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와의 대화가 시작됐다, 생성형 AI가 앞당긴 새로운 미래

미래풍경 2024 #5. 테크

2023.11.24

2023년은 ‘생성형 AI(Gen AI)’의 해였어요. 2022년 말에 미국의 오픈AI에서 출시한 생성형 AI ‘챗GPT’는 출시 후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두 달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 1억 명을 넘어섰어요.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준 응용 프로그램이었죠. 


챗GPT가 촉발시킨 생성형 AI 붐은 급속도로 확산됐고, 모든 산업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생성형 AI를 도입하기 시작했어요. 이전의 기술 혁명이 주로 제조업에 영향을 끼쳤던 것과는 달리, 생성형 AI는 기술 산업, 금융 서비스 산업, 의료업, 엔터테인먼트업 등 산업의 전 영역을 뒤흔들었어요.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 전략이 된 생성형 AI는 2024년에 어떻게 진화할까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산업군별로 업계의 특성을 반영한 응용 전략과 수익 모델들을 선보일 거란 사실이에요. 가트너(Gartner),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CES), 스위스코그니티브(Swisscognitive), Pragmatic coder 등 업계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견해를 바탕으로 시티호퍼스가 2024년 주요 테크 트렌드를 정리해 봤어요.


[미래풍경 2024 #5. 테크] 미리보기

 #1. 기계 고객(Machine Customers): 인간이 아닌 고객의 등장

 #2. 공기 같은 트레이너(Ambient Trainer, Invisible Trainer): 일상에 숨어든 원격 의료

 #3. 식물 건강 센서(Plant Health Sensors): 건강 검진 받는 식물들

 #4. 다시 기본으로(Back to the basics): 수면제 대신 숨 쉬는 법 배우기

 #5. 기술로 집 꾸미기(Tech DIY): 인테리어가 된 기술

 기계가 인간에게 준 새로운 숙제




#1. 기계 고객(Machine Customers): 인간이 아닌 고객의 등장

지금까지 기업은 고객군을 세분화하기 위해 성별, 나이, 소비 습관, 취향 등 다양한 기준을 사용해 왔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이전의 기준으로는 분류할 수 없는 새로운 고객군이 등장할 거예요. 바로 ‘기계 고객’이죠. 기계 고객은 스스로 판단 과정을 거쳐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논 휴먼(non-human) 경제 행위자를 뜻해요. 사람의 경제적 구매 활동을 보조하는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 내린 의사 결정에 따라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기계죠.


기계 고객의 등장은 일부 산업군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에요.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8년까지 150억 개의 커넥티드 제품이 새로운 고객으로 등장할 거예요. 그 후로도 계속해서 수십억 개의 제품이 나타날 거고요. CEO들은 이 기계 고객들이 광범위한 구매 활동을 하게 되면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20% 이상, 약 1조 달러 규모의 기회가 기계 고객에게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어요.


먼 미래의 장면처럼 느껴지지만 이미 기계 고객의 시대는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어요. 가트너에 따르면 이미 세상에는 향후 구매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계가 사람 수보다도 많죠. 70억 개 이상의 스마트폰, 태블릿, PC, 스마트워치, 스마트 스피커, 그 외의 커넥티드 제품들은 정보를 분석하고 결정을 내리는 역량을 꾸준히 키워가는 중이에요.


어느덧 ‘커스토봇(Custobot)’이라는 이름까지 생긴 기계 고객의 활약이 커지면 시장의 작동 원리도 달라질 거예요. 기계 고객은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니까요. 인간이 감정이나 사적인 관계에 일부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기계 로봇은 오직 데이터와 논리를 바탕으로 움직여요.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나 최근 유행에 휩쓸릴 일은 없죠. 게다가 AI와 딥 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짧은 시간에도 많은 데이터를 습득하고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기계 고객의 요구 사항은 점점 더 까다로워질 예정이예요.


현재 경제 활동에 직접 뛰어든 기계 고객의 모습은 주로 금융업계에서 목격되고 있어요. AI가 직접 운용하는 ‘인공지능 운용 주식형 ETF’가 대표적이죠. 이 상품은 슈퍼컴퓨터가 뉴스, 소셜 미디어, 산업 리포트, 기업 정보 등으로부터 얻은 수백만 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운용돼요. 이 밖에도 사람의 투자 성향을 분석한 뒤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기도 하죠. 일종의 재정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인 셈이에요.


앞으로 기계 고객은 금융업뿐 아니라 더 다양한 산업군에서 시장에 참여하게 될 거예요. 예를 들어 자율 주행차의 타이어가 펑크났을 때 직접 가까운 정비소를 검색한 후 예약을 마친 뒤 차량 관련 정보를 보내 놓는다던가, 퇴근이 늦는 날 자동차가 알아서 단골 레스토랑에 음식을 주문하고 가족에게 문자를 보내놓는 것처럼요. 기업 단위의 거래부터 일상생활 속 구매까지 기계 고객의 손길이 닿는 곳은 점점 더 늘어날 예정이죠.


가트너는 기계 고객의 진화는 총 3단계를 거친다고 봤어요. 1단계는 인간의 공동 고객(co-customer)으로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특정 아이템을 구매하는 오늘날의 형태, 2단계는 인간이 규칙을 설정한 영역 안에서 기계가 인간 대신 선택하고 행동하는 형태, 3단계는 기계가 스스로 높은 수준의 재량권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형태예요. 2단계의 진화를 2026년, 3단계의 진화를 2036년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기업은 앞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고객을 바라봐야 할 거예요. 미래 성장을 위해 고객이란 무엇인지, 누가 고객인지부터 재설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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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기 같은 트레이너(Ambient Trainer, Invisible Trainer): 일상에 숨어든 원격 의료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인구 고령화 현상은 사람들이 건강을 바라보는 시선과 관리 방법까지 변화시키고 있어요. 건강 관리의 영역은 신체에서 정신까지 확대됐고, 사람들은 병에 걸린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사전 관리를 통한 예방을 선호하고 있죠. 이러한 니즈는 헬스 테크 영역에도 영향을 미쳐 최근에는 ‘웰니스 테크’, ‘케어 테크’ 등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2024년에는 이 흐름에 이어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더 체계적으로 건강 관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사람들의 일상 속에 더 깊고 빠르게 침투하고 있으니까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기 같은 트레이너’의 등장이에요. 눈에 보이지 않는 헬스케어를 담당하죠. 이전에는 몸이 아프거나 병에 걸렸을 때 병원에 찾아가 검사와 진단, 처방을 받았다면, 이제는 365일 24시간 동안 보이지 않는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어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기를 마시고 뱉듯이,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진단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핵심이에요. 


원격으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니터링하는 의료 서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했어요. 봉쇄로 인해 병원 방문이 어려워지자, 전통적인 의료 서비스의 대안으로 등장한 거죠. 덕분에 최근 몇 년 간 사람들은 쉽고 편한 원격 의료의 장점을 체감해 왔는데요. 앞으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눈에 보이지 않는 헬스케어’에 익숙해질 거예요.


예를 들어 볼게요. AI가 사람이 말하는 짧은 오디오 클립 하나만으로 정신 건강을 관리할 수 있어요. 혁신적인 민간 의료 기업 중 한 곳으로 선정된 ‘킨츠기(Kintsugi)’가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덕분이죠. 킨츠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킨츠기 보이스(Kintsugi voice)’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우울이나 불안의 징후를 감지해요. 보통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가진 환자들은 의사에게 직접 말로 표현하지 않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검사와 진단에 많은 시간이 걸려요. 그럴수록 의료 비용도 증가하고요. 하지만 목소리를 몸 안의 변화를 나타내는 생체 지표인 ‘바이오마커(Biomarker)’로 사용하면 더 정확하고 빠르게 환자를 선별할 수 있어요.


오디오 분석에 핵심이 되는 것은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아니에요. 중요한 건 무엇을 말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말하느냐죠. 인공지능은 한 사람의 음조와 어조, 억양, 멈춤 등을 분석해서 징후를 식별해요. 이처럼 ‘보이지 않는 검진’은 사람들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수준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서 환자들이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죠. 이처럼 기술의 발전이 의료 서비스에 다가가는 환자의 접근 방식을 바꾸고 있어요.


이와 같은 혁신은 시니어 헬스케어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해요.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원격 케어 모니터링 플랫폼 ‘Sensi.AI’는 집안의 센서에서 나오는 오디오 데이터를 사용해서 노인들의 일상생활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모니터링해요.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 스피커, 태블릿, 보안 카메라 등의 센서가 사람들이 식사를 했는지, 샤워를 했는지 등을 말없이 파악하죠.


결국 새롭게 등장한 건강 모니터링 기술의 핵심은 ‘얼마나 눈에 띄지 않는가’예요.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일상 속 신체 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하는 것과 함께 사람의 개입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죠. 웨어러블 기기의 인기와 AI 기술의 발달은 ‘공기 같은 트레이너’의 진료를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니, 앞으로 인간의 건강 수명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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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식물 건강 센서(Plant Health Sensors): 건강 검진 받는 식물들

식량 위기는 더 이상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점점 더 뜨거워지는 기후 변화의 여파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없는 데다가, 국가 간 전쟁이 발발하면 글로벌 식량 공급망이 통째로 출렁이죠.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유럽 연합(EU) 등이 참여하는 ‘세계 식량 위기 대응 글로벌 네트워크’는 2023년 식량 위기에 관한 세계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 58개국에서 2억 5,8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었어요. 이는 전년도의 1억 9,300만 명에 비해 33%나 증가한 수치죠.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거라는 사실이에요. 미국 정부는 최근 현재와 같은 기후 변화가 계속된다면 2050년 경 전 세계적 식량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식량 위기가 마치 정해진 미래처럼 다가온다고 해서 손 놓고 지켜만 볼 수는 없어요. 사람들은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중이죠. 바로 농업의 전 과정에 첨단 기술을 적용시킨 ‘애그 테크(Agricultural technology)’를 통해서요.


전통 산업으로 여겨지는 농업은 애그 테크를 통해 ‘정밀 농업’이라는 이름으로 옷을 갈아입는 중이에요. 시장 조사 기업인 BIS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정밀 농업 시장은 2022년 78억 9,000만 달러(약 10조 2,688억 원) 규모에서 2027년 146억 1,000만 달러(약 19조 149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돼요. 5년 사이 85%의 성장세를 보이는 거죠. 이미 변화는 시작됐어요. 농장에서 사용되는 트랙터에는 최첨단 자율 주행 기술이 적용되고, 환경 분석은 물론 재고 관리까지 전담하는 농장용 관리 소프트웨어도 나왔죠. 예전에는 농부가 살면서 체득한 지혜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근거로 한 지식이 이를 대체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앞으로 식량 안보 문제의 핵심 키가 되는 건 식물계 건강 검진을 담당할 ‘식물 건강 센서(Plant Health Sensors)’예요. 이 센서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실시간으로 작물 건강을 모니터링해요. 사람이 건강 검진을 통해 각종 질병의 징후를 파악하듯이, 센서가 식물의 질병과 영양소 결핍 여부, 해충의 침입 등을 미리 감지하고 알려주는 거죠. AI 알고리즘은 센서로부터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처리한 뒤, 농작물의 전반적인 상태 및 살충제와 비료의 적정 사용량 등을 농부에게 알려줘요. 마치 건강 검진이 끝나면 결과 보고서를 받는 것처럼 말이죠. 


심지어 식물계 건강 검진은 점점 더 진화하고 있어요. 2023년 4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은 식물 잎에 올려놓을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 패치를 개발했는데요. 작은 전자 패치에 달린 센서와 전극은 온도, 주변 환경의 습도, 식물이 잎을 통해 내뿜는 수분의 정도를 감지해요. 그뿐 아니라 병원균과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을 모니터링하고요. 테스트 결과, 패치는 토마토가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이기 1주일 전에 미리 감염을 알아챘어요. 


연구진들은 앞으로 농부들이 이 패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무선 패치를 개발하는 한편, 실제 농업 환경에서도 테스트할 예정이에요. 그렇게 되면 ‘치료보다 예방’을 중요시하는 사람의 건강 관리 트렌드가 식물계로도 빠르게 퍼져나가겠죠. 이는 글로벌 식량 위기를 해결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될 테고요. 


농업은 가장 전통적인 영역이었던 만큼 기술을 접목시킨 후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어요. 2024년에는 건강 관리를 받게 된 식물들뿐만 아니라, 최신 기술을 적용할 때마다 달라지는 농업의 진화를 지켜보면 좋을 거예요. 농업의 환골탈태는 이제 막 시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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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시 기본으로(Back to the basics): 수면제 대신 숨 쉬는 법 배우기

자고 싶지만 잠들지 못하는 현대인의 수면 문제는 마치 유행병과도 같아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35.2%가 하루 평균 7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고 있어요. 성인 3명 중 1명꼴로 충분히 자고 있지 못한 거죠. 그뿐 아니라 5천만 명에서 7천만 명 가까이 되는 미국인들은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수면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수면의 양은 물론, 질까지 떨어지고 있는 거예요. 


수면 부족은 당뇨병, 심장병, 비만 및 우울증 등의 신체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더 큰 문제들도 많아요. 집중력과 반응도가 떨어져 각종 사고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생산성이 낮아져 학교와 직장 등에서의 사회생활도 어려워지죠. RAND 유럽 분석의 조사에 따르면, OECD의 5개 국가에서 불충분한 수면이 야기하는 경제적 손실을 환산하면 연간 6,800억 달러(약 886조 원)에 달해요. 이 중 미국에서만 연간 4,100억 달러(약 534조 원)의 손해를 보고 있죠. 수면이 단순한 개인적 고충이 아니라 국가적 과제로 등극하게 됐어요.


이는 자연스럽게 전 세계적인 수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수면에 인공지능 기술과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접목시켜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슬립테크(Sleep Tech)’ 시장이 급성장 중이죠. 시장조사업체 비전게인은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 규모는 2022년 161억 달러(약 21조 원)을 기록하여 2033년까지 연평균 22% 이상 성장할 것이라 밝혔어요. 가장 주목받는 기술 분야와 기술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에서도 매년 새로운 슬립테크 관련 디바이스가 등장하고 있죠.


내년에도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되며 더 진화된 형태의 슬립테크 디바이스가 일상 속에 침투하는 모습을 보게 될 거예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수면 패턴 수집은 물론이고, 사람이 눕는 매트리스까지 최적의 수면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죠.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클리닉에 방문하지 않아도 방 안의 가구와 기기만으로 도움을 받는 날도 오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게 될 분야는 바로 ‘숨 쉬는 법’에 관한 거예요. 올해 초에 열린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로봇 베개 ‘fufuly’는 머리를 베고 눕는 베개가 아니라 안는 베개예요. 안고 있으면 베개가 팽창하고 수축하며 올바른 리듬과 진폭을 전달함으로써 사용자에게 더 깊고 느린 호흡을 유도하죠. 사람의 호흡을 무의식적으로 조절하는 호흡 도우미인 셈이에요.


여기에 이어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모션슬립(motionsleep)’은 편안한 호흡 환경을 조성해서 수면 경험을 개선하는 모션 베개예요. 이 베개는 사람이 자는 동안 7개의 에어백을 움직여가며 머리와 등의 위치를 역동적으로 조절해요. 이 또한 사람이 좀 더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죠. 수면과 호흡처럼 삶을 영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위에 있어서 기술의 도움을 받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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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술로 집 꾸미기(Tech DIY): 인테리어가 된 기술

한때 셀프 집 꾸미기가 유행하며 ‘DIY(Do it yourself)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했던 적이 있어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자, 좀 더 쾌적한 공간에서 퀄리티 높은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주 고객층이었죠. 이들은 각자의 취향에 맞게 제품의 용도와 형태를 바꾸며 본인에게 딱 맞는 맞춤형 공간을 만들었어요.


지금까지는 DIY 인테리어의 대상이 가구, 벽지, 조명, 타일 등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술도 새롭게 추가될 거예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생활 패턴, 취향에 맞는 기술을 골라서 집안의 인테리어로 꾸미는 거죠. 침실뿐만 아니라 화장실, 거실, 서재까지 각 공간의 기능에 맞춰 방마다 서로 다른 ‘기술 인테리어’를 하는 것도 가능해요.


예를 들어 집에 홈 피트니스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방 하나를 건강 모니터링 장치, VR 피트니스 디바이스 등으로 채울 거예요. 노부부만 사는 집에서는 조도에 따라 알아서 빛을 밝히는 스마트 조명, 안전을 지켜주는 보안 카메라, 타이머가 내장된 스마트 플러그 등을 적극적으로 구매할 테고요.


직접 골라 구매하고 꾸밀 수 있는 스마트 홈 기기의 종류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어요. 익숙한 스마트 스피커부터 스마트 환기 시스템, 스마트 센서, 지능형 조명, 로봇 도우미까지 종류별로 세분화되는 중이죠. 올해 열린 CES 2023에서 240개 이상의 스마트 홈 솔루션이 전시된 것만 보아도 스마트 홈 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어요.


내년에도 기술로 집을 꾸미는 트렌드는 계속될 예정이에요. CES에 따르면 2023년 현재 미국 가정에 설치되어 있는 스마트 홈 관련 디바이스는 4억 3,260만 대였어요. 세계경제포럼(WEF)은 2022년 기준 전 세계의 약 1억 3,000만 가구가 스마트 홈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고요. 스마트 디바이스의 효용을 한 번이라도 체감해 본 소비자가 새로운 기기를 구매한다면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해요.


게다가 이 기기들은 앞으로 상호 간 연결을 통해 생태계를 형성하며 영향력을 확장할 거예요. 제조사가 다르면 제품끼리 연동이 어려웠던 과거와는 달리, 2022년 10월 스마트 홈의 공통 언어 표준인 ‘매터(Matter)’가 공식 출시되며 상호 연결성이 개선되고 있거든요. 분화된 시장과 촘촘해진 연결이 스마트 홈 인테리어 열풍을 불러오는 날이 머지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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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에게 준 새로운 숙제

올해 기술의 발전은 전 산업군을 새로운 변화의 궤도 위에 안착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어요. 1차 산업인 농업은 물론, F&B, 헬스&웰니스, 뷰티,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 모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죠. 그뿐 아니라 에이징 테크, 슬립테크 등 새롭게 분화된 블루오션도 무럭무럭 성장 중이고요. 2023년이 새로운 기술의 본격적인 대중화가 이루어진 시기였다면, 2024년부터는 각 산업군이 한 단계씩 진화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거예요.


한편,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른 나머지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어요. 속도와 효율, 편리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디지털 미니멀리즘(Digital minimalism)’을 추구하죠. 일례로 미국의 래퍼 켄드릭 라마가 올해 ‘덤폰(Dumb phone)’을 제작하는 기업 라이트와 협업해서 출시한 휴대폰인 ‘라이트 폰2’는 출시 첫날 250대가 모두 완판됐어요. 통화와 문자 메시지 기능만 제공하는데도 일반 스마트폰에 염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낀 거죠. 래퍼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아티스트가 휴대폰 없이도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사실에도 공감했고요. 이는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요.


모든 것이 연결된 초연결 사회가 되자 보안 관련 리스크가 더욱 급증했다는 사실도 시사하는 바가 커요. 해킹을 당하거나 통신망이 고장 났을 때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사이버 회복탄력성(Cyber resilience)’의 중요성도 나날이 커지고 있어요. 역경과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금방 털고 일어나는 마음의 힘을 가리키는 ‘회복탄력성’이 인간이 아닌 기술 세계에도 필요하게 된 거예요.


마지막으로 생성형 AI는 세상의 정보를 흡수하고 빠르게 처리하며 어엿한 인간의 동료가 되었지만, 저작권에 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AI가 작가의 작품과 배우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저작권과 초상권을 침해한다며 올해 미국 할리우드의 작가, 배우 조합이 단체로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죠.


결국 앞으로 계속해서 기술의 과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까지 유심히 살펴봐야 해요. 그래야 기술을 의도대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비즈니스의 기회까지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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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Machine Customers Will Decide Who Gets Their Trillion-Dollar Business. Is It You?, Gartner

 Healthcare technology trends for 2024 and beyond, Pragmatic Coders

 10 AI Trends to Catapult the Global Agricultural Landscape in 2024, Swiss Cogni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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