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Shop like a billionaire)"
2022년,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에 등장한 광고예요. 글로벌 브랜드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태워 30초 광고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이 짧고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 브랜드는 바로 ‘테무(Temu)’인데요. 우리에겐 다소 낯선 이 브랜드는, 중국 최저가 쇼핑 플랫폼인 ‘핀둬둬’가 미국을 겨냥해 만든 온라인 쇼핑몰이에요.
핀둬둬는 기존에 타오바오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중국 온라인 쇼핑 업계의 지형도에 균열을 일으키며, 현재 온라인 쇼핑몰 3대장으로 자리 잡았어요. 기세를 몰아 이번엔 미국 시장에 진출했어요. 2022년 9월, ‘초저가 온라인 쇼핑몰'을 표방한 테무를 미국에 출시한 후부터 지금까지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아마존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고 있죠.
핀둬둬와 테무가 온라인 쇼핑 업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기존 공룡들을 긴장하게 했다면 중국 오프라인 유통업계엔 ‘핫 맥스’가 있어요. ‘적은 돈으로도 풍족하게 쇼핑할 수 있는’ 핀둬둬의 철학을 오프라인으로 옮겨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중국의 유통 혁신을 일궈낸 ‘허마셴셩’ 다음을 잇는 신유통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죠. 변화가 느린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작은 돌을 던져 큰 파동을 일으키고 있는 핫 맥스에 대해 알아볼까요?
핫 맥스 미리보기
• #1. 골칫거리를 떠안으며 성장하다
• #2. 판매의 역주행을 부르다
• #3. 언어만 바꿨을 뿐인데 가치가 달라진다
• #4. 일상툰으로 ‘발견형 쇼핑’을 돕는다
• 돈키호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일본 여행에서 득템의 기쁨을 주는 곳이 있어요. 산만한 압축형 디스플레이가 시그니처인, 한 번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장바구니를 한가득 채우는 곳이죠. 여기서 쇼핑을 하면 마치 일본 여행을 하면서 보너스를 얻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어딘지 짐작이 가시나요? 바로 돈키호테예요.
지금이야 일본의 유통업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그 시작은 미미했어요. 안 팔린 재고들을 모아 판매하는 창고형 매장이었거든요.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하는 대부분의 유통 매장들은 돈키호테의 지금 모습을 참고하는데 상하이에서 시작한 ‘핫 맥스(Hot maxx)’는 지금이 아니라 초기의 돈키호테 모델을 모티브로 삼았어요.
핫 맥스는 제때 판매되지 못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에 집중했어요. 돈키호테가 30여 년전, 일본의 장기불황과 맞물려 성장한 것처럼 핫 맥스는 코로나로 인한 강력한 도시 봉쇄, 생산 중단으로 경기 침체에 빠져들었던 2020년에 탄생했죠. 지금은 10개 도시에 약 25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추후 5,000개 매장까지 늘리는 게 목표예요.
30년 전 돈키호테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거라면, 핫 맥스는 흐름에 한참 뒤처진 거 아닐까요? 하지만 비슷한 모델이라도 다른 시기에 나와 환경에 맞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아날로그 시대에 출현한 돈키호테와 달리,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등장한 핫 맥스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걸까요?
#1. 골칫거리를 떠안으며 성장하다
©hotmaxx
핫 맥스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들을 50~90% 할인해서 판매하는 매장이에요. 음료나 과자 이외에도, 유제품, 빵, 과일 등 신선 식품들까지 판매하고 있죠. 에비앙 생수를 1위안(약 190원)에, 프링글스를 4위안(약 76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곳이에요. 100위안(약 1만 9천 원)이면 두 손 가득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어, 쇼핑하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극대화해요.
유통기한 임박 식품이라고 하지만, 정작 기한을 확인해 보면 30일 이상 남은 게 허다해 아예 이곳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심지어 유통기한 지난 상품을 판매한 경우 가격을 10배 이상 보상한다는 정책까지 내놓았으니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 섞여 있을 거란 걱정도 없어졌죠. 최근엔 식품뿐 아니라 뷰티 영역으로도 확장했어요.
2020년 2월에 최초의 매장을 냈지만,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2022년 6월 이후부터예요. 당시 상하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수개월간 집단 봉쇄됐고, 시민들은 아파트나 주거 단지 밖으로 나갈 수 없었어요.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장단기 휴업에 들어갔으며, 시민들은 온라인 주문에 의존했는데 배달 인력이 부족해 며칠을 굶는 사람들도 속출했죠.
자연스레 식품 기업의 창고와 슈퍼마켓에선 팔리지 않은 제품들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대형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유통기한 관리가 엄격한 편이라 기간이 꽤 남은 것들도 거의 다 폐기해야 했어요. 이 와중에 중국 정부에선 2021년에 식품낭비방지법을 제정해 규제 강도를 높였어요. 식품 기업과 대형 마트들은 딜레마에 빠졌죠.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을 그대로 팔 수는 없고, 폐기를 하자니 정부가 새로 시행하는 정책에 반하는 꼴이 되었거든요.
이때 핫 맥스가 이들 재고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팔기 시작했어요. 식품 기업과 대형 마트 입장에선 핫 맥스가 골칫덩어리인 재고 관리 비용을 줄여줄 뿐 아니라 식품 폐기 부담도 덜어주는 고마운 존재였죠. 그래서 물류 등을 지원하기까지 해요. 덕분에 핫 맥스는 초기 물류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어요.
©hotmaxx
단기간에 다량의 식품 재고들이 발생하면서, 핫 맥스는 오히려 상하이에서 전국 단위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어요. 유니레버, 네슬레 등과 같은 500여 개 글로벌 식품 브랜드와 독점으로 재고 배분 협약을 체결하면서 식품에 대한 신뢰도 및 경쟁력도 확보했고요. 본사에서 전국 매장의 실시간 판매 현황을 확인해 데이터 기반으로 물품을 조달하고, 고객들이 찾는 물건의 재고가 떨어지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했어요.
그런데 결국, 핫 맥스의 성장은 상하이 봉쇄란 특수 상황에 맞물린 반짝 현상이 아닐까요? 아무래도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의 재고 확보에 대한 주도권은 식품 기업이나 대형 유통 업체들에 있는데요. 이들에겐 핫 맥스가 자칫 쓰레기가 될 뻔한 재고를 처리해 준 고마운 존재였지만, 그렇다고 핫 맥스에서 자사 제품들이 꾸준히 많이 팔리는 것을 원하진 않을 거예요. 브랜드 이미지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잠재적 위험 요소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들의 예상과 다르게 핫 맥스는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기보단 오히려 강화해줘요.
#2. 판매의 역주행을 부르다
판매량이 저조해 재고가 쌓인 식품들의 원인은 여러 가지예요. 상하이 봉쇄 같은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 크게 아래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어요.
1. 맛이 없어서 팔리지 않은 경우
2. 가격이 비싸서 팔리지 않은 경우
3. 마케팅 부족으로 소비자가 인식하지 못해 팔리지 않은 경우
우선 1의 경우를 살펴볼게요. 식품의 핵심은 결국 ‘맛'이기 때문에, 한번 맛이 없다고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식품은 아무리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한들, 팔리지 않을 거예요. 당연히 핫 맥스가 주목한 재고들은 2번과 3번이에요.
©小红书
이미 인기 있지만, 비싼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재고가 발생한 경우엔 ‘가격'만 낮춰도 허들이 제거돼요. 예를 들어 캡슐형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인 ‘산뚠반'과 경쟁 구도를 이루는 ‘용푸 커피'는 핫 맥스의 베스트 셀러 품목 중 하나예요. 용푸 커피는 주로 온라인 채널을 통해 7개 캡슐에 59위안(약 1만 1천원)에 팔리는데, 핫 맥스에선 유통기한이 1개월 이상 남은 동일한 제품을 19.9위안(약 4천원)에 구매할 수 있어요. 기존에 충성 고객들뿐만 아니라, 용푸 커피를 접해보지 않은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채널 역할을 하는 거죠.
이러한 제품들은 시중 가격이 이미 소비자들에게 인식된 상태예요. 따라서 고객들은 핫 맥스에서 해당 상품을 발견하면 평소엔 소비하지 않던 브랜드일지라도, 놓치면 오히려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장바구니에 넣어요.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정을 해볼게요. 에비앙 생수와 로컬 생수 브랜드가 동일한 매대에 있다고 해봐요. 시중에서 10위안이 넘는 에비앙 생수를 1위안에, 2위안에 팔리는 로컬 생수를 0.5위안에 판매하고 있으면 후자의 브랜드가 절대적으로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에비앙 생수에 손이 갈 거예요. 평소엔 비싸서 사 먹지 못한 식품에 대한 호기심도 있지만, 할인폭이 큰 에비앙 생수를 구매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마케팅이 부족해서 팔리지 않은 식품들은 어떤 경우일까요? 유명 브랜드, 신생 브랜드 할 것 없이 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 경쟁에 밀려 소비자들에게 인식조차 안 된 식품들이 있어요. 유명한 브랜드의 경우 다루고 있는 제품 가짓수가 워낙 많아 몇 가지 제품들은 자연스레 도태되는 경우죠.
©小红书
예를 들어, 중국에서 제로슈가 탄산음료로 유명한 ‘위안치선린(元气森林)’의 경우 기존 탄산수 라인 이외에도 에너지 음료, 과일 음료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이 있어요. 밀크티 음료도 출시했는데, 이 경우엔 이미 시장을 장악한 타 브랜드 차 음료가 있었기 때문에 주목을 덜 받고 묻혀버렸죠. 하지만, 핫 맥스 매대에 위안치선린 이름을 단 낯선 밀크티 음료가 놓여 있다면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있기 때문에 쉽게 손을 뻗어요. 판매량 저조로 사라질 수도 있었던 제품들이 핫 맥스를 통해 역주행하게 되는 거예요.
©hotmaxx
신생 브랜드도 마찬가지예요. 물론, 신생 브랜드는 유명 브랜드만큼 소비자들의 마음을 쉽게 움직이진 못해요. 대략적인 가격대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비슷한 카테고리의 제품들보다 조금 더 낮춰 가격을 책정한다면 부담 없이 이를 사는 고객들도 있기 마련이에요. 만약 식품의 맛과 품질이 좋다면, 이 역시 입소문을 통해 역주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고요. 역주행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신생 브랜드 입장에선 어차피 팔리지 않을 재고를 염가에라도 처분할 수 있고, 고객의 입장에선 어차피 싼 맛에 산 제품인 만큼 실패한 구매라 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을 거예요.
이처럼 핫 맥스는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더 많은 고객에게 노출해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또 다른 유통 채널인 셈이에요. 이쯤에서 의문이 하나 들어요. 요즘엔 대형 마트 등에서도 종종 따로 코너를 마련해 유통기한 임박 식품을 팔잖아요. 그런데 이 코너에 쌓인 식품들은 인기가 많지는 않아요. 똑같이 유통기한 임박한 식품인데, 왜 유독 핫 맥스에 사람들이 더 몰리는 걸까요?
#3. 언어만 바꿨을 뿐인데 가치가 달라진다
가성비의 끝판왕, 샤오미는 절대 ‘가성비'란 단어를 직접 쓰지 않아요. 가성비는 흔히 좋은 뜻으로 쓰이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말은 결국, 기대 성능을 제한하는 부정적인 어감으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샤오미는 ‘전자기기 덕후(发烧友)’, ‘인류 역사상 불가능할 것 같았던 최고 기술(黑科技)’ 등 신조어를 사용했어요. 기존 시장을 장악하는 제품에 대항하는 재야의 고수, 전문가들이 만든 제품이란 이미지로 빠르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었죠. 같은 뜻이라 할지라도 어감을 달리하는 단어로 바꾼다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어요.
중국의 매장에서는 흔히 재고 처리를 할 때 ‘웨이화(尾货)’란 말을 사용해요. 웨이(尾)는 ‘꼬리’를 가리키는 말인데 안 팔려서 남은 마지막 제품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떨이'와 비슷한 어감을 가지고 있죠. 핫 맥스 매장에서는 이 ‘떨이(尾话)’‘란 단어를 찾아볼 수가 없어요.
바로 떨이가 주는 어감은 원인이 무엇이 됐든 간에 인기가 없어 최종적으로 남은 제품이란 느낌을 줘요. 모두에게 거부당해 마지막으로 남은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꺼려질 수밖에 없어요. 또한, 가난한 사람들이 구매한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애초에 마트 떨이 코너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죠.
©hotmaxx
©hotmaxx
그래서 핫 맥스는 떨이란 단어를 쓰는 대신 유통기한 임박(临期)을 표현하는 문구로 순화해요. 가령 “가장 맛있는 기간이 살짝 지났지만, 여전히 인연을 기다리고 있어요.(错过了最佳时机,等一个有缘人)” “흠은 조금 있을지라도, 소확행은 무한하다.(有一点点小瑕疵,有无限多的小心动)” 등으로 유통기한 임박 식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불어 넣어요.
hot maxx 위챗 공식 채널 bio
또한 철학적인 메시지도 전하죠. 핫 맥스 위챗 SNS 채널의 프로필에는 “세상의 모든 좋은 물건들을 당신 주변의 할인점으로. 낭비되는 자원을 없애고 지구에 대한 책임감을 가집시다."예요.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곧,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이자 ‘이성적 소비'란 것을 카피 문구와 콘텐츠를 통해 드러내죠.
핫 맥스의 UI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미미(咪咪)는 해외 유학 생활을 하면서 마감 앞둔 식당들의 남은 음식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모바일 플랫폼 “Too good to go“서비스를 이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핫 맥스의 고객 경험 디자인에도 반영했다고 밝혔어요. 귀국 후에도 주변에서 유통기한 임박 식품을 소비하는 고객들이 대부분 외국인이거나,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중국인이란 것을 발견해요. 그래서 서비스 초기부터 핫 맥스를 이용하는 고객 페르소나를 ‘수입이 적은 학생이나 직장인’이 아니라 ‘환경에 관심이 많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2030’로 정의하고 브랜딩을 했죠.
그 결과, 핫 맥스는 2030세대들에게 구질구질함이 아닌, 쿨한 소비로 인식되어 차세대 신유통 흐름을 주도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온라인 채널에선 어떠한 전략을 펼칠까요? 2030세대들을 타깃할 땐 온라인 마케팅도 빠질 수 없을 텐데요.
#4. 일상툰으로 ‘발견형 쇼핑’을 돕는다
핫 맥스의 브랜드 캐릭터는 북극곰이에요. 친환경, 지구온난화 키워드 하면 절로 연상되는 동물 중 하나죠. 이름은 ‘마이마이(麦麦)’인데, 이는 핫 맥스의 중국어 이름인 ‘하오터마이(好特卖)’에서 ‘팔다'란 뜻을 가진 마이(卖)와 동일한 발음에서 따왔어요.
마이마이를 주인공으로 매주 1회 연재하는 일상툰(卖萌日记) ©hotmaxx
핫 맥스는 주요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마이마이 일기(麦萌日记)’란 이름으로 매주 웹툰을 연재해요. 흔한 직장인의 일주일, 어머니의 날에 하면 좋을 것들 등과 같은 주제로요. 중간중간 이번 주에 판매하는 특가 상품 등을 PPL처럼 노출하는데, 가령 햇볕이 뜨거운 날엔 ‘마이마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피부 타는 것’이란 내용으로 현재 판매하고 있는 선크림을 자연스럽게 소개하죠.
선크림 큐레이션 상품 페이지 ©hotmaxx
일반 드라마나 영화 PPL과 다른 점이라면, 브랜드의 광고를 받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핫 맥스가 웹툰 상황에 맞는 제품을 삽입한 일종의 큐레이션 콘텐츠라는 거예요. 웹툰 자체도 재밌지만, 이번엔 어떤 특가 상품이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클릭하게 돼요.
핫 맥스 주요 고객들은 대부분 ‘발견형 쇼핑‘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 콘텐츠가 더 효과가 클 수 있어요. 특정 제품을 사기 위한 목적으로 들르기보다, 매장이 보이면 들러서 살만한 것을 찾는 고객들이 더 많다는 거예요. 이는, 바꿔 말하면 매장이 보이지 않는다면, 굳이 찾아가진 않는다는 말이기도 해요. 이런 고객들을 매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해서 온라인으로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핫 맥스의 웹툰과 큐레이팅 콘텐츠가 그 역할을 하죠.
아직까진 마이마이 IP를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 움직임을 보이고 있진 않아요. 하지만, 마이마이를 활용한 일상툰으로 꾸준히 친밀감을 쌓아 올린 이후엔 이를 온오프라인으로 IP 상품화할 수 있는 등의 가능성이 열려 있죠.
돈키호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유통기한 임박 식품 판매로 시작했지만, 지금 핫 맥스에선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을 제외하곤, 대부분 30일 이상, 심지어 1년가량 남은 제품들도 가득해요. 게다가 기존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다루지 않았던 온라인 인기 브랜드들도 취급하면서,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채널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죠.
최근에는 뷰티, 잡화 등으로 점점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는데, 특히 뷰티 제품에 대한 반응은 상당해요. Z세대들 사이엔 특정 물건이나 브랜드 제품을 살 때 샤오홍슈에서 항상 ‘핫 맥스 + 브랜드명’ 붙여 검색하는 게 유행이 될 정도니까요. ‘재고 천국’이 아닌, ‘득템 천국’이 된 셈이에요.
사실 핫 맥스 비즈니스 모델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에요. 흔히, 창고 정리 및 떨이 판매는 어떠한 형태로도 존재해왔고 이들의 수명은 대부분 짧았어요. 이들과 차이점이라면 핫 맥스는 떨이 구매를 곧 친환경 라이프스타일로 리브랜딩하며, 제품 공급의 주도권을 확보해 오히려 신 유통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외국인들이 일본을 여행할 때 돈키호테를 여행 코스로 들르는 것처럼, 핫 맥스 역시 중국 여행의 필수 스팟이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거예요. 잠시 반짝하고 사라질 것 같았지만, 오히려 거대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핫 맥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예요.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