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과 헬로키티가 한 자리에 모인 이유

XM 스튜디오스

2022.12.08

혹시 슈퍼 히어로의 팬이신가요? 그렇다면 싱가포르를 여행할 때 ‘XM 스튜디오스’에서 운영하는 ‘XM 스토어’를 꼭 가보세요. 이곳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배트맨 등 슈퍼 히어로 팬들이 좋아할 캐릭터의 피규어가 진열돼 있어요. 어느 장난감 가게에서나 슈퍼 히어로 피규어를 볼 수 있지 않냐고요? 맞아요. 하지만 이곳의 피규어는 특별해요. 인물이나 소품 등의 디테일을 살렸고, 표정과 제스처에 스토리텔링을 녹여냈죠. 영화에서 방금 끄집어 낸 것만 같아요.  


피규어의 가격은 최소 SGD 600(약 58만 원)에서부터 시작해 SGD 6,000(약 580만 원)까지. 세계 최대 장난감 매장 브랜드인 ‘토이즈알어스(Toys R Us)’에서 판매하는 12인치 크기의 배트맨 피규어가 SGD 49.99(약 4만 8천원)인데, 같은 사이즈의 배트맨 피규어를 XM 스튜디오스에서는 SGD 899.99(약 88만 원)에 판매하고 있죠. 무려 18배나 차이가 나요. 이렇게 비싼데 사는 사람이 있냐고요? 연간 2만여개가 팔리고, 매출은 2021년 기준으로 170억원가량이에요.


슈퍼 히어로 팬이 아니시라고요? 그렇다해도 XM 스튜디오스를 스터디하고 XM 스토어에 가볼 필요가 있어요. XM 스튜디오스의 피규어들을 보다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장인정신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거든요.


XM 스튜디오스 미리보기

 #1. 장난감이 아니라 ‘예술 작품’이에요.

 #2. 피규어 편집숍이 아니라 ‘아트 갤러리’예요

 #3. 캐릭터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에요

 고객을 슈퍼 히어로로 만들어주는 장난감 가게




‘어벤져스’에 스파이더맨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 토르,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로 구성된 어벤져스도 막강한 팀이에요. 하지만 익숙하면서도 막강한 스파이더맨이 있었다면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요? 스파이더맨의 팬덤이 있으니 흥행에도 더 도움이 되었을 거고요. 게다가 스파이더맨은 마블에서 만든 캐릭터라 세계관도 공유할 수 있는데 말이죠.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스파이더맨은 어벤져스에서 제외됐던 걸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블의 사연을 들어봐야 해요.


마블은 캐릭터 부자예요. 이 캐릭터들이 영화, 만화 등에서 종횡무진하면서 전 세계 팬들의 돈을 쓸어 담고 있죠. 하지만 2000년대에는 상황이 전혀 달랐어요. 만화책 회사로 시작한 마블은 1990년 중반부터 시장이 침체되자 도산 위기에 빠졌죠. 5,000여개의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자산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망해가는 회사를 되살리기에는 슈퍼히어로들의 힘이 부족했어요. 당시 마블 캐릭터 자산을 전부 합쳐도, DC 코믹스 캐릭터 하나의 가치도 안된다는 얘기가 있었을 정도니까요.



ⓒComic book


생존을 위해 마블은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캐릭터 라이센스를 쪼개서 판매했어요. 엑스맨 시리즈와 판타스틱4 캐릭터의 라이센스는 20세기 폭스사가, 그나마 가치가 높았던 스파이더맨의 판권은 소니 픽쳐스에서 가져갔죠. 이렇게 간신히 모은 자금을 바탕으로 마블은 부활을 시도해요. 마치 대부분의 슈퍼 히어로 영화가 위기를 겪은 후에 문제를 해결하면서 해피엔딩을 향해 가듯이요.


마블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는 독자적인 세계관 덕분이었어요. 이 세계관을 구심점 삼아 폭발적으로 성장했어요. 아이언맨, 토르, 헐크 등 이름만 들으면 아는 히어로들이 따로 또 같이 마블의 성장을 견인했죠. 그러다 2012년에 드디어 마블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정점을 찍을 ‘어벤져스’를 선보였어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스파이더맨은 함께 할 수 없었어요. 소니와의 라이센스 계약*으로 인해 이미 ‘파 프롬 홈(Far from home)’이었으니까요.

*마블과 소니와의 협상을 통해 지금은 다시 스파이더맨이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됐어요. 


세계관은 공유하지만 소속사가 다르니 생긴 일이었어요. 이처럼 캐릭터들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더라도, 현실 세계의 문제로 한 곳에서 모이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른 세계관에 있는 캐릭터까지도 한 공간에 모일 수 있는 곳이 있어요. 마블의 슈퍼 히어로는 물론이고, DC코믹스의 슈퍼 히어로, 심지어 울트라맨과 헬로키티까지 만나볼 수 있는 싱가포르의 ‘XM 스튜디오스’예요.



#1. 장난감이 아니라 ‘예술 작품’이에요

XM 스튜디오스는 피규어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싱가포르의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2012년 시작해, 현재 10개가 넘는 캐릭터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어요. 그것도 한 회사가 아닌 내로라 하는 회사들의 라이센스로요. 디즈니 산하에 있는 마블, 스타워즈, 미키 마우스 그리고 워너브라더스 산하의 배트맨과 저스티스 리그 등 세계적인 소속사를 넘나들 뿐만 아니라 영역에도 구분이 없어요. 산리오의 대표적인 캐릭터인 헬로키티와 같은 애니메이션이나, 매직 더 게더링 같은 게임도 XM 스튜디오스의 라이센스 대상이에요.



ⓒXM Studios


이러한 캐릭터 라이센스를 바탕으로, 정교한 피규어를 디자인하고 제작하죠. 지금까지 300여 종류를 만들었는데, 모두 장인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만드는 핸드메이드 제품이에요. 뛰어난 퀄리티 덕분에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팬들이 열광해요. 한 사람이 XM 스튜디오스의 제품 600여개를 보유할 정도로 열광하는 팬도 있어요. XM 스튜디오스 피규어는 300여 종이니, 같은 제품을 2개씩 가지고 있는 셈이죠.


인기의 비결은 디테일과 스토리텔링이에요. XM 스튜디오스의 피규어 제작 과정은 자동차 공정을 연상시킬 정도예요. 만들고자하는 피규어의 캐릭터를 스케치하는 것으로 시작해 3D로 모델링을 하고, 세부적인 디테일을 다듬은 후, 페인팅을 하는 과정을 거치죠. 배트맨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인 배트모빌의 경우, 배기구의 작은 구멍 하나까지 꼼꼼하게 구현할 정도로 디테일해요. 거기에 스토리텔링에 맞는 표정, 포즈 등을 세심하게 구현하고 고객의 입맛에 따라 부품을 바꿀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어 매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어요.


만드는 과정뿐 아니라 만들고 나서의 결과에도 진심이에요. XM 스튜디오스의 작업장에서는 품질 관리만을 담당하는 작업자가 30명이 넘어요.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것은 아니에요. 보통의 경우 한두 번의 품질 검사가 이뤄지는 것과 달리 XM 스튜디오스는 4번 반복하며 철저하게 검수해요. 여기에다가 받는 사람의 기분까지 고려하죠. XM 스튜디오스의 피규어는 일반 종이상자가 아니라 특별 제작한 박스에 담아요. 그리고 벨크로 재질의 고급스러운 끈으로 감았죠. 박스를 열지 않아도 이미 선물을 받은 듯한 특별한 느낌이에요.



ⓒXM Studios


비즈니스적으로도 의미가 있어요. XM 스튜디오스에서 판매하는 피규어의 가격은 최소 SGD 600(약 58만 원)에서부터 시작해 SGD 6,000(약 580만 원)에 달하는 제품도 있어요. 세계 최대 장난감 매장 브랜드인 ‘토이즈알어스(Toys R Us)’에서 판매하는 12인치 크기의 배트맨 피규어가 SGD 49.99 (약 4만 8천원)인데, 같은 사이즈의 배트맨 피규어를 XM 스튜디오스에서는 SGD 899.99(약 88만 원)에 판매하고 있죠. 무려 18배나 차이가 나요.



ⓒXM Studios


또한 XM 스튜디오스에서 가장 비싼 피규어는 SGD 6,000(약 590만원)인데요. 영화 엑스맨(X-Men)의 주인공과 악당 센티넬(Sentinel)의 전투를 피규어로 구현한 제품이죠. 15명의 작가들과 전문가들이 2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한 작품이에요. 무게는 100kg에 달하고, 주문을 하면 4개의 박스로 나뉘어 배달되죠. 가격이 비싸니 XM 스튜디오스에서 자체적으로 할부 결제를 지원해주기도 해요.


이렇게 객단가 높은 피규어를 연간 20,000여 개씩 판매해요. 2021년 XM 스튜디오스의 매출은 SGD 1,700만 (약 170억원)이에요. 영업이익은 약 40억원가량으로, 영업이익율이 25% 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도 하죠. 많은 회사들이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타격을 받았지만 XM 스튜디오스는 오히려 매출이 2배 증가했어요. 집에서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피규어를 수집하고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니까요. 이쯤 되면 그냥 비싼 피규어 파는 브랜드 아닌가라는 의문이 있지만 XM 스튜디오스의 매력은 이제 시작이에요.



#2. 피규어 편집숍이 아니라 ‘아트 갤러리’예요

XM 스튜디오스는 2022년 1월에 싱가포르의 주거지역인 칼랑(Kallang)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인 ‘XM 스토어’를 만들어요. 규모는 19,000제곱피트(약 530평). 그 동안 디자인하고 제작한 피규어 300여 종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죠. 피규어를 모아 놓은 곳인데, 편집숍이 아니라 아트 갤러리와 같은 느낌이 나요.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드는 걸까요?


가장 눈에 띄는 건 피규어 진열 방식이에요. 판매 공간이 아니라 전시 공간으로 접근했죠. 피규어를 판매하는 대부분의 편집숍이 공간 효율과 재고 관리를 위해 매장의 많은 부분을 판매 제품으로 채우고 디스플레이 하는 공간은 최소로 가져가요. 반면 XM 스토어는 대부분의 공간을 피규어를 구경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하고, 실제 판매를 하는 공간은 최소한으로 구성했어요. 덕분에 고객은 매장이 아닌 전시장과 같은 느낌을 받으며 구경할 수 있죠.



ⓒXM Studios



ⓒXM Studios


XM 스토어의 시그니처는 각 캐릭터가 소속사별로 구분이 되어 있는 포드(Pod) 공간이에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캐릭터를 모아 함께 진열해놓은 것이죠. 예를 들어 마블의 포드는 붉은색을 컨셉으로 디자인되어 있고,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의 캐릭터가 각자 포즈를 취한 상태로 진열되어 있어요. DC코믹스의 포드는 파란색으로 디자인되어 있고, 배트맨, 조커 등의 캐릭터가 모여 있죠. 


이렇게 세계관을 공유하는 캐릭터를 모아 놓으니 세계관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고, 디자인적으로도 통일된 느낌을 줄 수 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포드를 돌아다니면서 좋아하는 캐릭터의 피규어를 감상하거나,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죠. 포드를 넘나다니며 바뀌는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기도 하고요.



ⓒXM Studios


이밖에도 크기만 무려 60cm에 달하는 대형 피규어를 매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단순히 크기만 큰 것이 아니에요. 캐릭터의 주름과 미세한 표정까지 표현되어 있어 영화 속에서 막 나온 것처럼 느껴져요. 디테일하게 구현한 캐릭터 하나하나가 볼거리인데, XM 스토어 한 쪽에는 이 모든 걸 압도하는 비밀 기지 같은 공간이 있어요. 바로 ‘배트 케이브(Bat Cave)’예요.  



ⓒXM Studios


배트 케이브는 XM 스토어에서 구현한 이머시브 리테일(Immersive Retail) 경험이에요. 배트맨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시간을 보내는 동굴 공간을 그대로 구현한 것이죠. 영화와 마찬가지로 배트맨이 갑옷을 갈아입는 기계, 무기가 진열되어 있는 벽 등을 피규어로 만들어 진열하니 이곳에 들어와 있는 것만으로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나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건 물론이고요. 


갤러리처럼 구성된 공간을 한 바퀴 구경 해보니, 편집숍에서 쇼핑을 한 것이 아니라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XM 스튜디오스의 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아요.



#3. 캐릭터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에요

XM 스튜디오스는 피규어를 넘어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해요.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는 것은 사업이 커지며 자연스러운 의사결정이지만 XM스튜디오스는 뻔한 제품이 아닌 펀(Fun)한 제품을 선택하죠. 바로 위스키예요. 2022년 7월, XM스튜디오스는 3가지 종류의 위스키 라인업을 선보여요. 그 동안 주류 비즈니스와 전혀 접점이 없었고, 피규어 만드는 회사에서 위스키를 낸다고 하니 뜬금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품을 자세히 보면 고개가 끄덕여져요.



ⓒWarner Bros


XM 스튜디오스의 위스키는 미국의 워너 브라더스와 협업을 해서 만든 ‘위대한 개츠비 컬렉션’이거든요.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는 2013년에 개봉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영화예요.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당시 신흥 부자들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을 보여주는 영화인데, 이를 모티브로 위스키를 만든 거예요.


피규어에서도 보여준 디테일의 끝판왕답게 XM 스튜디오스는 1년간의 준비 끝에 남다른 위스키를 내놓았어요. ‘위대한 개츠비 컬렉션’은 1920년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술인 꼬냑과 스코틀랜드 위스키를 재탄생시켰죠. 품질에서도 타협하지 않아요. 싱가폴의 위스키 병입 전문업체인 몰트 세인테(Malt Sainte)와의 협업으로 최상의 맛을 이끌어냈어요.



ⓒXM Studios


단순히 영화 속 배경만 차용한 게 아니에요. 3개의 위스키에 위대한 개츠비 영화의 스토리를 녹여냈죠. 발레앙 테니시에 쁘띠 상파뉴 1994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서로 사랑하는 장면을 표현하는 감각적인 맛의 꼬냑이고, 글렌 그랜트 1998은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관계를 상징하는 술로, 복합적으로 느껴지는 풍미가 일품이에요. 다크한 색상과 무거운 맛의 부나하벤 1991은 비극적인 영화의 엔딩을 연상시키죠. 위스키 한 잔마다 영화의 캐릭터와 디테일이 담겨있어요.


위스키는 1920년대 ‘재즈 시대’에서 영감을 받아 황금과 크롬 색상으로 꾸몄어요. 또한 당시 유행했던 기하학 무늬를 모티브로 라벨을 디자인했고요. 워너 브라더스의 협업으로 만들어졌기에 병목 부분에서 워너 브라더스의 로고도 찾아볼 수 있어요. 700ml로 전부 같은 용량이지만 전부 다른 병에 들어있는 것도 특징이에요. 각 위스키의 스토리에 맞게 병 디자인까지도 고민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대목이죠.


이렇게 피규어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자, 팬들은 새로운 형태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어요. 피규어가 영화를 시각적으로 즐기는 매개체였다면, 술을 통해서는 미각과 후각으로 영화를 즐기며 영화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낼 수 있으니까요.


XM 스튜디오스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이 돼요. 기존 팬들의 추가 구매를 유도하고 객단가를 높일 수 있거든요. 참고로 3병의 위스키를 세트로 구매를 하면 SGD 1,888(약 183만 원) 정도인데, 동일한 위스키를 위대한 개츠비 에디션이 아닌 일반 세트로 구매한다면 약 150만 원 정도예요. 협업을 통해 20만원가량의 추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 셈이죠. 또한 피규어로 도달하지 못했던 새로운 타겟층에도 도달할 수 있어요. 피규어에는 관심이 없어도, 위스키에는 관심이 있는 팬들이 있으니까요. 다음 콜라보레이션은 울트라맨을 모티브로 한 주류라고 하니 벌써부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네요.



고객을 슈퍼 히어로로 만들어주는 장난감 가게

XM 스튜디오스의 시작은 작은 장난감 가게였어요. 1997년에 오래된 쇼핑몰인 브라스 바사 컴플렉스(Bras Basah Complex)에서 한 달치 월세인 SGD 1,000(약 99만 원)을 투자해 가게를 열었죠. 한 달치 월세조차도 동생의 한 학기 대학교 등록금이었어요. 직원을 둘 여력은 당연히 없어 대표인 벤 앙(Ben Ang)과 동생 셍 앙(Seng Ang) 둘 뿐이었고요. 피규어를 조립하거나 색칠하는 클래스를 운영했지만 부업으로 정원사 일도 해야할 정도로 어려웠어요.



ⓒXM Studios


그렇게 어렵사리 가게를 10년 넘게 운영해왔는데, 단골 손님 몇 분이 공통적으로 제안하던 내용이 있었어요. 바로 라이센싱 사업을 해보라는 거였죠. 한참을 고민한 끝에 두 형제는 예술적인 감각을 활용하면서도 비즈니스적인 기회가 있을 거라 판단했어요. 그래서 규모도 영세하고 경험도 없었지만, 라이센싱 사업을 하기 위해 마블 등에 연락을 했죠. 다행히 2013년에 그들의 재능을 알아본 마블과 1년짜리 계약을 성사시켰어요. 그리고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3종류의 피규어를 만들었는데, 완성도가 높아 마블팬들에게 성배와도 같은 존재가 돼버린 거예요. XM 스튜디오스가 슈퍼 히어로로 데뷔하는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XM스튜디오스는 고객을 진정으로 생각해요. 자신들의 시작과 성장이 고객 기반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여기니까요. ‘XM 얼라이언스 프로젝트’는 고객을 향하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고객이 원하는 캐릭터와 포즈 등을 제안하면 XM 스튜디오스에서 이를 피규어로 구현해주는 거예요. 2014년에는 헐크의 여자 버젼인 쉬 헐크를, 2016년에는 헐크를 고객의 피드백으로 만들었어요. 고객 입장에서는 1등을 하면 나오는 천만원의 상금을 받을 수 있고, 제안한 디자인이 고품질의 피규어로 구현되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의 이름이 디자이너로 올라가는 영광도 누릴 수 있죠.



ⓒXM Studios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가 되었지만, XM 스튜디오스는 여전히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어요. 끊임없이 최고의 퀄리티를 고집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XM 스튜디오스의 슈퍼파워가 세질수록, 팬들의 즐거움도 더욱 커질 거예요.




Reference

 XM스튜디오스 홈페이지

 왜 스파이더맨은 어벤져스에 합류하지 못했을까?, 조선일보

 How XM Studios dominates the market with its premium art collectibles one collaboration at a time, Tech EDT

 Ben Ang of XM Studios on sculpting the Singapore superhero story through collectibles, PEAK

 Ben Ang, the co-founder of XM Studios, on building a successful brand and turning comic books into luxury collectibles, Robb Report

 Award-Winning Design Studio XM Opens First Concept Store in Singapore, Just Saying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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