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의 시대, 이런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주거 구독 서비스 3곳

2022.05.17

도쿄 시나가와에는 40년 된 고쿠요 오피스 빌딩이 있어요. 고쿠요는 문구 용품 브랜드로 알려진 회사인데요, 고쿠요는 이 오래된 빌딩을 리노베이션 하기로 했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엄습한 거죠. 갑자기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 혹은 재택근무와 오피스 근무를 섞은 하이브리드형 근무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어요. 회사건, 직원이건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적응해야 했죠. 좋건 싫건 간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요.


이러한 변화는 고쿠요에겐 더 가혹한 일이었어요. 직원들이 사무실에 출근하는 일이 줄어들자 오피스 가구 매출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죠. 참고로 고쿠요는 문구 용품 브랜드로 알려져 있지만, 매출의 50%는 공간 설계 비즈니스에서, 30%는 오피스 가구 판매에서 발생하는 등 B2B 매출이 더 큰 회사에요. 앞으로가 더 큰 문제였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다고 해서 일하는 방식이 과거처럼 되돌아갈 거 같지 않았죠. 사람들이 재택 근무의 장점을 알았으니까요. 오피스가 변하지 않으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간 설계 비즈니스와 오피스 가구 판매 사업이 위기에 빠질 게 분명해 보였죠. 그래서 고쿠요는 새로운 발상을 합니다.


”우리 오피스 건물 전체를 실험실로 만들어보자!”


고쿠요가 자사 오피스 빌딩을 리노베이션 하면서 내건 목표예요. 자사 직원들이 출근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면서 동시에,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사무실이 어떻게 변해야하는지에 대한 벤치마킹 대상이 될 쇼룸을 구현하겠다는 뜻이죠. 고쿠요는 동료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는 공간,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공간, 업무 효율을 최대로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미래의 오피스’상을 제시하기로 합니다. 그렇다면 2021년 2월에 새롭게 선보인 고쿠요의 ‘미래형 오피스’는 무엇이 다를까요?


핵심적인 차이는 오피스 각층을 어떻게 구성했는지에 있어요. 고쿠요의 새 오피스는 소속이나 팀이 아니라 업무 목적으로 층을 구성했어요. 일반적인 사무직 업무는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내거나, 동료들과 협업하거나, 집중해서 자료를 만들거나,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등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는데, 고쿠요는 이렇게 직원들의 ‘활동’에 근거하여 각 층별로 테마가 있는 오피스를 만들었죠. 더 자세한 내용은 지난 콘텐츠 ‘이제 오피스는 재택 근무와 경쟁합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일터를 바꾸듯이, 거주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일터가 집이 되면서 생기는 변화죠.  눈에 띄는 변화는 큰 집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거예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집에서 일도 해야 하니 더 넓은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죠. 동시에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이에 있는 ‘직주근접’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어요.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니 굳이 회사 근처에서 살 필요가 없어진 거죠.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도심 근교의 넓은 집에 대한 수요가 올라갔고, 덩달아 집값도 상승했어요. 이러한 변화와 함께 주목받는 트렌드도 생겨나고 있어요. 하나의 집에서 거주하는 게 아니라 여러 곳을 이동하면서 사는 거예요. 마치 여행하듯이요.



한 집에만 살 필요 있나요, 다른 집에도 살아보세요 - 아도레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일본에서는 거주 방식이 변화하는 조짐이 있었어요. 지방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듀얼 라이프(Dual life)를 즐기는 사람의 수가 늘어난 거죠. 듀얼 라이프란 도심과 지방, 두 곳에 거점을 두고 생활하는 두 지역 살기를 의미해요.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쿠르트 스마이 컴퍼니의 조사에 의하면 듀얼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은 2011년 9만 7,000명에서 2018년에는 17만 명으로 늘어났죠. 흥미로운 점은 듀얼 라이프가 은퇴 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듀얼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의 58%는 20~30대예요.


이러한 추세를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속화시켰죠. 재택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프리랜서나 크리에이터들뿐만 회사원들도 듀얼 라이프가 가능해졌어요.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듀얼 라이프에 대한 니즈와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지방에 별장을 가지기는 쉽지 않은 일이죠. 이같은 상황에서 ‘아도레스(ADDress)’가 선보인 주거 구독 서비스는 듀얼 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떠오르며 젊은 층의 주목을 받고 있어요.


아도레스는 주거를 구독이라는 형태로 선보인 일본 최초의 기업이에요. 월 4만엔(약42만원)을 내면 아도레스가 운영하는 전국의 빈집이나 별장에 머무는 것이 가능하죠. 방법은 간단해요. 회원들이 아도레스 홈페이지에서 집 혹은 방의 상태, 특징, 리뷰 등을 확인하고, 원하는 날짜를 정해 예약을 신청하면 관리자가 공실 현황을 체크한 후에 예약 여부를 승인해 주죠. 한 사람이 예약할 수 있는 최대 일수는 14일이며 한집에서는 최대 7일간 체류할 수 있어요. 한달에 절반은 거점이 되는 집에서, 나머지 반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여행하듯 거주할 수 있는 거예요.



©아도레스


아도레스는 숙소로 활용 가능한 공간의 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회원 수 또한 한정돼 있어요. 현재는 20~40대를 중심으로 수백 명이 아도레스의 서비스를 이용 중이고, 입회를 희망하는 대기자 수가 5,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죠. 이처럼 아도레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회원들에게 단지 지방에서 살아볼 수 있는 공간을 빌려주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회원들이 로컬의 경험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죠. 아도레스의 거점 지역에는 ‘야모리’라고 불리는 집사와 같은 사람이 상주하면서 지역 주민과 아도레스 회원 간의 교류를 도와줘요. 물론 색다른 곳에서 머무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지만 지역 주민과의 교류는 해당 지역을 더욱 깊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죠.






©아도레스


아도레스를 이용한다고 하면 혼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아이들이 있는 경우 학교 문제로 이동에 제약이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다양한 곳에서 삶을 즐기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에요. ‘듀얼 스쿨 제도’를 이용하면 되죠. 듀얼 스쿨 제도란 주소를 둔 본거지 이외의 지역에 있는 학교에서도 학습을 허가하는 제도예요. 지방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제도죠. 시행된 지 얼마 안 돼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양 학교의 합의가 있으면 교육위원회에 간단한 신청만으로도 지방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것이 가능해요. 실제로 아도레스를 이용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다 거점 생활을 즐기는 경우도 있어요.


아도레스 대표 사벳토 타카시는 “젊은이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만나는 체험을 원해요. 그것을 실현하는 손쉬운 방법은 자신을 다른 장소로 옮겨놓는 것”이라며, “이런 트렌드로 인해 앞으로 주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더욱 늘어날 거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어요. MZ세대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아도레스의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거란 뜻이죠. 이처럼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을 다른 기업이 가만히 둘 리 없죠. 일본에는 주목을 받고 있는 또다른 주거 구독 서비스도 있어요.



국내에서만 살라는 법 있나요, 해외에서도 살아보세요 - 하프

아도레스처럼 주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하프(hafH)’는 일본을 넘어 해외로 경험을 확장해요. 2021년 3월 기준, 36개국의 500개 도시에서 735개의 거점을 운영 중이며, 거점 중 약 200개는 일본이 아닌 해외에 있어요. 하프는 문화나 풍습이 다른 해외에 거주하면서 일하는 것을 통해 견문과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어필하죠.


하프의 주요 타깃 고객은 아도레스와 마찬가지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프리랜서예요. 고객 후기를 살펴보면 아도레스에 비해 하프를 이용하는 고객의 연령대가 낮은 편이며 싱글이 많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해외에 거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가벼운 마음으로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싱글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으로 볼 수 있어요. 앞서 언급한 듀얼 스쿨 제도는 일본 내에서만 가능하니 아무래도 자녀가 있는 부모 입장에서는 회사에 출근할 필요가 없어도 오랜 시간 해외로 나가기가 쉽지 않죠.


아도레스가 한 가지의 요금 체계로 단일화돼 있는 반면 하프는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어요. 월 1만 6,000엔(약 17만원)의 요금으로 5일간 체류가 가능한 ‘잠깐 플랜’부터 시작해, 3만 2,000엔(약 34만원)을 내고 월 10일간 체류가 가능한 ‘때때로 플랜’이 있으며, 한 달 내내 원하는 곳에서 체류가 가능한 ‘언제나 플랜’은 8만 2,000엔(약 86만원)에 이용할 수 있어요.



하프의 멤버십 플랜 ©hafH


예를 들어 볼게요. 만약 매달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에서 5일 정도 머무르고 싶은 고객이라면 잠깐 플랜을 먼저 시작해볼 수 있어요. 월 1만 6,000엔이라는 금액으로 해외의 다양한 지역에서 매달 5일을 머무를 수 있다면 꽤 이득인 것 같은 느낌이 들죠. 업무 자유도가 높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때때로 플랜은 어떨까요? 해외에서 5일, 국내 지방에서 5일을 지낸다고 가정했을 때 월 3만 2,000엔이라는 요금은 민박이나 호텔을 따로따로 찾는 것보다 저렴해요.


그렇다고 단순히 가격 경쟁력 때문에 사람들이 하프 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아니에요. 하프의 오오세라 료우 대표의 비전을 들어보면 해외에 거주하면서 일하는 방식이 주는 차별적 경험을 이해할 수 있죠. 그는 “지금은 회사가 아닌 개인이 스스로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시대에요. 하프를 통해서 해외에서 일하고 현지인과 접촉하면서 자극을 받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라며 “서브스크립션을 통해 집은 한 군데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어요.


주거 구독 서비스 비즈니스에 리스크가 없진 않아요. 회원이 예약할 수 있는 주거 장소의 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예약이 꽉 차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장소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는 서비스의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죠. 이러한 이유로 아도레스와 하프 둘 다 인기 있는 지역의 거점을 확대하는 한편 회원이 예약할 수 있는 날짜의 수에 상한을 두고 있어요. 또한 가동률이 낮은 거점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회원의 이용 상황을 분석해 지역이나 거점을 추천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회원들이 이용하는 지역을 분산시키려 노력하죠.


경험을 확장하는 데 있어 사는 곳을 바꾸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어요. 매일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한 달에 한두 번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고, 새로운 거리를 걷다 보면 내가 몰랐던 세상을 발견하게 되죠. 아도레스나 하프와 같은 주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번 숙박을 찾는 수고를 덜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설 수 있어요. 여행의 기회가 늘어나고 인생이 새로운 경험으로 채워지는 건 물론이고요.



집을 고집할 필요 있나요, 호텔에서도 살아보세요 - 호스텔라이프

주거 구독 서비스와 비슷한 컨셉으로 일본 전국의 호텔이나 민박 등을 정액제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어요. 예상보다 호텔 구독 서비스를 찾는 고객들이 많은데,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호텔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을까요?


세계의 다른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도쿄와 같은 일본 도심의 부동산 가격은 매우 비싸요. 게다가 일본은 집이 좁기 때문에 더 넓은 집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은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근교에 집을 장만하죠. 이러한 사람들 중 직장과의 먼 통근 거리가 부담이 돼 평일에는 회사 근처에서 머무는 직장인들이 주로 호텔 구독 서비스를 찾고 있어요. 회사원뿐만 아니라 프리랜서로 일하는 의사, 간호사, 요리사, 강사와 같은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도 호텔 구독 서비스의 주된 고객이에요. 직업의 특성상 특정 지역에서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달을 지내고, 특정 프로젝트가 끝나면 또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이들은 어쩌면 집을 가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호스텔 라이프는 통근, 통학의 거점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 입니다. ©Hostel life


도심의 호스텔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텔 라이프(Hostel life)’는 이러한 사람들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켜주기 위해 2가지 플랜을 운영하고 있어요. 먼저 ‘두 거점 패스’는 평일에만 호텔 생활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예요. 이름 그대로 집과 호텔, 두 군데에 거점을 두고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로 호스텔 라이프가 제공하는 시설 중 한 거점을 선택해야 하죠. 자신이 선택한 거점에서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지내는 경우에는 1만 5,000엔(약 16만원)에서 3만엔(약 32만원), 요일에 상관없이 언제든 머물고 싶은 사람은 2만 5,000엔(약 26만원)에서 5만엔(약 53만원)을 지불하면 돼요. 자신이 선택한 거점 이외의 곳에서도 한 달에 5회까지 머무를 수 있죠.



호스텔 라이프의 플랜 ©Hostel life


다음으로 ‘호스텔 플랜’은 장기 여행을 하거나 혹은 집을 아예 처분하고 호스텔에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플랜이에요. 호스텔 플랜은 도미토리에서 지내느냐 개인실을 원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요. 다른 사람과 방을 공유하는 도미토리 플랜은 월 4만 5,000엔(약 47만원), 개인실을 이용하는 경우는 7만 5,000엔(약 79만원)이죠. 한 번에 30박까지 예약할 수 있으므로 4월에는 후쿠오카, 5월에는 오키나와, 6월에는 아오모리에서 지내는 것이 가능해져요. 호스텔 플랜을 이용하면 한 달에 7만 5,000엔이라는 금액으로 자신이 원하는 도시에서 매달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셈이죠. 원격근무가 많은 사람, 지방의 여유로운 환경에서 몇 달간 지내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해요. 호스텔 플랜을 이용하는 사람 중에는 아예 집을 처분한 사람도 있어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호스텔 라이프는 행정적으로 거주지를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짐을 맡아주거나 우편물을 받아주는 서비스도 제공해요.



아도레스 호퍼, 집 없이도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

주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류가 있어요. 일본에서 ‘아도레스 호퍼(Address hopper)’라고 불리는 이들이죠. 단어가 의미하는 그대로 특정한 곳에 주소를 두지 않고, 유목민처럼 일정한 거처 없이 옮겨 다니며 사는 사람들이에요. 이들은 직장에 다니며 경제력도 갖춘 사람들이지만 다양한 이유로 집을 가지지 않기로 선택했죠. 일이 바빠서, 다양한 지역에서 살며 경험의 폭을 넓히고 싶어서, 집을 빌리고 관리비와 수도 요금 등 각종 공과금을 지불하는 것보다 주거 구독 서비스나 호텔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해서 등 여러 이유로 집을 가지기를 거부해요.


예를 들어, 프리랜서 마케터로 다양한 고객사와 일을 하는 스즈키는 매일 늦은 야근으로 인해 집에 들어가도 거의 잠만 자고 나와요. 고객사가 지방인 경우에는 몇 주씩 지방에 머물러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가끔 일이 없을 때는 국내로 여행을 떠나곤 하기 때문에 집이 필요 없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스즈키는 얼마 전 집 안의 짐들을 도쿄의 한 보관 서비스 업체에 맡기고 월세 계약을 해지했어요. 캐리어 하나로 1개월 정도는 거뜬히 살아갈 수 있죠. 세탁은 필요할 때 코인 세탁소에서 해결하면 돼요. 아도레스 호퍼를 위한 빨래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거주지가 바뀌어도 묵는 곳까지 세탁한 옷을 배달해줘요. 짐을 맡아 주는 서비스, 주소지를 제공해주는 서비스 등 아도레스 호퍼를 대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까지 등장해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죠.


아도레스 호퍼는 우리에게는 아직은 생소한, 그리고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들이 ‘물건을 사지 않는 시대’의 구성원으로서 새롭게 등장하는 소비 가치관을 대변한다는 점은 분명해요. 이들은 집도 가구도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무엇이든 빌려서 살아가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죠. 언젠가 아도레스 호퍼처럼 사는 게 낯설지 않은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되는 때가 올 수도 있겠죠? 이러한 조짐과 징후가 우리의 삶을 또 어떻게 바꿔나갈지 궁금해집니다.






Reference

• 아도레스 공식 홈페이지

• 하프 공식 홈페이지

• 호스텔 라이프 공식 홈페이지

나머지 스토리가 궁금하신가요?

시티호퍼스 멤버십을 시작하고
모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