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다 1호점을 낸 아로마 브랜드의 비밀스러운 감각

카르마카멧

2022.08.04

아로마 브랜드를 런칭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첫 매장을 열려고 하는데 매장 위치를 어디로 하면 좋을까요? 각자의 타깃마다 고려하는 후보군이 다르겠지만, 보통은 세련되거나 고급스럽거나 힙한 장소를 찾을 거예요. 아로마 브랜드는 왠지 그런 곳들과 어울리니까요.


그런데 보통의 생각과 달리 1호점을 시장에 낸 아로마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카르마카멧이에요. 방콕에서 제일 큰 시장에 매장을 오픈했죠.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 도시의 시장을 찾으니, 방콕을 찾는 여행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판단한 거예요. 결과는 성공. 방콕에서의 기억을 밀봉하는 향으로 자리잡으면서 입소문을 탔어요.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니 이제 방콕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어야 할 차례. 시장에 첫 매장을 낼 정도로 발상이 남다른 브랜드는 어떻게 방콕 사람들의 발길까지 불러모았을까요?



카르마카멧 미리보기

• 할아버지의 오래된 인센스 스틱, 아로마 브랜드로 재탄생하다

 향을 팔기 위해 향을 재정의하다

 일상에 아로마를 퍼뜨리는 방법

 MZ에게는 MZ에 맞는 레시피가 필요하다

 시작은 본질과 트렌드를 읽는 힘






향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합니다. 갑자기 웬 낭만적인 이야기냐고요? 이건 낭만이 아니라 과학이에요. 인간이 가진 오감 중 기억과 감정에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는 감각이 후각이거든요. 실제로 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 중 후각만 유일하게 냄새를 맡았을 때의 정보를 대뇌에서 기억, 감정과 관련있는 부분에 전달한다고 해요.


그래서 과거에 경험했던 향을 다시 맡으면 그 순간의 공간, 감정, 분위기 등이 불현듯 떠오르면서 마치 과거로 이동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추억하고 싶은 과거가 있다면 그 순간의 향을 간직하세요. 미래에 언제라도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으니까요.


여행은 추억하고 싶은 대표적인 기억일 거예요. 여행지에서의 향을 기념품으로 가져온다면 언제든 행복했던 순간으로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죠. 그런데 이렇게 향으로 여행의 추억을 간직하기에 방콕만큼 유리한 도시가 없어요. 방콕은 아로마테라피 강국인 태국의 수도이자, 웬만한 쇼핑몰 한 층을 아로마 브랜드로 채울 수 있을 만큼 크고 작은 아로마 브랜드들이 있는 도시거든요.


방콕을 추억하기 위해 단 하나의 아로마 브랜드를 골라야 한다면, ‘카르마카멧(Karmakamet)’이 빠질 수가 없어요. 카르마카멧의 시그니처 향인 ‘조이(Joy)’ 향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짜뚜짝 시장의 향’이라 불리며 방콕을 떠난 여행자들과 여전히 방콕을 이어주는 매개 역할을 하거든요. 참고로 짜뚜짝 시장은 방콕의 최대 시장으로, 현지인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에게 인기인 곳이죠. 주말에만 문을 열지만 하루 평균 방문자가 30만 명을 육박할 정도고요.


조이 향은 무더운 날씨에 짜뚜작 시장을 돌아다니다 카르마카멧 매장에 들른 여행객들의 후각을 사로 잡았어요. 페퍼민트와 잉글리시 라벤더, 약간의 제라늄이 더해진 조이 향이 방콕의 습한 무더위를 잊게 만들어 주고,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었거든요. 이렇게 여행과 향이 연결되면서 향을 통해 여행지의 기억을 밀봉할 수 있으니, 아로마 브랜드가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이 모이는 짜뚜짝 시장에 첫 번째 매장을 낸 건 신의 한 수였던 것이죠.



ⓒ시티호퍼스



할아버지의 오래된 인센스 스틱, 아로마 브랜드로 재탄생하다

카르마카멧은 여행객들 사이의 입소문과 SNS에 힘입어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어요. 여행자들 사이에 방콕 여행 시 꼭 경험해 봐야할 아로마 브랜드로 자리 잡은 거죠. 다행히 카르마카멧은 잠깐의 인기를 넘어 방콕을 대표하는 아로마 브랜드로 성장했어요. 지금은 방콕의 유명 호텔, 스파 등에서 카르마카멧의 제품을 사용해 향기 마케팅을 할 정도예요.


카르마카멧이 고급 아로마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그중에서 출발점을 꼽자면 제품의 품질과 헤리티지예요. 카르마카멧은 나똔 락차나(Natthorn Rakchana)가 2002년에 만든 브랜드지만, 브랜드의 뿌리는 무려 1880년 대로 거슬러 올라가요. 나똔의 가문은 원래 중국의 유서 깊은 약재상 가문이었어요. 혼란했던 청나라 말기, 나똔의 할아버지는 중국을 떠나 태국 께라탄(Kelatan)으로 건너왔고 약초 지식을 활용해 인센스 스틱과 오일 등을 만들어 판매했죠.



1880년대 나똔의 할아버지가 중국 하이난에서 운영하던 한약방의 풍경이에요. ⓒKarmakamet


이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할아버지의 전통적인 제조 방식과 레시피는 후에 나똔이 카르마카멧 브랜드를 런칭하는 데에 큰 영감을 주었어요. 나똔은 불씨가 꺼져 가던 가업을 되살리기 위해 카르마카멧이라는 브랜드 이름을 만들고, 가게 이름을 ‘카르마카멧 시크릿 월드’라고 정했어요. 빛바랜 유산으로 남을 수 있었던 할아버지의 인센스 스틱을 아로마 브랜드로 재탄생시킨 거죠.


카르마카멧은 이제 국가대표급 아로마 브랜드로 성장했어요. 당연히 헤리티지를 이어받았다고 해서 아로마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죠. 지금부터 카르마카멧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 비밀스러운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할게요.



ⓒ시티호퍼스



할아버지의 중국 약방 창고 사진 속 모습 일부를 재현한 공간이에요. ⓒ시티호퍼스



향을 팔기 위해 향을 재정의하다

카르마카멧이 처음 만들어진 2000년대 초반에는 ‘나를 위한 향을 소비한다'는 개념이 대중적이지 않았어요. 향이 발달한 태국에서조차 사원 같은 곳에서 종교 의식을 행할 때 향을 피우는 정도고, 종교적 의식이 아니더라도 향을 피우는 행위는 어디까지나 ‘나 자신'이 아닌 신이나 타인을 위한 것이었죠.


카르마카멧은 향을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이자, 남이 아닌 나를 위해 소비하는 것으로 인지를 바꿔야 했어요. 그래서 향을 ‘인생의 향신료(Spices of life)’라고 정의했어요. 그럴 듯한 표현인 것 같긴 한데, 향이 인생의 향신료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향신료는 음식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에요. 영양을 공급하고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향신료는 매우 적은 양으로도 음식 전체의 풍미를 좌지우지해요. 맛에 파동을 일으키면서 맛이 있는 음식과 맛이 없는 음식을 판가름내기도 하고요. 소금, 설탕, 후추 등과 같은 향신료들은 세계사를 뒤흔들 만큼 영향력도 엄청났고요.


향이 인생의 향신료라는 건 향신료가 적은 양으로도 음식의 풍미를 더 풍부하게 만들 듯, 향도 작지만 인생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의미예요. 특히나 별다를 것 없이 똑같은 일상, 사회에 순응하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 향은 더 풍성하고 다채로운 삶을 선물해요. 막연하던 향의 효용을 향신료에 비유하니 그 가치가 더 와닿는 듯 해요.


“우리는 오감의 힘을 믿습니다. 가게에 들어온 고객이라면 반드시 최소 한 개 이상의 아이템은 들고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예요."


카르마카멧은 향을 내는 인센스 스틱, 캔들 등과 같은 전형적인 제품만 가지고 향을 소비하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대신 인생의 향신료인 향을 개인이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소비할 수 있도록 향을 일상에서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해요. 카르마카멧의 제품 카테고리는 향으로 가능한 모든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일 정도로 매우 방대하죠.



에센셜 오일부터 다양한 아로마 제품들을 한눈에 접할 수 있어요. ⓒ김마야


공간을 향으로 채우는 제품은 기본이고, 고체 향수, 바디 퍼퓸 등 몸에 바를 수 있는 아로마 제품, 샤워젤, 바디로션, 비누 등과 같은 퍼스널 케어 제품도 있어요. 여행용 캔들이나 책에서도 좋아하는 향기가 나도록 디자인된 향기나는 북마크, 언제나 휴대할 수 있도록 키링 형태로 제작한 미니어처 향수 등 어떤 라이프스타일이라도 향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제안하는 셈이죠.



일상에 아로마를 퍼뜨리는 방법

방대한 제품군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촘촘히 채웠다면, 매장에서는 일상과 향의 간격을 좁혀요. 카르마카멧의 1호점은 짜뚜짝 시장에 있지만, 지금은 방콕 곳곳에서 카르마카멧 매장을 만날 수 있어요. 그 중에서도 방콕의 번화가이자 프롬퐁(Phrom Phong) 역 근처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가장 카르마카멧다운 방식으로 일상을 제안해요.


‘카르마카멧 시크릿 월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장 위치도 골목 안쪽에 숨어 있어요. ‘여기가 맞나’ 싶은 의구심이 들때 쯤, 매장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와요.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마치 비밀의 화원 같이 녹음이 우거진 정원과 함께 숨어 있던 매장이 모습을 드러내요.



카르마카멧 시크릿 월드로 향하는 이정표에요. ⓒ시티호퍼스 



수풀이 우거진 공간 속 유리 온실이 바로 다이너 공간이 있는 카르마카멧 시크릿월드에요. ⓒ시티호퍼스


정원 속에 숨은 유리 온실 같은 매장의 문을 여는 순간, 카르마카멧의 시그니처 향인 조이 향이 고객을 은은하게 환영해요. 이 곳은 원래 카르마카멧 창립자의 할아버지가 인센스 스틱과 에션셜 오일을 만들던 작업실이었다고 해요. 이 공간을 리노베이션해 카르마카멧 매장으로 만들었죠.


매장 인테리어는 나똔이 할아버지의 중국 약방 창고 사진을 보고 영감을 받아 직접 디자인했어요. 검정색 무광을 메인 색상으로, 어둑한 조명에 약방 서랍장과 선반을 가득 메운 에센셜 오일이 든 갈색 유리병 등은 할아버지의 약방에서 따온 모티브죠. 이런 디테일들은 카르마카멧만의 유니크한 분위기를 조성해요.



각종 약초와 카르마카멧 제품들을 함께 디스플레이했어요. ⓒ시티호퍼스



카르마카멧 제품의 주원료인 허브, 약재 등이 담겨 있는 포대 자루도 비치되어 있어요.  ⓒ시티호퍼스


여기에 더해 침대와 소파, 의자 등의 가구를 매장 곳곳에 배치해 마치 집처럼 꾸며 놓았어요. 신비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동시에 집처럼 편안한 무드를 연출해 방문한 고객이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카르마카멧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매장 공간도 방처럼 여러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둘러보는 과정이 집을 구경하는 듯한 느낌이에요.



ⓒ시티호퍼스



ⓒ시티호퍼스


모든 제품은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고, 향만 따로 모아둔 섹션에서는 각종 제품으로 구현된 카르마카멧의 향들을 시향할 수도 있고요. 매장 곳곳에 제품과 함께 적혀 있는 브랜드의 역사와 제품 설명은 적극적인 접객 없이도 고객이 자유롭게 브랜드와 제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제품 옆에는 늘 세로로 된 설명 섹션이 있어요. ⓒ시티호퍼스


프롬퐁의 매장이 특별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이닝 공간과 함께 운영된다는 점이에요. 카르마카멧 제품을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매장과 다이닝 공간이 하나의 매장처럼 연결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동선이 이어져요. 동선과 더불어 보통의 아로마 매장보다 조금 더 진하고 묵직하게 퍼졌던 조이 향이 다이닝 공간에까지 이어지는 듯 하죠.



카르마카멧 쇼룸에서 다이너 공간으로 자연스레 연결되요. ⓒ김마야



매장 입구 뿐만 아니라 매장 안쪽에서도 다이닝 공간으로 바로 갈 수 있어요. ⓒ시티호퍼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정원과 식사 전후로 경험했던 천연 아로마 향은 도심 속 휴식과 힐링을 완성해요. 게다가 수준급 플레이팅과 맛을 선보이는 식사 메뉴도 만족스러워요. 아로마 제품 뿐만 아니라 다이닝 경험으로도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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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입이 모두 즐거웠던 클래식 브리오슈 프렌치 토스트에요. ⓒ시티호퍼스


원래 다이닝 공간은 ‘카르마카멧 다이너(Karmakamet Diner)’라는 자체 매장으로 운영하다가 지금은 향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해 ‘메종  블루(Maison Bleue)’라는 이름의 프렌치 카페 겸 레스토랑에 운영을 맡겼어요. 식당 운영 주체는 달라졌지만, 여전히 카르마 카멧다이너의 공간과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MZ에게는 MZ에 맞는 레시피가 필요하다

카르마카멧은 향, 제품 카테고리, 디자인, 가격대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카르마카멧의 헤리티지와 그에 따른 품격을 뒷받침해요. 역사와 전통에 뿌리를 둔 브랜드이기에 축적된 시간의 가치가 브랜드의 중심이 되는거죠. 하지만 이런 카르마카멧도 기존 고객들과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더 젊은 세대를 고객으로 포섭해야 하는 과제에 당면할 수 밖에 없었어요. 오래된 브랜드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기도 하고요.


리브랜딩을 할 수도 있었고, 카르마카멧 브랜드로 정면승부를 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전자는 기존의 브랜딩이 흔들릴 수 있는 리스크가 있고, 후자는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 보이죠. 그래서 카르마카멧은 MZ를 타깃한 서브 브랜드를 런칭해 새로운 게임의 판을 만들어요.


카르마카멧은 2013년, ‘에브리데이카르마카멧(이하 에브리데이kmkm)’을 런칭해요. 에브리데이kmkm은 ‘매일 나는 내 인생을 사랑한다(Everyday I love my life)’라는 슬로건 하에 문구, 식기, 패션잡화, 옷 등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예요. 슬로건에서부터 단순하지만 경쾌해요. 더불어 제품, 공간, 디자인 등 전방위적인 측면에서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죠.



ⓒ시티호퍼스


물론 카르마카멧에서 스핀오프한 브랜드인 만큼 룸 스프레이, 캔들 등 아로마 제품도 판매해요. 하지만 제품의 컨셉이나 전달 방식이 카르마카멧과는 완전히 달라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향 이름을 내세우는 대신, ‘좋은 날, 나쁜 날(Good day, bad day)’, ‘첫 사랑(First love)’, ‘끌림(Magnetic)’, ‘그윽한 분위기(Mellow vibe)’ 등 4가지 시리즈를 만들어 제품명으로 활용해요. 이 향이 이끌어내는 무드를 향 제품의 이름으로 활용한 거죠.



매장의 천장에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적혀 있어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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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향에 대한 설명 대신 스토리로 향을 소개해요. 예를 들어 ‘좋은 날, 나쁜 날’은 인생을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초반의 베르가못의 달콤 쌉싸름한 향과 후반부에 상쾌하게 정리하는 찻잎의 잔향으로 이런 의미를 표현했고요. 아로마 제품을 구매해 본 적이 없거나 잘 모르는 MZ 세대들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아로마 제품을 소개하니 문턱이 낮아져요.



ⓒ시티호퍼스


브랜드가 새로우니 브랜드를 담는 공간도 달라져야 해요. 에브리데이kmkm는 파란색과 흰색을 사용해 시원하고 경쾌한 공간을 연출해요. 인더스트리얼한 매장 안에 그래픽 아트, 비디오 아트 등 현대 예술적인 요소들을 활용해 전반적인 디스플레이를 표현했고요.



차분한 카르마카멧과 다르게 팝아트 감성으로 유쾌하게 접근한 에브리데이kmkm 디스플레이에요. ⓒ시티호퍼스



에코백은 에브리데이kmkm의 인기 제품 중 하나예요. 내구성과 비비드한 색감이 특징이에요. ⓒ시티호퍼스


언뜻 보기에 에브리데이kmkm은 카르마카멧과 완전히 다른 브랜드처럼 보여요. 하지만 에브리데이kmkm은 좋은 삶을 위해 인생의 향신료가 필요하다는 카르마카멧처럼 삶을 사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다만 대상이 다르니 그에 맞춘 톤앤매너와 전달 방식을 갖춘 것 뿐이죠.



에브리데이kmkm 플래그십 스토어 옥상에 위치한 카페에요. ⓒ시티호퍼스



카페에는 루프탑 공간도 있어요. 에브리데이kmkm의 브랜드와 어울리게 쿨하고 힙해요. ⓒ시티호퍼스



시작은 본질과 트렌드를 읽는 힘

카르마카멧부터 에브리데이kmkm까지, 타깃에 따라 다른 브랜드를 만들고 또 각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방식까지 창업자 나똔은 사업적 감각을 타고난 사업가 같아 보여요. 그런데 사실 나똔은 처음부터 창업가를 꿈꾸지도 않았고, 특히나 가업을 되살릴 생각은 아예 없었다고 해요.


나똔은 원래 순수 미술을 전공한 후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하며 클라이언트에, 회사의 시스템에 매이는 한계를 느꼈어요. 내면의 크리에이티브가 계속 억눌리면서 자신이 사라지는 것 같았고, 자유에 대한 갈망과 세상과 연결되고 싶은 욕구는 더 커졌죠.


결국 그는 결국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며 방황하다, 2003년 개봉한 영화 <앙쿨리말라(Angulimala)>의 의상을 담당했는데 이 때 어워즈에서 수상하며 꽤 큰 상금을 받았어요. 처음엔 상금으로 인도로 떠나려고 했는데 지금의 카르마카멧 사업 파트너이자 친구가 찾아와 이렇게 말을 했어요.


“왜 도망가려고 해? 어차피 돌아와야 해. 피하지 말고 지금부터 맞서 싸워.”


현실을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었지만 인도 여행이 끝나고나면 다시 돌아와 똑같은 생활을 반복해야 했어요. 그래서 나똔은 상금을 가지고 인도로 도망치는 대신 본가로 돌아가 명맥만 겨우 유지하던 가업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는 데에 시간을 쓰기로 해요. 이게 바로 카르마카멧의 시작이고요.


물론 가업 잇는 게 쉽게 출발하기 위해 선택한 길은 아니었어요. 당시 아로마테라피가 라이프스타일이로 떠오르는 트렌드를 포착했기 때문에 유의미한 사업 기회로 생각한 거죠. 물론 나똔에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요.


동시에 향은 나똔이 갈망하던 자유와 연결을 모두 만들어 내는 매개였어요. 향은 사용자의 기분과 감정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기억과 연동되는 요소예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서로에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에게 기억되기 위한 수단으로 향을 사용해 왔죠. 그래서 그는 향이야말로 나만의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면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수단이라고 생각했어요. 향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처럼 본질과 트렌드를 읽는 힘, 그것이 디자이너였던 나똔을 사업가로 만든 시작점이었어요. 하나의 브랜드를 키우는 과정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나똔은 비로소 원하던 삶에서 추구하던 바를 이룰 수 있었어요.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물하고 연결의 기회를 마련해 주면서 말이죠.



 Tips to share 

• 카르마카멧은 스몰 럭셔리 브랜드에 속하지만, 다양한 가격대의 향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태국 여행 선물로도 제격이에요. 룸 퍼퓸 스프레이와 디퓨저가 베스트 셀러라고 해요.

 에브리데이kmkm 플래그십 스토어의 1층에는 카르마카멧 시크릿 월드가 함께 위치해 있어요. 카르마카멧의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시간이 없다면 에브리데이kmkm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러 두 브랜드를 한번에 방문해 보세요.


 Where to find 

• Karmakamet Diner (Masion Bleue)

30, 1 Sukhumvit Rd, Khlong Tan, Khlong Toei, Bangkok 10110, 태국 

 Everyday kmkm I Love My Life (Flagship Store)

Siam Square Soi 3, Pathum Wan, Bangkok, 태국






Reference

카르마카멧 공식 웹사이트

에브리데이KMKM 공식 웹사이트

I Love my Life ในโลกแห่งความลับ คุยกับ เอท—ณัทธร แห่ง Karmakamet ความรุ่มรวยที่ตัดขาดจากระบบ, Kankanid Mitrpakdee, THE MATTERS

Here, There and EVERYWEAR, THE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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