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쇼케이스'가 된 클럽, 대기업이 연달아 클럽을 여는 이유

시윌라이

2024.01.17

한국에 신세계가 있다면, 태국에는 센트럴 그룹이 있어요. 센트럴 그룹은 태국의 최대 쇼핑몰 개발 기업이죠. 그런데, 그런 대기업에서 갑자기 ‘클럽’을 만들고 있어요. 시윌라이 시티 클럽, 시윌라이 사운드 클럽, 시윌라이 래디컬 클럽…


이 친구들은 범상치 않아요. 시티 클럽은 백화점의 꼭대기층에 위치하고, 사운드 클럽은 대중의 발길이 끊긴 구 시가지에 지어졌죠. 심지어 래디컬 클럽은 폐 플라스틱으로 만들었어요.


도대체 센트럴 그룹은 방콕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이 의문스러운 현상 뒤에는 센트럴 가문의 4세, 바롬 비차르치트르가 있었어요. 그는 자칭 대기업 가문에서 태어난 ‘나쁜 소년’이었죠. 말썽꾸러기 소리를 듣던 소년은, 센트럴 그룹에서 전에 없던 독특한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시윌라이 미리보기

 #1. 쇼핑몰 고객의 루틴을 사로잡다

 #2. 대기업의 히스토리는 어떻게 헤리티지가 되나

 #3. 리테일 브랜드가 클럽에 집착하는 이유

 Stay Hungry에 책임을 지세요




지난 2023년 12월, 방콕의 도심 통로 지역에서 특이한 주황색 건물 하나가 들어섰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목재로 인테리어된 다이닝 공간이 펼쳐지죠. 출근하는 사람들은 이 곳에서 샌드위치와 페이스트리를 사먹습니다.


그런데, 식당 안 쪽에 굳게 닫힌 주황색 문이 보입니다. 문은 저녁 9시가 되면 열려요. 깔끔한 레스토랑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가 펼쳐져요. 쿵쿵 대는 베이스 소리와 함께 댄스 플로어가 나타나죠. 마치 1970년대 디스코텍을 닮은 이 곳은 ‘시윌라이 래디컬 클럽’이에요. 더 놀라운 건, 이 공간은 총 5톤의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들어졌단 겁니다.


이 플라스틱 클럽을 만든 주인공은 태국의 대규모 리테일 기업, 센트럴 그룹이에요. 센트럴 그룹은 태국의 신세계라고 할 수 있죠. 2020년 2월, 25억달러(약 3조2990억원)를 모금하며 태국 최대 규모의 IPO를 기록했죠. 현재까지 인수 브랜드를 합쳐 전세계에 3,700개가 넘는 지점과 8만명이 넘는 직원, 3000만명 이상의 로열티 회원을 보유하고 있어요.


대기업이 클럽을 만든다고 상상해보세요. 조합이 묘하죠. 그런데 센트럴 그룹은 어쩌다 클럽을 오픈했을까요? 시윌라이 래디컬 클럽을 만든 주인공은 센트럴 가문의 4대, 바롬 비차르치트르(Barom Bhicharnchitr)예요. 그는 어린 시절, 가문의 ‘나쁜 소년’이었다고 회상해요. 말썽을 부려 12살에 부모님이 영국의 기숙학교에 보냈죠. 하지만 지금은 그 반골 기질과, 물려받은 리테일 감각을 융합해 센트럴 그룹 내에서 ‘감각적인 혁신’을 담당하고 있어요.


바롬은 어떤 방식으로 대기업을 혁신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게요.



ⓒSiwilai Radical Club



ⓒSiwilai Radical Club



ⓒSiwilai Radical Club



#1. 쇼핑몰 고객의 루틴을 사로잡다

센트럴 그룹에는 하나의 미션이 있었어요. 바로 고객과 더 친밀한 관계가 되는 거였죠.


“우리의 고객은 태국 인구의 30%를 넘어설 겁니다. 그리고 그들의 구매력은 상위 30%에 해당할 거예요. 이를 위해선 고객과 더 친밀해질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죠. 고객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으면, 그 어떤 일도 실현할 수 있어요. 우리는 고객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겁니다. 단지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필요한 모든 것을요.”

- 토스 치라티바트, WWD 중


즉, 로열티 고객의 파이를 넓히겠다는 말이에요. 그리고 이 과업을 맞게 된 사람이 바로 센트럴 그룹의 이단아, 바롬 비차르치트르였습니다. 바롬이 생각해 낸 해결책은 한 문장으로 요약돼요. “리테일에서 라이프스타일로, 구매에서 경험으로의 확장!”


바롬이 처음으로 한 일은 단순한 패션 매장에서 넘어선,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만든 거예요. 바롬은 센트럴 그룹의 백화점 브랜드 중 하나인 센트럴 엠버시의 이사를 맡게 됩니다. 2014년, 센트럴 엠버시의 오픈과 함께 5층에는 바롬이 기획한 ‘시윌라이 스토어’ 열렸죠.



ⓒSiwilai



ⓒSiwilai



ⓒSiwilai



ⓒSiwilai


시윌라이(Siwilai). ‘문명’이란 뜻을 가진 단어예요. 바롬은 태국 왕국의 유산과, 꽃피는 문화와 도시 성장의 상징을 만들고 싶었죠. 마치 물결 같은 시윌라이의 브랜드 로고는 방콕의 한강이라 할 수 있는 차오프라야 강을 상징해요.


시윌라이 스토어는 한 마디로 ‘니치한 트렌드세터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에요. 메종 키츠네 같은 신명품부터 스투시 같은 스트릿 브랜드까지 입점해 있죠. 마치 스니커즈로 유명해져 전세계 유명 패션 브랜드들과 협업하는 미국의 키스(Kith) 같은 느낌이랄까요? 각 도시에는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들이 있어요. 일본에 빔즈, 런던에 도버 스트릿 마켓, 이탈리아 10꼬르소꼬모가 있다면 태국에는 시윌라이 스토어가 있어요.


시윌라이 스토어가 방콕 대표 편집숍으로 자리잡는 데에는 바롬의 노력이 있었어요. 오프닝 파티에서 에이셉 라키 같은 유명 힙합 뮤지션을 초대하기도 했고, 여러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해 시윌라이 익스클루시브, ‘Made for SIWILAI’ 라인을 만들었죠. 예를 들어 메종 키츠네와의 협업을 통해서는 키츠네의 여우 로고와 함께 태국의 아이콘인 코끼리 로고가 새겨진 컬렉션을 출시했어요.



ⓒSiwilai


바롬은 시윌라이를 ‘스토어’에서 넘어선 하나의 거대한 ‘쇼케이스장’으로 봤어요. 인테리어 역시 뉴욕의 백화점 바니스뉴욕, 세계적인 특급 호텔 브랜드 포시즌스 등의 실내 디자인을 담당했던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 야부 푸셸버그(Yabu Pushelberg)가 맡았죠.


“시윌라이는 태국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쇼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 바롬, 더 뉴 페이 중


시윌라이는 옷 가게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라고 했죠? 이에 맞게 태국의 커피 브랜드 로켓ROCKET과 함께 시윌라이 로켓 커피 바를 시윌라이 스토어 옆에 오픈했어요. 칵테일을 팔고, 디제잉이 있는 커피 바였죠.


이뿐 아니라, LP, 아카이브 잡지, 빈티지 제품 등도 판매하며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카테고리에 방점을 찍었죠. 시윌라이 스토어는 순수 고급 패션에서 벗어나 쇼핑몰의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자 하는 센트럴 그룹의 첫 시도였던 셈이에요.


“시윌라이는 패션위크, 무역 박람회를 돌아다니며 영감을 얻은 결과입니다. 수상 시장부터 대형 쇼핑몰까지, 방콕은 오랫동안 리테일의 중심지였습니다. 저는 시윌라이를 통해 태국의 역동적인 문화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 곳은 단순히 패션위크 상품을 구매하는 곳이 아니라, 동양과 서양이 충돌하는 곳입니다.”

- 바롬, 하입비스트 중


그런데, 궁금한 점이 생겨요. 왜 바롬은 다른 패션 매장처럼 접근이 쉬운 1층이 아닌, 센트럴 엠버시의 꼭대기층인 5층에 자리잡았을까요? 바롬은 말해요. 접근가능성보다 프라이빗함이 극대화돼야 스페셜티가 생긴다고요.


“엠버시가 지어졌을 때 입구 옆 1층 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었지만 저는 5층을 선택했습니다. 뷰가 좋은 테라스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장소가 숨겨져 있다고 느낄 때 특별한 감정을 받기 때문입니다.”

- 바롬, 하입비스트 중


2017년, 시윌라이 스토어는 이 ‘꼭대기의 프라이빗함’을 극대화시킨 장소를 오픈해요. 로켓 커피 바를 없애고, ‘시윌라이 시티 클럽’을 열었죠.



ⓒCentral Embassy


시윌라이 시티 클럽의 컨셉은 ‘쇼핑몰 최상층의 코리빙 하우스’였어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에서 더 나아가, 아예 고객들이 쇼핑몰 안에서 먹고, 자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거예요. 이야말로 구매를 넘어선 경험이라고 할 수 있죠.


공간은 총 다섯 개의 구역으로 구성돼요. 바다를 연상케 하는 남색 톤 벽화에, 구석에는 축구대와 탁구대처럼 놀거리를 갖춘 식당 Eatery. 샌드위치와 간단한 음식을 사서 먹을 수 있는 테이크아웃 식당 Deli. 해변에 있는 고급 호텔의 사교장이 연상되는 시티 라운지. 해변 의자와 카바나가 있어서 마치 휴양지 같은 테라스. 정말 여행을 온 것 마냥 그릴이 있는 바베큐 코너.


시티 클럽의 공간은 캐나다의 디자인 회사 두 주르(Du Jour)가 맡았어요. 컨셉은 ‘도심 속 오아시스’였어요. 두 주르는 태국 주변의 휴양지 섬들을 도심으로 가져오고 싶었죠. 백화점의 꼭대기 층, 테라스에서 180도로 펼쳐지는 방콕의 도심 풍경을 바라보며 먹고 낮잠 자고 일할 수 있는 휴양지의 탄생이었어요. 시윌라이 시티 클럽은 센트럴 엠버시의 시그니처가 됐죠.



ⓒSiwilai



ⓒSiwilai



ⓒSiwilai



ⓒSiwilai



#2. 대기업의 히스토리는 어떻게 헤리티지가 되나

시윌라이를 통해 센트럴 그룹은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성공적으로 확장했어요. 바롬에겐 그 다음 과업이 내려졌죠. 바로, 센트럴 그룹의 역사를 고객에게 알리는 거였어요. 센트럴 그룹은 태국 전역에 약 60여개의 쇼핑몰 지점을 가진 대규모 국민 기업이 됐죠. 하지만 많은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센트럴 그룹의 역사와 유산은 잊혀지고 있었어요.


센트럴 그룹의 역사는 흥미로워요. 센트럴 그룹의 시작은 구시가지의 한 칸짜리 방이었어요. 1950년대 초, 중국에서 태국으로 건너온 가난한 이민자 티앙 치라티바트는 차로엔 크룽 거리에 ‘Keng Seng Lee(판매 바구니)’라는 작은 리테일 샵을 오픈했죠. 티앙은 아들 삼릿 치라티바트와 함께 가게를 운영했어요. 가게의 핵심 사업은 외국 잡지 판매였죠. 가게는 당시 거의 유일한 해외 잡지 판매점으로 이름을 날렸죠.


이때부터 가게는 ‘센트럴 트레이딩 스토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다른 상점과 다르게 유리 통창을 활용해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하고, 프랑스제 패션 제품, 화장품, 미국의 스포츠 카드, 영국 장난감 등의 수입품을 위주로 판매했어요. 에어컨이 완비돼 있었다는 점도 센트럴 스토어의 혁신이었죠.



ⓒ주한태국대사


1956년, 아들 삼릿은 센트럴 스토어의 수입품 판매 사업을 백화점으로 업그레이드해요. 방콕의 왕부라파 지역에 최초의 센트럴 백화점을 오픈했죠. 삼릿은 외국을 여행하며 파리, 런던, 도쿄 등의 백화점을 투어했고, 태국에도 현대적인 백화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센트럴 백화점은 태국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이 됐죠.


“할아버지의 비전은 태국을 현대 세계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1950년대는 그 변화의 시작이었죠.”

- 바롬, 닛케이 아시아 중


2020년 공개된 ‘센트럴: 더 오리지널 스토어’는 센트롤 그룹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오픈한 복합문화공간이에요. 실제로 최초의 센트럴 트레이딩 스토어가 있었던 부지를 리노베이션했죠. 


바롬은 첫 센트럴 스토어의 특징을 최대한 재현했어요. 대형 창문이 아이콘이었던 만큼, 거리 전면에 통창으로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되살렸죠. 테라조 바닥, 노출 콘트리트, 목재 천장을 사용해 방콕의 전통적인 상점가의 모습이 떠오르게 해요.



ⓒCentral: The Original Store


매장 구성과 판매 품목도 오리지널을 되살렸어요. 총 5층 건물에, 1층에는 <Life> 등 주로 미국에서 발행된 1950년대 이후의 잡지들이 전시돼요. 2층에는 리테일 도서관 ‘The Kolophon’이 자리해요. 주력 도서는 스타트업과 리테일 사업가를 위한 비즈니스 서적이죠. 3~4층은 센트럴 그룹의 유산을 전시한 전시 공간이에요.


5층엔 호주 셰프 데이비드 톰슨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있어요. 레스토랑의 컨셉도 독특해요. 셰프 톰슨이 수집한 태국의 1950~60년대 요리책을 기반으로 하죠. 



ⓒCentral: The Original Store



ⓒCentral: The Original Store



ⓒCentral: The Original Store



ⓒCentral: The Original Store



ⓒCentral: The Original Store



ⓒCentral: The Original Store



ⓒCentral: The Original Store


센트럴: 더 오리지널 스토어는 센트럴 그룹의 헤리티지를 되살린 공간이기도 하지만, 차로엔 크룽 거리를 되살리기도 했어요.


“차로엔 크룽 로드는 스쿰빗 로드와 마찬가지로 태국에서 가장 국제적인 거리였습니다. 최초의 일식 레스토랑이 있었고, 최초의 재즈 바가 있었죠. 그 곳에서 센트럴은 영어 잡지를 수입함으로써 태국의 글로벌 커뮤니티가 되어왔습니다.”

- 바롬, cna 중 


더 오리지널 스토어 건물 후면으로는 사운드 재즈 바, ‘시윌라이 사운드 클럽’이 자리해요. 뜬금없이 재즈 바를 만든 이유가 바로 차로엔 크룽 거리의 역사성을 고려한 것이죠.


“더 오리지널 스토어는 현재의 소매점이지만, 과거에 경의 표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 바롬, 닛케이 아시아 중


차로엔 크룽 거리는 방콕의 구 시가지예요. 대기업이 로컬 상점을 위협한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죠. 다만, 2020년 당시 차로엔 크룽 거리는 약 5분의 1이 공실이라고 추측됐어요. 때문에 커뮤니티가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선 대기업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죠.


차로엔 크룽 거리에서 더 오리지널 스토어의 역할은 두 가지라고 바롬은 말해요. 첫째, 리노베이션을 통해 평범한 건축물에도 잠재력이 있음을 다른 기업에 알린다. 둘째, 스토어를 통해 인근 지역으로 더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인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역사적인 지역을 도왔으면 해요. 센트럴: 더 오리지널 스토어가 도미노 효과를 창출하기를 바랍니다.”

- 바롬, 닛케이 아시아 중



#3. 리테일 브랜드가 클럽에 집착하는 이유

바롬의 가장 최신작은 2023년 12월 오픈한 시윌라이 래디컬 클럽이에요. 1970년대 디스코텍에서 영감을 받아, 낮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밤에는 클럽과 바로 운영되는 공간이죠.


바롬의 사업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시윌라이 시티 클럽, 시윌라이 사운드 클럽, 시윌라이 래디컬 클럽… 모두 ‘클럽’으로 묶여 있죠. 센트럴 그룹이란 대규모 리테일 기업이 왜 이렇게 클럽에 집착하는 걸까요?


쇼핑을 넘어서는 ‘경험’이 로열티를 만들기 때문이에요. 바롬은 고객이 24시간 찾을 수 있는 리테일 경험을 설계하고 싶었죠.


“어떻게 하면 고객이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이유로 여러 번 찾아올지 고민했어요.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만들었죠. 낮에는 카페로 오세요. 아니면 쇼핑하러 오세요. 밤에는 친구들과 저녁을 먹거나 술을 마시러 오세요.”

- 바롬, 더 클라우드 중


즉, 시윌라이의 공간들은 센트럴 그룹의 거대한 체험 공간인 셈이에요. ‘클럽’이 뭔지 떠올려보세요. 사람들이 모이고, 즐거운 경험을 하는 곳이잖아요.


바롬은 다양한 경험을 설계하기 위해선, 모든 산업에 박학다식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바롬 역시 다년간의 해외 경험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얻었죠. 경영뿐 아니라 디자인, 음악, 미술 등 모든 산업을 공부했어요.


“가능한 많은 무기를 수집해야 합니다. 금융, 경제, 크리에이티브… 어떤 분야는 별로 궁금하지 않죠. 하지만 알아야 해요. 사람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을 소비하지 않습니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최대한 다른 분야의 문화를 경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사업에 적용해야 하죠.”

- 바롬, 더 클라우드 중


특히 시윌라이의 클럽들은 ‘음악’으로 연결돼 있어요. 시티호퍼스가 시윌라이 래디컬 클럽을 방문했을 때, 직원은 이렇게 소개했죠.


“시티 클럽은 라이브 공연, 사운드 클럽은 재즈와 음감, 래디컬 클럽은 디스코텍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시티 클럽에서는 정기적으로 라이브 공연이 열려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즈 연주자나 DJ를 초청해 라이브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요.


사운드 클럽은 뉴욕의 재즈 클럽과 도쿄의 바이닐 청취 바 사이를 컨셉으로 했어요. 뉴욕의 유명 스피커 브랜드 오자스(Ojas)의 12인치 스피커가 총 6개 구비되어 있죠. 오자스 스피커의 창립자 데본 턴불은 에이스 호텔, 슈프림 매장 등의 사운드 디자인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해요.


공간 역시 음악 매니아들이 홀릴 만해요. 일본의 유명 크리에이티브 쿠니치 노무라의 트립스터 Inc가 담당했죠. 쿠니치는 반스, 칼하트 등 내로라하는 패션 브랜드와도 협업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예요. 그는 사운드 클럽 1층은 높은 유리 천장 아래 그랜드 피아노를 설치했어요. 라이브 공연이 있을 땐 뮤지션이 달빛을 받으며 공연하는 모습이 연출되죠. 바이닐 리스닝 바인 2층에는 수천 개가 넘는 앨범과 EP가 꽂혀 있어요. 더 프라이빗한 바 테이블에서 오자스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바이닐 곡을 청취할 수 있죠.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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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윌라이 사운드 클럽 ⓒ시티호퍼스


최신작인 래디컬 클럽은 어떨까요? 놀랍게도, 래디컬 클럽은 폐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어요. 태국 전역에서 수집된 재활용 플라스틱 폐기물 5톤을 사용해 업사이클 테크노 클럽을 만든 거죠.


통로 지역에 있는 래디컬 클럽은 분주한 거리 속에서 눈에 띄는 주황색 건물이에요. 내부는 1970년대 레트로한 디스코텍에서 영감 받은 주황색 타일, 체크무늬 바닥이 특징이죠. 밤 9시가 되면 오픈하는 댄스 플로어에는 역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스피커와 디스코 볼 등이 자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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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윌라이 래디컬 클럽 ⓒ시티호퍼스


왜 하필 음악일까요? 신경과학적으로, 음악은 사람의 뇌를 자극해 감정을 자극하는 중요한 수단이에요. 특히 즐거운 음악을 들으면 보상과 즐거움을 담당하는 신경 물질인 도파민이 방출되죠. 음악이 인간의 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어요. 시윌라이는 결국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는 데에서 나아가, 고객의 감정까지 타깃하고 있는 셈이죠.



Stay Hungry에 책임을 지세요

70년이 넘는 태국의 국민 리테일 기업이 어떻게 젊어지고 있는지 알아봤어요. 센트럴 그룹의 초기 미션은 방콕을 현대 세계로 만드는 거였죠. 바롬의 미션은 한 단계 나아갔어요. 방콕을 현대 세계의 기준으로 만드는 거죠.


“여기 태국에는 모든 것이 있습니다. 할 일이 너무 많죠. 탐험할 것도 너무 많아요. 그리고 모든 일은 스타일리시하게 이루어집니다. 저는 방콕이 결국 동양의 수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바롬, 더 클라우드 중


한편으로는, 가문의 문제아였던 바롬이 어떻게 가문의 과업을 혁신적으로 이끌고 있는지 궁금해요. 바롬은 반골 기질이 낳은 창의력과, 가족의 ‘Stay Hungry’ 문화가 아주 똑똑하게 결합된 결과죠.


“센트럴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항상 혁신적이어야 했습니다. 혁신을 생각하는 것도 결국 노력이죠. Stay Hungry, Stay Foolish 정신은 단순히 가지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하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열심히 노력해야 결과를 얻는다는 철학은 우리의 조직문화, 가족문화와 이어집니다. 창업자 티앙의 시대부터 회사의 모토였어요. 성공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창업자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 바롬, 더 클라우드 중


바롬은 덧붙여요. “일하는 날은 즐거운 날이며, 일이란 우리 스스로가 계획한 멋진 여행”이라고요. 바롬의 말대로, 결국 혁신은 창의력과 노력이 모두 갖춰져야 가능해요. 그 두 가지는 우리가 일을 여행이라고 느낄 때, 비로소 생겨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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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건물의 한 칸짜리 방에서 세계적인 비즈니스 그룹이 된 ‘Central ’그룹, 주한태국대사관

 THONGLOR'S NIGHTLIFE GETS AN ECO-CONSCIOUS BOOST WITH SIWILAI RADICAL CLUB, mixmag asia, MIKI KITASAKO

 Thailand’s Central Group on Acquisitions and Digital, WWD, TIFFANY AP

 MUSIC AS IT'S MEANT TO BE HEARD: SIWILAI SOUND CLUB BRINGS AN UNRIVALLED AUDIOPHILE EXPERIENCE TO BANGKOK, mixmag asia, PATRIZIO CAVALIERE

 센트럴 그룹 공식 홈페이지

 A nod to Bangkok's past, The Business Times, Jaime Ee

 Keep Cool and Carry On, The Cloud

 Barom Bhicharnchitr Speaks On SIWILAI and Its Multi-brand Retail Concept, HYPEBEAST

 Retail king resurrects a slice of old Bangkok, NIKKEI Asia, MAX CROSBIE-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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