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에는 Z세대를 연구하는 연구소, '시부야109 랩'이라는 곳이 있어요. 사실 시부야109 랩은 마케팅 회사인데요. Z세대의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의 마케팅 전략 수립을 돕죠. 마케팅 프로젝트와 별개로, 연구소라는 이름답게 Z세대 트렌드를 예측하거나, 한 해의 트렌드를 결산하는 등 Z세대에 대한 콘텐츠를 발행하기도 해요.
시부야109 랩 리포트를 통해 Z세대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2024년 발행한 리포트를 통해 칼퇴만 바란다고 생각했던 Z세대, 과시하길 좋아하는 Z세대, 자기밖에 모르는 Z세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히기도 했죠. 시부야109 랩의 인사이트와 더불어, Z세대를 타깃한 마케팅 사례들을 살펴 보며 Z세대 공략법을 알아 볼까요?
1️⃣ 시부야109 랩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알파세대까지. 세상은 끊임없이 새로운 세대를 주목해요. 그들이 즐기는 문화를 조명하고, 다가올 세대가 기성 세대와 어떻게 다른지 얘기하죠. 이 주제는 특히 마케팅 씬(Scene)에서 늘 화두예요. 새로운 세대의 마음을 얻어야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지만 현실과 인식 사이, 오해가 생길 여지가 있어요. 세대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 해당 세대가 아닌 사람들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에요. 그렇다 보니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모습을 쉽게 믿거나 ‘카더라’가 여론을 조성하기도 하죠. 2024년 현재, 10~20대인 Z세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에요. 우리가 아는 Z세대의 모습과 현실의 Z세대 사이에는 괴리가 있죠.
이에 도쿄의 마케팅 회사 ‘시부야109 랩’은 Z세대의 진짜 목소리를 듣고 트렌드를 분석해요. 수백 명의 Z세대를 대상으로 일, SNS, 뉴스, 연애 등의 주제를 정해 설문 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하죠. 시부야109 랩이 밝힌 Z세대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그간 Z세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함께 풀어봐요.
2️⃣ 칸로
ASMR 콘텐츠의 단골 소재, ‘구미첼’을 아시나요? 외형은 프레첼을 닮았고,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구미라 이름이 구미첼이에요. 아삭하고 쫀득한 식감으로, 청량한 사운드에 알록달록한 색감까지 더해져 ASMR 콘텐츠 소재로 인기죠. 일본 도쿄에 있는 2개의 오프라인 매장과 자사 온라인몰에서만 판매했는데도, 지금까지 누적 1,900만개 이상이 팔렸다고 해요.
이 구미첼을 만든 회사, 어디일까요? 요즘 트렌드를 읽고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니 젊은 기업인가 싶지만, 뜻밖에도 100년이 넘은 사탕 회사 ‘칸로(Kanro)’예요. 구미첼을 비롯해 진한 과일맛 구미인 ‘퓨레 구미’로 일본 구미 시장 내 2위로 올라섰어요. Z세대를 중심으로 성장 중인 구미 시장의 흐름에 제대로 올라탄 거죠.
그런데 칸로의 주요 제품은 구미가 아닌 하드 캔디예요. 여전히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하드 캔디가 차지하죠. 문제는 하드 캔디는 구미와 달리, 젊은 고객들이 소비하는 아이템이 아니에요. 미래를 생각한다면, 칸로는 Z세대들이 사탕을 소비하도록 이끌어야 해요. 사탕에 대한 Z세대의 인식을 바꾸고, 소비 패턴을 만들어야 하죠. 결코 쉽지 않은 과제 앞에, 칸로는 어떻게 미래를 개척하고 있을까요?
3️⃣ 유토리
2023년 12월 27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최연소’ 대표가 이끄는 ‘최단 기간’ 상장 패션 회사가 탄생했어요. 바로, ‘여유’라는 뜻을 가진 ‘유토리(yutori)’예요. 유토리는 1993년생 젊은 대표, 카타이시 타카시게가 이끌고 있죠. 대표만 젊은 게 아니라, 평균 직원 나이도 23세밖에 안 될 정도로 젊은 조직이에요.
나이는 젊지만, 보유한 브랜드 갯수는 무려 29개에 이르러요. 활발하게 브랜드를 만들고,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결과죠. 그런데 보통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몸집을 키우는 경우,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유토리는 멀티 브랜드 전략이 오히려 유효하다는 걸 성과로 증명했어요. 개성이 점점 세분화되고 있기에, 하나의 브랜드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시장에 정확히 통했거든요. 물론 멀티 브랜드만이 유토리의 유일한 성공 비결은 아니에요. 유토리는 과연 어떻게 젊은 패션 피플들을 각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었을까요?
4️⃣ 도조
일본에 뜻밖의 문화가 생겨났어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직접적인 만남이 줄어들자 Z세대 사이에서 SNS를 통해 친구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받기 시작한 거예요. 이를 ‘소셜 선물’이라고 부르죠. ‘도조’는 이 현상에 주목해 탄생한 서비스예요.
물론 코로나 팬데믹으로 선물 시장이 생겨난 것도, 도조가 선물 시장을 개척한 것도 아니에요.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선물 문화가 발달해 있어요. 여행을 다녀올 때 현지에서 선물을 사오는 ‘오미야게’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죠. 이미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이나 SNS 서비스에서도 선물하기 기능이 있고요. 그런데도 도조는 기존의 문화와 강호들 틈을 파고 들면서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요.
비결은 제품이 아니라 ‘테마’를 선물할 수 있도록 한 데 있어요. 테마를 선물하는 게 무슨 뜻이냐고요? 그리고 테마를 선물하면 어떤 점이 달라지냐고요? 지금부터 도조의 서비스를 하나씩 분석해 볼게요.
5️⃣ 투푸즈
"먹는 것은 삶에 필수적이지만 ‘오락’이기도 합니다. 세계의 많은 건강 식품은 우리가 지금까지 누려 온 생리적 쾌락과 정신적 만족을 포기하고 '견디기'를 요구한다고 생각했어요."
’투푸즈’ 창업자 히가시 요시카즈가 강조하는 메시지예요. 그는 사람의 식욕은 이성적 이유만으로 만족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감성에 의해 자극된다고 봤죠. 그래서 단번에 미각을 자극하는 정크푸드에 친환경 재료와 공법을 섞고, 시각을 자극하는 비주얼을 선보였어요. 그리고는 이런 컨셉을 내세웠죠.
‘건강한 정크푸드’
투푸즈는 이 컨셉 하에 정말 맛있는 채식 제품을 내놓아요. 투푸즈의 목표는 '맛있기 때문에' 반복해서 먹고, 즐기다가, 마침내 자신이 먹은 제품이 플랜트 푸드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데 있어요. 하지만 단순히 맛만 좋다고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아니겠죠. 대중을 끌어들이는 채식 브랜드 투푸즈의 마법을 ‘힙합’이라는 키워드에서부터 차근차근 해독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