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음료’로 초격차를 벌린, 작은 카페의 승부수

유니모크

2023.09.15

유니모크는 오사카의 작은 카페예요. 8명이 정원이죠.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없이, 테이블에 옹기종기 서 있어야 해요. 그렇지만 매일 예약이 꽉 차 있고, 카페에 가기 위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비결은 레전드 화가들의 명화를 색상과 맛으로 재현한 오마주 음료, 아트 모크 드링크 때문이에요. 저으면 저을수록 인상주의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인상, 해돋이’, 고흐의 그림 속 반짝이는 풍경을 그대로 구현한 ‘별이 빛나는 밤’ 등 7가지 음료를 눈과 혀로 감상할 수 있죠.


게다가 손님은 이곳에서 수동적인 감상자를 넘어, 아예 작품에 참여하는 아티스트가 되기도 해요. 도대체가 미술관인지 카페인지 헷갈리는 카페인데요. 협소한 매장을 아트와 창의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유니모크가 그려나가고 싶은 미래는 어떤 풍경일까요?


유니모크 미리보기

 #1. 레전더리 명화를 제조하는 카페

 #2. 손님을 아티스트로, 캔버스 케이크

 #3. 바리스타에서, 미술관 큐레이터로

 잘나가던 아트 카페가 문을 닫은 이유

 아트는 배려가 있는 사회를 만든다




테마 카페,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카페에 책을 결합하면 북 카페, 스크린과 빔프로젝터를 쏘면 시네마 카페,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으면 애견 카페, 게임과 결합시키면 방탈출 카페가 되죠. 여기에 사람들을 불러모아 대화를 주도한다면 금세 커뮤니티의 장으로 변신하고요. 최근 일본에서는 이 테마 카페의 목록에 한 테마가 조용히 상승 중이에요. 예술과 만난 갤러리 카페예요.



ⓒLurf MUSEUM


갤러리 카페는 이름 그대로, 다양한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예요. 2022년 6월 도쿄 다이칸야마에 오픈한 루프 뮤지엄은 대형 카페인 동시에 예술가들을 위한 급진적인 창작 공간이죠. 70평에 달하는 2층 전체를 갤러리로 조성하고, 비디오 NFT 같은 신선한 전시를 기획하거든요. 유명한 작가가 아니어도 상관없죠. 아티스트 토크쇼를 열거나 함께 콜라보 굿즈를 출시하기도 해요.


커피를 마시는 1층도 갤러리가 돼요. 앉는 자리에 따라 보이는 작품이 달라요. 2층에서 전시 중인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상품도 1층에서 구매할 수 있고요. 도쿄에 루프 뮤지엄이 있다면, 비슷한 시기 교토의 가와라마치에는 또 다른 갤러리 카페가 들어섰어요. 식품 창고였던 곳을 다양한 예술가의 세계관이 모이는 곳으로 탈바꿈한 세계창고에요.



ⓒ世界倉庫


세계창고 외관은 오래된 고택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모던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어요. 그리고 2층에서 새하얀 전시 공간을 만나게 되죠. 이곳에선 일요일마다 사진전, 파르페 박람회, 헌옷 박물관 같은 획기적인 팝업 전시가 열려요. 전통이 깊은 교토에서 새로운 문화가 피어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 장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어요.


갤러리 카페의 순풍은 오사카에도 불어왔어요. 2023년 3월 ‘유니모크(unimocc)’가 문을 열었거든요. 근데 이 카페는 루프 뮤지엄, 세계창고와 확연하게 구분되는 점이 있어요. 앞선 두 곳이 카페라는 공간과 갤러리를 결합한 것이라면, 유니모크는 먹고 마시는 메뉴 자체를 예술과 결합했다는 거예요.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핵심만 콕 집어 말하자면 유니모크는 ‘명화를 마시는 카페’예요.



ⓒUNIMOCC


이 커피 단번에 느낌이 오실 거예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모티브로 한 음료죠. 설탕을 얼린 이탈리아식 빙수 그라니타에 서양배 퓌레 젤리를 넣어 아삭아삭하고 말캉한 식감을 냈어요. 그런데 이 재료들은 단순히 식감을 끌어올리는 데만 사용된 게 아니에요. 고흐의 그림 속 ‘반짝반짝 빛나는’ 건물들을 하나하나 표현해준 재료들이기도 하거든요.


컵 가운데 그려진 흰 라인은 화이트 초콜릿이에요. 고흐 그림 ‘별이 빛나는 밤’의 실타래 같은 바람을 표현한 거죠. 알코올을 날린 화이트 와인 시럽과 버터 크림은 총총 빛나는 별을 가리키고요. 대나무 숯 파우더를 섞은 시럽과 젤리로는 작품 속 거뭇거뭇한 산기슭을 나타냈고, 소다를 퐁당 빠뜨려 전체적으로 푸른 느낌을 완성했어요. 고흐의 명작 한 폭을 눈과 혀끝으로도 감상할 수 있도록 창의성을 더한 거죠.


이런 창의적인 메뉴가 유니모크가 가진 매력의 전부는 아니에요. 유니모크는 손님을 수동적인 감상자에서, 아예 작품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로 만들어버리니까요. 일상에 예술을 퍼뜨리겠다는 포부를 매일 조금씩 실현해가고 있는 작은 아트 카페, 유니모크를 소개할게요.



#1. 레전더리 명화를 제조하는 카페



ⓒUNIMOCC


유니모크의 음료는 총 7개예요. 유명 회화에서 영감을 받아 색상과 맛으로 그 매력을 재현한 오마주 음료, 아트 모크 드링크예요. 클림트의 ‘키스’, 알폰스 무하의 ‘무도’, 밀레이의 ‘오필리아’, 모네의 ‘인상, 해돋이’, 파울 클레의 ‘서던 가든’, 샤갈의 ‘생일’은 상시로 즐길 수 있고 여름 한정으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도 만나볼 수 있죠. 그런데, 아무리 독특한 비주얼이라도 마시고 즐길 가짓수가 너무 적은 거 아니냐고요? 아쉬워하긴 일러요. 아트 모크 드링크는 단순히 작품의 비주얼만 담아낸 게 아니라, 작품의 의미까지 담았거든요.



ⓒUNIMOCC


몇 가지를 볼까요? 먼저 오필리아 음료엔 ‘가라앉는 소녀의 그림’이라는 설명이 따라붙어요. 오필리아는 셰익스피어 ‘햄릿’에 나오는 비운의 여인이에요. 남자친구 햄릿이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강에 몸을 던지며 스스로 생을 마감하죠. 밀레이의 작품 속 오필리아는 싱그러운 수초와 수풀 사이에 고요히 잠들어 있어요. 유니모크는 이 작품을 에스프레소 말차 라떼로 표현했고, 달고나 커피 거품 위 살짝 얹은 식용 꽃으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양귀비 꽃을 형상화했어요. 오필리아의 이야기를 안다면 말차 라떼의 달콤함 속에서 에스프레소의 씁쓸함을 더욱 느낄 수 있는, 오필리아의 인생을 닮은 커피 한 잔이에요.



ⓒUNIMOCC


인상, 해돋이 음료는 아몬드 바닐라 라떼예요. 이 음료에는 ‘저으면 저을수록 인상화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 있어요. 사물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재현했던 종전의 미술 양식에서 벗어나, 화가가 느낀 찰나의 순간을 그려냈던 인상주의 화풍을 반영해 만든 커피예요. 인상주의 그림을 좋아한다면 더 공감각적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겠죠?



ⓒUNIMOCC


다음으로 흰색과 붉은색의 대조가 돋보이는 음료, 생일을 볼게요. 이 음료는 샤갈의 ‘생일’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자신의 생일에 꽃다발과 케이크를 들고 찾아온 연인 벨라를 보고 너무나 큰 행복감에 젖은 샤갈이 그린 그림이죠. 얼마나 좋았던지 그림 속 샤갈의 몸은 두둥실 떠있고요. 키스하는 연인 주변으로 테이블과 카펫, 침대보가 붉은 색을 띠고 있는데, 샤갈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강렬한 색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유니모크는 이를 코코넛 요거트에 붉은 로즈힙 히비스커스 젤리로 표현했어요. 생일 선물처럼 리본을 곁들여, 마시는 사람조차 샤갈의 행복을 흠뻑 느낄 수 있도록 마무리했죠.


이처럼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나 샤갈의 이야기, 인상주의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깊이 있는 음료 경험이 될 거예요. 하지만 작품의 배경에 대해 몰라도 괜찮아요. 아트 모크 드링크에는 음료 카드가 있으니까요. 카드엔 모티브가 된 그림과 화가의 정보가 쓰여 있어, 충분히 음료의 비주얼을 이해할 수 있어요. 손님은 카드에 쓰인 글귀를 읽고, 그저 작품을 마시면 되죠.



ⓒ시티호퍼스


게다가 여름 한정 메뉴였던 ‘별이 빛나는 밤’의 카드는 귀 모양이었어요. 고흐의 인생에 큰 충격을 던져준, 귀를 자르는 사건을 모티브로 카드의 디자인을 구성한 거죠. 고흐에 대한 지식이 조각조각 나뉘어 있던 사람에게는 고흐란 인물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고, 흩어져 있던 지식을 연결해주는 역할까지 해주는 셈이에요.



ⓒ시티호퍼스


마지막으로 이 아트 모크 드링크를 들고 이동해야 할 공간이 있어요. 바깥에 준비된 포토 스팟이에요. 아름다운 음료와 이 순간을 남기고자 하는 손님들을 위해, 각각의 명화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할 수 있는 음료용 촬영 부스를 따로 마련해두었죠. 인스타그래머블한 음료와 우아한 그림이 더해지니, 이 포토 스팟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손님은 많지 않아요.



#2. 손님을 아티스트로, 캔버스 케이크

지금부터는 유니모크의 진면목을 만나볼 거예요. 바로, 좋아하는 작품을 그리거나 자신만의 아트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캔버스 케이크예요. 카페에서 준비해주는 건 홍차 맛이 나는 새하얀 스펀지 버터 케이크와 케이크를 장식할 버터 크림 팔레트, 윤활유 역할을 해줄 메이플 시럽과 토핑 파츠뿐이에요. 손님을 예술가로 만들어주는 디저트인 셈이죠. 




ⓒ시티호퍼스



ⓒUNIMOCC


케이크 본체뿐 아니라 접시도 데코레이션의 도화지가 돼요, 팔레트나 토핑은 계절에 따라 다른 재료로 바뀌고요. 매일 제작할 수 있는 수량이 정해져 있어 예약하거나 오픈런을 하지 않으면 금방 매진되는 유니모크의 인기 상품이죠. 아트 모크 드링크 한 잔까지 포함한 캔버스 케이크 세트의 가격은 3,250엔(약 3만 2,500원). 예술적 욕구와 미각을 만족시키기에 할애할 만한 금액이에요.



ⓒ시티호퍼스


유니모크에는 디저트 메뉴가 하나 더 있어요. 아트 모크 드링크처럼 명화를 모티브로 한 아이싱 쿠키예요. 근데 이 아이싱 쿠키는 레전드 작가의 명화뿐 아니라 신진 작가들의 무대가 되기도 해요. 동시대 작가들의 신청을 받아 아이싱 쿠키로 ‘2차 창작물’을 만들거든요. 제작 비용은 전액 유니모크가 지원하고, 매출의 10%는 아티스트에게 돌아가죠. 저작권인 셈이죠. 카페와 신진 아티스트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이자, 아트를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참신한 방법이에요.



ⓒ시티호퍼스


아이싱 쿠키에 선정된 작가들의 오리지널 작품도 궁금진다고요? 이런 분들을 위해 매장에는 작품을 걸어 전시하는 벽면이 있어요. 유니모크의 작고 소중한 전시 공간이죠. 참고로 유니모크는 공간이 협소한 편이에요. 그래서 다른 카페처럼 의자를 두기보단 한가운데 커다란 스탠딩 테이블을 두고 최대 8까지만 둥그렇게 설 수 있도록 했어요. 정원은 작지만 여기에는 유니모크가 의도한 분명한 장점이 있어요.


직원과 손님이 손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손님도 전시 작품의 아티스트도 직원도, 다 같은 동료로서(mate) 소통하고 교류하기 쉬운(communicate)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거예요. 그래서 유니모크의 이름도 ‘mate’와 ‘communicate’를 재배열한 ‘UNIMOCC’예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유니모크의 전시 벽으로 시선을 옮겨보도록 할까요?



#3. 바리스타에서, 미술관 큐레이터로

유니모크는 한 달 주기로 작품의 테마를 정해요. 스탠딩 테이블을 중심으로 한쪽 벽면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갤러리 공간이 되죠. 단지 전시만 하는 게 아니에요. 그 매력을 최대한 전할 수 있도록 아티스트마다 벽걸이, 픽처 레일, 못 등 전시 방법을 바꾸거나, 직원이 큐레이터 역할을 하면서 작품이나 작가에 관한 정보를 전달해요.



ⓒ시티호퍼스


2023년 3월에 오픈한 유니모크는 지금까지 어떤 작품을 매장 안으로 불러들였을까요? 통일된 주제라거나 취향 같은 건 없어요. 말로 발화되지 않는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아크릴화부터 수천 개의 시행착오가 담긴 졸작을 당당하게 전시한 ‘TRIAL & ERROR’, 고양이를 테마로 한 그림들, 완벽하거나 반쪽 짜리일 때도 있는 달에게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일러스트까지 주제도 기법도 다양하죠. 이중에는 아이싱 쿠키로 제작된 작품의 원화도 있고요.





ⓒUNIMOCC 


전시 중인 작품은 구입도 할 수 있어요. 다른 한쪽에선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굿즈도 만나볼 수 있죠. 굿즈 판매액 역시 일부 수수료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티스트에게 돌아가요. 매장에서 전시 중인 아티스트들은 가게 유리창에도 그림을 그려넣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고요. 그렇게 테마가 바뀌면 유리창의 그림도 자연스럽게 바뀌어요.



ⓒ시티호퍼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유니모크의 공간은 협소한 편이에요. 그래서 다른 갤러리 카페처럼 전시관을 따로 마련하진 않았지만, 칸막이가 없는 긴 테이블을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장으로 변신시켰어요. 예술을 중심으로 더 깊게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된 거죠. 이렇게 유니모크는 일상에 미술이 넘치도록 만들겠다는 바람을 알뜰살뜰하게, 그러나 동시에 획기적으로 이뤄나가고 있어요. 덕분에 오사카 타니마치 6가는 미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어요.



ⓒ시티호퍼스



잘나가던 아트 카페가 문을 닫은 이유

그러나 오사카 타니마치 6가는 유니모크 이전, 오랫동안 한 카페의 주소였어요. 9년 동안이나 말이죠. ‘아트를 친근하게’라는 컨셉으로 개성 넘치는 예술을 그려주는 ‘아틀리에 시카’였어요. 아틀리에 시카의 핵심은 초콜릿 소스. 초콜릿 소스를 붓으로 활용해 손님들이 요청하는 그림을 디저트에 그려줬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춘 예술적인 플레이트는 SNS를 타고 확산돼 아틀리에 시카를 오사카의 필수 관광 스팟으로 만들었어요.



ⓒATELIER CICA




ⓒATELIER CICA


이 환상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은 카페에 소속된 8명의 직원이었어요. 모두 현업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였죠. 아틀리에 시카는 카페를 통해 예술의 매력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았어요. 2019년부터 소속 작가들을 일상 속 장면 장면에 파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거든요. 이른바 고객이 찾아오게 하는 예술이 아니라, 고객에게 다가가, 예술을 일상에 퍼뜨리는 서비스였어요.


예를 들어 기업의 간판을 장식하는 일이나 개점 행사, 사내 이벤트 등에 아티스트가 출동하고, 개인 손님의 파티나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의 캐리커처를 그려주기도 했죠. 코로나가 성행할 땐 아크릴 파티션에 아트를 새겨 ‘조이파네’라는 신선한 예술 상품을 탄생시키기도 했어요. 그렇게 소속된 아티스트들에게 혼자서는 가질 수 없는 연결을 이어주며, 아틀리에 시카의 고객군을 넓혀나갔어요.



ⓒATELIER CICA


9년간 한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팬을 확보했던 아틀리에 시카는 2022년 봄 운영 중단 소식을 알리고, 그해 12월을 끝으로 완전히 문을 닫아요. 아틀리에 시카를 운영해온 일러스트레이터 시로키 나나미는 폐점 이유에 대해 홈페이지에 이런 장문의 글을 남겼어요. 아틀리에 시카가 가장 소중히 하고 있는 컨셉을 지키기 위해 폐점을 결정했다고요. 시로키 나나미가 말하는 카페의 컨셉은 다음과 같았어요.


고객이 아트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아티스트와 고객을 잇는 가교가 되는 것.

카페를 통해 아티스트의 활약의 장을 만드는 것.


“제멋대로인 결정입니다. 하지만 가게를 사랑하는 모두가 아틀리에 시카의 본질에 공감해주고 있다고 믿기에 내린 결정입니다. 영업 형태가 컨셉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와주신 고객에게 작별을 고하는 것은 아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틀리에 시카는 잊지 말고 잃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부분을 지키기 위해 문을 닫습니다. 아틀리에 시카는 없어집니다만, 아틀리에 시카(의 본질은)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아트는 배려가 있는 사회를 만든다

그의 말처럼, 이는 마지막 인사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안부 인사였어요. 3개월 뒤, 아틀리에 시카가 사라진 자리에 유니모크가 들어섰으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이런 의문이 맴돌지 몰라요. 꼭 폐점이어야 했을까? 9년간 쌓은 브랜딩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일이 버겁게 느껴지진 않았을까? 시티호퍼스도 같은 의문을 가졌어요. 그래서 현재 유니모크의 매니저인 시로키 나나미에게 리뉴얼이 아닌 폐점을 택한 이유를 물었죠. 이런 답변이 돌아왔어요.


“저는 ‘아트를 친근하게’라는 컨셉을 좀 더 확실하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유니모크에선 아트를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하나로 만들었죠. 저는 예술을 즐길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음에 여유가 있으면, 그만큼 남을 배려할 수 있죠. 또한 아트는 상상력을 키웁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타인의 기분을 떠올리고 남을 배려할 수 있어요. 결국 아트가 풍부한 삶이, 더 배려심 있는 사회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아틀리에 시카를 통해서 ‘고객이 아트를 가까이에서 느끼며 고객와 아티스트를 잇고 아티스트 활약의 장을 만든다’는 컨셉은 지켜졌을지 몰라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목표, 아트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위해선 또 다른 도약이 필요했죠. 바로, 아티스트의 붓을 쥐어주며 고객이 직접 표현과 창작의 주인공이 되어보도록 하는 기회였어요. 세상을 탐구하는 아티스트의 눈을 가진다면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는 일도 연습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UNIMOCC


여전히 유니모크의 직원 중에는 현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있어요. 또한 유니모크는 아틀리에 시카에서부터 함께 했던 작가들을 전시장으로 초대하기도 해요. 그러나 이제 유니모크가 품고 있는 아티스트의 정의는 더욱 커졌죠. 예술을 좋아하는 모두가 아티스트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이런 동료 간의 교류가 잦을수록 유니모크의 꿈은 이뤄지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오사카 타니마치 6가에 들어선 작디작은 아트 카페의 꿈은 결코 작지 않아요. 액자에 담긴 그림 속 세상이 작지 않은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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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유니모크 공식 웹사이트

 아틀리에 시카 공식 웹사이트

 러프 뮤지엄 공식 웹사이트

 京都にある「世界倉庫」は、“倉庫じゃない倉庫”。人気の謎に包まれたスポットは、一体どんな場所なの?, isuta

 まるで小さな美術館のようなスタイリッシュなギャラリーカフェ「unimocc」がオープン, Livedoor

 おいしいえがお ~食を通してアートを身近に~, ていねい通販

 마르크 샤갈의 <생일>, 최영달, 서라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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