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향’이 나는 캔들이 있다면 어떨까요?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이 캔들, 실제로 있는 제품이에요. 방콕의 럭셔리 웰니스 브랜드, ‘판퓨리’가 도넛 브랜드인 ‘드롭 바이 도우’와 함께 개발했거든요. ‘솔티드 시나몬 슈가’, ‘라즈베리 장미’, ‘크렘 브륄레 등 실제로 드롭 바이 도우에서 판매 중인 도넛들을 모티브로 캔들을 만든 거예요.
향뿐만이 아니에요. 캔들 패키지도 도넛의 색과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세라믹 재질을 활용했어요. 완성도 높은 이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어요. 현재는 품절되어 구할 수도 없죠. 향기 전문가 판퓨리의 재치있는 발상 덕분에 도넛을 향으로도 즐기는 재미가 생겨난 거예요.
이러한 컬래버레이션을 비롯해 판퓨리는 창의적인 시도로 사업을 펼쳐나가요. 판퓨리가 운영하는 410평 규모의 스파 시설에 일본식 온천을 도입하기도 하고, 오일로 향수를 만들기도 하죠. 물론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럭셔리 홀리스틱 웰니스’를 지향하는 판퓨리는 왜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걸까요?
판퓨리 미리보기
• 럭셔리한 제품 - 오일보다 향수가 되기를 택한 이유
• 럭셔리한 경험 - 태국식 스파에 일본식 온천을 들인 이유
• 럭셔리한 컬래버레이션 - 크리에이티브에도 장인정신이 필요한 이유
• 장인정신으로 닦은 진정한 웰니스의 길
태국 방콕은 럭셔리 레지던스들의 각축장입니다. 그만큼 많은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있는데요. 그 중 ‘메이저 디벨롭먼트(Major Development)’는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는 하이엔드 레지던스를 중점적으로 개발하는 회사예요. 태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중 하나인 풀보랄락스(Poolvoralaks) 가문이 1999년도에 세운 회사로, 태국의 10대 부동산 개발회사 중 하나죠.
메이저 디벨롭먼트는 지역적으로는 방콕에 집중하고 있어요. 수쿰빗, 사톤, 아리 등 방콕의 부촌에 있는, ‘더 시그니처(The Signature)’, ‘마에스트로(Maestro)’, ‘메트리스(Metris)’ 등의 브랜드가 메이저 디벨롭먼트가 개발한 대표적인 레지던스예요.
그런데 메이저 디벨롭먼트는 단순히 럭셔리한 주거용 부동산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해요. 2022년, 메이저 디벨롭먼트가 개발한 ‘몰턴 게이츠(Malton Gates)’가 대표적이에요. 몰턴 게이츠는 거주민의 ‘웰리빙으로 향하는 문(The Gates to Well-living)’을 컨셉으로 한 고급 단독 주택 단지로, 총 49가구로 이루어져 있어요.
ⓒMajor Development
ⓒMajor Development
몰턴 게이츠는 신흥 부촌인 크룽텝 크리타(Krungthep Kreetha)에 위치해 있고, 번화한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요. 게다가 반경 7km 이내에 국제 학교, 대학교, 병원, 슈퍼마켓, 공원 등 주변 인프라와 편의 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요. 무엇보다 ‘웰리빙으로 가는 문’을 추구하는 곳답게 6가지 원칙 하에 웰리빙 경험을 큐레이션하고자 했어요.
1. Well Design
2. Well Community
3. Well Rest
4. Well Health
5. Well Essence
6. Well Service
몰턴 게이츠는 각 원칙을 이렇게 구현했어요.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누구나 살기 좋은 디자인을 원칙으로 공간을 설계했고, 입주민 전용 클럽 하우스, 수영장, 피트니스 클럽 등 공용 공간을 마련했어요. 혁신적인 기술로 먼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을 관리해 편안한 휴식을 가능하게 했으며, 주변 사미티벳 스리나카린 병원과 연계해 거주민들이 원격 건강검진, 건강 추적 등 전문적인 진료에 편리함을 더했어요. 24시간 컨시어지 서비스로 거주민들의 편리한 생활을 돕고요.
그렇다면 5번째 ‘웰 에센스’를 위한 시설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요가 스튜디오와 스파, 그리고 1,040㎡에 달하는 녹지 공간을 갖췄어요. 그리고 여기에 ‘향기’를 디자인했어요. 태국의 대표적인 럭셔리 웰니스 브랜드, ‘판퓨리(PAÑPURI)’와 함께 몰턴 게이츠만을 위한 향기를 개발했거든요. 그리고 이 향으로 몰턴 게이츠의 공용 공간을 채웠어요. 몰턴 게이츠만의 정체성을 향기로 은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거죠. 그리고 이 향기를 담은 디퓨저, 아로마 오일 등을 한 상자에 담아 ‘판퓨리 프라이빗 에디션’을 개발하고, 모든 입주민들에게 증정했어요.
ⓒMajor Development
그런데 몰턴 게이츠만 판퓨리를 선택한 게 아니에요. 판퓨리는 업계의 내로라하는 럭셔리 부동산 디벨로퍼가 선택한 아로마 브랜드예요. 공간의 첫인상을 결정하고, 고객의 일상을 함께 할 향기를 디자인할 파트너로요. 그도 그럴 것이, 판퓨리는 아로마 업계에서 독보적인 럭셔리 브랜드거든요. 그렇다면 판퓨리는 무엇이 다르길래 럭셔리한 공간들로부터 은근한 선택을 받는 걸까요?
#1. 럭셔리한 제품 - 오일보다 향수가 되기를 택한 이유
판퓨리는 언뜻 보면 보통의 아로마 브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여요. 페이셜, 바디, 홈 등 여느 아로마 브랜드들처럼 용도에 따른 아로마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거든요. 제품의 종류도 오일, 클렌저, 로션, 캔들, 디퓨저 등 별다를 바 없어 보여요.
그런데 한 가지, 눈에 띄게 다른 게 있어요. 바로 가격이에요. 판퓨리의 중심 축이자 대표 상품인 오일의 가격은 50ml에 3,850바트(약 145,000원)예요. 작은 오일 한 병에 10만원이 훌쩍 넘는다니, 절대적인 가격대만 보아도 비싼 편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PAÑPURI
ⓒPAÑPURI
원료가 좋아서 비싼 걸까요? 시티호퍼스에서도 다뤘던 태국의 대표적인 아로마 브랜드 ‘탄(THANN)’, ‘카르마카멧(Karmakamet)’ 등과 비교해 볼게요. 참고로 탄도, 카르마카멧도 모두 자연 유래 성분으로 오일을 만들고, 가격대, 품질, 브랜딩, 매장 등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같은 용량 기준, 탄의 에센셜 오일은 2,050~2,500바트(약 7만7천~9만4천원), 카르마카멧의 블렌디드 에센셜 오일은 2,500바트(약 9만4천원)*예요. 이 두 브랜드들의 오일도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판퓨리의 오일 가격과 비교하면 50~60% 정도 되는 수준이에요.
*카르마카멧의 오일은 10~15ml 용량으로 출시되어, 50ml 기준으로 계산한 가격이에요.
그렇다면 판퓨리 오일은 어떻게 이렇게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일까요?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제품의 포지셔닝에 있어요. 보통의 아로마 브랜드들이 판매하는 오일은 ’향기가 좋은 오일’이에요. 향기가 나기는 하지만 ‘오일’이기 때문에 마사지 오일로 사용하거나 아로마 스톤, 베개 등에 뿌려 공간의 향을 환기하는 데에 쓰이죠.
반면 판퓨리의 오일은 ‘농축 향수 오일(Extract perfume oil)’로, 다른 말로 ‘농축 퍼퓸(Extrait de parfum)’ 또는 ‘순수 향수 농축액(Pure perfume extract)’이라고 불려요. 향기 나는 오일보다는 고농축 ‘향수’를 지향하는 거죠. 다만 형태가 오일인 것이고요. 향도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알코올 기반의 향수들보다 진해요. ‘오 드 퍼퓸(Eau de perfum)’이 15~20%, ‘오 드 뚜왈렛(Eau de toilette)’이 5~15%, ‘오 드 콜로뉴(Eau de Cologne)’가 2~4%의 농도를 가진 데에 반해, 판퓨리의 농축 향수 오일은 25~30%의 농도를 함유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피부에 밀착한 오일이 향기를 더 오래 가게 만드는 효과도 있어요.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로마 오일이 아니라, 향도 성능도 향수와 비교하게 돼요.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고급 향수의 경우 오일보다 가격대가 더 높아요. 딥디크, 조말론 등 유명한 글로벌 향수 브랜드의 오 드 콜로뉴나 오 드 뚜왈렛이 50ml에 15만원 이상이고, 오 드 퍼퓸은 20만원이 넘어요. 프레데릭 말, 바이레도 같은 니치 브랜드의 오 드 퍼퓸은 30만원대죠. 판퓨리의 농축 향수 오일은 오일이 아닌 향수로 포지셔닝한 데다가, 기존의 향수보다 고농축의 향을 선보이니 소비자들의 가격 허용 범위가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요.
향수로 입지를 굳히는 판퓨리는 플래그십 매장에서도 향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를 선보여요. 판퓨리가 가장 최근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는 방콕의 고급 백화점 센트럴 앰버시(Central Embassy)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름도 ‘판퓨리 센소리얼 부티크(PAÑPURI Sensorial Boutique). 감각을 자극하는 가게라는 의미예요.
ⓒPAÑPURI
판퓨리 센소리얼 부티크의 시그니처는 ‘맞춤형 센소리얼 바(Bespoke Sensorial Bar)’예요. 판퓨리의 65가지 향 중에 원하는 노트들을 골라 향기 전문가와 함께 자기만의 향을 제조할 수 있는 서비스죠. 형태는 에센셜 오일, 향수, 향주머니, 룸 미스트, 필로우 미스트, 디퓨저 등 6가지 유형 중 하나로 만들 수 있고요. 아로마 오일이 아니라 향기를 강점으로 포지셔닝하고자 하는 브랜드다운 행보예요.
ⓒPAÑPURI
ⓒPAÑPURI
#2. 럭셔리한 경험 - 태국식 스파에 일본식 온천을 들인 이유
판퓨리가 향에 집중하는 건 향 브랜드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에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볼 수 있죠. 판퓨리는 아로마테라피의 힘을 빌려 ‘홀리스틱 웰니스(Holistic wellness)’ 브랜드를 지향하거든요. 홀리스틱 웰니스란, 몸, 마음, 영혼의 조화를 이뤄 전체적인 웰니스를 추구하는 걸 의미해요. 그래서 판퓨리는 제품을 통해 사람들이 집에서도 웰니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반면, 스파나 웰니스 리트리트를 통해서 일상의 웰니스를 보완하죠.
판퓨리는 현재 4개의 스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중 3개는 각각 태국 방콕의 파크 하얏트, 태국 파타야의 안다즈, 말레이시아 페낭의 이스턴&오리엔탈 등 5성급 호텔의 스파로 입점해 판퓨리만의 향과 기술을 활용한 럭셔리 아로마테라피를 선보여요. 스파가 위치한 지역적 맥락에 따라 프로그램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태국의 전통 테라피에 뿌리를 두면서 해외의 기술을 접목한 테라피를 제공하고 있어요.
파크 하얏트 방콕 내 ‘판퓨리 오가닉 스파’ ⓒPAÑPURI
안다즈 파타야 내 ‘판퓨리 웰니스 하버’ ⓒPAÑPURI
나머지 1개는 방콕의 ‘게이손 타워(Gaysorn Tower)’라는 30층짜리 복합 용도 시설에 있는 약 410평 규모의 ‘판퓨리 웰니스’예요. 원스톱 웰니스 시설을 지향하는 이 스파 시설은 웰니스와 관련한 여러 가지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어요. 마사지 룸, 릴렉세이션 룸 등의 기본적인 스파 시설 뿐만 아니라 요가, 필록싱, 타이치 등 운동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웰니스 스튜디오도 갖추고 있죠. 현지에서 유기농으로 기른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한 저칼로리, 고영양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웰니스 바도 있고요.
리셉션 ⓒPAÑPURI
ⓒPAÑPURI
무엇보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일본식 온천 시설이에요. 판퓨리는 온센*이 마음, 몸, 정신을 이완시키는 궁극적인 방법이라고 말해요. 판퓨리가 지향하는 홀리스닉 웰니스에 딱이죠.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온천수는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효과가 있거든요.
*온센: 일본어로 ‘온천’이라는 뜻이에요.
남녀 구분되어 있는 판퓨리의 온센 안에는 5개 종류의 풀이 있어요. 일본 군마현의 쿠사츠 온센에서 공수한 온천수 ‘쿠사츠 온센’, 계절에 따라 바뀌는 ‘계절 온센’, 온수와 워터 제트가 있는 ‘바이탈리티 풀’, 천연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혈액 순환을 돕는 ‘소다 배스’, 냉탕인 ‘콜드 플런지 풀’로 구성되어 있어요. 히말라야 소금 사우나, 한증막, 스크럽 룸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어 원스탑 하이드로 테라피가 가능해요.
ⓒPAÑPURI
시설만 갖추고 있는 건 아니에요. 일본인이나 한국인은 온천에 익숙하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4가지 온센 루트를 제안해요. 숙면(Deep sleep), 스트레스 해소(De-stress), 에너지 고양(Energy boost), 클린 디톡스(Clean detox) 등 4가지 목적에 따라 각 온센 시설을 어떤 순서로, 얼마나 있어야 하고, 휴식은 언제 해야 하는지 코스를 짜 두었거든요.
일본식 온센을 태국식 스파와 유기적으로 연계한 웰니스 패키지도 있어요. 프라이빗한 1~2인용 개인 온센을 30분간 이용한 후 마사지, 트리트먼트, 바디 폴리쉬, 심지어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패키지를 시그니처로 판매하고 있어요. 일본의 온센을 시설로만 구현한 게 아니라, 태국식 테라피와 연계시켜 판퓨리만의 웰니스 프로그램을 구성한 거예요.
ⓒPAÑPURI
‘스파’는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원래는 물을 이용해 건강 증진 및 질병 치료를 가리키는 말이었어요. 태생적으로 온센과 궁합이 좋죠. 온센은 일본의 문화지만 스파와 결합한 데에 이유가 있어요. 이국적이면서도 맥락 있는 웰니스 시설을 구현해 판퓨리 스파에서만 가능한 고객 경험을 디자인했어요. 설득력은 물론, 효과까지 만점인 홀리스틱 웰니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셈이에요.
#3. 럭셔리한 컬래버레이션 - 크리에이티브에도 장인정신이 필요한 이유
판퓨리는 제품으로도, 매장으로도 럭셔리 웰니스를 추구하고 있어요. 콧대 높고 고고할 것만 같은 판퓨리지만, 실제로는 다른 브랜드들과의 컬래버레이션에 적극적이에요. 최근 10년 간 거의 1년에 1번 꼴로 컬래버레이션을 해 왔어요. 이벤트성으로 단기간 동안 협업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사와 판퓨리의 정체성을 융합해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출시해 왔죠.
그런데 판퓨리가 협업한 파트너사들이 의외예요. 젊은 로컬 도넛 브랜드, 해외 스니커즈 편집숍, 도쿄의 패션 브랜드, 개인 디자이너 등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요. 중구난방인 듯 보이지만, 하나 하나 살펴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요.
2023년, 판퓨리는 방콕의 대표적인 스니커즈 편집숍, ‘카니발(Carnival)’과 함께 캔들을 만든 적이 있어요. 카니발의 주 고객층이 스니커즈를 좋아하는 젊은 남성들이이라, 판퓨리는 베르가못과 바닐라를 블렌딩해 그들이 좋아할 만한 남성적이면서도 장난기 있는 향을 개발했죠. 캔들 패키지는 카니발이 디자인한 페이즐리 패턴과 판퓨리의 공작새 엠블럼을 조화시켜 두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냈어요.
ⓒPAÑPURI
“카니발에는 당시 우리 고객군과 다를 것 같은 고객 그룹이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이 새로운 고객 그룹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어요. 향은 누구에게나 일상생활 속에 있기 때문이죠.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포함해서요.”
- The Cloud 인터뷰 중
판퓨리의 창립자 보라비트 시리파크(Vorravit Siripark)가 카니발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회고하며 한 말이에요. 판퓨리는 카니발을 위한 캔들로 기존에 만나지 못했던 고객들에게 판퓨리를 노출하고자 했죠.
때로는 뚜렷한 사업적 의도는 없었지만, 위트 있는 컬래버레이션 아이디어가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어요. 2021년 방콕의 도넛 브랜드, ‘드롭 바이 도우(Drop by dough)’와 함께 한 사례예요. 드롭 바이 도우의 창립자가 판퓨리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도 했고, 보라비트 시리파크가 도넛을 좋아해 우연한 계기로 컬래버레이션을 논하게 되었어요.
ⓒDrop by dough
ⓒDrop by dough
시작은 가벼웠지만, 과정과 과정과 결과는 가볍지 않았어요. 다소 생소한 조합인 도넛 브랜드와 판퓨리를 어떻게 결합할지가 관건이었죠. 이 두 브랜드는 ‘향기’라는 공통분모로 뜻을 모았어요. 맛있는 도넛 향을 판퓨리만의 기술로 캔들화하기로 한 거예요. 시각적으로도 도넛의 색감과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세라믹 재질을 활용했고요. 치앙마이의 한 도예가가 수작업으로 만들어 한정판으로 제작한 이 콜렉션은 이 제품만의 미감과 완성도로 큰 인기를 끌었어요.
ⓒDrop by dough
드롭바이도우 캔들도, 카니발 캔들도 기존의 판퓨리 캔들보다 15~20%가량 가격이 더 높았어요. 물량이 적기도 하고 두 브랜드의 공수가 녹아 들어 갔으니 그럴 수 밖에요. 그럼에도 가격 저항은 거의 없었어요. 품질부터 패키지까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향기와 비주얼, 그리고 희소성까지 갖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거예요.
보라비트 시리파크는 제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라도 단순히 두 브랜드를 물리적으로 결합하는 것만으로는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이 될 수 없다고 말해요. 두 브랜드가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장인정신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죠. 그리고 마케팅, 홍보, 판매 시점 등 판매에 관한 모든 영역에서 협업해 유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고요.
판퓨리의 컬래버레이션은 단독으로는 기존에 생각하거나 구현하지 못할 만한 가치를 만들어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무나 쉽게 모방할 수 없는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해 자기다움을 보여주고 있어요. 컬래버레이션이 유행처럼 번지는 이 시대에도, 판퓨리의 컬래버레이션에서 럭셔리한 향기가 나는 이유예요.
장인정신으로 닦은 진정한 웰니스의 길
판퓨리가 컬래버레이션에서도 장인정신을 내세우는 건, 판퓨리가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브랜드이기 때문이에요. 판퓨리 오일의 뿌리는 수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최초의 태국 웰니스 약전(Pharmacopeia)인 탐라 프라 오솟 프라 나라이(Tamra Phra Osot Phra Narai)에서 영감을 받아 허브와 꽃을 오일의 형태로 압착하거든요. 이처럼 판퓨리 오일은 태국의 오래된 장인정신을 따르고 있어요.
오일뿐만이 아니에요. 디자인에도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어요. 캔들 디자인을 예로 들어볼게요. 먼저 판퓨리는 지속가능한 천연 콩 및 식물성 왁스로 캔들을 만들어요. 석유에서 추출한 파라핀 왁스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지속 시간이 길어지는 건 물론, 깨끗한 연소 과정을 구현해요. 환경을 생각하는 소재를 사용해 더 넓은 의미의 웰니스를 실천한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고요.
면으로 제작된 캔들 심지도 마찬가지예요. 보통 캔들 심지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금속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판퓨리는 금속 없이 면으로 심지를 만들고 천연 왁스로 코팅해 마무리했어요. 면만으로도 견고한 심지 구조를 만들기 위해 섬유 유형, 크기, 직조 공정 등을 연구했고요. 덕분에 연소 과정에서 그을음이나 중금속 물질이 배출되지 않고, 오래 두어도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아요.
ⓒPAÑPURI
ⓒPAÑPURI
제품의 디테일에 깃든 판퓨리의 장인정신에는 사용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캔들을 판매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캔들을 구매한 사람이 캔들을 이용하는 과정까지 고민했기 때문에 심지같이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은 거죠. 아무리 향이 좋고 좋은 원료로 만들었어도, 사용하는 동안 불편함을 느끼고, 건강에 해를 끼친다면 웰니스 브랜드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테니까요.
덕분에 판퓨리는 사용할 수록 몸에도, 정신에도, 정서에도 좋은 홀리스틱 웰니스 브랜드가 되었어요. 수많은 태국의 웰니스 브랜드들과 차별화되는 점이기도 하고요. 철학과 진정성 위에 쌓아올린 브랜드는 쉽게 모방할 수도, 무너질 수도 없죠. 판퓨리가 제안하는 럭셔리 웰니스에 기꺼이 함께 하고 싶은 이유예요.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