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을 꽃으로 피워주는, 플라워계의 에르메스

야수파 꽃집

2022.06.20

돈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꽃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요. 근데 이 꽃집에서는 꽃을 살 수가 없대요. 사연이 없으면 꽃을 팔지 않는대요. 그렇다고 사연을 보내면 꽃을 만들어 주느냐? 그것도 아니에요. 사연이 꽃집 주인장에게 영감을 주어야 비로소 꽃을 만들어 주죠. 상하이에 꽃집이 얼마나 많은데, 누가 이 꽃집에서 꽃을 사냐고요?


이런 방식으로 SNS에서 시작한 ‘야수파 꽃집’에 사람들이 빠르게 반응했어요. 1년 만에 18만명의 구독자가 모일 정도로. 마치 아티스트에게 예술품을 의뢰하는 듯한 경험을 느낄 수 있어서죠. 그리고 이제는 SNS 밖으로 나와 실제 매장을 열었어요. 그런데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12송이 장미를 가지고 20만원이 넘는 시그니처 꽃박스를 만들어 대히트를 쳤어요. ‘플라워계의 에르메스’라고 별칭도 붙었죠.


이처럼 야수파 꽃집에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사고 싶어 안달이 나게 만들 줄 아는 재주가 있어요. 비결이 뭐냐고요?


야수파 꽃집 미리보기

• #1.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 꽃을 팝니다

 #2. 이야기 꽃을 피워 꽃을 팝니다

 #3. 팬더를 입양해 꽃을 팝니다

 누가 뭐래도 시들 줄 모르는 꽃집




“제 전 여자친구가 곧 결혼합니다. 저희는 6살 때부터 알게 되었고 이후 쭉 같은 학교를 다니며 자연스럽게 교제했습니다. 서로가 첫사랑이었어요. 하지만 이후 각자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관계는 소원해졌습니다. 결혼하면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지만 견해차로 크게 다투었고 우린 결국 헤어졌습니다. 최근 5년 만에 그녀의 소식을 전해 들었어요. 곧, 결혼한다고 했습니다. 문득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어요. 정작 함께 있을 땐 꽃 한 송이도 그녀에게 선물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함께 있을 때 잘해 주지 못했던 미안함을 전하면서 진심으로 그녀의 결혼을 축복하고 싶습니다.”


편지를 읽으면서 플로리스트가 신중하게 꽃을 고릅니다. 선택한 꽃들의 꽃말을 하나씩 읊조리며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꽃다발을 완성하면서 영상은 끝이 납니다.



2019 발렌타인데이 광고 영상입니다. ⓒTHE BEAST  영상 보러가기


온라인 꽃집으로 시작해 예술 생활 브랜드로 거듭난 ‘야수파(Beast)’가 2019년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공개한 광고입니다. 야수파가 초기에 온라인으로 꽃을 판매할 때 받았던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요. 대부분의 브랜드가 밸런타인데이 시즌에 맞춰 로맨틱하고 행복한 감정을 컨셉으로 광고와 상품을 선보이는 것에 반해 야수파는 한때는 달콤했지만, 지금은 씁쓸함이 남은 과거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활용했어요.


옛 연인의 결혼 소식이 들려왔을 때의 복잡미묘한 심경, 직접 축하할 순 없지만 과거에 잘해주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결국엔 축하를 전달하는 것이 아름답게 추억을 마무리 짓는 방법이란 내용으로 많은 남성들의 공감을 받았는데요. 연인들의 날에 이별을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큰 호응을 얻었어요. 동시에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잘해주세요’란 메시지를 부각시키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념일 선물은 야수파'라는 것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죠.


꽃집 브랜드 이름으로 쓰인 야수파는 강렬한 원색과 추상적 표현이 특징인 아방가르드 미술사조를 가리키기도 해요. 그렇다면 직관적인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꽃’과 난해하고 전위적인 ‘야수파’의 조합에서 ‘왜?’라는 의문이 들죠. 이 간극을 이해하기 위해선 야수파가 기존 업계의 정형화된 공식을 따르기 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독자적인 노선을 걸으며 상하이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과정을 살펴봐야 합니다. 한번 들으면 잊기 어려울 만큼 강렬한 이름을 가진 브랜드 야수파는 어떻게 자신만의 세계관을 그려왔을까요?



#1.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 꽃을 팝니다

‘야수파’ 창립자 동위엔(董圆)은 상하이 명문대인 복단대(푸단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 미디어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었어요. 어느 날 우연히 방문한 꽃시장에서 호기심으로 꽃과 꽃꽂이 재료를 구매했죠. 꽃꽂이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었던 동위엔은 마음 가는 대로 꽃다발을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꽃다발을 받은 한 지인이 어느 유파* 스타일이냐고 묻자 동위엔은 충동적으로 “야수파"라고 대답합니다. 특정 유파 등을 따르는 게 아니라 기분 내키는 대로 표현해 야성적이란 뜻으로 즉흥적이게 내뱉은 말이었죠. 그런데 작가의 주관성과 내면을 그리는 데 중점을 두는 야수파와 묘하게도 결이 비슷해 이후 브랜드명을 아예 ‘야수파’라 정하게 됩니다.

*유파: 꽃꽂이로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에선 유파에 따라 세부적인 규정을 두고 이를 배우고 지켜내는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유파에 따라 사용하는 꽃병도 다르고 꽃의 개수, 구성 방법 등 차이가 있으며 현재 일본에선 약 3천여 개의 유파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점점 지인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동위엔은 꽃집 창업을 권유받아요. 하지만 동위엔은 그녀가 몸담고 있었던 미디어 업계를 쉽사리 떠날 수 없었어요. 그럼에도 꽃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여전히 좋았던 그녀는 당시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갓 인기를 끌기 시작한 웨이보*에 ‘야수파 꽃집’으로 계정을 오픈하죠. 그리고 꽃을 선물해야 하는 사연을 보내주면 그에 맞는 꽃을 만들어 보내준다는 컨셉으로 계정을 운영합니다. 다시 말해 꽃을 주문하고 싶으면 사연을 보내야 하는 거죠. 사람들이 보내 준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만든 꽃 작품 사진들을 140자(당시 웨이보 최대 글자 수)로 요약된 해당 사연과 함께 업로드를 했어요. 사연을 보낸다고 무조건 꽃을 주문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어요. 사연의 내용이 그녀에게 특별한 영감을 주어야만 채택될 수 있었던 거죠.

*2011년 당시 전세계 페이스북이 큰 인기를 얻은 것처럼 당시 중국에선 트위터+페이스북을 합친 웨이보가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야수파 꽃집의 공식 웨이보 계정입니다. 보내진 사연들을 바탕으로 꽃 작품을 만듭니다. ⓒTHE BEAST


마치 아티스트에게 예술품을 의뢰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이 독특한 SNS 꽃집에 사람들은 빠르게 반응합니다. 1년 만에 18만명의 구독자를 모을 정도였죠.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것처럼, 사람들은 본인의 이야기가 야수파의 꽃으로 표현되기를 기대하기 시작한 거예요. 그러던 2012년 5월의 어느 날, 야수파 꽃집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데 초석이 된 결정적 사건이 발생하죠. Y 이니셜을 가진 한 고객(이하 ‘Y선생') 이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 작품을 모티브로 한 꽃 작품을 의뢰한 거에요. 동위엔은 스스로 모네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당장 화폭 속 수련들을 표현할 수 있는 꽃과 재료 등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죠. 하지만 Y선생은 “아름다움은 기다릴 가치가 있다"며 작품을 만들 준비가 될 때까지 기꺼이 기다리겠노라고 답을 합니다.


이후 동위엔은 일본 나오시마로 여행을 떠나요. 여행 중 들른 지추 미술관에서 모네 ‘수련’ 연작을 접했고, 이 때 영감을 얻어 Y선생의 의뢰에 비로소 화답합니다. 그녀가 Y선생의 특별한 사연과 함께 소개한 ‘모네의 정원’ 플라워 액자는 공개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어요. 기세를 몰아 작품의 플라워 패턴을 활용한 굿즈까지 출시했죠. 가방, 스카프, 인형 등 대부분의 모네의 정원 굿즈는 꽤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품절을 일으켰어요. 인기에 힘입어 ‘야수파 꽃집’은 매년 ‘모네의 정원' 시리즈 한정판 굿즈를 출시하고 있어요. 참고로 지난 콘텐츠에서 소개해드린 ‘산뚠반과도 콜라보 해 모네의 정원 인스턴트 콜드 브루 커피 시리즈를 내기도 했죠.



야수파 꽃집의 모네의 정원 작품입니다. ⓒTHE BEAST



일본 나오시마에 있는 지추 미술관의 "수련”입니다. ⓒ지추미술관



야수파 꽃집의 9주년 기념으로 모네의 정원 시리즈와 다양한 브랜드가 콜라보했습니다. ⓒTHE BEAST



야수파 꽃집 X 산뚠반 콜라보 ⓒTHE BEAST


모네의 정원의 성공은 야수파가 ‘예술 생활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본격적인 계기가 되었어요. 처음엔 단순히 사람들의 사연을 꽃다발로 엮는다는 것에서 시작했으나, 사연과 작품이 쌓이면서 붓 대신 꽃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일종의 예술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거에요. 예술이란 꼬리표가 붙으며 브랜드의 품격 역시 절로 높아져 갔죠.



#2. 이야기 꽃을 피워 꽃을 팝니다

2015년, 야수파는 드디어 상하이에 ‘야수의 집(Beast home)’이라는 컨셉으로 오프라인 꽃 가게를 냅니다. 물론 온라인에도 샵을 오픈했어요. 다만 사연을 받아 꽃꽂이 작품을 만들었던 SNS 꽃집과 달리 주기적으로 테마를 정해 꽃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바꾸었죠. 가령 무지개 테마일 경우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상에 맞춰 제철 꽃들을 구성해 꽃다발을 만드는 식이에요. 또한 각종 희귀한 색상을 가진 장미들을 모은 장미 시리즈를 진행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꽃 품종을 들여와 주목 받기도 했죠. 



ⓒTHE BEAST


정식으로 꽃집을 운영하기 시작한 후에, 야수파의 시그니처 제품으로 자리잡은 건 장미 박스에요. 12송이 장미를 기다란 수납 상자에 담아 마치 가방처럼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든 이 제품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무려 1,000위안(약 20만원)이 넘어 ‘플라워 계의 에르메스’라는 별명까지 얻게 될 정도였죠. 그럼에도, 이 비싼 장미 박스는 발렌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수 시즌에 상하이 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적어도 상하이에선 각종 기념일에 야수파 꽃을 선물하는 것이 럭셔리하면서도 센스있는 선물의 대명사가 된 것이죠.




야수파 꽃집의 시그니처 장미 박스입니다. ⓒTHE BEAST


이렇게 공식 매장을 열었으니 기존 SNS 꽃집은 운영을 종료할 수밖에요. 하지만 사연을 받는 창구는 2016년까지 계속 열어놓았어요. 야수파는 비정기적으로 사연 당첨자를 뽑아 꽃을 보내주거나 이벤트를 진행할 땐 여전히 스토리 공모 방식을 활용했는데요. 어느덧 최대 140자만 쓸 수 있었던 단문형 웨이보의 인기가 저물고 장문형 콘텐츠에 최적화된 위챗 콘텐츠 채널로 트렌드가 바뀌자, 위챗 계정을 오픈해 그동안 받은 인상 깊은 사연들을 공개했어요.


네티즌들은 굳이 꽃을 살 일이 없어도 마치 소설과 같은 실제 사연들을 보기 위해 야수파 계정을 지속해서 방문했어요. 여기에 야수파의 편집력이 한몫했죠. 제목을 기가 막히게 뽑아서 클릭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끔 만들었고, 콘텐츠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구성했어요. 이 때문에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마케팅하면 야수파가 자주 거론되곤 하죠. 특히 현재 일어난 이슈를 활용한 ‘하이잭 마케팅(Hijack Marketing) ‘ 형태의 콘텐츠도 초반부터 시도했는데요. 대중들이 당시 가장 관심 있어 할 만한 소재와 이슈 등을 활용해 그와 관련된 콘텐츠로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한 후 자연스레 네이티브형 광고로 이어지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볼게요.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을 때 ‘천송이가 사랑한 향수의 비밀’, ‘도민준이 수천 년 동안 간직해 온 소품은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등의 제목과 콘텐츠를 만들어요. 단순 낚시성 콘텐츠가 아니라, 실제로 제목과 관련된 내용을 스크롤 압박이 느껴질 정도로 장문 콘텐츠로 소개하는데 절반 정도 읽었을 때 그 이야기 흐름이 자연스럽게 야수파의 상품 관련 글로 넘어가죠. 구독자들이 광고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읽는 이유는 탄탄한 기-승-전-결로 구성된 스토리 전개 방식, 문장력 등이 뒷받침되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야수파는 브랜드 탄생의 모태가 되었던 ‘스토리텔링’과 ‘꽃’을 결합해 콘텐츠 맛집 채널로 자리매김합니다. 보통의 경우 꽃은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꽃에 대한 관심을 상시적으로 이끌어내기가 어려운데, 콘텐츠 맛집으로 자리잡으니 평소에도 고객 유입을 꾸준히 이끌어내고 고객 접점을 이어갈 수 있게 됩니다. 구매로 연결되는 건 물론이고요.



#3. 팬더를 입양해 꽃을 팝니다

야수파는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연 이후 베이징, 청두, 충칭, 난징 등 중국 내 대도시의 핵심 상권에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했어요. 그리고 각 매장에 그 지점을 상징하는 ‘야수(야생동물)'를 선정했죠. 본점 상하이는 ‘곰'을, 충칭은 ‘돌고래', 광저우는 ‘하마' 등이 각 가게를 대표하는 야수였는데요. 마치 이 야수들의 집을 방문하는 듯한 느낌으로 가게를 개성 있게 꾸며 도시별 야수파 가게를 방문하는 재미가 있어요. 사람들은 특정 지역에 방문했을 때 해당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야수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들르기도 하죠.




각 도시의 대표 동물을 지정해서 만든 야수파 꽃집의 오프라인 매장입니다. ⓒTHE BEAST


동물과 연결해 야수의 이미지를 강화하던 야수파는 2021년 8월, 급기야 쓰촨의 아기 팬더 푸푸(噗噗)를 ‘입양’합니다. 물론 실제로 팬더를 집으로 데려와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일종의 후원과 같은 개념이에요. 쓰촨은 중국 내 최대 팬더 보호 구역이 있는 곳인데요. 팬더의 주요 서식지인 대나무 숲이 기후 온난화 등으로 인해 파괴되지 않게 관리하고, 팬더가 멸종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 쓰촨 팬더 보호 구역은 ‘입양’이란 명목의 후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THE BEAST


입양은 단기 입양, 중장기 입양, 평생 입양 등으로 나누어져요. 그중에서 평생 입양을 할 경우 팬더 이름을 지어줄 권한이 생기고 해당 팬더의 사진, 영상, 이름 등을 IP화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한을 가지게 되죠. 이 입양비는 쓰촨 팬더들을 관리하는 데 사용되고요. 야수파는 입양한 아기 팬더 푸푸를 브랜드 대표 야수로 선정했어요. 푸푸의 특성과 일상, 버릇 등을 그대로 캐릭터에 담아 마케팅 콘텐츠를 제작하고, 각종 굿즈를 만들기 시작하죠. 가령, ‘팬더 푸푸는 태어날 때부터 팔다리가 남들보다 훨씬 길었는데 엎드려 잘 때도 이를 과시하듯 양팔을 좌우로 벌려 잠을 잔다’는 특성을 캐릭터 디자인에 그대로 반영하는 식이에요. 최근에는 상하이에서 가장 핫한 카페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Manner Coffee'와 협업해 꽃집 밖으로 영역을 확장했어요. ‘팬더 라떼'를 출시하고, 팬더 굿즈, 팬더 테마 팝업 스토어를 만드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했죠.



팬더 푸푸의 굿즈입니다. ⓒTHE BEAST




‘Manner Coffee’와 콜라보하여 커피, 굿즈, 팝업스토어를 진행했습니다. ⓒTHE BEAST


야수파는 이 입양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합니다. 그뿐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에서 Z세대로 주 고객층을 확장하는 데 성공하죠. 중국 Z세대들의 주요 관심사 키워드는 ‘국산 브랜드', ‘친환경', ‘가심비'인데, 이 모든 것을 만족하는 것이 바로 ‘팬더'였어요. ‘야수' 캐릭터에 중국의 국보인 팬더를 대입시켜 국산 브랜드라는 것을 어필함과 동시에 이 팬더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언제든지 처할 수 있다는 이슈를 환기시키며 호감가는 기업 이미지를 확보했어요.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쓸만한 이야깃거리가 바닥날 법도 했는데, 야수파가 팬더 푸푸란 또다른 이야기 소재를 풀어내면서 ‘고고한’ 이미지에서 ‘친근한' 이미지로 브랜드 변신을 한 거에요. 또한 콘텐츠의 힘으로도 또다시 새로운 고객층을 끌고 왔다는 점에서 여전히 탁월한 이야기꾼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죠.



누가 뭐래도 시들 줄 모르는 꽃집

야수파는 언젠가부터 “사진과 다른 꽃 제품”, “40만 원짜리 꽃을 샀는데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퀄리티” 등 품질 관련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기 시작했어요. 기념일에 받은 야수파 꽃을 받았는데 실망했다는 인증 글이 주요 SNS에 대거 올라오기도 했죠. “마케팅만 끝내주게 잘하는 기업"이라고 비아냥을 받기도 했고요.


흥미로운 점은 문제를 경험한 고객들 대상으로 “다음부터 야수파 꽃 받기를 원치 않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그건 아니다. 다음에도 여전히 야수파 제품을 받기 원한다."라는 답을 받았다는 거에요. 실망스러운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특별한 날이 되면 야수파 제품을 받기를 기대한다는 고객들의 응답이 다소 의아하긴 합니다만, 그만큼 야수파 브랜딩이 강력했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꽃을 팔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여전히 업계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꽃을 매개 삼아 전달하는 매력적인 이야기에 고객들이 오랫동안 공감해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야기꾼 야수파가 앞으로 또 어떤 콘텐츠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됩니다.






Reference

• 야수파 공식홈페이지

• 야수파 웨이보 및 위챗

• [분석글] 대부분 모르는 야수파가 핫한 이유

• 요즘 팬더라떼 핫한 이유, 36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