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요.


2021년 도쿄 올림픽도 역사에 남을 적자를 기록했어요. 2021년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올림픽이 1년 연기되다 결국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어요. 올림픽 연기로 인해 추가 비용이 발생한 데에 이어, 올림픽의 주요 수익원 중의 하나인 티켓 수익이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었죠. 그 와중에 보안과 방역 비용도 막대하게 소요되었고요. 포브스에서는 도쿄올림픽 개최 비용이 최대 280억 달러(37조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어요. 역대 올림픽 중 가장 큰 규모의 적자와 함께 일본 정부와 도쿄 도에 큰 재정 부담을 남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을 유치하는 이유


각기 다른 사정으로 수많은 올림픽들이 개최지에 큰 재정적 손해를 입혔어요. ‘올림픽의 저주’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죠. 하지만 여전히 올림픽의 인기는 사그러들지 않아요. 올림픽을 주최하기 위해 여러 도시들이 경쟁하고 개최지로 선정되면 축하하는 분위기죠. 운영하기에 따라 올림픽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이번엔 역대 흑자를 기록한 올림픽으로 손꼽히는 사례들을 살펴볼게요. 대표적인 예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에요. 앞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많은 도시가 올림픽 개최를 꺼려했어요. 그 여파로 1984년 올림픽 유치를 희망한 도시는 단 두 곳, 테헤란과 로스앤젤리스뿐이었어요. 그마저도 테헤란이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중도 사퇴하면서 로스앤젤레스는 단독 후보로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죠.


로스앤젤레스는 오히려 올림픽 유치에 경쟁이 사라진 상황을 기회로 활용했어요. 어차피 로스앤젤레스 외에는 경쟁자가 없으니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과도한 투자를 하거나 무리한 공약을 내세우지 않았죠. 경기장 건설에 최소한의 비용을 투입하고 최대한 기존 인프라를 활용했어요.


여기에 비장의 해결책 한 가지 더. 올림픽 최초로 대규모 상업적 스폰서십을 도입한 거예요. 올림픽 ‘공식’ 스폰서를 지정하고, 스폰서 기업의 수를 35개로 제한해 희소성을 갖췄어요. 올림픽 공식 후원 기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 거죠. 스폰서 기업들은 막대한 금전적, 현물적 지원을 하는 대신 올림픽 게임에서 경기장 이름에 기업명을 넣는 등 독점적인 광고가 보장되었죠. 덕분에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약 2억 2천 5백만 달러(약 3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올림픽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어요.


일각에서는 지나친 상업화로 올림픽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매번 재정난으로 위기를 겪는 올림픽이었기에 기업 스폰서십은 올림픽의 중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어요. 이후 민간 재정 확보와 더불어 관광 산업을 육성해 연달아 흑자를 달성하는 올림픽들이 등장했죠. 여기에는 1988년 서울 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등이 포함돼요.


올림픽의 긍정적 효과는 올림픽 경기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에요. 도시의 브랜드 가치와 미래에 기대되는 관광 수입도 무시할 수 없죠. 이런 관점에서 성공적인 올림픽으로 평가 받는 올림픽이 있는데요. 바로 2012년 런던 올림픽이에요.


당시 영국은 올림픽 준비 초기부터 예산 관리를 철저하게 한 것은 물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새로 짓더라도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 힘썼어요. 그 과정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 효율적인 폐기물 관리 등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고요. 올림픽 공원도 녹지 공간과 생물 다양성을 중심으로 설계해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도시의 자산으로 남았어요.


또한 런던 아쿠아틱 센터(London Aquatics Center), 벨로드롬(Velodrome) 등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 경기장은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활발하게 활용되었어요. 지역 사회 스포츠 행사에 계속 사용되는 것은 물론, 런던 시민들의 신체 활동과 스포츠 참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죠. 그뿐 아니라 런던은 관광 수익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 약 300억 파운드(약 54조원)의 경제적 이익까지 누렸다고 해요.



‘도시 재생’ 관점이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만든다


그런데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성공 사례로 손꼽는 데는 경제적 효과 외에도 또 다른 관점이 있어요. 바로 ‘도시 재생’이에요. 과거 슬럼가였던 런던의 동쪽 지역, 이스트 엔드(East end)가 올림픽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거든요. 이 지역에 집중적으로 선수들 숙박을 위한 주택, 스포츠 시설과 올림픽 공원 등을 지으면서 지역 전체를 재건했죠.


올림픽을 위해 지어졌던 주택들은 올림픽 이후 런던 시민들에게 분양 되었고, 런던의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일조했어요. 당시 함께 개발했던 공공 인프라는 이스트엔드를 살기 좋은 주거 지역으로 만드는 데에 기여했고요. 웨스트 런던이 전통적인 부촌이라면, 이스트 런던은 힙하고 트렌디한 지역이라는 인식도 생겨났어요. 이스트 엔드 주민들이 런던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는 건 덤이고요.


사실 2012년 올림픽은 파리도 탐내던 기회였어요. 마지막까지 런던과 경쟁했는데, 불과 4표 차이로 런던이 올림픽을 유치하게 되었죠. 경제적, 환경적 관점에서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팽배했던 당시, 도시 재생 관점으로 올림픽을 접근한 런던의 전략이 통한 거예요. 심지어 올림픽이 끝난 후 런던 올림픽은 올림픽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기까지 했죠. 런던을 상대로 고배를 마셨던 파리로서는 2024년 올림픽을 제대로 준비하고 싶었을 수밖에요.


그렇다면 이번 파리 올림픽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이번 파리 올림픽도 신설 경기장 갯수를 최소화했어요. 대신 베르사유 궁전, 에펠탑 앞, 그랑 팔레 등 파리의 주요 관광지를 경기장으로 활용할 예정이죠. 파리의 랜드마크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올림픽 경기라니, 경기만큼이나 낭만적인 배경이 이번 올림픽의 매력을 한껏 올려줘요. 예산 절감과 동시에 차별화까지 꾀한 영리한 전략이죠.


에펠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치발리볼 경기 ⓒIOC


태권도, 펜싱 경기장이 된 그랑 팔레 ⓒIOC


승마와 근대 5종 경기의 경기장이 된 베르사유 궁전 ⓒIOC


한편 도시 재생 관점에서 파리의 대표적인 슬럼가 중 하나인 북부 외곽의 ‘생드니(Saint-Denis)’에 올림픽 및 패럴림픽 빌리지를 지었어요. 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올림픽이 끝난 후 생드니 지역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활용할 거예요. 신규 주택 2,500채를 비롯해 학생 기숙사, 호텔, 공원, 상점 등 지역 인프라로 기능할 예정이죠.


여기에다가 이번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영구적으로 지어진 스포츠 시설, 아쿠아틱 센터도 있는데요. 올림픽 기간 동안 수영 종목의 경기장으로 활용된 후에는 지역민들을 위한 멀티 스포츠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에요. 그래서 수영장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공간, 암벽등반 공간, 패들 테니스 공간 등을 갖추었죠. 그간 열악한 인프라로 운동을 배울 기회가 적었던 생드니 지역민들에게 유용한 기회를 제공할 거예요.


아쿠아틱 센터 ⓒIOC



누구를 위한 도시 재생인가, 다음 과제는?


대표적인 올림픽 성공 사례로 언급되는 런던 올림픽은 올림픽에 ‘도시 재생’이라는 미래지향적 관점을 제시하고자 했어요. 원래는 올림픽이 끝나고 난 후 이스트 엔드 지역 주민들이 올림픽 선수촌에 임대주택, 조합공동소유 등의 형태로 거주할 수 있도록 계획했죠. 이를 시행하기 위해 도시재생 전담기구인 ‘런던 유산 개발 공사(London Legacy Development Corporation)’를 설립하고, 올림픽 개최 유산의 혜택을 지역 주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반쪽짜리 지역 재생으로 남기도 했어요. 낙후된 지역이 개발되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도 바뀌는 ‘젠트리피케이션’을 극복하지 못했거든요. 이스트 엔드 지역이 개발되고 인프라가 크게 개선된 것은 맞지만, 이 과정에서 부동산 개발 회사, 외부 자본 등이 유입되면서 지대가 폭등했어요. 결국 많은 주민들은 이 곳의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또 다른 슬럼가로 이주를 해야 했죠.


2024 파리 올림픽 또한 비슷한 문제를 피해가기 어려울 거예요. 물론 생드니 지역에 지어진 올림픽 선수촌의 1/3은 지역 주민들이 살도록 계획되어 있어요. 하지만 벌써 선수촌 주택 가격이 같은 지역 다른 주택 가격보다 약 30% 가량 높아졌어요. 이 추세가 계속 되어 올림픽이 끝난 이후 집값이 더 상승하면 런던과 같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죠.


올림픽이 지역 재생에서 답을 찾았다면, 그리고 지역 재생이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이자 경쟁력이 되었다면, 이제는 완성도를 높일 차례예요. 진정한 의미의 지역 재생이 될 수 있도록 남겨진 과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하죠. 우리가 올림픽이 끝나도 올림픽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자, 올림픽이 끝나도 끝나지 않은 이유예요.









Reference

2024 파리 올림픽 공식 웹사이트

Les Jeux à Paris : 6 bonnes raisons de faire le voyage en 2024, Explore France

James McBride, Noah Berman, and Melissa Manno, The Economics of Hosting the Olympic Games,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Alexandre Marchand, Amid Olympic redevelopment, have troubled Paris suburbs won gold?, The Japan Times

ARAMATA Miyo, The Olympics and its transformation of cities – from the planning in London, Tokyo, and Paris, Meiji.net

Heloise Urvoy, Paris 2024: Does hosting the Olympics boost the economy?, Euronews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빈민가 재개발' 파리올림픽, '음바페의 꿈'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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