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캣을 넘어 벤치마킹의 귀재로, 이 밀크티 브랜드의 시장 공략법

패왕차희

2024.09.03




“중국 여인 vs 서양 여인의 대결"


경극 여배우를 닮은 빨간 로고와 스타벅스의 초록색 세이렌 로고가 서로 마주한 사진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빨간 로고 속 여인은 중국 4대 고전 미녀로 꼽히는 ‘우희’로, 유혹의 상징인 ‘세이렌'과 나란히 있는 모양이 묘한 경쟁 구도를 연상시키죠.


우희를 모티브로 한 이 빨간 로고는, 중국의 밀크티 브랜드 ‘패왕차희(霸王茶姬)’의 로고예요. 패왕차희의 창업자 장쥔제는 대내외적으로 스타벅스를 벤치마킹한다며 공공연히 알려왔어요. 실제로 굿즈, 공간 인테리어 등이 스타벅스를 닮아 있기도 해요. 이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스타벅스의 로고를 닮은 로고를 개발한 해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어요.


2024년에는 중국 식음료 부문에서 스타벅스를 꺾을 거라고 공언할 정도죠. 일각에서는 매출 기준으로 패왕차희가 스타벅스를 이미 넘어섰다고 말이 나오기도 해요. 스타벅스를 따라한 카피캣을 넘어, 벤치마킹을 통해 패왕차희만의 밀크티 왕국을 만들었기 때문인데요. 패왕차희는 어떤 밀크티를, 어떻게 팔길래 이렇게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요?


패왕차희 미리보기

 #1. 브랜드 리뉴얼로 차 업계의 스타벅스를 노리다

 #2. 시그니처 음료로 인기를 가속화하다

 #3. 밀크티 브랜드가 피트니스 서비스와 협업하는 이유

 #4. 차 문화를 매장 밖으로 꺼내 SNS를 장악하다

 스타벅스에 견줄 만한 차 브랜드, 가능한 일일까?




중국의 경기 침체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내수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인 시장이 있어요. 바로 차 음료 시장인데요. 중국 프랜차이즈 협회(CCFA)가 발표한 ‘2023 신식 차음료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차음료 시장의 규모는 약 1,498억 위안(약 28조원). 올해는 약 2,015억 위안(약 38조원)으로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해요.


차 음료 시장의 빠른 성장세는 밀크티 브랜드들의 상장 행렬로 이어지고 있어요. 올해는 차바이다오(茶百道)가 차 음료 프랜차이즈로선 2번째로 홍콩 IPO 상장을 했고요. 중국의 메가커피 급 위상을 가지고 있는 미쉐빙청(蜜雪氷城) 등을 포함해 약 6개의 차 음료 브랜드가 상장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죠. 블룸버그 통신이 ‘버블티 열풍은 중국에서 최소 6명의 억만장자를 탄생시켰고 잠재적 부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예요.


그렇다고 중국에서 밀크티를 팔아 상장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에요. 대부분 내수 시장에 의존하고 있고, 레드오션 중 레드오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중국 기업의 미국 나스닥 상장은 루이싱 커피 사태 이후로 더욱 어려워졌고, 중국 내수 기업으로선 그나마 눈을 돌릴 수 있는 곳이 홍콩 증시예요.


그런데 중국의 밀크티 브랜드 중 ‘패왕차희(霸王茶姬)’는 올해 5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어요. 시티그룹과 모건스탠리가 주관사로 참여하며 2024년 하반기에 주요 진전이 있을 거라고 밝혔죠.


만약 이 상장이 성공한다면 밀크티 브랜드 최초로 나스닥에 입성하는 셈이에요. 그동안 얼어 붙었던 중국 기업의 미국 나스닥 진출이 패왕차희를 통해 이뤄진다면, 이는 추후 중국 내수 브랜드가 글로벌 성장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거예요. 패왕차희는 어떤 브랜드이길래, 나스닥 상장까지 노리고 있는 것일까요?


©霸王茶姬 



#1. 브랜드 리뉴얼로 차 업계의 스타벅스를 노리다


‘패왕차희’라는 이름에서 중국 천카이거 감독이 연출하고 장국영이 출연했던 영화, <패왕별희(霸王别姬)>를 떠올리시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패왕별희>는 초나라 패왕 항우와 우희의 이야기를 담은 중국 고전으로, 영화 속에선 동명의 경극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패왕차희는 이별을 뜻하는 ‘별(别)’ 대신 ‘차(茶)’를 사용했어요. 네이밍에 중국 고전, 경극 이미지를 입혀 ‘중국풍’의 브랜드 이미지를 지향하고 있어요.


최근 2년 간 크게 유행하고 있는 밀크티 브랜드라, 꽤 많은 사람들이 패왕차희를 최근에 생긴 브랜드로 인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패왕차희는 2017년에 ‘차’로 유명한 지역인 중국 운남성에서 처음 시작되었어요. 중국 운남성에서 시작한 패왕차희는 중소 도시 위주로 차곡차곡 공략하고 한참 후에야 상하이와 베이징으로 진출했어요. 유명한 밀크티 브랜드인 ‘희차(Heytea)’를 비롯, 수많은 밀크티 브랜드들이 상하이, 베이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람들 줄 세우고 지방으로 확장하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예요.


패왕차희은 애초에 중가 시장을 공략했어요. 희차, 나이쉐더차(奈雪的茶) 등이 고가의 프리미엄 밀크티로 대도시들을 장악할 때, 지방에선 미쉐빙청 등 저가형 밀크티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었어요. 프리미엄 밀크티는 약 20~30위안(약 3,800원~5,600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며, 과일과 치즈, 휘핑크림, 타피오카 버블 등 다양한 부재료를 사용한 음료들을 내놓아요. 비싼 가격 만큼 구성이 알차, 그만한 값어치를 하고 있죠. 반면, 미쉐빙청 등의 밀크티 브랜드는 원가절감을 위해 파우더 분말과 시럽 등을 활용하고, 10위안(약 1,900원) 내외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요.


패왕차희는 두 시장의 중간을 노렸어요. 전통 방식으로 차를 우리고 우유를 섞는 가장 기본적인 밀크티로 10~20위안(약 1,800원~3,800원)의 가격대를 책정했죠. 운남성에서 공수한 질 좋은 찻잎을 우린 원엽차에 우유를 섞어 내놓는 이 밀크티는 당시 전국적으론 큰 주목을 받진 못했어요. 단맛과 짠맛, 다양한 식감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겐 패왕차희의 밀크티는 밋밋하고 심심했거든요.


그러던 패왕차희가 대도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2023년부터예요. 브랜드 로고를 스타벅스의 로고처럼 단순화하고, 기존의 다소 고전적이었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어요. 로고 뿐만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에 배경으로 쓰인 뜨왈(Toile) 패턴은 디올(Dior) 등의 명품 브랜드에서도 시그니처로 내세울 정도로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겨요. 리뉴얼된 디자인은 컵, 테이크아웃용 봉투, 배달 전용 보냉백 등에 반영되었는데, 덕분에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광고 효과를 내기도 했어요.


로고 리뉴얼 전과 후 ©霸王茶姬


리뉴얼된 패키지 디자인 ©霸王茶姬


©김마야


패왕차희 배달용 보냉백 ©김마야 


물론 로고 리뉴얼 당시 스타벅스 로고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에 대해 패왕차희는 로고를 단순화할 때 중국 전통 희곡인 그림자 연극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창업자 장쥔제(張俊傑)가 세계화 트렌드에 맞게 스타벅스를 벤치마킹했다고 인정한 바 있죠. 이 논란은 오히려 패왕차희의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도움이 되었어요. ‘스타벅스가 전 세계 커피 대표 프랜차이즈가 된 것처럼, 패왕차희는 전 세계 차 대표 프랜차이즈가 되겠다’는 브랜드 신념에 날개를 달아주기까지 했죠.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던 패왕차희와 스타벅스 사진 ©小红书


성공적인 브랜드 리뉴얼은 시기적으로도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았어요. 마침 중국 경기 침체 장기화로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들이 살짝 주춤하고, 저렴한 밀크티가 각광받던 차였거든요. 하지만 저렴한 밀크티들의 품질에 만족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은 패왕차희에 시선을 돌렸어요. 프리미엄 밀크티보다는 저렴하지만, 담백하고 고급스러운 밀크티의 맛은 요즘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며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죠.



#2. 시그니처 음료로 인기를 가속화하다


패왕차희는 겉모습만 그럴싸한 게 아니에요. 음료 메뉴에도 전략이 있죠. 패왕차희는 메뉴를 다양화하기보다는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카페라테처럼 사람들이 매일 찾는 메뉴에 주력해요. 그렇게 개발된 대표 메뉴가 바로 ‘백아절현(伯牙絕絃)’이에요. 운남성에서 재배한 녹차에 광시의 재스민 꽃을 블렌딩한 밀크티로, 맛이 깔끔하고 질리지 않아 매일 마셔도 부담스럽지 않은 게 특징이죠.


백아절현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유명한 거문고 연주자 백아가 벗의 죽음으로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고사성어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진정한 우정을 표현할 때 주로 쓰이는데 이를 대표 메뉴 이름으로 지은 데에는 브랜드 슬로건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어요.


“동양의 차로 세계를 벗으로 삼다(以东方茶,会世界友)”


패왕차희의 브랜드 슬로건이에요. 스타벅스가 카페 문화를 전 세계에 퍼뜨렸다면, 패왕차희는 전 세계가 차의 진가를 알고 진정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포부를 담고 있죠. 백아절현은 향이나 맛 등이 옅어 호불호 없이 누구나 매일 마실 수 있는 음료로 다가가기도 쉽고요. 백아절현은 현재 매년 2억 잔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패왕차희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요.


백아절현을 포함한 클래식 차 음료는 약 10개 내외예요. 모두 운남성 찻잎을 베이스로 만든 차 음료들이며 ‘백무홍진(白雾红尘), ‘청청누산(青青糯山)’ 등으로 직관적이면서도 시적인 이름을 붙였어요. 백무홍진(白雾红尘)은 하얀 안개 속 붉은 먼지를 뜻하는 성어예요. 원래는 혼란스러운 현실 속 평온함을 뜻하는 문학적 표현으로 쓰여요. 현대 사회에서 차를 마시는 모습을 연상함과 동시에, 홍차를 우려낸 밀크티라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어요. 청청누산(青青糯山)은 직역하면 찹쌀(눈)이 내린 푸른 산을 뜻하는데, 녹차와 찹쌀을 배합한 곡물 향이 나는 차 맛이 특징이에요.



#3. 밀크티 브랜드가 피트니스 서비스와 협업하는 이유


패왕차희 메뉴판에서 센스 있는 네이밍 말고도 눈에 들어오는 특징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영양 정보’예요. 모든 음료마다 들어가는 재료가 전부 공개되어 있어요. 그리고 칼로리와 GI 지수, 영양성분 등급(A~D) 표시가 큼직하게 되어 있죠.


©霸王茶姬 


©霸王茶姬 


특히 영양성분 등급 표시는 당도와 지방 등을 기준으로 측정되었는데, 가장 건강한 음료는 녹색 A로 표시해요. 가장 낮은 등급의 D는 빨간색으로 표시해 고객들이 주문할 때 해당 음료의 당도와 지방을 직관적으로 가늠하게 도와줘요. 더불어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A와 B 등급 음료를 선택하도록 넛지 효과를 끌어내고요.


그뿐만 아니라 모바일 오더 앱 내에는 열량 계산기 항목이 있어요. 모든 고객이 같은 음료를 주문하더라도, 음료 사이즈와 당도, 얼음양을 달리 주문하기 때문에 열량은 제각각이죠. 그래서 각 고객이 마시게 될 음료의 예상 칼로리 및 상세 영양 성분표, 카페인 함량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霸王茶姬 


건강을 향한 패왕차희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아요. 피트니스 어플인 ‘킵(Keep)’과 손을 잡고, 고객들을 운동시키기 시작했거든요. 일례로 2023년 9월, 상하이의 한 광장에서 ‘100칼로리랑 패왕차희 맞바꾸기(100大卡换霸王茶姬)’ 이벤트가 진행되었어요. 실내 자전거, 허들, 자유 운동 공간을 이벤트 존에 설치했는데요. 100칼로리 이상의 목표 칼로리를 소모한 참가자에게 패왕차희 음료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였어요.


이때 패왕차희는 음료별 칼로리를 목표 칼로리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어요. 가령, 백야절현의 평균 칼로리는 123칼로리인데, 백야절현 음료 쿠폰을 받기 위해선 이 칼로리 이상을 소모해야 하죠. 이벤트 기간동안 목표를 달성한 1만 명의 참가자들에게 음료 쿠폰을 지급하고, 가장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 상위 50명에겐 패왕차희에서 제작한 특별한 메달을 수여했어요.


©霸王茶姬 


©霸王茶姬 


중국에선 ‘오늘 밀크티 마셨으니 약 30분 동안 뛰어야 해’ 등을 흔한 농담처럼 주고받을 만큼 밀크티와 운동은 서로 대척 관계에 있어요.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이 협업이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죠. 패왕차희는 이벤트를 통해 건강에 관심 있는 고객들과 접점을 마련했어요. 뿐만 아니라 식단을 꾸준히 기록하며 공유하는 킵 어플 이용자들을 통해 패왕차희의 열량 계산기 기능을 빠르게 바이럴시켰어요. 


킵과는 지금도 꾸준히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지난 12월엔 킵 어플을 통해 집에서 할 수 있는 130칼로리 태우기 운동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킵 밴드를 차고, 미션을 수행한 사람들 1만 명을 추첨해 무료 음료 교환권을 제공했어요. 설령 당첨이 되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운동을 했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 큰 호평을 받았어요.


©霸王茶姬 


이런 패왕차희가 범 지구적 스포츠 이벤트, 올림픽을 허투루 보낼리가요. 패왕차희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전국에 ‘차희 운동회’란 이름의 팝업 존을 설치했어요. 탁구, 미니 배드민턴, 스케이트 보드, 허들 넘기 등 총 4개의 존을 설치, 2개 이상 종목을 수행할 때 추첨권을 제공했죠. 4개 항목을 모두 수행한 사람에게는 굿즈 등의 특별 선물을 제공했고요.


이 이벤트는 약 3~4일간 진행되었는데, 하루 최대 500장의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했어요. 특히 최근 새로 오픈한 지점이 많았기 때문에 차희 운동회는 지점 오픈 행사 역할도 톡톡히 했어요. 사람들이 차희 운동회에 참가하고 자발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오픈 소식을 공유했죠. 건강과 재미란 키워드가 결합하여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은 덤이고요.


©霸王茶姬 


©霸王茶姬 



#4. 차 문화를 매장 밖으로 꺼내 SNS를 장악하다


“하늘에서 패왕차희를 봤다."


2024년 4월, 소셜미디어를 뒤덮은 글이에요. 중국 산동 웨이팡(潍坊) 연날리기 축제에서 패왕차희 컵 모양의 대형 연이 떠올랐기 때문이에요. 연 제작 무형문화재 장인과 협력해 만든 이 연은 이날 축제 관련 소셜미디어 게시글 중 가장 많이 언급됐죠.


연날리기 축제에 등장한 패왕차희 ©霸王茶姬 



이처럼 패왕차희는 중국 전통 차 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이념에 맞춰, 중국의 다양한 문화 IP와 협업을 진행해요. 2022년, 중국 쓰촨성 고대 유적지인 삼성퇴(三星推) 박물관과 호랑이해 기념 콜라보 시리즈를 출시한 것을 필두로, 다양한 지역 박물관과 협력해 전용 굿즈나 포토 카드 등을 출시해 왔어요.


2024년 1월엔 자금성 박물관과 협력해 200여 점의 차와 관련된 유물을 활용한 차 문화 특별 기획전을 진행했어요. 베이징을 시작으로 전국 20개 이상 도시를 순회하며 몰입, 체험형 전시를 통해 젊은 세대들을 대상으로 차에 대한 이해를 도왔고요.


그뿐만 아니라, 특별 기획전이 열리는 기간동안 해당 지역에서 음료를 사 먹으면 차 유물 포토 카드를 제공했는데요. 총 6장으로 구성된 포토 카드를 모두 모을 경우 ‘패왕차희 X 자금성 특별 굿즈’를 제공했죠.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몰입·체험형 전시전 관람', ‘포토 카드 수집’ 트렌드를 활용해 ‘중국 문화를 전승한다'는 패왕차희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한 셈이에요.


차 문화 특별 기획전 ©霸王茶姬


차 문화 특별 기획전 포토 카드 ©霸王茶姬


문화 IP와의 협력 이외에도 패왕차희는 지역별로 재미난 마케팅을 진행해요. 대표적인 것이 운남성에서 진행되는 ‘패왕차희 컵 찢는 날(霸王茶姬 撕杯日)’ 이벤트예요. 매월 17일이 되면, 운남성 일대에 있는 모든 패왕차희 지점은 24cm 높이의 거대한 컵에 음료를 제공해요. 무료 사이즈 업그레이드 행사냐고요? 아니에요. 거대한 컵 하단을 자세히 보면 손으로 쉽게 뜯을 수 있는 절취선이 있어요. 이 절취선을 따라 뜯으면 음료가 담긴 부분과 분리된 비밀의 공간이 나오죠.


©霸王茶姬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컵 찢는 날 이벤트 ©霸王茶姬


이 공간에는 패왕차희 뱃지, 냉장고 자석, 스티커, 무료 음료 추첨권 등이 들어 있어요. 심지어 명품 립스틱이나 향수 교환권이 있는 경우도 있어요. 이 이벤트는 사실 패왕차희 1호점이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홍보 차원에서 진행한 이벤트였어요. 당시 중국내 랜덤박스 열풍이 한창이었기에 때마침 틱톡 바이럴까지 되면서 운남의 유명 밀크티 브랜드로 만들어준 일등 공신이에요. 최근엔 갓 진출한 태국,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도 비슷한 스킴의 이벤트로 틱톡 바이럴을 만들어내며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어요. 



스타벅스에 견줄 만한 차 브랜드, 가능한 일일까?


패왕차희에게 2023년 드라마틱한 한 해였어요. 2023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 매장 수는 1천 개가 채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2023년 한 해 동안에만 무려 2,317개 신규 매장을 개설했거든요.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일찍이 진출해 해외 지점만 이미 100호점을 돌파했어요.


패왕차희가 빠르게 지점을 확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단순한 메뉴예요. 메뉴를 단순화해 공급망 물류 및 품질관리를 용이하게 만들었어요. 잎차에 신선한 우유를 넣어 만드는 밀크티에 주력하며 표준화와 규모의 경제를 빠르게 달성할 수 있었던 거죠. 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테 등 표준화하기 쉬운 커피를 주력하는 전략으로 글로벌화한 것처럼 말이죠. 


패왕차희에 따르면 패왕차희는 2023년 월 평균 단일 매장에서 약 2.4만 컵 이상을 판매했다고 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현대화된 차 제조 장비를 자체 개발했고, 음료 한 컵당 제조 시간은 약 8초라고 해요.


“패왕차희는 전 세계 100개 국가와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년 150억 컵 이상 차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미국에서 출발해 글로벌 커피 브랜드로 성장한 것처럼, 패왕차희는 차 종주국인 중국에서 출발해 글로벌 차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 패왕차희 CEO, 장쥔제


패왕차희는 비록 스타벅스를 따라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동시에 차 업계에서 스타벅스에 비견할 만한 브랜드로 성장 중이에요. 과연 패왕차희는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 차를 마시는 라이프스타일을 안착시킬 수 있을까요? 확신을 가질 수는 없지만, 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만들어 냈기에 더 큰 시장을 향한 패왕차희의 미래에 믿음은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Reference

패왕차희 공식 홈페이지 및 소셜미디어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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