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로 된 투명한 스피커를 보신 적 있나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시작한 스피커 브랜드 ‘트랜스페어런트’는 스피커 본체를 투명하게 디자인했어요. 투명하니까, 역설적이게도 눈에 띕니다. 스피커 안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내부 회로와 부품들이 그대로 드러나 지저분해 보이지 않냐고요? 그럴 리가요. 트랜스페어런트는 내부를 미니멀하게 설계해 군더더기 없이 투명한 디자인을 완성합니다. 디자인으로도 센세이셔널한데, 이 스피커를 더 특별하게 하는 건 지향점이에요. ‘순환 테크 브랜드(Circular tech brand)’ 시간이 흘러도 낡지 않고,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스피커를 만들어 전자 폐기물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그래서 트랜스페어런트를 구매한 고객이라면 새로운 스피커가 출시돼도, 지난 버전의 스피커를 버릴 필요가 없어요. 업그레이드된 부품만 사서 추가하면 신형 스피커와 같은 스펙과 외형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트랜스페어런트는 어떻게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기획할 수 있었을까요? 신형이 나올 때마다 구형의 전자 제품이 폐기되는 것에 대한 문제 의식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시장성, 수익성, 차별성 등을 고민하기에 앞서, 환경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세상에 내놓고 싶었던 거죠. 이처럼 친환경을 추구하는 건,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친환경을 포함해 ESG를 추구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거나, 본원적 혹은 차별적 경쟁력을 갖춘 사례들을 모았습니다. ESG는 의무가 아니라 ‘기회’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