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성은 시장성을 발견하는 열쇠입니다. 해외에서는 누구나 좋아하는 아이템인데, 내가 있는 이곳에서는 아직 시장 활성화가 안 된 것을 찾아보면 사업 기회를 발견할 수 있죠. 그 아이템이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던 것이라면 사업화시켜보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길 거예요. 태국의 뷰티 브랜드 ‘판퓨리(Panpuri)’에서 동료로 만나 ‘드롭 바이 도우(Drop by Dough)’의 공동 창업자가 된 두 청년에게는 도넛이 그 아이템이었어요.
보편성이 시장성의 열쇠라면,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는 차별화겠죠. 드롭 바이 도우의 차별화 전략은 ‘콜라주 기법'에 가까워요. 콜라주는 종이, 신문, 헝겊, 사진 등 각각의 다양한 조각을 붙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미술의 한 기법이에요. 두 청년은 여행을 좋아했는데, 서울, 부산, 도쿄, 교토, 멜버른, 코펜하겐 등을 여행하면서 수집했던 영감의 조각을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이어 붙여 드롭 바이 도우를 만든 거예요.
그렇다면 그들이 콜라주해서 만든 드롭 바이 도우는, 그들이 그동안 여행하면서 봤었던 도넛 가게들과는 무엇이 다른 걸까요?
드롭 바이 도우 미리보기
• 밀가루를 서울에서 수입하는 이유
•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하는 도넛의 진화
• 달콤함 너머의 목표는 여유로움
• 레퍼런스를 오리고 붙여서 키운 근거 있는 자신감
드롭 바이 도우의 창업자들, 나롱리트 스트리아나론(Narongrit Sritalanon)과 샬레름폴 아크카라피니요쿨(Chalermphol Akkarapinyokul)은 본명보다 ‘오츠(Oats)’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어요. 창업 전에 사이드 프로젝트 삼아 함께 운영하던 여행 블로그 때문인데요. 판퓨리의 크리에이티브팀 내에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각각 담당하던 그들은 나이도 관심사도 같아 빠르게 친해졌어요. 여러 도시를 함께 여행하며 인테리어 디자인, 카페, 디저트 등을 경험한 기록은 금세 인기를 얻었죠.
ⓒoatsxsomewhere
“여행 책자에서는 볼 수 없는 장소들을 소개하려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서울 여행책들은 경복궁이나 광화문, 그리고 남산을 필수 코스로 소개해요. 그런데 저희는 익선동의 카페나 한남동의 복합문화공간을 경험해보라고 말하죠.”
-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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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보다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해외 여행이 거듭되면서 그들에겐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취향에 맞는 공간을 방문하고 개성 있는 브랜드를 경험하다 보니 직접 그들만의 스타일을 사업으로 구현하고 싶어진 거예요. 여행의 목적에는 자연스레 ‘시장 조사'가 추가됐죠.
오랫동안 공통의 관심사인 카페 시장 조사를 다녔는데, 방문하는 도시마다 유명한 도넛 가게들이 눈에 띄었어요. 멜버른에서 본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한 버터리한 도넛, 도쿄에서 마주친 담백하고 깔끔한 도넛, 그리고 서울에서 경험한 다양한 맛과 모양의 도넛까지.
“도넛은 언뜻 보면 단순하지만 도시마다 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어요. 문득 방콕의 도넛씬(scene)을 생각해 봤는데 아무 이미지도 떠오르지 않는 거예요. 저희가 그걸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서울만큼은 아니어도, 방콕에도 카페가 많아요. 커피 메뉴도 다양하고요. 그런데 그에 비해 디저트 메뉴는 적단 말이죠. 커피엔 도넛이 어울리니, 도넛 브랜드를 잘 만든다면 방콕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했어요. 드롭 바이 도우 전에는 크리스피크림이나 던킨처럼 글로벌 브랜드들의 체인점이 도넛 가게의 대부분이었거든요. 커피, 하면 찰떡궁합처럼 떠오르는 ‘태국 스타일의 도넛’. 이것이 여행 블로거 듀오를 브랜드 공동창업자로 전환시킨 아이템이었어요.
드롭 바이 도우의 초기 슬로건 - 사람은 커피만으로 살 수 없고, 약간의 도넛이 필요하다(Man doesn’t live by coffee alone, have some doughnut) - 이 도넛보다 커피를 앞세운 건 이 때문이에요. 시장에 막 진입해 브랜드 인지도가 쌓이기 전, 커피 애호가들이 솔깃해 할만한 문구와 사진으로 눈길을 끄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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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를 서울에서 수입하는 이유
도넛의 기본은 반죽이에요. 아이싱이나 크림 필링이 아무리 맛있어도, 빵이 퍼석하거나 축축하면 맛있는 도넛이라고 할 수 없죠. 두 창업자는 좋은 반죽을 만들기 위해 전문 셰프를 섭외했어요. 그리곤 그들은 태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공수해온 밀가루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해 보았어요. 기존의 태국 도넛들은 찰기 없이 스콘처럼 부드럽게 부서지는 식감이 특징이었는데, 드롭 바이 도우는 반대의 노선을 택했어요. 크림 도넛을 주력 메뉴로 선택한 거죠.
크림 도넛의 반죽은 부드러우면서도 쉽게 눅눅해지지 않을 정도의 쫀쫀함이 필요해요. 이 역할을 맡을 밀가루를 찾기 위해 셋은 밤낮으로 연구했어요.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밀가루는 태국과 비슷한 기후에서 재배했기에 빵을 만들기엔 부슬부슬하고, 유럽이나 미국처럼 빵이 주식인 곳은 너무 멀어 소량으로 계속 공수하기가 어려웠어요. 곰곰이 여행했던 곳을 돌아보니, 수차례 먹어봤던 한국과 일본의 도넛이 떠올랐죠.
최종 선택은 놀랍게도 서울 밀가루였어요. 한국에서 쌀가루도 아니고 밀가루를 수입해서 사용한다니, 반죽의 황금 비율을 찾기 위한 수차례의 실험이 아니었다면 도달할 수 없는 결론이었죠. 여기에다가 두 창업자의 한국 여행 경험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확신을 줬어요.
오츠 블로그에서 서울과 부산 여행기들을 보면 베이커리 방문은 빠지지 않아요. 도넛은 물론 식빵, 파운드 케익, 스콘, 테린느 등 식사빵부터 디저트까지 밀가루로 ‘못하는 게 없는' 한국 베이커리와 카페들을 보면서 두 창업자는 서울 밀가루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게 됐죠.
“서울 여행을 갈 때마다 한남동의 ‘올드페리도넛'에 꼭 들렀어요. 맛도 다양했지만 무엇보다 빵이 맛있었어요. 도넛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뒤 저희가 여행했던 도시들의 밀가루를 여러 방식으로 조합해 봤어요. 서울 밀가루도 그중 하나였고, 크림 도넛 반죽에 적합한 재료라는 걸 발견하게 된 거죠.”
-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oatsxsome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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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인에도 해외여행에서 받은 영감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요. 방콕에 있는 드롭 바이 도우의 세 개 매장은 공통적으로 푸른 색감과 나무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에요. 두 창업자가 코펜하겐에서 인상적으로 본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방콕에 구현한 거예요.
싱가포르의 ‘내스티 쿠키 - 지루할 바에야 반대로 한다, Z세대의 브랜딩 전략' 편에서 언급했듯이, 푸른색 계열을 보면 사람의 식욕은 떨어지게 마련이에요. 그럼에도 드롭 바이 도우가 메인 컬러로 파란색을 택한 건 두 창업자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그것을 소비자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게 하려면 당연히 감각이 수반되어야겠죠.
그래서 드롭 바이 도우는 노르스름한 도넛, 그리고 아이보리색 크림과 잘 어울릴 수 있게 쨍하지 않고 따뜻한 느낌의 파란색을 사용해요. 명도를 달리한 ‘웜톤 파란색'과 크림색은 그렇게 드롭 바이 도우의 브랜드 컬러가 되었고요. 파란색을 커스텀 하여 웜톤 파란색으로 사용하니 날카로운 느낌은 줄어들고, 사시사철 덥고 습한 방콕의 날씨에서도 매장이 쾌적하게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은 더해졌어요. 어떤 도넛이든 배경색과 섞이지 않기에 돋보이게 할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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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성장과 함께하는 도넛의 진화
드롭 바이 도우는 기본적으로 아홉 가지 맛의 도넛이 있어요. 그리고 매월 두 가지 맛을 한정판으로 출시하는데요. 제철과일을 테마로 하거나, 허쉬 혹은 스키피 등 타 브랜드와 콜라보하는 경우가 많아요. 덕분에 고객이 자주 올 유인이 생기죠. 바닐라나 누텔라 등 클래식한 맛들은 원하면 언제든 맛볼 수 있고, 신메뉴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니 기분 전환 삼아 시도해 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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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메뉴라고 해서 모두 평범한 건 아니에요. ‘라즈베리 로즈'는 장미향이 나는 핑크빛 크림이 눈을 즐겁게 하고, ‘베이컨 체다 치즈'는 단맛과 짠맛이 균형을 이루어 쉽게 물리지 않아요. 또한, ‘교토 말차 아몬드'는 교토에서 공수해온 말차 파우더를 크림에 듬뿍 넣어 쌉싸름하고 고소한 맛을 살렸어요. 반죽에 필요한 밀가루뿐만 아니라, 필링이나 토핑용 재료에도 해외 여행의 경험이 묻어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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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드롭 바이 도우가 ‘태국 스타일의 도넛'을 표방한다고 설명드렸죠? 몇몇 메뉴에서 이를 향한 노력이 엿보여요. 세계 10위권 코코넛 생산 국가인만큼 코코넛 칩과 밀크를 사용한 ‘영 코코넛' 도넛과 코코넛 주스를 넣은 커피 음료가 대표적인 예죠. 태국의 망고 생산량은 세계 3위인데요, 역시나 망고 과육과 잼을 넣은 시즌 도넛과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선보였어요.
또한 메뉴의 다양성을 위해 도넛의 틀을 깨고 나왔어요. 백화점 엠쿼티어(Emquartier)에 입점한 3호점에는 식사 메뉴도 있거든요. 달걀과 고추냉이 마요 소스를 넣은 타마고 산도, 그리고 구운 야채와 체다치즈로 풍미를 살린 소세지 버거처럼요. 샌드위치와 버거의 공통점을 눈치채셨나요? 맞아요, 도넛의 반을 갈라 번으로 사용한 거예요.
드롭 바이 도우의 도넛은 크림이나 아이싱의 단맛이 잘 느껴져야 하기에 빵 자체는 단맛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식사용 빵으로 활용해도 무리가 없죠.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베이컨 김치볶음밥이나 구운 닭다리와 반숙란을 올린 덮밥 등을 추가 메뉴로 내놓기도 했어요. 음료 역시 맥주와 와인까지 구비되어 있고요.
“락다운이 해제되고 나서 3호점을 열었는데, 고객들이 매장에서 즐거운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전보다 강해졌어요. 단순히 간식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고자 방문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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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 바이 도우 브랜드 런칭 당시 두 창업자의 목표는 ‘일 50개 판매'였다고 해요. 그런데 기존에 볼 수 없던 비주얼과 다양한 맛의 도넛, 그리고 이를 감각적으로 담은 소셜 콘텐츠의 힘으로 드롭 바이 도우는 1호점 영업 시작과 동시에 가게 앞이 문전성시를 이루었어요. 도넛과 커피, 두 가지 본질에 집중하여 운영하던 1호점이 빠르게 안정화되자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도넛과 세트처럼 판매하는 2호점을 오픈했죠. 3호점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식사 메뉴들을 주류와 함께 선보이게 된 것이고요.
지점마다 메뉴가 조금씩 다른 건 위치 때문이기도 해요. 1호점은 우돔쑥(Udom Suk) 지하철역 근처라 출퇴근길에 가볍게 도넛과 커피를 포장해가는 손님이 많아요. 2호점은 조쉬 호텔(Josh Hotel)에 입점해있는데, 고급 레스토랑과 바가 근처에 많아 디저트의 속성을 더 강조하는 게 유리하죠. 마지막으로 3호점은 앞서 언급했듯 대형 백화점 안에 오픈했는데, 관광객도 현지인도 워낙 많은 곳이라 새로운 시도를 하고 빠르게 반응을 파악하기에 적합해요.
고객 확보 외에 매출 면에서도 이 전략은 이점이 있어요. 1호점의 객단가는 도넛 100바트에 커피 100바트를 더해 약 200바트(한화 7,200원)예요. 2호점은 도넛 100바트에 소프트 아이스크림 130바트를 더해 약 230바트(한화 8,300원)고요. 3호점은 메인 메뉴만 약 300바트(한화 10,800원)인데, 여기에 맥주나 와인 한 잔까지 곁들이면 객단가가 훌쩍 뛰겠죠?
‘단순 복붙'식 지점 늘리기가 아니라, 메뉴 다양화를 통해 한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전략은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매출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하되, 고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전략을 조금씩 변주한 것. 이것이 초기 매출 목표의 20배인 ‘일 1000개 판매'를 무난히 달성하게 된 성공 요인 중 하나겠죠?
달콤함 너머의 목표는 여유로움
드롭 바이 도우 두 창업자의 공통 관심사는 커피와 빵만이 아니에요. 일러스트와 디자인 등 예술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해외를 돌아다니며 오랫동안 탐구해왔죠. 그래서 드롭 바이 도우의 궁극적인 미션은 고객들에게 먹는 즐거움은 물론,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을 감각적인 분위기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에요.
일러스트레이터와의 꾸준한 협업은 이를 위한 노력 중 하나예요. 2019년에 소셜 채널을 처음 오픈할 때는 화이트페이퍼앤드(@Whitepaperand) 작가와 함께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후 포장용 박스를 만들 때는 블러디헬빅헤드(@bloodyhellbighead) 작가와 라인드로잉을 콜라보했죠. 밝은 무드의 캐릭터 일러스트는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드롭 바이 도우의 박스 인증샷을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데 큰 몫을 했어요.
“락다운 시기에 친구나 가족에게 도넛을 보내는 고객들이 많았어요. 응원 카드를 동봉해달라고 부탁하는 분들도 계셨죠. 저희 도넛이 응원과 위로의 선물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박스 디자인에 더 정성을 쏟았어요. 브랜드를 런칭한지 1년도 안되어 코로나19 팬데믹을 맞닥뜨렸는데, 배달 매출이 껑충 뛰면서 타격이 거의 없었죠.”
- 시티호퍼스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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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방콕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들과 협업했다면, 이제는 이국적인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다른 국적의 예술가들을 섭외하고 있다고 해요.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카페나 복합문화공간 벽에 걸린 액자들을 유심히 봤거든요. 물론 서울에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한 분에게도 답을 기다리고 있고요.
그뿐 아니에요. ‘브랜드 경험을 매장만이 아닌 고객의 집에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로 ‘도넛 향 캔들'이 탄생했어요. 인기 도넛 4종 - 시나몬 설탕, 라즈베리 로즈, 크림 브륄레, 만다린 오렌지와 우롱 - 의 향을 담은 캔들 역시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 시기에 출시되었어요. 매장을 스치기만 해도 느껴지던 달고 고소한 향을 캔들로 구현함으로써 고객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으려는 이색적인 이벤트 상품이죠.
이제는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이 해제되어 매장 방문도 배달도 자유롭지만, 굿즈 개발은 계속되고 있어요. 머그컵, 잼, 커피 원두 등 고객들의 집에서도 드롭 바이 도우의 존재감이 드러나길 바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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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를 오리고 붙여서 키운 근거 있는 자신감
드롭 바이 도우의 두 창업자는 앞서 설명했듯이, 태국의 뷰티브랜드 판퓨리의 인하우스 크리에이티브팀에서 만났어요. 그곳에서 느꼈던 갈증은 브랜딩이나 마케팅을 할 때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기획 과정에서 필요한 ‘Why’에 대한 대답에서 ‘내가 좋으니까요’라고 대답할 수는 없었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 소비자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야 팀원을, 더 나아가서 임원을 설득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두 사람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놓고자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내가 좋아서 이야기를 하는데 듣고 싶어 하는 구독자들이 생겼고요. 여기에서 자신감을 얻어 사업을 시작했죠. 회사 안에서의 사업 혹은 마케팅 기획 방향과는 반대로 흐르는 듯했지만, 확신을 갖고 추진하다 보니 4년 차에 방콕 도넛씬을 리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어요.
드롭 바이 도우가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패기나 자신감 때문이 아니에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치열하게 수집한 사례들, 그리고 이를 오리고 붙이고 가공하여 새로운 조합이 될 수 있게 한 수차례의 실험들 때문이에요.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사업 성공에 대한 가능성을 확신하고, 이후 세부적인 방향성을 잡는 과정에서 ‘why’에 대한 대답을 ‘우리가 좋으니까요'라고 한 거죠.
이처럼 ‘근거 있는 자신감'과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나오는 에너지가 만나면, 브랜드 성장에 부스터를 달 수 있다는 걸 드롭 바이 도우가 증명하고 있어요. 그들은 다음 여행에서 또 어떤 영감을 수집해 콜라주로 더할까요? 그렇게 진화할 드롭 바이 도우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이재인
Reference
• Drop by Dough on establishing their online presence with GoDaddy, Ler Ka Leng, GoDaddy
• Drop by Dough, BANGKOK – Creative Doughnut Cafe, DANIELFOODDIA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