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에서 ‘스토리셀링’으로, 스탠드업 토크쇼의 진화

샤오궈원화

2022.06.20

15분 이야기했을 뿐인데, 1억원을 번다고요? 워렌 버핏처럼 투자의 지혜를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돈이 되는 엄청난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일상의 썰을 재미있고 해학적으로 푼, 스탠드업 토크쇼의 유명 토커 수입이에요. 물론 이정도면 가장 인기 있는 토커의 사례지만, 분명한 건 썰 푸는 시장이 커졌다는 거예요.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 등 대도시에선 퇴근 후 스탠드업 토크쇼 공연에 가는 문화 트렌드가 생겨났어요. 수요가 늘어나니 스탠드업 토크쇼를 주축으로 하는 메이저 기획사들이 등장할 수밖에요. 그중에는 수천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으며 여러 차례 투자 받은 회사들도 있어요. 새로운 문화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죠.


스탠드업 토크쇼는 서양에서만 통하는 포맷 아니냐고요? ‘샤오궈원화(笑果文化)' 스토리를 보고 나면 선입견이 깨질 거예요.



샤오궈원화 미리보기

• 저작권 보호가 아니라 ‘저작권 보류’로 관심을 끌어모은다

• 인재 발견이 아니라 ‘인재 발굴’로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든다

•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스토리셀링’으로 수익 모델을 확장한다

• 서양에서만 통할 거란 편견은 핑계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세계적인 희극 배우 ‘찰리 채플린’이 남긴 말이에요. 그리고 이 문장은 오늘 소개할 중국 내 오프라인 스탠드업 토크쇼 붐의 원인을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죠.


스탠드업 토크쇼는 지난 3년간 중국 MZ세대를 관통하는 주요 문화 키워드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어요.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 등 대도시에선 퇴근 후 스탠드업 토크쇼 공연에 가는 문화 트렌드가 생겨났죠. 중국 내 스탠드업 토크쇼의 약 70%가 열리는 상하이에선 2021년에 총 660회 공연이 열렸고, 장당 약 100~880위안(약 1만 8천 원~16만 8천 원) 하는 표를 예매하기 위해 티켓팅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은 물론, 현장 암표 가격은 기존 가격의 몇 배에 거래되기도 해요.


공연을 이끌어가는 토크쇼의 ‘토커*’들 중엔 이미 스탠드업 토크쇼 예능 방송 출연으로 유명해진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업 혹은 취미 등으로 무대에 오르는 일반인들이 주를 이루어요. 한 명의 토커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15분. 그 15분을 2~3분 분량으로 쪼개 약 5~7개의 ‘썰’을 푸는 방식으로 진행해요. 특정 주제와 키워드가 주어진 토크쇼도 있지만 대개 자유 주제로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겪는 일과 스트레스, 모순과 갈등, 부조리와 불공평 등에서 오는 페이소스와 비판을 유머로 승화시킨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죠.

* 중국에서는 토크쇼 배우로 부르지만 보다 와닿는 의미로 토커(talker)로 표현합니다.


스탠드업 코미디쇼가 아닌, 스탠드업 토크쇼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무조건 ‘웃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들의 애환과 답답한 심정, 불만 등을 유머란 수단을 활용해 전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엄청난 폭소가 터지기보단 토커들이 풀어내는 썰과 유머가 투영하는 사회의 상, 자신의 삶을 관조하면서 나오는 실소들이 현장을 가득 메웁니다.


이러한 스탠드업 토크쇼를 도시 문학의 한 장르로 보는 시각도 있어요. 유독 2030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데에는 사회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거든요. 상하이나 베이징 등 대도시는 지난 20년간 유례없이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룩했고, 변화가 거듭되는 격동기가 여전히 진행중이죠. 압축적인 사회 발전은 이제 막 사회 구성원이 된 세대들의 진통을 수반할 수밖에요. 996(9시에 출근해 9시에 퇴근하고 6일 일하는 것을 의미)이 일상화된 야근 문화, 치솟는 부동산 가격, 결혼에 대한 세대 간 갈등 등이 젊은 세대의 문제로 대두되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스탠드업 토크쇼가 인간 존재의 익명화와 도구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해학적으로 다루니 문학 작품의 현실 인식이나 사회 비판 기능과 유사하다는 관점이죠.


도시 문학의 한 장르라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지만, 상하이에서 스탠드업 토크쇼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아요.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스탠드업 코미디, 토크쇼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을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토크쇼 관련 종사자 및 회사가 드물었죠. 하지만 현재 스탠드업 토크쇼를 주축으로 하는 메이저 기획사들이 등장하고 있고, 그중에는 수천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여러 차례 투자를 받은 회사들도 있어요. 새로운 문화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인데요. 이 트렌드의 중심엔 ‘샤오궈원화(笑果文化)'라는 회사가 자리잡고 있어요.




ⓒ笑果文化



저작권 보호가 아니라 ‘저작권 보류’로 관심을 끌어모은다

89년생 ‘리단(李诞)’은 2012년, 지상파 TV 프로그램 <오늘 밤, 80년대생의 토크쇼 (今晚80后脱口秀)>의 토크 코미디 방송 작가였어요. 무대에 직접 오르진 않았지만 대본을 통해 중국 청년들의 사회 현실을 담은 자조적인 유행어들을 많이 만들어내며 업계에서 인정을 받았죠. 이후 2014년, 그는 CEO는 아니지만 공동 창업자로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샤오궈원화(笑果文化)’를 시작해요. 본래 효과를 뜻하는 샤오궈(效果)에서 ‘샤오(效)' 대신 동음인 ‘웃을 소(笑)’를 써서 만든 샤오궈(笑果)는 곧 ‘웃음의 결실, 효과'를 의미해요. 동음 이의어를 활용한 말장난이지만, 웃음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비전이 담겨 있죠.



샤오궈원화의 공동 창업자 리단(李诞) ⓒ笑果文化


샤오궈원화는 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리게 되었어요. 2017년에는 텐센트 비디오, 아이치이, 요우쿠등 각종 OTT 플랫폼들의 웹 예능 전쟁이 한창이었죠. 이 때 샤오궈원화는 텐센트 비디오에 첫 웹 예능으로 <투차오 대회(吐槽大会)>를 내놓아요. 투차오(吐槽)는 종종 디스로도 번역되는데요. 연예인을 포함한 유명인사를 매회 특별 게스트로 초청해 그 게스트를 직접 디스해요. 실제 있었던 구설수나 스캔들, 해당 게스트에 대한 편견과 논란 등을 활용해 웃음 코드를 만들고 게스트는 다양한 비판에 대해 웃으면서 받아들이고 자학이나 변명 등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불편할 수 있는 진실도 당당하게 직면해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주된 취지예요. 웹 예능에서만 할 수 있는 신선한 내용과 수위 등으로 당해 누적 15.9억회 재생을 기록하며 모든 OTT 플랫폼을 통틀어 2017년 재생수 1위를 달성했어요.



투차오 대회 ‘Zhang Yixing’ 영상 ⓒTencent Video


이후 같은 해 하반기에 일반인들이 참가해 다양한 주제로 토크를 진행하는 <토크쇼 대회(脱口秀大会)>를 또다시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공개했어요. 스탠드업 토크쇼의 원형인 프로그램이었죠. 시즌 1, 2가 스탠드업 토크쇼 포맷을 대중들에게 알렸다면, 2020년 상반기에 나온 <토크쇼 대회> 시즌 3는 스탠드업 토크쇼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어요. 당시 매회 평균 재생수는 약 1.1억회로 기존 시즌1과 2의 평균 재생수 7~8천만을 훌쩍 뛰어넘었죠. 그뿐 아니라, 매회 방영될 때마다 웨이보에 <토크쇼 대회>에 나온 드립과 썰이 인기 검색어를 기록하면서 신드롬을 만들어내요.



토크쇼 대회(脱口秀大会) ⓒTencent Video


기세를 몰아 샤오궈원화는 ‘샤오궈공장(效果工厂)’이라는 오프라인 스탠드업 토크쇼를 런칭하며 유명 토커와 인디 토커들이 비방용 토크를 할 수 있는 공연장을 조성했어요. 독특한 것은 현장감을 살린 스탠드업 토크쇼 영상들을 관객들이 마음껏 촬영해 공유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는 거예요. 단시간에 관객들의 몰입을 끌어내는 스탠드업 토크쇼 특성상 이들의 콘텐츠는 틱톡과 결이 잘 맞았어요. 예능으로 스탠드업 토크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은 틱톡에서 오프라인 스탠드업 토크쇼 숏클립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2020년, 틱톡 내 ‘토크쇼'는 주요 키워드로, 관련 영상들은 누적 346억회 재생수를 기록했을 정도죠.



틱톡 토크쇼 검색 결과 ⓒ김마야


물론 공연의 특성상 핵심 내용이 SNS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민감한 문제예요. 공연에서 반전 포인트나 허를 찌르는 드립 등이 사전에 알려져 공연의 매력이 반감되니까요. 하지만 샤오궈공장을 포함한 관련 기획사들은 스탠드업 토크쇼의 대중화를 위해 시장이 적절하게 형성된 이후, 관련한 규제를 하는 ‘선허용 후규제’ 방식을 적용했어요. 선허용을 했기 때문에 저작권 등의 문제가 되지는 않죠. 보통 선허용 후규제 방식은 4차 산업 관련 기술 등 신기술 분야에도 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호보다 확산이 먼저일 때 주로 활용되는 방식이에요. 참고로 시장이 어느정도 형성된 지금은 규제 모드로 전환해 샤오궈원화 공식 오프라인 공연 콘텐츠를 SNS 상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워요.



인재 발견이 아니라 ‘인재 발굴’로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든다


“우리 모두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병은 그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눈에 띌 뿐이에요.

- 샤오지아(小佳)


“오늘 주제는 ’직장’인데, 이 토크쇼 최종 12팀 중 여자는 저희가 유일하네요. 마치 남자들이 직장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맘껏 불평하는 자리에 분위기를 환기 시키기 위한 도우미를 부른 것처럼요.

- 옌위, 옌위에 (颜怡颜悦)


샤오지아는 뇌성마비 장애를 겪고 있어요. 특유의 낙천성으로 장애인을 동정 어린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사회를 유쾌하게 꼬집으며 큰 주목을 받은 토커예요. 옌위, 옌위에는 여자 쌍둥이 자매로 주로 사회 속 여성들의 역할, 불평등을 포함해 쌍둥이로서의 고충 등을 해학적으로 풀어내요. 이외에도 북경대 출신이면서 특유의 논리적인 화법으로 외모 관련 이야기를 주로 풀어내는 리슈에친(李雪琴) 등 모두  웹예능 <토크쇼 대회> 등을 통해 스타가 된 유명 토커예요.



샤오지아 ⓒTencent Video



쌍둥이 옌위,옌위에 ⓒTencent Video



리쉐친(李雪琴) ⓒTencent Video


<토크쇼 대회>는 이처럼 다양한 배경과 성향을 가진 출연자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토크쇼 대회> 출연진 중에선 과거 방송 경험이 있거나 온라인 왕홍(인플루언서를 뜻하는 말)으로 유명한 사람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죠. 날고 긴다는 코미디언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스탠드업 토크쇼를, 방송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이 큰 무대에서 하기는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샤오궈원화는 ‘토커 연습생 양성 시스템’을 만들어 일반인들도 그들의 스토리를 대중에게 전달할 수 있게 지원하죠.




샤오궈원화의 ‘토커 연습생 양성 시스템’ ⓒ笑果文化


샤오궈원화는 2016년부터 주요 대학가 캠퍼스를 순회해요. 토커 입문 원데이 특강을 하면서 인재들을 발굴하기 위해서죠. 이듬해인 2017년 4월에는 230억 원(약 1.2억 위안) 규모의 시리즈A 펀딩을 유치하면서 인재 양성의 판을 더 키워요. ‘스탠드업 토크쇼 연습생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런칭한 거예요. 화술, 작문, 시연, 퇴고, 쇼맨쉽 등 토커로 데뷔시키기 위한 일종의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죠. 숙식까지 제공하고 모든 비용이 무료이기 때문에 가진 것이 없어도 말빨, 센스 있는 작문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요. 2017년엔 430여명이 지원했고, 2018년엔 1,080여명, 이후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수 만명이 지원할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해졌어요. 이중에서 평균 30~40명 정도를 최종 연습생으로 발탁하는 거죠. 물론 전문 토커로 데뷔하기 위해 반드시 연습생을 거칠 필요는 없어요. 각종 독립 소극장 등 무대에 자주 오르며 인지도를 차츰 쌓아가는 방식도 있어요. 


그렇다면 이들은 왜 토커가 되려고 할까요? 그들의 끼를 발산할 수 있는 무대여서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으로도 쏠쏠한 부업이 되기 때문이에요. 인지도별로 수입 수준은 천차만별이지만 2017년만 하더라도 한 공연당 100~200위안(약 18,000원~36,000원)를 버는 정도에 불과해 사실상 취미 생활에 더 가까웠는데요.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한 공연당 1억원 이상 버는 유명 전업 토커들이 등장하고, 오프라인 스탠드업 토크쇼 인기가 폭발하면서 일반인 토커들의 몸값도 5배 가량 올라갔어요.


샤오궈원화는 <토크쇼 대회> 예능을 기획할 당시부터 직접 토커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일반인을 주요 출연진으로 등장시키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시스템을 통해 줄이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죠. 프로그램의 인기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스탠드업 토크쇼'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포석을 깔아놓은 거예요. 이렇게 공들여 깔아둔 포석 덕분에 샤오궈원화는 단기간에 중국 문화 콘텐츠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떠올랐죠.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스토리셀링’으로 수익 모델을 확장한다

샤오궈원화의 비즈니스 모델은 여느 연예 기획사 혹은 공연 기획사처럼 방송, 광고, 공연 수입이 주를 이뤄요. 하지만 최근 샤오궈원화의 활동에서 토크쇼 포맷을 IP(Intellectual Property)화 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어요. 토크쇼 IP를 활용해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고, MD 상품을 판매하며, 타 브랜드와의 콜라보 상품도 출시 등을 하고 있는데요. 이중에서도 눈에 띄는 방식은 ‘브랜드 콜라보 토크쇼’예요. 예를 들어 볼게요.



샤오궈원화 굿즈 팝업스토어 ⓒ笑果文化



샤오궈원화 X닭가슴살 브랜드 콜라보 상품 ⓒ笑果文化


코스메틱 브랜드 베네피트는 지난 해, 샤오궈원화와 협업해 오프라인 스탠드업 토크쇼를 주최했어요. ‘화장은 과연 여성들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가?’라는 주제였죠. 샤오궈원화 소속 토커들은 약 1시간동안 각자 10~15분 동안 주제에 맞는 썰 등을 풀어내며 능청스럽게 PPL을 넣었어요. 한 켠에는 베네피트 제품 체험존 등이 마련되어 있고요. 게다가 해당 토크쇼는 브랜드 채널을 통해 실시간 라이브 영상 형태로도 송출되었죠.




샤오궈원화X베네피트 오프라인 스탠드업 토크쇼 ⓒ笑果文化


비슷하게 코스메틱 브랜드 아벤느 역시 자사 자외선 차단제 신제품을 내놓으며 ‘방어선이 깨지다’를 주제로 진행했어요. 또한 쓰촨식 매운 면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위지엔샤오미엔(遇见小面, 遇见: 소면을 조우하다란 뜻)과도 제휴해 2021년 1월 초에 ‘더 좋은 한 해를 조우하며’를 주제로 한 브랜드 토크쇼를 성황리에 마무리했어요.



ⓒ笑果文化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 토크쇼는 기존 토크쇼 포맷이 어떻게 IP로서 소구되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예요. 향후엔 토크쇼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죠. 이와 같은 브랜드 토크쇼와 라이브 커머스와의 결합은 기존 라이브 커머스 왕홍들을 위협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요. 그동안 기존 왕홍들은 외모와 전문성 등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다면, 토커들이 진행하는 브랜드 토크쇼는 제품이 필요한 상황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감과 함께 구매 욕구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그중 하나의 스토리라도 효과적으로 뇌리에 각인된다면 장기적인 브랜딩 효과까지 볼 수 있을 거예요.   



서양에서만 통할 거란 편견은 핑계다

스탠드업 토크쇼도 오프라인 공연이다보니 코로나19 팬데믹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어요.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스탠드업 토크쇼의 기세까지 꺾지는 못했어요. 2020년 하반기,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고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오프라인 스탠드업 토크쇼에 대한 억눌려왔던 수요가 폭발했어요. 없어서 못 구할 정도로 토크쇼 인기는 하늘을 찔렀죠. 한 소규모 공연은 100여 석이 전석 매진되었는데, 현장에 300명 이상이 몰려와 암표를 구하거나 직전 취소 표를 찾기도 했을 정도예요.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늘어날 수밖에요. 2020년 기준으로 오프라인 스탠드업 토크쇼 공연 횟수는 전년 대비 320%, 독립 공연 기획사 수 역시 400% 증가했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스탠드업 토크쇼 시장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었는데, 스탠드업 토크쇼에 대한 열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던 거죠. 본질적으로 스탠드업 토크쇼가 도시 문학의 한 장르로 언급될 만큼 현대 사회의 희노애락을 담아내고 있고, 전략적으로 스탠드업 토크쇼가 하나의 시장으로 성장하도록 영리하게 접근한 덕분이에요.


한 때 아시아 정서엔 맞지 않는다고 치부되었지만, 그건 선입견일 뿐이었어요. 서서 이야기한다는 형식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할 건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과 어떻게 수요를 이끌어낼 건지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을 한다면 안 될 거라는 선입견도 극복할 수 있죠. 중국에서 본격적인 황금기를 맞이한 스탠드업 토크쇼. 이후 어떤 방식으로 범주를 확장하며 그 존재감을 키워나갈지가 궁금해지네요.




Reference
샤오궈원화의 씨뿌리기 (인재 양성)

샤오궈원화 : 스탠딩 토크쇼가 0에서 1이 되기까지

토크쇼는 대체 어떤 사업인가?

국민 토크쇼 시대

오프라인 토크쇼 사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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