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공간은 없다, 상상력이 부족할 뿐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 #3.공간

2023.12.13

대만은 디자인 강국이에요. 그 최전선이자 구심점이 되는 단체가 있어요. 바로 ‘대만 디자인 연구원’. 시티호퍼스에서도 이전에 한 번 소개한 바 있는데요. 대만 디자인 연구원에서는 매해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를 개최해요. 이 디자인 대회는 1981년부터 대만 디자인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육성하기 위해 시작됐어요. 그러다 2014년부터는 글로벌로 무대를 넓혀 지금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죠.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는 크게 3가지 영역에서 작품을 수상해요. 제품, 서비스, 공간 등에 수여하는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 아직 상품화되지 않았지만 디자인 컨셉이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골든 핀 컨셉 디자인 어워드’, 대만의 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영 핀 디자인 어워드’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직 실제로 구현되지 않은 아이디어나 주목받지 못하던 신진 디자이너들까지 존중하는 카테고리들이 인상적이에요.


시티호퍼스가 2023년 12월 초, 따끈하게 공개된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의 수상작들을 살펴 봤어요. 총 600여 개의 수상작이 있었는데요. 시티호퍼스가 수상작들 중에서 주목한 건 ‘모두를 존중하는 디자인’이에요. 이 관점으로 보니 골든핀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반려동물, 환자, 버려진 공간, 어린이, 전통 문화를 존중하고 있었어요. 오늘 만나볼 수상작은 버려진 공간을 존중하는 디자인이에요.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 #3.공간] 미리보기

 학교의 웰컴 공간이자, 재생 허브가 된 쓰레기장

 모네의 빛으로 쇠퇴한 항만을 되살린 수산시장

 옛 영광과 영향력을 기억하는 퓨전 스페이스

 맥도날드가 어린이의 독서를 장려하는 법

 버려진 공간이 디자인적 사고를 만나면




타이베이의 진 후아 거리는 요즘 타이베이 젊은이들의 즐겨찾기 장소 같은 곳이에요. 옛 건물에 세련된 감각을 쌓아올려 레스토랑, 카페, 선물 가게와 반려동물 상점 등을 입점시켰거든요. 그런데 이곳엔 특별한 감성이 한 스푼 더 추가되어 있어요. 교토식 찻집, 일본에서 직수입한 재료로 만든 규슈 와플집, 일본 벤토집뿐만 아니라 거리를 둘러싼 건축물까지, 온통 일본 스타일로 뒤덮여 있다는 점이에요.



ⓒ榕錦時光


단지 인스타그래머들을 저격하기 위해 이런 건축 양식을 선택한 게 아니에요. 사실 이 거리의 건물들은 대만이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던 시기(1895~1945)에 지어졌어요. 초기에는 옛 형무소 간부들의 기숙사였다가 일본의 식민 지배가 끝난 후에는 타이베이로 이주한 이주민들의 주택으로 사용되다가, 오랜 기간 방치되며 철거될 예정이었죠.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가 했는데, 2017년 타이베이시 문화국이 과거의 유산을 없애기보다 긍정적으로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옛 일본식 목조 기숙사와 벽돌 목욕탕을 복원하면서, 대대적인 재건축을 진행했어요. 진 후아 거리는 15개 브랜드가 들어선 라이프스타일 테마파크로 탈바꿈했죠. ‘롱진 타임 라이프 파크’라는 새 이름과 함께요.


시티호퍼스도 롱진 타임 라이프 파크를 소개한 적 있어요. 정확히는 이곳에 있는 ‘심플 카파 더 커피 원(TC1)’과 ‘타이후 교자 바’예요. 모두 대만의 국가대표 카페 ‘심플 카파’와 수제맥주집 ‘타이후 브루잉’이 런칭한 곳인데요. TC1이 한 잔에 최소 4만원, 커피 맛과 경험을 최고급으로 끌어올린 심플 카파의 프리미엄 버전이라면, 타이후 교자 바는 일본식 요소를 공간과 메뉴 등 가게 전반에 떨어뜨린 타이후 브루잉의 스핀오프 버전이에요.



ⓒ榕錦時光


이렇게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한 롱진 타임 라이프 파크가 2023 골든 핀 디자인 상을 수상했어요. 그것도 무려 총 552개 수상작 중 단 25개에만 수여되는 ‘베스트 디자인’을 수상했죠. 비결이 뭐였을까요? 공간 디자인 부문 심사위원은 이렇게 말해요. “사회에 영감을 주는, 기존 공간의 새로운 변화를 촉진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미래적인 아이디어에 독특한 관점과 해석을 제안하는 건축물에 중점을 뒀다”고 말이에요.


요약하면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는 본래 용도를 넘어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의 생활과 사고관에 변화를 던지는 공간에 높은 점수를 줬어요. 시티호퍼스는 여기에 한 가지 특별한 필터를 덧입혔는데요. 롱진 타임 라이프 파크처럼 버려진 공간의 원형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미래를 향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는 4곳을 살펴보았죠. 잘 살펴보니 스터디하기에도 그만이지만 그저 시간을 보내고 즐기기 위해 들러도 충분히 멋진 곳들이었어요.


이 버려진 공간들은 어떻게 사회적으로 새활용되어, 디자인적으로 어떠한 영감을 뿜어내고 있었을까요? 시간에 따른 역사를 켜켜이 쌓으며, 과거와 다른 미래를 그려 나가고 있는 화려한 시간 공원 4곳을 소개할게요.



학교의 웰컴 공간이자, 재생 허브가 된 쓰레기장

환영받지는 않지만 인간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 있어요. 쓰레기 분리수거장이에요. 냄새도 냄새지만 지저분한 환경이 주변 미관을 해치죠. 하지만 분리수거장은 필수시설 중 하나예요. 공원, 상업 시설, 학교 등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들어서 있어요. 그런데 대만의 한 초등학교가 알게 모르게 기피되는 분리수거장을 상쾌한 웰컴 공원으로 바꿔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에서 베스트 디자인상을 수상했어요. 대만 남단의 ‘가오슝 시립 광우 초등학교’가 그 주인공이에요.


이 학교의 분리수거장은 원래 비효율적인 공간 설계로 활용도가 낮고, 벽돌과 철로 만든 구식 구조물이었어요. 내부는 어둡고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죠. 학생들이 벌을 받거나 당번에 걸릴 때 마지못해 들르는 다분히 의무적인 공간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쓰레기 차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교문 근처에 위치한 탓에, 생각보다 학교의 첫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어요.



ⓒTDRI



ⓒTDRI


그래서 학교는 화려한 변신을 시도했어요. 기존의 밀폐된 레이아웃을 과감히 깨고 사방이 뻥 뚫린 금속 울타리를 두르면서, 가볍고 투명한 물결 모양의 벽을 구현했죠. 쓰레기로 가득찼던 어두운 공간은 밝고 상쾌한 공간으로 바뀌었어요. 근처에는 식물을 심어 정문의 경관을 한층 화사하게 만들었고요. 폐기물이 수거되고 처리되는 과정을 표시해, 아이들이 쓰레기의 선순환을 읽을 수 있는 생활교육의 현장도 마련했어요.



ⓒTDRI



ⓒTDRI


새로운 쓰레기장은 대만 디자인 연구원이 교육부의 위탁을 받아 2022년 실시한 ‘캠퍼스 디자인 운동’의 일환이었어요. 디자인 전문가들이 전국 학교에 디자인적 사고를 도입해, 교사와 학생들이 매일 접하지만 학교에서 쉽게 간과되는 낡은 공간을 아름다운 교육적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죠. 가오슝 시립 광우 초등학교의 분리수거장을 비롯해 스포츠 장비실, 야외 놀이터, 보건소, 교내 도서관 등이 디자인적 사고를 입고 새롭게 변신했어요.


한때 어둡고 한적했던 쓰레기장을 지속가능한 미래가 넘실대는 재생 허브로 변화시킨 가오슝 시립 광우 초등학교는 2023년, 일본의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상을 수상했어요. 인식의 전환을 꾀해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재밌을 수 있음을, 모두가 웃으며 분리수거장을 마주할 수 있음을 증명한 덕이죠. 이 인식의 전환이 행동의 전환으로 이어져,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더 힘찬 날갯짓으로 돌아오지 않을까요?



모네의 빛으로 쇠퇴한 항만을 되살린 수산시장


“형태에 신경 쓰지 마세요. 오로지 색상으로 보이는 것만을 그리세요. 그러면 형태는 저절로 따라오게 될 것입니다.”


빛의 마술사 모네가 남긴 말이에요. 모네는 ‘인상, 해돋이’란 작품에서 아침 안개에 휩싸인 일출의 흐릿한 순간을 포착해요. 바다 위 떠있는 배, 멀리 보이는 항구, 불그스름한 하늘 사이에는 명확한 경계가 없어요. 풍경이란 보는 사람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인데, 모네는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의 참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찰나의 빛에 집중해 그림을 그렸죠. 그에게 ‘영원한 인상주의자’란 애칭이 따라붙는 이유예요.



ⓒ鼓山魚市場


뜬금없이 웬 모네냐고요? 대만의 항구 도시 가오슝에는 인기가 시들해진 수산시장을 모네의 인상주의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인 대중 시장으로 탈바꿈시킨 ‘구산 수산시장’이 있어요. 구산 수산시장은 100년 역사를 간직한 곳이에요. 1927년에는 가오슝의 경제 중심지로서 부둣가인 하마센을 가장 번영한 지역으로 만들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죠. 그러나 점차 대만 수산시장의 경제적 기능이 태평양 부근의 근해어업으로 옮겨지면서 구산 수산시장은 1970년 이후 쇠퇴기를 맞았어요. 빛을 잃어버린 거죠.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리노베이션을 감행한 구산 수산시장. 이때 모든 재건축을 관통하는 테마가 있었는데요. 바로 ‘투명한 건축과 모호한 경계’였어요. 건물을 건물처럼 보이게 하기보다 바다를 보는 것 같은 착시를 의도했죠. 먼저 수산시장 자체를 270도 바다 전망으로 둘러싸고, 융합 유리와 이중 분사 유리벽을 설치해, 빛과 날씨에 따라 시장 내부가 다른 분위기를 갖도록 연출했어요.



ⓒ鼓山魚市場



ⓒ鼓山魚市場



ⓒ鼓山魚市場


왜,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바다에도 얼굴이 있다’고 말하잖아요. 날마다 다른 색과 움직임을 갖는 바다처럼, 수산시장도 햇빛의 양이나 비, 눈에 따라 빛이 유리에 부딪히는 반사 각도가 다양해지면서 바다처럼 다채로운 얼굴을 갖게 되었어요. 유리창은 기포 모양을 형성해, 햇빛 아래 파도에서 거품이 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죠. 동시에 시장의 원래 벽돌 구조는 그대로 유지해 역사의 흔적을 남겨두었고요.


내부에서 이처럼 경계가 모호한 신비함을 연출했다면 바깥으로는 사람과 차량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했어요. 오토바이, 자전거, 차를 소지한 고객은 기존 페리를, 보행자들은 새로운 페리를 이용하게 해 이동의 편리성과 안정성을 높인 거예요. 옛 건물과 새 건물이 혼합된 구산 수산시장의 면적은 약 1만 평방미터, 3,000평에 달하는데요. 이 넓은 공간을 환경친화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지붕엔 단열 패널을 설치했어요. 건물 중간 부분은 샌드 블라스트 유리 공예 기법을 적용해, 열을 차단하고 통풍을 용이하게 했죠.



ⓒ鼓山魚市場


그 결과 구산 수산시장은 하루 3만명이 방문하는 가오슝의 대표 관광지로 우뚝 올라섰어요. 아시아 신만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옌청, 가오슝 뮤직센터, 가오슝 항구 및 펑라이 제2부두와도 연결되면서 쇠퇴한 항구 도시에서 휴양 항구 도시로서의 변화 중이고요. 앞으로 구산 수산시장의 바다는 또 얼마나 반짝이는 빛을 받아 역동적으로 출렁일지 지켜볼 일이에요.



옛 영광과 영향력을 기억하는 퓨전 스페이스

타이베이의 ‘송산문화창조단지’는 대표적인 관광지예요. 1937년 대만 최초의 담배 공장에서 선도적인 문화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창조의 장으로 거듭났죠. 대만 디자인 연구원이 운영하는 뮤지엄,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을 볼 수 있는 숍, 옛 목욕탕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독특한 도서관 등 모두 송산문화창조단지가 품고 있어요.



ⓒFusion Space 1962


대만의 중심 타이중에는 이와 비슷하게 ‘퓨전 스페이스 1962’가 있어요. 60년 된 옛 화장품 공장이 코워킹 스페이스와 서점, 빈티지숍, 바와 레스토랑이 즐비한 문화 기지로 거듭난 건데요. 이 건물의 전신은 1950년대 대만 최초의 화장품 회사인 ‘선샹탕’ 공장이에요. 선샹탕의 생산라인이 이전된 후 버려졌다가 재생 사업을 거쳐 미학적 장소로 거듭났죠. 단, 재건축에 가이드라인이 있었어요. ‘원래의 형태와 구성 요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한때 타이중 구도심이 가졌던 영광과 영향력을 기억한다’는 것이었어요.






공장의 오리지널 모습 ⓒFusion Space 1962


이런 가이드라인 하에 변신한 모습은 어떨까요?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반겨주는 건 인더스트리얼한 분위기의 카페예요. 1층에는 빈티지 의류숍과 꽃꽂이숍, 디자인 완구숍이 있고 야외 아트리움에선 전시회, 마켓, 제품 론칭 행사가 주기적으로 열리죠. 2층에는 바와 문신 스튜디오, 바이닐 클럽, 사진관 등 힙한 상점과 창작자들의 공유 오피스가 있고요. 3층에는 각종 전시관과 브랜드관, 앤틱 가구점과 서점 등이 있어요. 개성 있는 소규모 매장과 옛 공장 기계들도 공간 곳곳에서 존재감을 내뿜고 있죠.



ⓒFusion Space 1962



ⓒFusion Space 1962



ⓒFusion Space 1962



ⓒFusion Space 1962


이 공장의 설립은 대만이 경제적으로 부족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요. 선샹탕은 각 가정에 가장 기본적인 청소 용품과 미용 용품을 선사하면서 대만 사람들이 깨끗하게 살아갈 여건을 마련해줬어요. 대만인들이 삶에서 청결과 위생 측면에서 큰 공로를 세웠죠. 그렇기에 선샹탕의 제품들은 대만의 경제 발전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삶과 미학의 진화를 의미하기도 해요. 그렇게 젊은 층에게는 새로운 감성을 그리고 기성세대에게는 감정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면서 대만을 관통하는 공통의 기억으로 자리매김했어요.


이 공장의 이름은 푸싱(Fu Xing). 융합을 뜻하는 퓨전(Fusion)과 발음이 같아요. 퓨전 스페이스 1962는 과거의 유산을 기억하면서 크리에이터들의 융합이,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감성이 공존하는 생태 공간인 셈이에요. 시민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푸싱 공장의 불빛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타이중의 밤을 환히 밝히고 있어요.



맥도날드가 어린이의 독서를 장려하는 법

맥도날드 해피밀은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메뉴예요. 아이들이 먹기 좋은 세트 메뉴에 장난감을 함께 제공하죠. 그런 맥도날드가 2013년부터 해피밀 도서 배포를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4억권 이상의 책을 전 세계 어린이에게 무료로 나눠주었죠. 그뿐 아니라 해피밀을 주문하면 장난감 대신 책을 주는 옵션도 실행하고 있어요. 독서를 재미있게 만들면 평생 독서에 대한 사랑을 고취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이끈 선행이에요.



ⓒ規小孫


이렇게 집에서 맛보는 마음의 양식을 배포하던 해피밀이, 대만에서 아날로그 감성이 풍부한 공간을 오픈했어요. 대만 지룽의 ‘태평파랑새서점(太平青鳥書店)’ 내에 부모와 자녀를 위한 독서 코너를 마련한 거예요. 이 서점은 원래 버려진 초등학교였어요. 창문과 칠판, 의자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교실 사이의 칸막이 벽을 허물고 공간을 개방해 어른과 아이, 청소년이 교류하는 서점으로 탈바꿈했죠.



ⓒMcDonald's



ⓒMcDonald's


서점 1층 왼편 끝에는 해피밀 독자를 위한 코너가 있어요. 공간 전체를 입체적인 책처럼 구성했는데요. 유리에 맥도날드의 해피밀 박스를 그려넣고, 어린이 그림책 <The Unround Circle>에서 컨셉을 따와 공간을 디자인했어요. 볼풀공, 원형 쿠션, 빈백 의자, 렌티큘러 벽 등 다양한 원의 모습을 넣어 원에 대한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주죠.


‘둥글지 않은 원’이라는 그림책 이름처럼 세상에 완벽한 원은 없을지 몰라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책을 읽는 경험은 아름다운 원을 그리는 동행이 될 수 있음을 내포해요. 2023년 공간을 오픈했을 당시엔 해피밀 4종 세트를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도 열었어요.



ⓒMcDonald's


맥도날드와 태평파랑새서점이 만든 이 공간은 돈을 쓸 필요도, 오래 머문다고 눈치를 볼 필요도 없는 곳이에요. 앞으로도 전시와 통합적인 공간 계획을 통해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편안한 독서 환경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죠. 맥도날드의 아이들을 향한 진심은 그다음으로 어느 곳으로 향하게 될까요? 어딘진 몰라도 분명한 건, 그 공간의 역사를 둘러보는 일까지 아이들에게는 좋은 교육이 될 거예요.



버려진 공간이 디자인적 사고를 만나면

언제가부터 공간은 ‘그 자리에 당연히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여주는 ‘동반자 같은 존재’가 되었어요. 특히 뉴욕, 도쿄, 베를린, 서울 등의 일부 지역이 도시 재생의 수혜를 입고 부활하면서 이런 시선이 대중적으로 확산되게 되었죠. 늘 거닐던 거리와 무심코 지나치던 건물이 멈추어 사진을 찍고 싶은, 안으로 들어가보고 싶은 체험의 장으로 변한 거예요.


이제 사람들은 카페나 식당을 갈 때도, 여행지를 고를 때도 느끼고 즐길거리가 풍부한지 살펴봐요. 방문지가 장소의 본질을 얼마나 잘 따르느냐 못지 않게 공간의 비주얼과 쓸모를 중요시 하죠. 그러나 단순히 예쁘기만 한 공간보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건, 옛 자취를 간직한 공간이에요. 조금 노후하고 닳아 있어도 옛 흔적을 간직한 공간에는 이 공간을 지었던 사람의, 이용했던 사람의, 향유했던 사람의 마음과 사연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기피 시설인 쓰레기장과 경제적 기능을 상실한 수산시장, 쓰임을 잃은 옛 공장과 버려진 초등학교를 다시 보는 이유는 그래서예요.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여겼던 이들의 숨결이 공간에 스며있죠. 여기에 디자인적 사고를 한 꼬집 추가한다면, 더 즐길거리와 머무를거리가 풍부한 장소를 만날 수 있어요. 디자인과 결합된 버려진 공간은 그래서 힘이 세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 힘이 더 깊어져, 사회와 사람에 점점 더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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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The Recycling Center in Kaohsiung Municipal Guang Wu Primay School, Golden Pin Design Award

 Opening up Marginal Campus Functions and Learning Corners and Co-Create Diverse Learning Scenes through Design, TDRI

 Gushan Fish Market, Golden Pin Design Award

 Gushan Fish Market / C.M. Chao Architect & Planners, ArchDaily

 FUSION SPACE 1962, Golden Pin Design Award

 퓨전 스페이스 1962 공식 웹사이트

 “Happy Meal Readers Area” Themed Space Design, Golden Pin Design Award

 「麥麥親子共讀區」基隆太平青鳥啟用!方序中《不圓的圓》實體化五感兒童閱讀區, 500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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