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엘리베이터, 보톡스. 이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 보통명사가 되었다는 점이에요. 포스트잇은 3M의, 엘리베이터는 오티스의, 보톡스는 앨러간의 제품 이름이었어요. 그런데 각 제품들이 너무 유명해지면서 상품 카테고리 전체를 일컫는 보통명사가 되었죠.
태국에도 이런 사례가 있어요. 바로 ‘마마’라는 단어인데요. ‘마마’는 라면 브랜드 이름인데, 마마 라면이 워낙 유명해지면서 마마가 라면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되었어요. 마마는 태국 라면 시장 중 약 48%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대기업으로, 똠얌꿍, 그린커리, 매운 바질 볶음면 등 각종 태국의 맛을 라면으로 만들어 판매해요.
그런데 마마가 2022년부터 재밌는 시도를 시작했어요. 마마의 라면을 활용한 식당, ‘마마 스테이션’을 연 거예요. 그런데 매장을 하나 오픈할 때마다 컨셉과 메뉴가 달라져요. 게다가 2023년에는 라면을 고급 요리로 승화시킨 ‘크레이즈 마마’라는 레스토랑까지 런칭하며 화제몰이를 해요.
마치 실험하듯 라면 가게를 오픈하는 마마의 전략, 과연 자충수일까요 아니면 신의 한 수일까요?
마마 미리보기
• 라면 회사의 실험실 - 마마 스테이션
• 클럽 옆의 라면 가게 - 마마 스테이션 RCA
• 고급화도 라면답게 - 크레이즈 마마
• 라면 회사가 요식업으로 실험하는 이유
라면은 어느 나라 음식일까요? 이 질문이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에 관한 것이라면 이에 대한 답은 일본이에요. 1958년 일본 닛신식품의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가 만든 ‘치킨 라멘’이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이거든요. 그렇다고 라면을 일본 음식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라면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현지화되면서 하나의 ‘장르’가 되었으니까요.
일본 뿐만 아니라 웬만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자기들만의 레시피로 라면을 만들어요. 우리나라는 물론, 베트남에서는 쌀국수를, 인도네시아에서는 미고랭을, 태국에서는 똠얌꿍을 인스턴트 라면으로 만드는 식이에요. 전 세계의 다양한 라면들만 한 곳에 모아 놓아도, 세계 여행 한 바퀴는 뚝딱이에요. 그런데 라면으로 세계 여행하기, 태국 방콕에서는 실현할 수 있어요. 어떻게냐고요?
방콕에는 세계 최대의 셀프 서비스 라면 가게, ‘굿 누들(Good Noodle)’이 있거든요. 간단하다 못해 직설적인 이름만큼이나 컨셉도 심플해요. 70가지가 넘는 전 세계의 인스턴트 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는 곳이죠. 익숙한 이름의 한국 라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홍콩, 대만 등 웬만한 아시안 국가의 라면들은 다 모아 두었어요. 게다가 나라별로 라면을 구분해 더 여행하는 기분이 들어요.
ⓒGood Noodle Bangkok
ⓒGood Noodle Bangk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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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컨셉과 달리, 고객 경험만큼은 다채로워요. 컵라면은 기본, 끓여 먹는 봉지라면도 판매해요. 서울의 한강에 있는 편의점에서나 볼 법한 라면 끓이는 기계가 이 곳에도 있어요. 게다가 봉지 라면에는 취향에 따라 베이컨, 계란, 치즈, 어묵 등 수십 가지의 토핑들을 추가할 수도 있죠. 라면과 토핑을 고른 후, 결제를 한 다음 라면 끓이는 기계로 라면을 끓여서 매장에서 먹고 갈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굿 누들은 즉각적이면서도 ‘프리미엄’ 경험을 추구하기 때문에 봉지 라면과 각종 토핑들을 판매하는 거예요.
ⓒGood Noodle Bangkok
ⓒGood Noodle Bangkok
방콕에 왔으니 태국 라면 구역에 가 볼까요? 수많은 라면들 사이에서 눈에 띄게 지분을 많이 차지하는 라면 브랜드가 하나 있는데요. ‘마마(มาม่า)’예요. 그도 그럴 것이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태국 라면 시장은 2021년 기준 ‘마마’, ‘와이와이(Wai Wai)’, ‘얌얌(Yum Yum)’ 3개 브랜드가 전체 라면 시장의 87%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 중 마마의 시장 점유율은 48%로, 마마라는 단어가 태국어로 ‘라면’이라는 뜻을 가지는 보통명사가 되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어요.
ⓒGood Noodle Bangkok
국민 라면 브랜드인만큼 컵라면이든 봉지 라면이든 태국의 맛을 느끼기에는 손색이 없어요. 그런데 마마 라면을 더 재밌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어요. 마마가 최근 들어 컵 밖으로, 그리고 봉지 밖으로 나와 라면 레스토랑을 오픈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이 라면 레스토랑, 매장을 하나씩 오픈할 때마다 컨셉이 달라요. 마마에게 라면 레스토랑은 식당 비즈니스를 넘어 라면 실험실이기도 하거든요. 이 수상한 움직임을 따라 라면 기행을 떠나 볼까요?
라면 회사의 실험실 - 마마 스테이션
마마의 레스토랑 사업은 2014년, 사하 그룹 박람회에서 시작되었어요. 박람회장에서 ‘마마 숍(Mama shop)’이라는 이름으로 간이 식당을 열어 3가지 맛 라면과 생수를 세트로 구성해 판매한 거예요. 마마 숍의 메뉴들은 마마 라면을 활용해 시그니처 메뉴를 만든 태국 레스토랑들으로부터 영감을 얻었죠. 마마 숍은 박람회 기간 동안에만 열었던 매장이었기 때문에 박람회 종료 후 자연스럽게 문을 닫았어요.
그렇게 몇 년이 흘러, 2022년에 마마 숍은 ‘마마 스테이션(Mama station)’이라는 이름으로 진화해 어엿한 라면 식당으로 부활했어요. 첫 번째 마마 스테이션은 기존에 마마가 갖고 있는 다양한 라면들을 베이스로, 미트볼, 어묵, 다진 돼지고기, 치즈 등 토핑을 선택할 수 있는 라면 레스토랑이었어요. 2호점은 1호점보다 메뉴가 좀 더 다채로워졌죠. 해산물 크림 소스를 곁들인 똠얌꿍 라면, 소금에 절인 계란을 곁들인 볶음 라면 등 태국식 메뉴와 찌개나 볶음 등 한국 음식 스타일의 메뉴를 선보였어요.
ⓒMama Station
ⓒMama 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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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점인 ‘마마 스테이션 크래프트(Mama Station Craft)’부터는 메뉴뿐만 아니라 매장의 컨셉도 바뀌었어요. 고등학교 앞에 위치한 3호점은 학생들을 사로 잡기 위해 카페 컨셉으로 매장을 꾸몄어요. 내부는 핸드 페인팅으로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살려 매장 이름에 ‘크래프트’라는 단어를 붙였죠. 약 30가지의 메뉴 중 골라 먹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고요.
이후에는 아예 대학교 캠퍼스 안으로 들어갔어요. 방콕의 탐마삿 대학교(Thammasat University)에 매장을 연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도 새로운 모습이에요. 이 때까지 마마 스테이션은 45~60㎡(약 15~20평) 규모의 매장이었는데, 이보다도 작은 20㎡(약 6평) 규모의 ‘마마 스테이션 미니(Mama Station Mini)’를 열었거든요. 메뉴도 5~7가지로 단출해요. 공강 사이에 캠퍼스 안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싶은 대학생들의 니즈를 반영한 매장이죠.
마마 스테이션은 신규 매장을 낼 때마다 메뉴와 매장 컨셉에 변주를 주었어요. 그런데 마마는 어떻게 1년 남짓한 짧은 시간에 각기 다른 메뉴와 컨셉의 매장을 낼 수 있었던 것일까요? 그 비결은 바로 이 모든 매장들이 ‘프로토타입’ 매장이기 때문이에요. 마마는 마마 스테이션을 열 때 단독으로 열지 않아요. 해당 지점에 투자자를 모집해 지분 50% 이상의 자본 투자를 받고, 레스토랑에 ‘마마’ 브랜드를 사용하는 계약을 맺어요. 엄밀히 말하면 ‘마마’라는 이름을 붙였을 뿐 소유주는 100% 마마가 아닌 거예요. 대신 식품 안전, 청결, 맛 등 매장의 품질과 관련해서는 마마가 관리하고요.
이는 마마와 투자자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모델이에요. 투자자는 ‘마마’라는 브랜드를 레버리지 할 수 있어요. 반면 마마는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마마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일반적인 가맹점 모델과 비슷한 듯 다른 점은, 투자자의 의견에 따라 매장의 컨셉과 메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에요. 물론 마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서요. 투자자들은 매장에 자본 투자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신중하게 매장의 위치, 주요 고객 등에 맞춰 매장의 디테일을 결정해요. 마마 또한 이런 방향을 환영해요. 그래야 각 매장의 가능성을 테스트해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클럽 옆의 라면 가게 - 마마 스테이션 RCA
모든 마마 스테이션이 살아남은 건 아니에요. 2호점, 마마 스테이션 미니 등은 현재 문을 닫았어요. 이처럼 변화와 실험을 거듭하며 성공과 실패를 오가던 마마가 보여준 가장 최근의 행보는 또 한 번 주목할 만 해요. 2023년 12월, 급기야 오전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영업하는 라면 가게를 연 거예요. 그것도 그간 문을 열었던 마마 스테이션 중 가장 큰 규모로요. 이름은 ‘마마 스테이션 RCA’. 그런데 왜 하필 낮부터 밤새 영업하는 가게를 연 걸까요?
여기에는 RCA라는 지역적 맥락이 중요해요. RCA는 낮과 밤 모든 시간대에 잠재 고객이 있는 동네예요. 낮에는 회사원이나 거주민들이 식사를 하러 올 수 있고, 밤에는 파티를 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여요. RCA는 방콕 밤문화이 중심지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클럽 거리거든요. EDM, 힙합 등 다양한 종류의 클럽은 물론 각종 술집이 즐비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동네죠.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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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는 고객 피드백을 통해 파티를 즐기거나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무리로 인스턴트 라면을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따뜻한 국물이 속을 달래 주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클럽 거리에 늦게 까지 영업하는 라면 가게를 열면 인기가 좋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죠.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주변 클럽들이 모두 문을 닫은 이후에도 영업을 하는 라면 가게를 열었어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지점 개설의 실마리가 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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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한 번 볼까요? 14가지 라면과 2가지 샐러드, 3가지 국물 요리가 메인으로 준비되어 있어요. 라면은 똠얌꿍과 같이 매콤한 국물이나 삼겹살 찌개, 매운 볶음면 등 한식 스타일의 라면이 있어요. 문을 닫은 2호점의 메뉴와 비슷하면서도 해장에 특화된 메뉴들이에요. 여기에 다진 돼지고기, 계란, 구운 돼지고기, 김치, 새우 등 13가지 토핑 중 원하는 것을 추가할 수 있고요. 애피타이저 중 소시지 튀김은 일반 튀김옷이 아니라 라면을 부숴 소시지를 감싸 튀긴 메뉴예요. 라면을 활용한 위트가 돋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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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는 메인 요리 기준 89바트(약 3,300원)부터 각종 고기와 토핑이 올라가 가장 비싼 메뉴가 169바트(약 6,300원)예요. 출출한 새벽에 들러 가볍게 먹고 갈 수 있는 가격대죠. 점심, 저녁에도 부담 없고요. 그런데 이런 저렴한 가격대는 양날의 검이에요. 라면이라 부담 없는 가격대를 유지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동시에 저렴한 가격대는 마마 스테이션의 한계가 되기도 해요. 마마는 이 태생적인 한계를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고급화도 라면답게 - 크레이즈 마마
마마는 마마 스테이션으로 라면 식당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봤어요. 하지만 ‘라면’ 그 이상을 뛰어 넘지 못했죠. 그래서 마마를 운영하는 회사인 ‘타이 프레지던트 푸드(Thai President Foods)’는 전문적인 파트너와 함께 새로운 라면 레스토랑을 만들기로 결심해요. 그러고는 기존에 태국에서 레스토랑 비즈니스를 하던 ‘스파이시 캣(Spicy cate), ‘S.콘카엔 푸드(S.Khonkaen Foods)’와 함께 ‘LMSK Thai Food Co.(이하 LMSK)’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했죠.
2023년, LMSK는 마마 스테이션이 아닌 새로운 이름의 라면 레스토랑을 열었어요. 이름은 ‘크레이즈 마마 바이 잡 뮤지엄(Craze Mama by Zaab Museum, 이하 크레이즈 마마). ‘Zaab’은 태국어로 ‘매운’이라는 뜻으로 매운 맛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이름이에요. 크레이즈 마마는 마마 스테이션과 이름도 다르지만, 위치도, 메뉴도, 가격대도 완전히 달라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요. 여전히 라면 회사가 만든 식당은 같은데, 무엇이 다른 걸까요?
ⓒ시티호퍼스
크레이즈 마마는 라면을 ‘고급화’해 라면의 가능성을 넓히고 객단가를 높였어요. 서민음식을 소재로 고급화라니, 자충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크레이즈 마마는 오히려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요식업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키웠죠. ‘어떻게’ 고급화하느냐에 따라 라면 회사의 고급화는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마마 스테이션에서는 1인당 평균 객단가가 200바트(약 7,500원) 정도인 반면, 크레이즈 마마에서는 500~700바트(약 18,000~26,000원)예요.
먼저 크레이즈 마마의 위치부터 볼게요. 방콕 최대의 백화점이자 방콕의 아이콘이 된 ‘아이콘시암(ICONSIAM)’에 위치해 있어요. 방콕의 최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니 입지부터 달라져요. 게다가 매장 사이즈도 기존 마마 스테이션 대비 5배 이상 넓고요.
여기에 메뉴로는 바다와 가까운 방콕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신선하고 질 좋은 해산물들로 라면 ‘요리’를 개발했어요. 라면을 곁들인 랍스터 튀김, 새우를 라면으로 둘러 튀긴 요리 등도 있지만, 가장 유명한 대표 메뉴는 ‘마마 똠얌꿍’이에요. 마마의 똠얌꿍 라면과 비슷한 맛의 국물에 각종 해산물을 익혀 먹다가, 나중에 라면 사리를 끓여 먹는 메뉴예요. 새우, 가리비, 오징어, 홍합, 조개 등 여러 가지 해산물에서 우러나오는 육수와 마마의 양념을 더하니 훌륭한 해산물 요리가 돼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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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을 주인공으로 라면이 조연 역할을 하는 메뉴도 있지만, 라면 자체를 업그레이드한 메뉴들도 있어요. 크레이즈 마마의 의도 중 하나가 평범한 마마의 라면을 더 특별하고 맛있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마마 샷(Mama shot)’이라는 메뉴는 고급스러운 볶음 라면이에요. 새우, 크랩, 조개, 홍합 중 한 가지가 큼지막하게 또는 풍성하게 토핑으로 올라가죠. 그리고 마치 마마 컵라면에서 이 볶음 라면이 쏟아져 나온 듯한 플레이팅으로 트위스트를 줬어요. 지극히 컨셉이긴 하지만 라면도 고급 요리가 될 수 있다는 크레이즈 마마의 핵심 메시지가 담긴 비주얼이에요.
ⓒ시티호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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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즈 마마의 고급화를 마마답게 만드는 건 매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재미’ 요소예요. 먼저 매장 인테리어는 모두 ‘라면’을 모티브로 했어요. 매장 입구에서부터 사람 키만한 컵라면 오브제가 손님을 맞이해요. 고객이 앉는 의자나 소파는 라면 면빨 모양을, 쿠션 디자인은 봉지 라면을, 조명은 컵라면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했어요. 매장 곳곳에서 직관적이다 못해 직설적으로 라면 브랜드의 정체성을 위트 있게 드러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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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에서도 재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어요. 컵라면에서 영감을 받아 라면 면빨 대신 크림을 라면 면빨 모양으로 짜서 디저트 메뉴를 개발했죠. 밀크티 위에 올라가는 휘핑 크림도 단단하게 만들어 라면 면빨 모양으로 올리고요. 심지어 매장 한 켠에는 바 공간이 있는데 저녁 시간이 되면 ‘크레이즈 나이트’를 컨셉으로 똠얌꿍 칵테일과 같은 독특한 메뉴를 선보여요.
ⓒCraze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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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직원들의 ‘쇼타임’도 빠질 수 없는 재미 요소예요. 직원들 중 일부가 쇼타임에 요즘 틱톡에서 유행하는 배경 음악에 맞춰 춤을 춰줘요. 식사를 하는 손님들의 흥을 제대로 돋우죠. 너나 할 것 없이 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는 건 덤이고요. 고급화를 진중하고 무겁게 풀지 않고, 마마다운 유머 감각으로 풀자 라면도 기꺼이 고급 음식이 돼요.
라면 회사가 요식업으로 실험하는 이유
마마가 요식업 사업에 발을 들인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여러 시도와 함께 그만큼 몇몇 매장은 문을 닫았어요. 아직 요식업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분위기는 아니죠. 그럼에도 마마는 끊임없이 요식업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요. 분명 마마는 수익적인 목적 외에도 요식업을 통해 무언가 더 원하는 바가 있어 보여요. 마마 스테이션을 담당하는 Pun Paniangvait 이사가 태국의 비즈니스 미디어 Brandbuffet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 목적을 알 수 있어요.
“마마(Mama)는 라면의 대명사이지만, 우리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마마 브랜드를 새로운 세대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해요. 우리가 마마 숍을 하지 않으면 다른 브랜드가 할 것입니다. 시장의 선두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딩에 게으르면 안 됩니다. 과거에도 일반 명사가 된 회사가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있었어요.”
마마의 식당들은 신사업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젊은 세대 사이에 마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해요. 오래된 국민 라면 브랜드에서 ‘먹어 보고 싶은’ 라면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요. 그리고 집에서 끓여 먹는 라면은 SNS에 올리지 않지만, 마마 스테이션이나 크레이즈 마마에서의 즐거운 경험은 SNS의 소재가 되죠.
그렇다고 마마 스테이션이나 크레이지 마마의 수익화를 고려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작은 시도들을 통해 경험을 쌓고, 마마 이름을 단 레스토랑들을 프랜차이즈화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실제로 마마 스테이션이나 크레이즈 마마가 오픈할 때마다 화제가 되자, 많은 투자자들이나 잠재적 가맹점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죠.
앞으로 마마는 프랜차이즈 사업 외에 또 하나의 오프라인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요. 일본의 라면 기업 닛신에서 운영하는 ‘컵누들 뮤지엄’과 같은 ‘뮤지엄 마마(가칭)’를 론칭하는 것을 연구 중이에요. 단순히 마마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것을 넘어, 태국 국민들과 함께 쌓아온 마마의 이야기를 미래 세대와 해외 관광객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목표가 있거든요. 식당을 넘어 박물관이 될 마마의 미래를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Reference
• Never too drunk for noodles: Mama franchise to launch in Bangkok pub zone, The Nation
• CRAZE MAMA แหล่งรวมพลแห่งใหม่ของคนกินเส้น, ICONSIAM
• Share of domestic market value of instant noodles in Thailand in 2021, by brand, Statis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